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다양한 화형과 화려한 화색을 지닌 심비디움은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호주 그리고 미국에서 분화로 재 배되고 있는 대표적인 양란으로, 한 화경에 핀 여러 개의 꽃을 2개월 정도 장기간 동안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심비디움은 주 로 분화 형태로 중국에 수출되어 왔으나, 중국 현지 재배물량 의 증가 등으로 중국 수출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국내 재배면 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5년 기준 63.7ha 수준에 이른다 (MAFRA 2016). 중국 수출에 의존하던 심비디움 농가는 많은 물량을 국내로 출하하게 되면서, 품목 다양화를 위해 절화 품 종과 절화수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심비디움을 포 함한 난은 높은 생산성 및 적기 개화성, 포장운송이 편리하기 때문에 절화 국제무역에서 10위권 내에 들고 있으며 그 절화 류 중 심비디움의 비중은 약 3%로서 난 중에서 가장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De and Medhi 2015). 국내 심비디움의 절화 수출 실적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여 왔으나, 화훼시장 의 어려움으로 인해 2016년엔 미화 1,033,509불로 전년대비 21.5% 감소하였다. 2016년 심비디움 절화의 경매가 조사 결 과 국산품종인 ‘그린허니’의 경우 한 대당 최고가 3,300원으 로, ‘마조리카’의 경우 1,510원에 거래되어, 품종마다 가격차 가 발생하여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미, 국화 등 국내 주요 절화류를 대상으로 컨조인트 분석 결과, 화종마다 화색, 화형과 같은 부분가치 중요도는 달랐으 나 공통적으로 소비자의 소비에 있어 절화수명이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Lim et al. 2014). 절화 심비디움 역시 소비 및 유통에 있어서 곧은 절화장과 같은 형태특성 뿐만 아니라 절 화수명 또한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절화수명연장제는 상업적 으로 모든 개화단계에 적합하도록 꾸준히 발전되어 왔으며, 현 재 Smither-Oasis사의 분할회사인 Chrysal International BV 및 Floralife Inc.의 연장제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Rabiza-Swider et al. 2015). 기본적으로 당과 살균제로 이루어져 있어 봉오리 의 조기개화유도나 낮은 pH를 조성하여 수분흡수증진 및 살 균효과가 있으며 그 밖에 함유된 생장조절물질 및 에틸렌억제 제는 노화지연, 미생물발생억제로 살균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Huh et al. 2015). 심비디움은 주로 절화수송(Suh et al. 1997) 및 에틸렌 발생(Heyes and Johnston 1998; Kwack et al. 1996; Lee et al. 2010; Suh et al. 1999)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 져 왔으며, 국산 심비디움의 경우 이전에 절화에 적합한 분화 용 품종선발(Lee et al. 2012) 연구가 진행되었을 뿐 절화와 관 련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산 심 비디움의 절화수명을 조사하고 시판 중인 절화수명연장제의 효과를 알아봄으로써 심비디움 절화 생산 농가에 정보를 제공 하여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고자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2016년 1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 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하우스에서 재배된 심비디움 중 ‘러블 리스마일’등 17 품종을 개화 정도와 봉오리 수가 유사한 것을 선발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절화는 하우스에서 채화 후 절화 장을 약 17cm로 재절단하여 즉시 반나절 동안 물올림을 하여 수분함량 차이를 줄인 후 증류수(pH 5.7, EC 0.02)에 처리당 3반복씩 3일 간격으로 절화수명을 조사하였다. 심비디움 ‘그린 허니’와 ‘러블리스마일’은 절화수명 연장제인 ‘Chrysal clear universal’ (Chrysal, Netherland) 샤쉐타입(1stick・L-1), ‘Floralife F500’ (Floralife, USA) 샤쉐타입(0.1mL・L-1), ‘eZDose’ (Floralife, USA) 샤쉐타입(5g・L-1)을 이용하여 절화수명을 조사하였다. 모 든 처리는 온도 23±2℃, 습도 60±5%, 광도 8시간 7μmol・m-2 ・s-1 의 환경 하에서 처리하였다. 처음 시작일부터 종료일까지 생 체중은 최초 생체중에 대한 백분율로 나타내었으며, 수분균형 은 흡수량에서 증산량을 제외한 값으로, 수분 흡수량은 꽃을 제외한 전날의 무게에서 당일의 무게를 뺀 후 자연증발량을 제외한 값으로 하였다. 증산량은 총 무게에서 자연증발량을 뺀 값으로 나타냈다. 절화수명은 생체중이 70% 이하로 하락하 는 시점과 꽃대가 꺾이는 시점, 육안으로 관찰하여 꽃대 당 설 판의 변색이나 꽃잎 선단의 갈변화가 70% 이상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조사하였다(Kim et al. 2004; Lee et al. 2012; Suh et al. 1998).
