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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은 작약속(Paeonia) 작약과(Paeoniaceae) 식물로 동아시아, 남유럽, 미국 북서부 등에 30여 종이 분포한다(Barzilay et al. 2002;Kamenetsky and Dole 2012). 우리나라의 작약속 식물은 모란(P. suffruticosa), 백작약(P. japonica), 산작약(P. ovobata), 작약(P. lactiflora) 계통들이 재배되고 있다. 모란은 목본성으로 휴면기에 줄기가 지상부로 노출되어 있고, 작약은 숙근성으로 휴면기에 지상부가 없으며 봄에 신초가 땅속에서 자라나와 줄기를 형성하고 꽃을 피운다(Choung et al. 2003). 작약의 뿌리는 한국, 중국 및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약용으로 이용해 왔는데, 염증, 부인과 질환, 관절통, 복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란과 작약은 꽃이 아름다워 전통적으로 정원용으로 이용해 왔다(Choung et al. 2003;Jung et al. 2010)
2022년 우리나라의 작약 재배면적은 175㏊, 생산량은 약 2,057톤이며(MAFRA 2023), 2013년 공영도매시장 절화류 거래금액 기준으로 작약은 44위였으나 2022년 16위로 순위가 크게 상승하였다(Park 2024). 20세기에 들어와 절화작약은 25개 국가 이상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 미국, 캐나다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절화작약은 국제 시장에서 매우 가치 있는 꽃임에도 불구하고 북반구의 경우 늦봄과 초여름 짧은 기간만 생산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유년기간이 길고 대량번식이 어려우며, 개화생리가 복잡한 점과 장기저장이 어렵고, 저장기간 동안 곰팡이병 발생 등이 재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Kamenetsky and Dole 2012).
우리나라에서 작약은 기존의 약재 생산뿐만 아니라 최근 절화생산을 목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또한 작약 꽃은 향기가 뛰어나 꽃에서 에센셜오일과 항산화 물질을 추출하여 향수와 화장품 원료로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하였다(Ahn et al. 2018;Jung et al. 2010). 최근에 도입된 절화작약은 대부분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품종으로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확대되어 전남 강진, 장흥, 경북 봉화, 충북 진천, 강원 홍천 등이 주산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약의 자연 개화기가 5월에 집중되어 이 시기 출하량이 증가하여 가격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자연 생산기 이외에는 호주와 네덜란드 등으로부터 높은 가격에 수입하고 있어, 국내 절화 작약의 이용기간 연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Bae et al. 2008).
작약의 개화기간 연장을 위해 조생종 품종을 재배할 뿐만 아니라 ‘태백작약’의 가온 재배에서 무처리 대비 개화가 촉진되었으나 꽃크기와 절화중 등 생육이 떨어졌고, 저온 다습의 영향으로 잿빛곰팡이병과 흰가루병 발생이 증가한다고 하였다(Bae et al. 2008). Rhie et al.(2012)은 작약의 촉성재배에서 인위적인 휴면타파를 위한 저온처리 온도와 기간에 대하여 보고 하였다. 한편, 작약은 에틸렌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작목이라 하였으나 (Dole and Wilkins 2005), Gast et al.(2001)은 STS 처리시 'Shawnee Chief' 품종의 절화수명이 2.5일 연장되었다고 보 고하여 품종별 에틸렌 발생량 조사가 필요하다. Eason et al. (2002)은 수확 후 절화작약을 0℃∼7℃로 저장할 경우 최적 수확 단계와 저장온도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며, 저장 온도가 높고, 수확 단계가 늦을수록 곰팡이병 발생이 많았다고 하였다. 작약은 내한성이 강한 작물이므로 장기 저장을 할 경우 품종에 따라 적합한 온도가 –2∼0℃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Jahnke et al. 2020). 그러나 영하의 온도에서 작약의 장기 저장에 대한 연구는 일부 품종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최근 국내로 도입된 주요 절화작약을 대상으로 품종별로 개화시기와 절화특성 및 에틸렌 발생량을 조사하여 봉오리 수확 후 영하의 온도에서 장기간 저장성이 우수한 품종을 선발하여 유통기간 연장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재료는 충북 진천군 ‘월드플라워컴퍼니’(Worldflower Co., Ltd, Chungbuk, Korea)와 전남 광주시 소재 ‘국제화훼상사’(Kukje Florist Seed Co., Ltd, Jeonnam, Korea)를 통하여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작약 23개 품종을 2017년 11월 말에 구입한 후 정식 전까지 4℃ 냉장고에 보관하였다. 또한 봉화 약초시험장에서 2018년 3월에 ‘의성작 약’ 1개 품종을 분양 받아 사용하였다(Fig. 1). 각 품종의 종묘는 새 눈 2~3개를 부착하여 조제한 후 살균제에 6시간 침지 소독을 실시하였다. 작약은 2018년 4월 1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노지 포장에 유기물 3톤/10a를 살포하여 이랑을 만들고 80×40cm 간격으로 각 품종당 10주씩 정식하였다.
