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조팝나무속(Spiraea) 식물은 장미과(Rosaceae)에 속하는 다년생 관목으로써 한국, 대만, 중국 중부 등지에 80여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Arboretum 2008). 한반도에는 해발 100~1000m의 고지대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고 있다. 조팝나무속 식물의 잎은 타원형의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끝이 뾰족하고 앞뒤 면에 털이 없는 형태이다. 4~5월에 백색 꽃으로, 4~6mm 정도의 도란형의 홑꽃잎 5개의 산형화서로 개화한다(Woo et al. 1997). 조팝나무속 식물은 다양한 화색, 잎무늬, 잎형태를 가질 뿐 아니라 뿌리는 해열 효능이 있어 감기로 인한 열, 신경통 등에 사용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중요한 식물 자원 중에 하나이다. 식물은 생육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발아를 억제하고 생육에 적합한 환경에서 발아 시켜 추후 식물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게 하는 생존전략으로 종자 휴면을 가지고 있다(Baskin 2014;Fenner and Thompson 2005). 현재 종자 휴면의 종류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생리적 휴면(physiological dormancy, PD), 형태적 휴면(morphological dormancy, MD), 형태생리적 휴면 (morphophysiological dormancy, MPD), 물리적 휴면(physical dormancy, PY), 그리고 조합 휴면(combinational dormancy; PY+PD)으로 나뉘며, 각각의 휴면 유형 내에서도 깊이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다(Baskin and Baskin 2004). PD는 다섯 가지의 휴면 유형 중 온대지방에서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며 나자식물문(Coniferales, Gnetales)과 대부분의 피자식물문 계통에서 주로 나타난다(Baskin and Baskin 2004). 이러한 PD는 저온층적(cold stratification), 후숙(after-ripening) 또는 GA(gibberellic acid) 처리에 의해 휴면이 타파되며(Lee et al. 2015), 휴면 깊이에 따라 non-deep PD, intermediate PD 그리고 deep PD로 총 세 가지로 분류된다(Nikolaeva 1977). Non-deep PD는 가장 흔한 휴면 유형으로 1~2개월의 저온층적 처리, 후숙, GA 처리 등 모든 처리에 의해 종자의 휴면타파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Baskin and Baskin 2004;Geneve 2003). Intermediate PD에는 Fraxinus lanceolate, Acer negundo, Polygonum convolvulus, Stachys alpine 등에서 주로 나타나는 휴면 유형으로(Nikolaeva 2001), GA 처리를 통한 휴면 타파는 일부 종에 국한되며, 주로 2~3개월의 저온층적처리를 통하여 휴면 타파가 가능하다(Baskin and Baskin 2004). Deep PD는 GA 처리에 의하여 종자의 휴면을 타파시키지 못하지만 3~4개월의 저온 또는 고온습윤처리 또는 저온습윤처리를 통하여 휴면타파가 가능하다(Baskin and Baskin 2004). 이러한 종자 휴면에 대한 조팝나무속의 체계적인 발아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팝나무속 식물 중 조팝나무(Spiraea prunifolia Siebold & Zucc.), 꼬리조팝나무(S. salicfolia L.), 당조팝나무(S. chinensis Maxim.)를 대상종으로 선정하여 종자의 휴면타파와 발아특성을 구명하여 대량증식 체계를 확립하고, 유전자원 보존 및 증식기술을 생태적인 연구를 위한 기초자 료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식물은 조팝나무(Spiraea prunifolia), 꼬리조팝나무(S. salicfolia) 및 당조팝나무(S. chinensis)로 총 3종이였으며, 조팝나무 종자는 국립수목원에서 2023년 7월 18일에 분양받았고, 꼬리조팝 나무와 당조팝나무 종자는 채종 1년 이내의 종자를 농가에서 구매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종자의 내·외부 형태 조사
종자의 형태 조사는 양날면도칼(Stainless blade, Dorco, Seoul, KR)을 이용하여 반으로 자른 후 디지털 현미경(AM 3111 Dino-Lite premier, AnMo Electronics Co., Taiwan)을 사용하여 50~60배율로 촬영하였다.
종자 소독 및 배양 조건
종자 소독은 정선한 종자를 50mL 튜브에 넣어 1000mg・L-1 농도의 베노밀 수화제(Benomyl 50%, FarmHannong, Seoul, Korea)에 24시간 동안 침지하였다. 소독과정 이후 Petri dish에 여과지(Whatman No.1, GE Healthcare, Buckinghamshire, UK)를 두 장 깔고 증류수를 공급한 이후에 종자를 치상하였다. 종자는 처리당 50립 3반복으로 진행하였다. 배양은 온도와 일장이 조절되는 생장상(HB-103-4, HanBaek Scientific Co, Korea)에 하였다. 일장은 광도 약 27μmol·m-2·s-1 PPFD (Photosynthetic Photon Flux Density)의 광을 각각 12/12 (명/암) 시간으로 설정하였다. 배양 기간 동안 종자의 오염이 발생할 경우 베노밀 수화제에 1~2시간 침지하여 오염을 방지하였으며, 종자에 지속적인 오염이 발생하여 부패한 종자는 제거 하였다. Prafilm으로 petri dish를 밀봉하여 실험 중에 종자가 건조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발아율 조사는 7일 간격으로 하였으며, 발아는 유근이 1mm 이상 자란 것을 기준으로 하였다.
