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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비디움은 화려한 꽃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난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국내를 포함하여 아시아와 미국 등에서 심비디움 절화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CBI, 2013), 절화로 거래되는 난 중에 심비디움이 가장 많은 거래량을 차지하고 있다(De et al. 2014). 국내에서는 그동안 심비디움을 주로 분화로 생산하여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재배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여건변화와 재배기술향상 등으로 최근 수출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되는 등 농가에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일부 농가에서 절화로 판매형태를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심비디움의 재배체계는 여전히 분화생산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판매방식만 전환하여 절화를 생산하고 있고 대부분의 연구도 분화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An et al. 2012; Kim et al. 2011, 2013; Kim et al. 2012), 고품질의 심비디움 절화를 생산하고 수출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심비디움 절화생산을 위해서는 분화재배와는 다른 재배적 형태가 요구되고 있다. 분화생산 시에는 최소 2 ~ 3년 유년기 동안 충분한 영양생장을 거친 후 배양묘부터 3년차가 되면 개 화시켜 대부분 출하하는 시스템이지만, 절화재배는 3년차가 되면 1차적으로 절화하여 출하한 후 식물체를 유지하면서 매년 꽃을 출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3년차 이후부터 기존의 식물체에서 매년 절화를 수확할 수 있어 오랜 유년기의 영양생장기간 동안 소요되는 시간 및 유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품질 절화생산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량 뿐 아니라 절화길이, 화수 등이 시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따라서 동일한 식물체에서 연차를 거듭하여 재배할 때 지속적인 고품질 절화생산의 가능여부가 중요하다. Armitage(1993)에 따르면 Anemone, Iris 등에서 동일한 식물체에서 해를 거듭하여 여러 차례 수확했을 때 절화의 생산량과 품질이 저하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Liatris, Polianthes 와 같은 몇몇 종에서는 최소 3년까지 품질과 생산량의 감소 없이 절화를 생산할 수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Armitage and Laushman 1990b). 심비디움은 식물체를 재사용하여 연속 재배할 때 화서길이, 화수 등이 감소가 있을 수 있어(Bill and Bruce 2012) 고품질의 절화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적정 연령을 구명할 필요가 있다.
복경성 난인 심비디움은 연차를 거듭하여 재배시 기존의 벌브에서 측방향으로 신초가 발생함으로써 식물체의 크기는 점차 커지게 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분화재배시에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분을 그대로 이용하여 재배함으로써 연차가 진행되면 식물체 크기에 비하여 화분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결국 제한된 근권환경에서 재배하게 된다. Cotton, pepper 등과 같 은 작물에서는 제한된 근권환경이 오히려 개화를 촉진하는 결과가 나타났으나(Carmi 1986; Ismail and Noor 1996) 토마토와 샐비어 등에서는 개화가 지연되기도 하고(Iersel 1997; Ruff et al. 1987), 수국에서 생육과 개화율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었다(Yeh and Chiang 200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심비디움의 지속적인 고품질 절화생산이 가능한 적정연령을 구명하고, 화분크기가 심비디움의 절화 생산량과 개화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대륜의 노란 화색을 가지는 Cymbidium ‘Golden Tiara’(Japan) 품종을 실험재료로 하였다. 이 품종은 실질적으로 국내유통 및 일본에 수출하는 절화품종으로 기존 분화용 심비디움 중 절화수명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절화수명 기간이 보통 7일정도이며, 절화수명연장제 사용시 10일의 절화수명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et al. 2012). 심비디움의 연차별 절화특성을 구명하기 위해 전남 순천의 오키드팜 농가(경도 oN34)에서 2015년 3월에 3, 4, 5년차의 식물체를 구입하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유리온실(경도 oN35)에서 재배하였다. 식물체는 관행적으로 재배하던 직경 12cm화분에 100% 바크(Orchiata, Besgrow, Co., New Zealand)로 채워 재배하였다. 화분크기에 따른 절화특성을 보고자 3년차 2014년 3월에 직경 22cm x 높이 25cm화분에 100% 바크로 채워 분갈이를 하였고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직경 12cm × 높이 17cm화분과 동일한 조건에서 재배하였다. 4년차가 되던 시기인 2015년 3월에 순천농가에서 재배하던 식물체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으로 옮겨 재배하였다. 겨울철과 여름철의 평균 온도는 각각 23/19oC와 30/24oC였고, 평균습도는 각각 49%, 73%였다. 영양생장기간 동안에는 2주간격으로 하이포넥스(N20:P20:K20)를 2,000배로 희석하여 시비하였으며, 생식생장이 진행되는 9월부터 인함량이 높은 하이포넥스(N6:P10:K5)를 2,000배 희석하여 2주 간격으로 시비하였다.