개화기 특성검정
절화 작약의 개화특성은 2022년 5월에 조사를 실시하였다. 개화시기는 각 품종에서 30% 정도 개화한 시점을 각 품종별로 10주씩 조사하였다. 초장은 지면으로부터 가장 긴 부분을 측정하였다. 절화 길이는 작약의 생존에 필요한 2∼3개의 마디를 남기고 절단하여 절화 길이와 무게를 측정하였다. 화폭은 완전 개화한 꽃의 가장 긴 지름을 측정하였다. 또한, 개화기의 화색을 육안으로 조사하였다. 절화품질 특성과 화색은 각 항목별로 10 반복으로 조사하였다.
저장 방법 및 저장 후 절화 품질 비교
저장 시험을 위한 작약 시료는 오전 10시 경에 부드러운 봉오리 단계의 절화를 채취하여 실내로 이동한 다음, 5시간 정도 실온(22±3℃)에 보관하였다. 1개의 꽃대에서 상부 3개 마디의 잎을 남기고 나머지는 절단하였다. 품종당 10개의 꽃대를 한속으로 신문지로 포장을 한 다음, 줄기 하단부를 끈으로 묶고, 절화용 상자에 10속씩 넣은 다음 테이프로 밀봉하였다. 절화상자는 4℃ 저장고에 24시간 예냉한 후 -1±0.5℃ 저장고 내 팔레트 위에 쌓고, 수분 증발과 냉기가 직접 닿지 않도록 비닐로 덮어 60일간 저장하였다. 저장 후 절화 수명과 품질 조사는 저장 59일 째 오후에 절화 상자를 4℃ 저장고로 이동하여 24시간 경과한 후 개봉하였다. 절화수명 조사는 작약 줄기를 40cm로 절단한 후 1L 유리병에 700mL 증류수를 채워 꽂았으며, 각 병당 3개씩 4반복으로 조사하였다. 절화수명실 환경 조건은 22±3℃, 광조건은 형광등 램프를 24시간 켜 주었다. 저장 후 품종별 절화 품질 비교를 위하여 화폭과 절화무게, 절화수명을 조사하였다. 절화수명은 개화한 꽃의 변색, 꽃잎의 변형, 탈리 등의 징후가 보이면 절화수명이 다한 것으로 판정하였다. 또한 품종간 저장력 비교는 절화수명 조사 2일차에 꽃이 만개한 후 꽃과 잎의 상태를 매우 좋음, 좋음, 보통, 나쁨, 아주 나쁨 5점 척도로 조사하였다.
품종간 에틸렌 발생량 분석 및 저장기간 동안 에틸렌 발생 변화량 조사
품종간 에틸렌 발생량 조사는 오전 10시경 아주 부드러운 단계의 절화를 수확하여 절화 수명 조사실로 이동 후 꽃대를 3cm 정도 남기고 꽃봉오리를 절단하였다. 절단한 봉오리는 500mL 원통형 플라스틱 통에 100mL 용량의 플라스틱 용기를 넣고 증류수 50mL 채운 후 침지하고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두껑을 완전히 닫았다. 이러한 방법으로 각 품종당 5반복으로 처리하였고, 24시간 경과 후 1mL 주사기로 시료를 채취하여 GC(GC-7890, Agelent Technol., Wilmington, DF.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GC 분석조건은 Agilent, Porapak Q, 2.5M, 1/8, 2mm, 80/100. SS column을 이용하였으며, 검출기는 flame ionization detector(FID)를 사용하였고, 검출온도는 250℃로 설정하였다.
