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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Orchid)은 단자엽식물로서 전세계적으로 500여속에 25,000여 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열대지방에서 온 대지방에 걸쳐 넓게 분포하고 있다(Lee 2006). 국내에서 자생 하는 대표적인 난으로는 한란, 춘란, 풍란, 새우란 등이 있으 며, 산업적으로 중요하게 재배되고 있는 난으로는 호접란, 심 비디움 및 덴드로비움 등이 있다. 심비디움과 호접란은 전체 난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수출의존도가 높고, 내수시장의 포화상태로 농가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대안 마 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 으며 특이한 난도 수요가 커지고 있다. 그 중 막실라리아는 강한 향기와 독특한 모양으로 소비자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작물이다.
막실라리아(Maxillaria spp.)속은 열대성 난으로, 전세계적 으로 약 400여종이 보고되고 있다. 이 중 Maxillaria tenuifolia 는 진한 코코넛향 혹은 커피향이 난다고 하여 ‘Coconut orchid’라고도 불린다. 원산지는 멕시코를 비롯하여 콜럼비아, 볼리비아 및 코스타리카 등 중앙아메리카이며, 대부분 강한 향을 내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Davies et al. 2000; Flach et al. 2004). 1년에 한번 늦은 겨울과 초봄 사이에 꽃을 피우고 약 2달 정도 감상할 수 있으며, 꽃의 색깔은 노란색, 보라색 및 붉은색 등이 있다. 심비디움과 호접란과는 달리 특이한 점 은 둥근 모양의 pseudobulbs가 지상부 끝부분에 위치하여 독 특한 분위기를 나타낸다(Kim et al. 2016). 막실라리아 추출물 의 약리학적 활성연구로는 항암작용, 혈관 완화작용, 항진통 작용 및 항염증 활성 등이 보고되어 있다(Deciga-Campos et al. 2007; Rendon-Vallejo et al. 2012).
다양한 화색과, 꽃과 잎의 모양과 더불어 중요한 형질이다. 대표적인 난초과 식물인 호접란과 심비디움은 지금까지는 새 로운 화색과 화형을 가진 신품종육성 연구(Kim et al. 2010; Yae et al. 2014)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는 난초과 식물의 휘발성 향기 성분 연구는 시작단계에 있다. 최근 분석기술의 발달로 휘발성 향기성분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고, 향기가 인간에게 주는 효과에 대한 연구(Kim et al. 2014; Lee et al. 2006)에서 알 수 있듯이 향기와 인간 뇌 파측정을 통해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며, 향기성분 은 화장품, 식품 및 향수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난초과 식물 중 막실라리아는 해외에서 도입하여 국내에서 여러 농가에서 재배가 되고 있고, 독특한 모양과 향 기 때문에 시중에서 인기가 많아, 공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막실라리아의 향기성분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하 지만, 국내에서는 막실라리아 휘발성 향기성분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보다 체계적인 기초연구가 필요하다.
막실라리아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원종으로는 막실라리 아 테누이폴리아(M. tenuifolia)이고, 휘발성 향기성분 및 정유 성분으로는 주성분인 β-caryophyllene, α-copaene을 비롯하 여 코코넛향을 나타낸다고 알려진 물질인 δ-decalactone, 그 리고 1,8-cineole, limonene, β-myrcene, α-pinene, β-pinene 및 sabinene 등이 알려져 있다(Gerlach and Schill 1991; Perraudin et al. 2006). 하지만, 막실라리아 테누이폴 리아를 제외한 다른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에 대해서는 HS-SPME-GC-MS를 이용한 휘발성 향기성분 연구는 거의 없 는 실정이다.
현재 휘발성 향기성분을 분석하는 대표적 방법으로 headspace-solid phase microextraction-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HS-SPME-GC-MS)와 전자코(electronic nose) 분석이 있다. 전자코(electronic nose) 분석은 향기 패턴 분석 에 이용되고 있다(Been 2010; Park et al. 2011; Park et al. 2014). 하지만, 다양한 휘발성 향기성분의 동정과 분석은 HS-SPME-GC-MS를 이용하여 분석해야 한다. Solid phase microextraction(SPME)은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solid fiber가 휘발성물질을 흡착하여 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GC-MS)에 주입, 탈착하여 분석하는 방법이다. 휘발성 성분을 연구를 하는데 있어 solid phase microextraction(SPME) 는 간 편하고, 빠르고, 편리하여 많이 사용되고 있다(Schossman 2009; Zhu et al. 2013).
