서 언
호접란(Phalaenopsis spp.)은 난과 식물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목 중 하나로 전세계시장에서 분화작물로서 위상이 높아지 고 있다. 네덜란드 FloraHolland 화훼경매장에서 연간 약 1.4 억본이 거래되고 있으며 분화 거래규모 중 1위를 기록하고 있 다(Royal Flora Holland 2018). 국내에서는 난소비가 위축되 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호접란의 2019년 재배면적은 34ha, 생산액은 196억원으로 난류 중 가장 큰 생산규모를 가 지면서 전체 난류 생산액의 44%를 차지하는 대표작목으로서 자리하고 있다(MAFRA 2020).
호접란은 20세기 들어 대만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상업적 인 품종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신품종 육성은 크게 백색, 분홍색, 스트라이프(Stripes)형태를 가지는 스탠다드 대륜계 (Standard big flower group)와 다양한 색상과 향기를 가지며 꽃이 작은 노벌티계(Novelty group)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 되고 있다(Chen and Chen 2007). 특히 노벌티계는 작은 꽃이 많이 달리고 풍성한 다화성 품종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발 전해왔으며, 이는 원종 P. equestris와 P. stuartiana에 기원을 두고 있다(Chen and Chen 2007). 지금의 대중적인 다화성 소 형 품종을 개발하는데 P. equestris의 형질유전이 지배적이었 으며, 이를 교배친으로 개발한 품종은 짧은 꽃대에 다량의 분 지를 출현시키며 백색과 핑크색의 소형 꽃이 많이 달리는 특 성이 있다(Christenson 2001).
호접란의 품종 국산화를 위해 1990년대 초반부터 국가연구 소와 민간에서 지속적으로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An et al. 2019;Been et al. 2011;Hwang et al. 2015;Kim et al. 2009;Kwon et al. 2018). 하지만 긴 육종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품 종의 크기와 화색이 다양하지 못하고 시장경쟁력을 충족하는 품종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새로운 색과 형태 를 가지면서 분화로 이용하기 간편한 40cm이하의 소형 품종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소형종은 꽃대 길이가 짧고 꽃이 작기 때문에 꽃대 발생이 잘되고, 분지와 꽃수가 많아 전체적으로 풍성함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까지 국내에서 육성된 소 형 품종 중 다화성 및 다분지성의 특성을 가지는 품종은 적은 편이며, 논문으로 발표된 다화성 품종은 4품종 정도가 있다 (Been and Hwang 2019;Hwang et al. 2014;Lim et al. 2016;Park et al. 201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수입 종묘를 대체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다화성 분 홍색계 소형 품종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2010년 1월 진한 분홍색 소형종 Phalaenopsis ‘D07PN06’을 모본으로 하고, 백색바탕에 연한 분홍색을 띠는 소형종 P. ‘D03PN22’을 부본으로 하여 인공교배하였다. 5개월 후 정상적 인 발달을 통해 완숙된 꼬투리를 수확하여 소독하고 기내에서 파종용 배지(Hyponex 3g・L-1, peptone 4g・L-1, sucrose 30g・ L-1)에 파종하였다. 종자에서 얻어진 실생묘는 기내에서 배양 하면서 생장이 빠르고 형태적으로 안정적인 묘를 120개체 선 발하였다. 2011년 조직배양묘를 순화하여 온실에서 직경 5cm 화분에 100% 수태(MossAAAA, Ahaura plains moss, Co., Ltd., New Zealand)로 정식하여 재배하였다. 이후 3~4개월 간격으 로 직경 8cm 화분과 11cm 화분에 동일한 배지로 이식하였고, 2주 간격으로 양액(NPK 20-20-20, Peters Professional, USA) 을 2,000~3,000배액으로 관주하여 실생 계통을 양성하였다.
2014년 개화한 실생묘 중 화형, 화색 등 개화 특성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여 화경배양을 통해 50주 이상 기내 증식하였다. 기내 증식된 배양묘는 온실 순화 및 육묘과정을 거친 후 식물 체의 균일성, 개화일, 재배적 특성 등을 중심으로 1,2차 특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 때 자주빛 분홍색 소형종 P. ‘Coffee’를 대조품종으로 농촌진흥청 농사시험연구조사기준(RDA 2003) 과 신품종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요령(KSVS 2004)에 따라 생육 및 개화특성을 조사하였다. 식물의 기관별 색은 RHS 칼라차트 (RHS 2001)를 이용하여 조사하였고, RGB image analyzer(Sony α-6000, SONY, Tokyo, Japan) 영상분석기술을 이용하여 표현 체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꽃의 형태적인 특징을 객관적인 수치 데이터로 분석하였다. 품종당 6개의 꽃 이미지를 반복으로 분 석하였고, 영상 처리 프로그램(Image J;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Bethesda, MD, USA)으로 데이터를 정량화하였다. 꽃 의 영상 지표 중 면적(area)은 꽃의 총 픽셀 수로 계산되었고 converx area는 꽃의 외곽선을 둘러 조사한 면적으로 계산되 었으며, 밀집도(solidity)는 면적에 대한 converx area의 비로 계산되었다. 이심률(eccentricity)은 타원의 형태를 가지는 정 도에 따라 0(원)에서 1(타원)의 범위에서 정량화하였으며, 진 원도(roundness)는 모서리의 둥근 정도에 따라 0(둥근 형태) 에서 1(뾰족한 형태)의 범위에서 정량화하였다. 조사 결과는 품종간 차이비교를 위하여 SAS 9.2(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이용하여 Duncan의 다중검정과 t-test를 실시하 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분홍색의 다화성 소형 호접란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작고 진 한 분홍색 꽃이 많이 달리는 소형 품종 Phalaenopsis ‘D07PN16’ 와 백색 바탕에 연한 분홍색을 띠는 소형종 P. ‘D03PN22’ 품 종을 각각 모본과 부본으로 2010년에 인공 교배하였다. 2010 년부터 2014년까지 종자의 기내 파종 및 계대배양을 거친 후 온실에서의 육묘과정을 통해 120개체의 교배실생 분리집단을 양성하였다. 그 중 화색이 선명하고 화형이 안정적인 개체 ‘10531-53’를 선발한 후 기내 증식을 위해 화경배양을 수행하 였다. 선발 및 증식된 개체에 대하여 2014년부터 2018년에 걸 쳐 초세, 화색, 화수, 화경장 등 생육 및 개화특성검정을 실시 하였으며, ‘원교 F2-37’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균일성, 재배적인 특성 등을 중심으로 2차 특성검정을 실시하였다. 기호도 평가 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육성계통 평가회를 통해 수행하였으 며, 생산자 및 유통 등 화훼 관련 연구자로부터 최고 5점 중 4.1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결과 2018년 농촌진흥청 직 무육성품종심의회를 거쳐 ‘Tiny Bell’로 명명하고 직무육성품 종으로 등록되었다(Fig. 1).