저장 기간 동안 에틸렌 발생량 변화 조사 공시품종은 2021년 예비시험에서 저장력이 우수한 품종(‘Kansas’, ‘Blush Queen’), 중간정도 품종(‘Victore de la Marne’, ‘Shirley Temple’), 불량한 품종(‘Florence Nichols’)을 선정하여 시험을 수행하였다. 저장 기간 품종별 에틸렌 발생량은 오전 10시경에 부드러운 봉오리 단계의 시료를 채취하여 상부 3개 마디의 잎을 남기고 40cm로 절단하여 절화를 조제하였다. 절화를 20L 테드라백에 3본씩 넣은 다음, 열처리기로 밀봉한 후 절화상자에 넣어 -1℃ ±0.5℃ 저온 저장고에 품종당 5반복으로 저장하였다. 에틸렌 발생량은 테트라백 내부에 축적된 기체를 1mL 주사기로 포집한 후 GC(GC-7890, Agelent Technol., Wilmington, DF. USA)를 이용하여 2주간격으로 60일 동안 분석하였다. GC 분석 조건은 품종간 비교 시험과 동일하였다.
결과 및 고찰
품종간 절화특성 비교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절화용 작약 23품종과 국내 약용 작약 1품종을 2018년 4월에 정식한 후 2022년 4월부터 개화특성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작약 24품종 중 국내에서 수집한 ‘의성작약’은 홑꽃이었으나,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23개 품종은 겹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약용으로 재배하고 있는 대부분의 작약은 Paeonia lactiflora 계통이며 농가에 보급되어 있는 대부분의 품종은 재래종 혹은 육성품종인 ‘의성작약’과 ‘태백작약’이라고 보고하였다(Choung et al. 2003). 이 가운데 ‘태백작약’은 약용과 화훼용 겸용으로 이용하고 있은 품종이다(Bae et al. 2008;Rhie et al. 2012). Kamenetsky et al.(2012)은 작약속 식물 꽃의 형태를 single, japanese, anemone, semi-double, bomb, double 등 6가지 종류로 분류하였다. 작약의 화색을 조사한 결과, 24개 작약 품종 중 ‘Blush Queen’ 등 12개 품종은 꽃이 흰색으로 50%를 차지하였고, ‘Big Red’ 등 4개 품종은 적색, ‘Angel Cheeks’ 등 3개 품종은 분홍색, ‘Highlight’ 등 5개 품종은 자주색이었다.
품종별 개화기는 ‘Henry Bockstoce’, ‘Monsieur Jules Elie’, ‘Gilbert’ 등이 5월 10일로 가장 빨랐다. 한편, ‘Elsa Sass’ 품종은 5월 17일로 개화가 가장 늦었다. 따라서 작약의 품종간 개화시기는 8일 간의 차이를 보였으며, 5월 중순 비슷한 시기에 개화하였다. 작약은 개화 후 6월 초부터 새눈이 생성되기 시작하여 9월까지 영양생장을 하고, 10월부터 생식생장을 시작하여 12월 초에 화아분화가 완료되기 때문에 화아유기와 화아분화에 저온을 요구하지 않는 작물이라고 하였다(Barzilay et al. 2002). 작약의 개화시기를 앞당겨 조기에 수확을 하고자 할 경우, 국내산‘태백작약’ 품종의 경우 인위적인 휴면타파를 위해서는 0℃에서 6주, 5℃에서 9주간의 저온처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Rhie et al. 2012). Bae et al.(2008)은 작약 촉성재배 시험에서 1월 15일 가온처리구가 노지재배 보다 26일 개화가 촉진되었으나 하우스 촉성재배는 생육환경이 노지재배보다 불리하여 기본 영양생장이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재배시기가 빠를수록 생육이 떨어졌다고 하였다.