본 연구는 국내에 재배되고 있는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을 수집하여 휘발성 향기성분을 비교하여, 코코넛향의 실체를 파악 해보고, 정확한 향기성분 종류를 구명하고자, HS-SPME-GC-MS 를 이용하여 휘발성 향기성분을 분석 및 동정을 하였고, 주성 분분석(Principle component analysis: PCA)을 통해 원종 및 품종간의 차이점을 구명하여 난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 및 상 품개발의 기초자료를 얻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재료는 경기도 김포시 월곳면 이원난농 원에서 구입하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난 재배온 실에서 재배한 막실라리아 8종의 만개한 꽃을 이용하였다. 실 험에 사용한 막실라리아 8종은 M. tenuifolia, M. variabilis, M. variabilis ‘Alba’, M. variabilis ‘NxO’, M. variabilis ‘Brown’, M. variabilis ‘Red’, M. variabilis ‘Nana’ 및 M. sangnine이었 으며 이들은 향기가 강한 품종이었다(Fig. 1).
분석기기
Divinylbenzene-carboxen-polydimethylsiloxane(DVB-CARPDMS) fibers를 사용하여 막실라리아 품종별로 향기성분을 30 분간 50°C로 흡착하였고, 흡착한 후 SPME manual holder가 장 착된 GC-MS 주입구(injector)로 주입하였다. HS-SPME-GC-MS 는 Agilent 7000C GC-MS system (Agilent Technologies, Wilmington, DE, USA)을 사용하였다. GC-MS분석을 위한 모 세관 컬럼은 DB-5MS column (30 m × 0.25 mm I.D. × 0.25 μm, Agilent Technologies, Wilmington, DE, USA)을 사용하 였다. 오븐 온도는 처음 60°C 에서 5분간 둔 후 1분당 3°C씩 올려 250°C까지 올렸으며, 시료 주입구(injector)와 검출기 (detector)의 온도는 250°C로 하였다. 시료 주입 방법은 스플 릿리스(splitless) 방법으로 주입하였다. 운반기체는 헬륨(He, 99.999%)을 사용하였고, 유속은 1.0mL/min이었다. 이온화 에 너지는 70eV이었으며 생성된 이온들을 m/z 30부터 500까지 full-scan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Yeh et al. 2014). SPME fiber에 흡착된 분석대상물질은 GC injector에서 탈착되 어 GC Capillary 컬럼 내로 주입되어 분석조건에 따라 분석하 였다(Table 1). HS-SPME-GC-MS를 이용한 휘발성 향기성분 분석결과는 NIST 14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Gaithersburg, MD, USA) mass spectral library, n-alkane과 Kovat index를 통한 retention indices(RI)값 등을 비교하여 동정하였다.
통계처리
측정된 휘발성 향기성분의 결과는 평균값±표준편차로 표시 하였고, HS-SPME-GC-MS를 이용한 휘발성 향기성분 분포결과 분석은 SPSS program(SPSS l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 여 실시하였다. 동정된 휘발성 향기성분을 기준으로 주성분분 석(Principle component analysis; PCA) 실시하여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별 향기성분을 도표로 나타내어 구별하였다.
결과 및 고찰
대표적으로 강한 향기를 보유한 난으로 알려진 막실라리아 8종을 휘발성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과 휘발성 향기성분은 총 46종이 동정되었다. 이 중 주요 휘발성 향기성분은 Table 2와 같았다.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별로 화학구조가 확인된 휘 발성 향기성분은 M. tenuifolia 97.58%, M. variabilis 94.87%, M. variabilis ‘Alba’ 92.51%, M. variabilis ‘NxO’ 95.88%, M. variabilis ‘Brown’ 94.08%, M. variabilis ‘Red’ 91.21%, M. variabilis ‘Nana’ 90.22%, M. sangnine 92.27%가 동정되었다. 또한, 동정된 화합물을 화학구조별로 분류하면 모노터펜 (monoterpene) 화합물은 15종, 알리파틱(aliphatic) 화합물은 3종 및 세스퀴터펜(sesquiterpene) 화합물은 28종이 검출되었 다(Fig. 2).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별로 살펴보면, M. tenuifolia는 monoterpene 화합물 3종과 sesquiterpene 화합물 15종, 총 18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β-caryophyllene (57.17 ± 2.45%), α-copaene(25.14 ± 2.42%) 및 δ-decalactone (3.69 ± 0.64%)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 났다. M. variabilis는 monoterpene 화합물 2종과 sesquiterpene 화합물 11종, 총 13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β-caryophyllene(39.60 ± 4.68%), α-copaene(26.55 ± 0.84%) 및 trans-β-ocimene(3.69 ± 1.21%)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났다. M. variabilis ‘Alba’는 monoterpene 화합물 5종, aliphatic 화합물 2종 및 s esquiterpene 화합 물 2종, 총 9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eucalyptol(5.73 ± 3.59%), α-pinene(22.50 ± 2.01%) 및 epoxylinalool(9.55 ± 3.05%)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 성분으로 나타났다. M. variabilis ‘NxO’는 monoterpene 화합 물 화합물 9종과 sesquiterpene 화합물 5종, 총 14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β-caryophyllene(34.51 ± 4.42%), trans-β-ocimene(25.56 ± 2.30%) 및 α-copaene (19.00 ± 1.09%)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 났다. M. variabilis ‘Brown’은 monoterpene 화합물 화합물 5 종, aliphatic 화합물 3종 및 s esquiterpene 화합물 3종, 총 11 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eucalyptol(33.01 ± 1.65%), β-caryophyllene(24.60 ± 2.31%) 및 α-pinene (11.31 ± 1.76%)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 났다. M. variabilis ‘Red’는 monoterpene 화합물 화합물 5종, aliphatic 화합물 1종 및 s esquiterpene 화합물 2종, 총 7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α-pinene(39.94 ± 2.47%), eucalyptol(36.86 ± 2.88%) 및 β-myrcene(6.21 ± 0.11%)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났다. M. variabilis ‘Nana’는 monoterpene 화합물 화합물 4종과 sesquiterpene 화합물 8종, 총 12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 되었고, 그 중 β-caryophyllene(29.71 ± 1.81%), cis-β-ocimene (26.09 ± 3.46%) 및 α-copaene(21.45 ± 1.51%) 등이 비교적 함 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났다. M. sangnine은 monoterpene 화합물 화합물 7종, aliphatic 화합물 1종 및 sesquiterpene 화 합물 9종, 총 17종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동정되었고, 그 중 α -copaene(48.91 ± 1.56%), trans-β-ocimene(16.40 ± 1.54%) 및 4,8,8-trimethyl-2-methylene-4-vinylbicyclo [5.2.0]nonane (8.42 ± 0.06%) 등이 비교적 함량이 많은 향기성분으로 나타 났다(Table 2).