주요특성
‘Tiny Bell’은 대조품종인 ‘Coffee’와 비교하여 꽃잎, 꽃받침, 순판이 보라빛에 가까운 분홍색(PVGN80A)을 띄고 있으며, 꽃잎과 꽃받침 가장자리에 백색 무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 징이다(Fig. 2, Table 1). 꽃의 색상을 표현체 분석으로 실시한 결과 신품종과 대조품종 모두 전체적으로 분홍계열에 집중된 그래프형태를 보였다(Fig. 3). 이 중 신품종인 ‘Tiny Bell’은 보 라에서 분홍에 이르는 색 범위(class15~17)를 많이 포함하고 있었으며, 특히 보라와 분홍의 경계가 되는 지점(class16)에서 가장 높은 피크를 보였다(Fig. 3). 이는 육안을 통해 꽃잎, 꽃 받침, 순판의 색을 확인한 것과 비슷한 결과였다. 반면 대조품 종인 ‘Coffee’는 ‘Tiny Bell’보다 붉은색으로 치우친 그래프로 class16~19 걸쳐 분포하였으며, 붉은빛에 가까운 분홍색에서 가장 높은 피크를 보였다(Fig. 3). 특히 순판이 붉은색을 더 진하게 가진 결과로 ‘Tiny Bell’보다 붉은색 빈도가 높게 나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3). ‘Tiny Bell’의 화형은 대 조품종인 ‘Coffee’와 유사하게 편평한(flat) 꽃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Fig. 2, Table 1).
꽃대길이는 28.48cm로 대조품종의 26.38cm보다 약간 긴 편이나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으며 40cm 미만의 소형 분화용으로 적합하였다(Table 1). ‘Tiny Bell’의 꽃대 당 소화수는 19.7개로 대조 품종의 8.4개보다 2배이상 많았는데 이는 꽃대에 다수의 분지가 발생되어 더 많은 꽃이 달리게 된 결과였다(Table 1). ‘Tiny Bell’ 꽃의 소화길이와 폭은 각각 3.89cm와 4.01cm로 대조품종인 ‘Coffee’보다 소화 길이가 작 은 경향을 보였다(Table 1). 그러나 작은 꽃의 길이와 달리 표 현형 분석을 통하여 꽃의 면적을 조사했을 때 ‘Tiny Bell’과 ‘Coffee’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으 며, 꽃의 외곽선을 둘러 면적을 조사한 지표(converx area)와 밀집도(solidity)에서도 두 품종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 이심률(eccentricity)과 진원도(roundness)를 분석 한 결과에서도 ‘Tiny Bell’과 ‘Coffee’ 꽃의 둥근 정도가 비슷하 였으며, 영상 지표결과를 통해 신품종과 대조품종 꽃의 형태 적인 특성이 유사함을 알 수 있다(Table 2).
‘Tiny Bell’의 초장은 30.4cm로 ‘Coffee’의 16.4cm보다 컸 으며, 생육시 초세가 수 평인 특성을 보였다(Table 3). 잎은 ‘Coffee’보다 끝부분이 뾰족한 형태이며 길이 13.1cm, 폭 5.26cm 로 대조품종보다 유의적으로 크고, 잎 색은 녹색(G137B)을 띄 나 ‘Coffee’보다 연한 경향이었다(Table 3).
재배상의 유의점
호접란 신품종 ‘Tiny Bell’은 호접란 보통재배 방법에 준하 여 재배할 수 있다. 순화된 조직배양묘는 정식 후 묘가 완전 히 활착할 때까지 뿌리썩음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양수분관 리에 주의해야 한다. 생육기에는 25°C 이하의 온도에서 불필 요한 꽃눈이 출현할 수 있으므로 이를 억제하기 위해 겨울철 야간온도를 26°C 이상으로 재배한다. 특히 동계 저온기에 온 도가 18°C 이하로 내려갈 경우 냉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 해야 한다. 직사광선은 잎이 타거나 꽃잎의 탈색을 유도할 수 있어 30% 전후로 차광하고 충분히 환기시켜 재배한다.
유용성
신품종 팔레놉시스 ‘타이니벨’은 2018년도 농촌진흥청 농작 물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심의회에 상정하여 통과되었고, 2019 년 5월 16일 종자산업법에 의거하여 본 품종에 대한 품종보호 권이 출원(출원번호: 출원2019-254)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