결과 및 고찰
국산 심비디움 절화 품질의 육안상 노화증상으로는 품종에 따라 발생시기나 정도, 발생유무 등의 차이가 존재하였으나, 크게 8가지로 관찰되었다(Fig. 1). 안토시아닌의 축적 및 에틸 렌 발생에 따른 설판변색(Suh et al. 1998)과 호흡 및 세포의 가수분해에 의한(De et al. 2015) 꽃잎, 꽃받침, 설판의 가장자 리 부분이 검게 변화하고 꽃잎이 시드는 증상은 ‘드림하모니’와 ‘옐로프린세스’외에 대부분의 품종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브라이트이브닝’, ‘그린볼’, ‘스위트웨딩’등의 품종에서는 장미 의 목굽음 현상과 같이 박테리아 증식으로 인해 도관이 막혀 수분흡수가 억제되어(Ichimura et al. 2002) 소화경이 굽는 현 상이나 화경 꺾임 및 위조 증상도 보였다. 또한 봉오리 황화 현상이 관찰 되었으며 이는 열대에서 자라는 절화 난의 가장 보편적인 증상으로, 감염이 아닌 화분괴 소멸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Hew and Clifford 1993).
17종의 국산 심비디움 품종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 절화 수 명일을 기준으로 10일 이하는 Ⅰ그룹, 10-20일은 Ⅱ그룹, 20일 이상은 Ⅲ그룹으로 나눌 수 있었다(Fig. 2). 전체적인 절화수 명일은 6일에서 27일로 차이가 컸으며, ‘브라이트이브닝’이 6 일로 가장 짧았고 ‘러블리스마일’과 ‘샤이니핑크’가 27일로 가 장 길었다. 이 두 품종은 농가재배에서도 화경이 곧고 화색이 좋아 절화용으로 반응이 좋은 품종들이다. 절화 품질의 경우 수확 전 광도, 온도와 같은 환경 및 식물체 내 당 농도, 수분 뿐만 아니라 품종에 따라서도 절화 수명이 달라질 수 있으며 (De et al. 2014), 난의 경우 종에 따라 수분 수정이 되지 않았 을 경우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간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다 (Hew and Clifford 1993). 생체중의 변화는 품종에 따라 달랐 으며 절화 후 3일까지는 증가하다가 후엔 지속적으로 감소하 여 대표적 절화류인 장미(Kim and Lee 2001) 및 국화(Hwang et al. 2007)가 2~6일까지 생체중이 증가한 것과 유사한 경향 을 보였다. 또한 대체적으로 절화수명이 긴 Ⅲ그룹의 생체중 값의 변화가 적었는데(Fig. 3) 이는 수명이 긴 거베라 품종 (Kim et al. 2004)과 비슷한 경향으로 나타났다. 품종에 따라 초기 수분 흡수량은 달랐으나 Ⅲ그룹 품종들의 경우 Ⅰ, Ⅱ그 룹과 비교하여 낮은 값인 3.7-5.4mL 사이에 있었으며 변화의 폭 또한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Fig 3). 증산량 또한 품종마 다 다른 변화 값을 보였는데 대부분 생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시기에 값이 크게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분균형은 Ⅰ, Ⅱ그룹의 경우 조사 6일차에 -14~-1.2mL의 값을 보였고, Ⅲ그룹의 경우 -4.9~0.1mL 값을 보여, 상대적으로 양(+)의 값 에 가까운 수치였으며 변화의 폭 또한 작았다(Fig. 3). 대부분 의 품종에서 수분 흡수량보다 증산량이 커질 때 수분균형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를 통해 생체중의 변화는 수분 균형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것은 벌개미취 의 생체중 변화가 증산량과 연관되어 있는 수분균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과 일치한다(Lee et al. 2011). 또한 절화 팔레 놉시스의 경우 잎이 없기 때문에 흡수량이 다른 화훼류에 비 하여 적으며 수분 흡수량과 절화 수명일 간의 연관성이 없었 던 연구 결과(Lee et al. 2013)로 난과 식물의 수분관계 패턴 이 작용 것으로 생각된다.