발아 적정 온도 실험
실험은 식물 3종의 종자의 발아 적정 온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진행되었으며, 25/15, 20/10, 15/6, 5℃(주간 12시간/야간 12시간)의 변온 조건에서 20주 동안 발아율을 조사하였다. 종자의 생리학적 연구를 위해서 많은 실험에서 겨울 온도 5℃, 여름 온도 25/15℃, 초가을과 늦은 봄에는 20/10℃, 늦은 가을과 초봄에는 15/6℃의 온도로 사용되었다(Baskin and Baskin 2014;Kondo et al. 2011).
저온층적처리 실험
저온층적처리는 5℃에서 각각 0(대조구), 4, 8, 12주의 기간을 처리하였으며, 이후 25/15℃에 옮겨 20주 동안 발아율을 조사하였다.
지베렐린 처리 실험
GA3(MB-G5512, Kisan Bio, Korea) 처리 농도는 0(대조구), 10, 100, 1000mg・L-1이며 종자를 GA3 용액에 48시간 동안 침지시킨 후에 증류수를 이용하여 3회 이상 수세하고 치상 하였으며, 25/15℃에서 20주간 발아 양상을 조사하였다.
통계처리
실험 식물 3종의 종자 발아 적온 실험, 저온층적처리, GA3처 리 실험에 대해 발아율 차이를 sigma plot 11.0(SPSS Inc., IL, USA)을 사용하여 그래프를 만들었으며, 통계분석은 SPSS (SPSS 23.0, IBM Corporation, USA)으로 분산분석(ANOVA) 하였으며,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통해 95% 유의 수준에서 유의성을 사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종자의 내・외부 형태는 종자의 길이와 배형태를 관찰하였으며, 조팝나무, 꼬리조팝나무, 당조팝나무 종자의 길이는 각각 약 2.21, 2.86, 2.01mm로 꼬리조팝나무 종자가 가장 길게 나타났다(Table 1). 조팝나무 속 3종 모두 종피는 연한 황토색과 진한 갈색이었으며, 배의 형태는 미성숙배가 아닌 완전히 성숙된 형태였다. 배의 길이 측정과 수분흡수의 경우 조팝나무, 꼬리조팝나무, 당조팝나무 3종 모두 미립으로 측정하지 못하였다.
조팝나무속 3종의 발아 적정 온도에 따른 실험결과, 조팝나무 종자는 5℃ 조건을 제외한 모든 처리에서 5주차에 최대발아율 100%를 달성하였으며, 5℃ 처리조건에서는 58.2%의 최종발아율을 나타내었다(Fig. 1A). 꼬리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온도 25/15, 20/10, 15/6, 5℃ 처리 조건에서 각각 19.7, 52.7, 60.2, 3.3%로 15/6℃ 처리에서 발아률 60.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20/10℃ 와 통계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Fig. 1B). 당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온도(25/15, 20/10, 15/6, 5℃) 처리 조건에서는 5℃ 조건을 제외한 모든 조건에서 5주차에 발아율이 100.0% 로 나타났으며, 5℃ 처리에서는 13.2%로 가장 낮은 발아율을 나타내었다(Fig. 1C). 애기수영(Rumex acetosella L.)은 분포지역에 따라서 종자의 발아적온과 한계온도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는데(Cho et al. 1995), 조팝나무 속 3종 실험결과 각 종의 발아적온에 차이가 있으며, 조팝나무의 경우 모든 온도 조건에서 50% 이상의 발아율을 보여 발아 적온의 범위가 넓다고 판단되며, 꼬리조팝나무는 6℃에서 20℃ 의 범위가 발아적온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당조팝나무의 경우 6℃에서 25℃의 범위가 발아적온이라고 판단된다.
저온층적처리 실험결과, 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0(대조구), 4, 8, 12주에서 각각 100.0, 93.3, 90.2, 84.4%로 모든 처리에서 발아율이 높게 나타났다(Fig. 2A). 저온 0주처리에서 발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장 빠르게 발아가 시작되었다. 꼬리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0(대조구), 4, 8, 12주에서 각각 19.7, 8.6, 6.1, 5.3%로 저온층적 0주 조건에서 최종발아율이 가장 높았으며, 저온처리 4, 8, 12주에서는 10% 미만의 낮은 발아율을 나타내었다(Fig. 2B). 당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0(대조구), 4, 8, 12주에서 각각 100.0, 100.0, 90.6, 90.6%로 모든 층적처리에서 발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저온 0주처리에서 가장 빠르게 발아가 시작되었다(Fig. 2C).
