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호접란(Phalaenopsis Blume)은 다른 난초류와 비교하여 유묘에서 개화까지 생육기간이 짧으며, 인위적인 개화조절이 가능하고 다른 화훼에 비해 꽃 수명이 매우 길다(Freed 1980). 꽃도 나비를 닮은 모습으로 우아하고 화려하여 국내외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부가 가치의 유망한 화훼라고 할 수 있다(Park et al. 2015). 최근 연구기관과 개인 육종가들이 호접란 품종등록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Been et al. 2007; Been et al. 2008; Been 2010; Lee et al. 2006a; Park et al. 2009; Young et al. 2011). 현재 한국의 화훼경매장에서 선호되고 있는 호접란 품종들은 5 ~ 6개 정도로 ‘포춘살츠만’, ‘만천홍’, ‘웨딩’, ‘V3’, ‘토니핑크’ 등 꽃 수명이 긴 대만품종들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핑크색 대륜이 소비시장에서 선호되었으나 최근 연한 핑크색 중륜과 미니다화성계도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파스텔 톤의 분홍색 무늬가 들어간 중대륜계 품종인 ‘루치아 핑크’가 인기를 얻은바 있는데 이 품종은 진한 핑크색 대륜이 지배하던 시장에 새로운 화색도 선호될 수 있으며 기존 소비패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되었다. 몇 개의 품종이 시장을 잠식하는 것보다 앞으로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화색의 품종이 개발되어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되었다(Been et al. 2011). 이런 변화를 반영하여 본 연구에서는 앞으로 국내 중륜계 시장의 확대를 감안하여 화형과 꽃 배열이 우수하며 화경과 꽃이 단단하고 꽃 수명이 긴 파스텔 톤의 핑크 중륜계 신품종을 육성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연 핑크색 중륜계 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대만에서 수집된 원종으로 백색 소륜계인 P.halaenopsis amabilis와 일본에서 수집한 Morita orchids 육종농장의 육성품종인 핑크색 대륜계 P.halaenopsis ‘Happy Valentine’간의 교배육종이 이루어졌다. 화훼연구소 호접란 육종온실에서 2001년 1월에 인공교배를 하였고, 교배 5개월 후 완숙된 종자 꼬투리를 수확하여 표면 소독한 다음 호접란 파종용 배지(Hyponex 3gㆍL-1 + peptone 4gㆍL-1 + sucrose 30gㆍL-1)에 파종하였다. 발아된 종자묘중에서 생장속도가 빠른 유묘를 선발하여 정식용 배지(Hyponex 3gㆍL-1 + peptone 4gㆍL-1 + sucrose 30gㆍL-1 + potato extract 20gㆍL-1)에 치상하여 25도로 설정된 항온배양실에서 12시간 일장조건하에서 10 ~ 12개월간 배양하였으며 발근이 된 플라스크묘는 2003년 5월부터 온실조건에서 2주간 순화하여 수태에 이식하였다. 온실에서 실생묘를 재배하면서 생장이 빠르고 영양생장특성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였으며 개화한 개체 중에서 영양생장 특성이 우수하고 화형과 화색이 우수한 개체를 1차 선발하여 화경액아를 채취하여 화경액아 배양배지(VW 1.6gㆍL-1 + sucrose 10gㆍL-1 + coconut milk 20mLㆍL-1)에 치상하여 원괴제를 유도하였다. 원괴체는 증식과정을 거쳐 유식물체로 유도하였으며 기내유묘는 정식용 배지(Hyponex 3gㆍL-1 + peptone 4gㆍL-1 + sucrose 30gㆍL-1 + potato extract 20gㆍL-1) 에 치상하여 플라스크묘로 배양한 후 온실에서 2주간 순화한 뒤 수태에 심은 뒤 온실에서 재배하였다. 이 둘 선발계통들은 개화기에 신품종 심사 특성조사요령(KSVA 2004)에 따라 생육 및 개화에 대한 특성검정을 대조품종과 함께 진행하였으며 꽃과 잎에서 변이 발생여부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 경위