절화수명이 길고 절화용으로 시중에서 인기가 있는 ‘그린허 니’및 ‘러블리스마일’에 대하여 절화수명 연장제를 처리했을 때 두 품종 모두 수명연장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ig. 4). 같은 품종이라도 연장제의 종류마다 초기에 나타나 는 노화증상은 달랐으나 대조구와 비교 시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그린허니’의 경우 대조구의 봉 오리가 6일째 개화하기 시작하여 12일째부터 시들기 시작한 반면, 보존용액 처리구는 한 화경에 다수의 꽃들이 위조증상 을 보여도 봉오리는 만개하고 조사 마지막 날까지 양호한 상 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 장미는 절화 후 봉오리에 존재하는 당 만으로는 개화가 부족하며(Kuiper et al. 1995), 온시디움의 경 우 절화의 상업적 이용을 위해 당과 함께 8-hydroxy quinoline sulfate와 같은 처리를 하여 봉오리의 개화를 유도한다(Hew and Clifford 1993). 당은 다양한 연장제의 주요 성분으로 수명 연장 효과뿐만 아니라 개화를 촉진하고 꽃의 크기나 착색을 증 진시킨다(Bharathi and Barman 2015). 이를 통해 다른 절화류 와 같이 연장제의 당 공급이 심비디움 꽃봉오리 개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린허니’는 보존제 처리구에서 대조구 보다 조금 높은 생체중을 유지했으며 ‘Chrysal’및 ‘Florlife’에서 높은 수분 흡수량을 보였다(Fig. 5). 수분 흡수량은 ‘Floralife’가 가장 높았으나 증산량은 ‘eZDose’가 낮은 값을 보여 결과적 으로 수분균형은 ‘eZDose’가 상대적으로 높아 처리구 간의 생 체중 차이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러블리스마일’은 대조구 에서 가장 절화수명이 길었으나 초반 수분 흡수량은 모든 처 리구에서 대조구보다 대체로 높은 값을 보였고 후반에 급속히 하락하였다(Fig. 5). 외국품종 심비디움 ‘인더무드’의 절화에 1-MCP를 처리하였을 경우 줄기 내 tylose 발생을 막아 수분전 도율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Kim et al. 2016)에 따라 절화 수명 연장제에 함유된 에틸렌 억제제가 초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든 처리구에서 증산 값 또한 높은 값을 보여 대조구가 수분 균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보였다. 절화 수명 연장제는 당을 공급하여 기공 개폐능을 조절하여 흡수율 은 증가시키고 증산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나(Huh et al. 2015) 노화는 미생물이나 공기에 의한 도관 폐쇄와 같은 물리 적인 요인 외에도 삼투성 세포소멸과 같은 유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같은 종이라도 품종에 따라 수분 흡수 감소는 절화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Ahmad and Dole 2014). 따라서 위의 경우 연장제를 처리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심비디움 절화 시장에서 주로 거래 되는 국산 심비디움의 경우 분화용으로 개발된 것이고, 사용 한 3종류의 시판용 연장제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절화 전 용 품종육성 및 절화 재배 방법, 수확유통시스템 등 절화 심비 디움의 품질관리를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