개화 후 식물체 키를 측정한 결과, ‘Miss Kelly’ 품종이 107.8cm로 가장 컸으며, 그 다음으로 ‘Moon over Barrington’ 107.7cm 순이었다. 이와 반대로 ‘Elsa Sass’ 품종은 74.6cm로 키가 가장 작았다. 절화무게는 ‘Henry Bockstoce’ 품종이 91.8g으로 가장 무거웠고, ‘Angel Cheeks’ 품종이 26.4g으로 가장 가벼웠다. 꽃지름은 홑꽃인 ‘의성작약’ 품종이 171.4mm 로 가장 컸고 대부분 품종은 150mm 전·후였으며, 꽃직경이 가장 작은 품종은 ‘Jubilee’로 107.7mm였다. 줄기 직경은 ‘Duchesse de Nemours’ 품종이 5.4mm로 가장 작았고, ‘Henry Bockstoce’ 9.4mm로 가장 컸으며, 모든 품종 공히 꽃이 직립할 정도로 줄기는 단단하였다. Choi(1994)는 작약 수확 후에 줄기에 잎을 3마디 정도 남겨 저장 양분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해야 식물체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절화용 작약의 조건으로 줄기의 길이가 가능한 한 길고 두꺼워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절화의 수명연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모 식물체에 많은 부분을 남겨두어 뿌리의 발달을 계속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또한 작약 줄기는 목부분의 지름이 5mm 이상이 되어야 하고 줄기의 길이가 70cm 이상이면서 곁가지가 없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였다. 본 공시 품종은 공히 키가 70cm 이상이고 줄기의 직경은 5.4mm 이상으로 절화재배 품종으로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품종간 저장후 절화 품질 및 절화수명 비교
‘Angel Cheeks’ 등 24품종 절화작약을 -1℃조건에서 60일 간 저장한 후 절화품질과 절화수명 조사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1℃에서 저장이 완료된 절화 상자를 개봉하였을 때, 잎의 상태는 많이 탈수되어 있었다. 절화는 물을 흡수하면서 잎이 펴지기 시작하였고, 꽃은 24시간 경과 후 대부분 개화하였다. 꽃지름은 ‘의성작약’ 품종이 149.8mm로 가장 컸고 가장 작은 품종은 ‘Jubilee’로 60.7mm였다. 저장 후 작약 꽃의 크기는 저장 전과 비교하였을 때 모든 품종 공히 조금 작은 경향이었다. 절화무게는 ‘Henry Bockstoce’ 품종이 80.5g으로 가장 무거웠고 ‘의성작약’ 품종이 27.0g으로 가장 가벼웠다. Ahmad et al.(2012)은 절화류 저장 방식에 있어 매리골드(Tagetes erecta), 스냅드래곤(Antirrhinum majus), 장미(Rosa hybrida) 등은 건 식저장에 적합한 품목이고, 리시안서스(Eustoma grandiflorum) 백일홍(Zinnia elegans), 프리지아(Freesia×hybrida) 등은 습식저장에 적합한 작목이라고 하였으며, 일반적으로 습식저장은 단기 저장에 많이 활용되고 있고, 반면에 건식저장은 장기 저장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Sarah Bernhardt’ 품종은 저온 장기 저장의 경우 건식저장법이 적합하다고 하였으며(Skutnik et al. 2020), 건식저장은 절화수명 조사기간 동안 물 흡수 효율이 증가하여 습윤 저장에 비하여 절화품질이 향상 된다고 보고하였다(Xue et al. 2019).
품종간 저장성 조사를 위하여 침지 2일차에 잎과 꽃의 외관상 품질을 조사하였다. 잎 손상 없이 아주 양호한 모습을 보인 품종은 ‘Angel Cheeks’, ‘Blush Queen’, ‘Duchesse de Nemours’, ‘Highlight’, ‘Kansas’, ‘Miss Kelly’, ‘Nick Shaylor’, ‘Ole Faithful’, ‘Shirley Temple’, ‘Snow Mountain’ 품종이었다. 그러나 ‘Florence Nichols’ 품종은 잎이 완전히 말라 있었다. 또한, 꽃의 상태가 아주 양호한 품종은 ‘Kansas’, ‘Moon over Barrington’, ‘Ole Faithful’, ‘Snow Mountain’ 품종이었다. 그러나 ‘Gilbert’, ‘Higlight’, ‘Duchesse de Nemours’ 품종은 꽃잎이 변색되거나 수침상이 발생하여 상품가치가 크게 손상되어 있었다. 나머지 품종들은 일부 꽃잎이 변색되었거나 Chilling injury 증상을 보였다. Jahnke et al.(2020)은 절화 작약을 0∼1℃에서 저장을 하면 4주 이상 저장이 가능하지만 영하의 온도로 저장할 경우 저온장해 우려가 있어 절화생산 산업에서 피해왔다고 하였다. 또한 ‘Sarah Bernhardt’ 품종은 0∼1℃로 저장하였을 때 12주까지 저장 가능하였으나 절화수명이 20% 정도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Skutnik et al. 2020). Jahnke et al.(2020)은 ‘Festiva Maxima’ 등 3개 품종을 -0. 6℃로 저장하였을 때 14주까지 저장이 가능하였으나 절화품질이 떨어졌고, 영하의 온도에서 저장시 발생하는 수침상은 얼음 결정으로 인해 세포벽이 파괴되어 발생한다고 하였다. 또한 작약은 얼음 결정이 -1.7℃에 발생하고, 모란은 -3.8∼-4℃에서 발생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시험에서 꽃잎에 수침상이 있거나 잎이 말라 있었던 품종은 내한성이 약하여 세포내에서 결빙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되었다.