8종의 막실라리아에서 검출된 주요 휘발성 향기성분은 sesquiterpene 화합물 계열의 α-copaene과 β-caryophyllene 으로 분석되었다. β-caryophyllene과 α-copaene은 M. tenuifolia 에서 주성분으로 보고되었고(Perraudin et al. 2006), β-caryophyllene은 항염증(Gertsch et al. 2008), 항진통 (Katsuyama et al. 2012), 신경보호작용(Guimaraes-Santos et al. 2012), 항우울작용(Bahi et al. 2014) 및 항알코올작용 (Bahi et al. 2014)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Cannabis sativa(Gertsch et al. 2008), 로즈마리(Ormeno et al. 2008) 및 홉(Wang et al. 2008) 등 허브식물에서 주로 주성분으로 검출 된다. α-copaene은 tricyclic sesquiterpene 계열의 화합물로서, Ceratitis capitate, Annona reticulate 및 Xylopia Laevigata 등 의 에센셜 오일(Turkez et al. 2014a)에서 주성분으로 존재하 며, 약리학적 활성으로는 항산화(Turkez et al. 2014a) 항염증 (Veiga Junior et al. 2007) 및 H2O2-induced neurotoxicity 차 단 효과(Turkez et al. 2014b)를 갖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막실라리아 8종을 휘발성 향기성분 함량을 기준으로 주성 분분석을 mapping하였을 때, monoterpene 화합물을 주성분 으로 갖는 2개 품종(M. variabilis ‘Alba’와 M. variabilis ‘Red’) 과 sesquiterpene 화합물을 주성분으로 갖는 6개 원종 및 품 종(M. tenuifolia, M. variabilis, M. variabilis ‘NxO’, M. variabilis ‘Brown’, M. variabilis ‘Nana’ 및 M. sangnine)으로 2개의 군집을 형성하였다(Fig. 3). 국내에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막실라리아 테누이폴리아(M. tenuifolia)는 sesquiterpene 계 화합물인 β-caryophyllene, α-copaene 및 δ-decalactone이 주성분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코코넛향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 다(Perraudin et al. 2006). 본 연구에서 막실라리아 8종을 HS-SPME-GC-MS로 휘발성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과 M. tenuifolia를 포함하여 5종(M. variabilis, M. variabilis ‘NxO’, M. variabilis ‘Brown’, M. variabilis ‘Nana’ 및 M. sangnine)이 같은 군집을 이루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monoterpene 계 화합물인 eucalyptol, α-pinene 및 trans-β-ocimene 을 주 성분으로 갖는 2개 품 종 (M. variabilis ‘Alba’와 M. variabilis ‘Red’) 코코넛향이 아닌 다른 향을 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monoterpene계 화합물인 eucalyptol, α-pinene 및trans-β-ocimene 은 상쾌하고 달콤한 향(Acree and Arn 1984)을 나타내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 8종의 휘발성 향기성분 을 HS-SPME-GC-MS로 분석하고, PCA 분석을 통해 휘발성 향 기성분의 객관적 차이를 알아보았다. 막실라리아 6종은 일반 적으로 알려져 있는 향기인 코코넛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 되었고, 나머지 2종은 다른 향을 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꽃 의 휘발성 향기성분은 다양한 성분의 혼합으로 각 품종들의 독특한 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사료되며, 본 연구결과를 기반 으로, 추후 추가적으로 막실라리아 원종 및 품종을 수집하여 분석하고, 막실라리아 꽃과 벌브의 추출물의 약리학적 활성을 연구한다면, 새로운 난류육종과 향수 및 화장품 제조에 응용 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