생장조절제 농도에 따른 실험결과, 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GA3 100mg・L-1를 제외한 나머지 처리구에서 최종발아율 100%를 나타내었다. GA3 100mg・L-1 처리에서는 93.3%로 높은 발아율을 나타내었으며, 나머지 처리구와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Fig. 3A). 꼬리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GA3 0,10,100,1000mg・L-1에서 각각 19.7%, 19.7%, 44.1%, 57.4% 로 GA3처리농도가 높을수록 높은 발아율이 나타났고, GA3 1000mg・L-1 처리는 GA3 0mg・L-1 처리보다 약 52% 높은 최종 발아율을 나타내어 대조구와 비교하였을 때 생장조절제 처리가 꼬리조팝나무 종자의 휴면타파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Fig. 3B). 당조팝나무 종자의 경우, GA3 0,10,100,1000mg・ L-1에서 4주이내에 90%가 넘는 발아율을 나타내었으며, 6주차에 모든 처리에서 최종발아율 100%로 나타나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Fig. 3C).
미성숙 배를 가진 종자가 발아 조건에서 30일 이내에 배가 성숙하여 발아하는 경우 형태적 휴면(MD)를 가진 것으로 간주한다고 알려져 있다(Baskin and Baskin 2004;Lee et al. 2018). 조팝나무 3종(조팝나무, 꼬리조팝나무, 당조팝나무)은 배가 완전히 성숙한 형태이며, 발아가 완료된 시점에도 동일한 형태였기 때문에 형태적 휴면(MD)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팝나무는 변온 조건에서 5℃를 제외한 모든 처리에서 4주 이내에 최대발아률까지 도달하였고, 저온층적처리에서도 저온 층적 0주에서 가장 빨리 최대발아률로 도달하였으며, GA3의 농도처리별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조팝나무에서도 위 결과와 동일한 양상으로 변온 조건에서 모든 처리에서 5주 이내에 최대발아률까지 도달하였으며, 저온층적 0주에서 가장 빨리 최대발아률로 도달하였으며, GA3의 농도처리별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두 종 모두 변온, 저온, GA3 처리구와 대조구의 발아률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4주 이내에 높은 발아율을 나타냈다. 같은 속 식물 S.bella 와 S.laevigata 경우에도 종자 휴면이 없는 ND(non-dormancy)라고 보고되어 있다(Wang et al. 2009). 동일하게 조팝나무와 당조팝나무 종자는 휴면이 없는 것(ND)으로 판단된다.
꼬리조팝나무의 경우 25/15℃ 처리 조건에서 발아율이 20% 미만으로 낮았지만 GA3 처리이후 25/15℃에 처리하였을 때 발아율이 증가하였다. GA3 처리농도가 높을수록 발아률이 높아졌는데, 대조구에 비해 GA3 100, 1000mg・L-1 처리구에서 20 주차의 최종발아율이 각각 2.9, 2.2배 정도 높았다. 지베렐린은 발아하기 위하여 생성되며, 세포벽을 가수분해하는 효소를 촉진시켜 배유를 분해하여 발아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Baskin and Baskin 2004). GA3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100mg・L-1 처리와 1000mg・L-1 처리구에서 대조구에 비해 발아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아 꼬리조팝나무의 종자발아에 지베렐린의 농도가 높아 발아가 촉진되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저온층적처리 4, 8, 12주에서 발아율이 10% 미만으로 저조하였다. 이는 애기수영에서 한계온도 이하의 온도에서 발아율이 낮거나 전혀 발아하지 않았는데(Cho et al. 1995), 동일하게 꼬리조팝나무의 경우 5℃ 는 한계온도의 최저온도 이하로 발아율이 저조했다고 판단된다.
꼬리조팝나무는 변온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15/6℃, 20/10℃ 처리구에서 50% 이상의 발아율을 나타내었으며, GA3 처리효과는 100mg・L-1 이상에서 발아율이 높아졌다. 위 결과로 보아 꼬리조팝나무 종자는 생리적휴면(PD)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며, 조팝나무속 2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자 발아온도 조건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고 판단된다. 제비동자꽃 종자의 경우 GA3 처리 1000mg・L-1, 3주 이상의 저온처리등을 통하여 휴면이 타파되어 휴면 유형을 non-deep으로 분류하였다(Ryu et al. 2017). 꼬리조팝나무도 제비동자꽃과 유사하게 GA3 처리로 휴면을 타파할 수 있었으며, 같은 속 식물인 S. alpina, S. beauverdiana, S. mongolica, S. rosthornii의 종자 휴면은 PD로 분류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Calmes and Zasada 1982;Gartner 1983;Wang et al. 2009). 동일한 양상으로 꼬리조팝 나무는 생리적 휴면(PD)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지베벨린 농도와 온도 처리로 휴면이 타파되는 것으로 보아 non-deep PD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