온실 내 환경은 호보(HOBO, Onset Computer, Co., USA)를 이용하여 처리기간 동안의 온도와 상대습도를 측정하였다. 절화수량을 나타내는 총 화서수는 화분당 화서의 개수로 길이 가 40cm미만의 상품가치가 없는 화서수는 별도로 조사하였다. 개화품질의 요인인 화서길이, 꽃의 횡경과 종경, 화서당 화수, 개화소요일수를 조사하였으며, 화서길이는 전체 화서 중 가장 길게 자란 화서 2개를 길이에 따라 화서 1과 2로 구분하여 평균길이로 나타내었고, 개화소요일수는 2015년 3월 절화한 시기를 기준으로 재개화가 이루어진 날까지의 소요일수 를 조사하여 평균일수로 나타내었다. 벌브크기는 화서가 출현한 개화벌브의 직경을 Digital calipers(ABS Digimatic Caliper, Mitutoyo, Co., Japan)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각각의 시험 처리구는 처리당 20개체가 되도록 완전임의배치하여 시험을 수행하였으며, 통계 분석은 SAS 통계 프로그램(Version 9.2, Cary, NC, USA)을 이용하여 분산분석 후, 5% 유의 수준에서 유의성이 있을 경우 처리 평균에 대해 Duncan 의 다중검정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심비디움 연차별로 절화 수량을 조사한 결과, 연차가 증가할수록 화분당 화서 수가 유의적으로 증가하여 5년차에는 화분당 총 4.7개의 화서 수를 가졌다. 이는 3년차보다 절화 수량 이 약 2배 증가한 결과였다(Fig. 1). 이는 5년차에서 개화벌브 수가 증가하여 화분당 평균 4개로 가장 많았으며(Fig. 2), 동일한 벌브에서 두 대 이상의 화서를 출현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5년차의 경우 40cm미만의 화서 수 역시 3, 4년차에 비하여 유의적으로 증가하였고, 길이가 40cm미만인 절화의 경우 개화하지 못하고 버드 상태에서 고사하거나, 화서 의 끝부분이 말라서 상품가치가 떨어져 궁극적으로 상품화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Fig. 1). Starman et al.(1995)에 따르면 절화 생산시 절화의 길이는 시장성을 결정하는 주요인으 로 적절한 길이의 절화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며, Barr(1992)는 절화의 길이가 41cm이하일 경우, 꽃의 다른 특징들이 두드러지지 않으면 시장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하였다. 5년차에서 길이가 짧고 개화하지 못한 채 낙뢰하는 현상은 동일한 벌브에서 3대 이상의 화서가 발생하거나 직경 2 ~ 3cm 정도의 충실하지 않은 벌브에서 출현한 화서에서 주로 나타났다. 심비디움과 같이 벌브를 형성하는 난들은 화서를 유도하기 위해 최소한의 벌브 크기가 요구된다. Blanchard and Runkle(2008)에 따르면 Odontioda 난류는 균일한 화아분화를 위해 5.5cm 혹은 그 이상의 벌브 크기가 요구된다고 하였고, Kim et al.(2011)은 심비디움 ‘Yokihi’ 품종의 경우 개화 발달을 위해 벌브 직경이 최소 4.4cm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정상적인 개화를 한 화서 1과 2의 개화벌브 크기는 연차에 상관없이 4cm 이상이었던 것을 통해(Fig. 2) 심비디움 ‘Golden Tiara’ 품종에서 정상적인 품질의 개화를 위해서는 최소 4cm의 벌브크기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절화의 전체 생산성을 비교해 보았을 때 품질이 떨어지는 40cm미만의 화서를 제외하고도 5년차에서 3, 4년차 보다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화소요일수는 5년차 식물체에서 3, 4년차에 비하여 일주일 정도 지연되었지만, 화서 1과 2의 길이에서 연차별로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고, 화수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Table 1). 꽃의 크기는 3, 4년차에 비하여 5년차에서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Table 1). Allium의 경우 2년차에서 첫 해 수확했을 때보다 수량은 2배 증가하였으나 화서 길이와 직경 등에서 개화품질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Armitage and Laushman 1990a). 하지만 Liatris 와 Polianthes의 경우 수량과 화서 길이가 연차에 따라 크게 증가하였고, 특히 수량은 3년차에 첫 해보다 5배 증가함으로써 최소 3년까지 품질의 감소 없이 절화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였다(Armitage and Laushman 1990b). 심비디움 ‘Golden Tiara’ 경우도 5년차에서 앞서 두 차례 절화를 수확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차보다 수량이 크게 증가하였고, 화서 길이와 화수 등에서 개화품질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최소 5년까지는 무리 없이 절화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5년차에서 생산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발생하는 화서의 전체적인 품질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벌브의 충실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심비디움 벌브의 성숙은 개화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여 영양생장 기간 동안 벌브에 축적된 동화산물이 화아분화와 개화발달의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다고 보고되었다(Kim et al. 2013). 하지만 심비디움 절화 재배 시에는 관행적으로 분화 재배시 사용하던 화분으로 연차를 거듭하여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5년차까지 재배하게 될 경우 제한된 근권환경으로 수분과 양분의 흡수가 어렵게 된다. 제한된 양분흡수와 분배는 결국 벌브의 충실도를 떨어뜨려 개화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3년차에 기존의 직경 12cm화분에서 22cm화분으로 옮겨 재배하여 4년차에 개화특성을 살펴본 결과, 화분크기를 크게 재배하였을 때 두번째로 긴 화서 2의 길이에서 유의적으로 증가하였고, 꽃크기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Table 2). 이는 추후 5년차까지 재배할 경우 화분크기를 크게 함으로써 품질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가 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화분크기를 크게 하여 5년차 이상의 연차를 거듭하였을 때 품질 비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