1997년부터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수집된 유전자원의 특성 조사를 실시한 후 2001년 1월에 연한핑크색 중륜 품종육성을 위해 백색소륜 원종인 P.halaenopsis amabilis를 모본으로 핑크색대륜 품종인 P.halaenopsis ‘Happy Valentine’을 부본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하였으며 2001년 6월 종자 꼬투리를 수확한 뒤 무균 파종하여 기내에서 실생 플라스크묘를 배양하였다. 2003년 5월부터 기내 묘를 순화시킨 뒤 온실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영양생장특성을 조사하였다. 2004년 12월부터 교잡 후대에서 첫 꽃이 피기 시작하였고 7개의 우수개체를 1차 선발 하였다. 우선 화색과 화형이 우수한 것으로 1차 선발하였고 1차 선발한 7개체는 화경배양을 통한 클론묘 생산을 위한 액아조직배양을 실시하였다. 2006년 개화기에 꽃 배열과 생육 속도, 병충해 저항성정도, 재배의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3계통을 2차 선발 하였다. 그리고 2007 ~ 2008년도 개화기에 두 가지의 우수계통을 3차 선발하였으며 2009년도 연구직 공무원, 호접란 재배농가, 유통관계자 등 60여명을 초청한 품평회를 거쳐 시장성과 기호도가 높은 최종 1계통을 선발되었다. 이 계통(01-MW-13)은 조직배양을 통해서 얻어낸 영양개체(120개체)의 개화에서도 변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개체는 안정성, 균일성을 가짐과 동시에 그리고 주년 생산성에서도 큰 결점이 발견되지 않아 품종으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이 계통은 기호성이 좋고, 화색 및 꽃 배열이 우수하다고 판단되어 2009년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스노우 핑크’로 명명하였다.
주요특성
‘스노우 핑크’는 연한 핑크색 중륜으로 생육속도가 빠르고 강건하였다. 식물체 크기는 중간 정도로 엽색은 밝은 녹색이며 수평에 가깝고 잎 모양은 좁은 도란 형이며 잎 선단은 둔 형이다. 잎 자세는 수평에 가깝고 엽장과 엽폭은 대조품종 ‘루치아 핑크’와 비교하여 약간 작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식물이 크지 않아 상업용 재배 시 면적을 크게 차지하지 않으므로 밀식재배에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잎색은 대조품종 ‘루치아 핑크’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있는 반면, ‘스노우 핑크’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없는 밝은 녹색이었다(Table 1). 화서 길이는 20.3cm이며 대조품종보다 짧은 편이며 일반 대륜계보다는 다소 작았다. 화수는 11.2개로 대비품종보다 약간 많은 편이며 생육이 좋을 경우 꽃대가 두 개 올라오는 확률이 높으며 이 경우 화수가 더 많아지며 꽃 전체 볼륨감도 커진다(Table 2, Fig. 2C).
꽃 크기는 화장이 7.2cm, 화폭이 6.0cm 정도로 대륜계인 대비품종보다 약간 작았다. ‘스노우 핑크’는 화형이 전체적으로 평평한 구조를 가진 평 피기이나 대조품종은 안아 피기 형태를 나타내었다(Fig. 2A). 꽃색은 대조품종인 ‘루치아 핑크’가 흰색바탕의 꽃잎에 진한 핑크무늬가 윤문상으로 흩어져 존재하는 반면 ‘스노우 핑크’는 흰색바탕에 연한 핑크색이 옅게 퍼 져 있었다. 특히 ‘스노우 핑크’는 꽃잎의 아래 반쪽은 거의 흰색이나 위 반쪽 부분은 연한핑크색이 분포되어 있어 꽃잎에서 독특한 화색대비가 이루어진 품종으로 관상미를 증가시킨다. 또한 ‘스노우 핑크’는 꽃배열도 대비품종보다 훨씬 우수하여 분화용으로 장식하기도 용이하며 화경이 길지 않아 수송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꽃 수명 또한 55일 이상으로 길어 기호도가 높다고 판단되며 중륜계 시장이 비교적 큰 일본 수출 품종으로도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재배상 유의점
지나친 비료시비와 잦은 관수는 줄기의 도장을 유도하고 식물이 약해져 병충해가 올 수 있고 전체적으로 꽃 수도 적어지고 꽃 수명이 짧아진다. 재배시 직사광선을 많이 받을 경우 잎이 노랗게 변색되기도 하는데 대개 30% 전후의 차광조건이면 양호하다.
유 용 성
2011년 12월 20일 종자산업법에 의거 ‘스노우 핑크’ 에 대한 품종보호권(품종보호 제3806호)을 획득하였으며 향후 통상 실시권을 통해 농가에 보급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