한편, ‘Jubilee’ 품종은 잎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으나 정상적으로 개화하지 못하였다. 본 시험에서는 24품종 공히 꽃봉오리가 조금 열려 꽃이 품종 고유의 색을 보이고, 봉오리를 손으로 잡았을 때 조금 부드러운 상태인 3단계에서 수확하여 저장하였다. 작약은 적정한 수확 시기에 수확하지 않으면 개화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으며, 적정 개화를 위한 수확단계는 품종에 따라 다르다고 하였다(Sun et al. 2022). Gast et al.(2001)은 절화의 수확단계를 1. 꽃잎 색이 조금 발현된 단단한 봉오리, 2. 꽃잎 색이 완전히 발현된 단단한 봉오리, 3. 부드러운 봉오리, 4. 아주 부드러운 봉오리, 5. 개화가 반정도 진행된 상태, 6. 완전히 개화된 상태 6 단계로 제시하였다. Yu et al.(2011)은 작약 수확 단계 판정 기준으로는 봉오리 크기로만 단순히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꽃받침이 열개되는 각도, 꽃잎색, 봉오리 경도 등을 고려하여 최적 수확 시기를 판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11개 품종 시험에서 ‘Pink Hawaiian Coral’, ‘Red Charm’, ‘Edulis Superba’, ‘Sarah Bernhardt’은 1단계 ‘Duchesse de Nemours’, ‘Taff’, ‘Sorbet’, ‘Monsieur Jules Elie’는 2단계, ‘Kansas’는 3단계, ‘Karl Rosefiele’는 4단계가 적정 수확단계 라고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로 보아 본 시험에서 23품종이 정상적으로 개화한 것은 적정 수확 단계가 1∼3 단계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Jubilee’ 품종이 전혀 개화하지 않은 것은 이 품종의 경우 적정 수확단계가 4단계 이후인 것으로 추측되었다.
절화수명은 ‘Nick Shaylor’ 품종이 8일로 가장 길었으며 다음으로 ‘Blush Queen’, ‘Elsa Sass’ 품종이 7일, ‘Kansas’, ‘Moon over Barrington’ 품종이 6일 순이었다. 반면에 ‘Gilbert’, ‘Highlight’ 품종은 꽃잎이 심하게 변색되어 절화수명이 1일에 불과하였다. ‘Sarah Bernhardt’ 품종은 0∼1℃에서 12주간 저장이 가능하였으나 절화수명이 8일로 무처리 대비 2일 정도 짧았으며, 꽃직경이 30% 정도 작아졌다. 또한, 저장전 2% sucrose와 8-hydroxyquinoline, nanosilver를 처리한 후 저장하였을 때 절화수명은 연장되지 않았으나 꽃직경은 20% 정도 증가하였다고 하였다(Skutnik et al. 2020). Sang et al.(1998)은 ‘의성작약’을 단단한 봉오리 단계에서 수확하여 sucrose 20% 용액에 24시간 plusing 처리하였을 때 개화발달이 촉진되었고 화경과 생체중이 증가하였으며, 화색발현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신선한 절화가 개화되는데 5일이 소요된 반면, 저장해 두었는 절화는 2일로 개화가 빨리 진행되었는데, 이것은 저장중에 전분이 이미 가수분해되어 개화가 빨라졌으며 저장 되었던 절화의 수명이 짧아진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하였다(Sun et al. 2022).
품종간 에틸렌 발생량 및 저장기간 동안 에틸렌 발생량 변화
저장기간 동안 주요 5품종에 대하여 2주 간격으로 에틸렌 발생량을 조사한 결과는 Fig. 2와 같다. ‘Kansas’ 품종은 저장 전 에틸렌 함량이 가장 높다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Shirley Temple’, ‘Blush Queen’ 품종은 저장 전 에틸렌 함량이 낮다가 2주차에 가장 높았고, 그 이후로 조금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Florence Nichols’, ‘Victore de la Marne’ 품종은 저장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에틸렌 발생량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같이 품종간 저장기간 동안 시간의 경과에 따른 에틸렌 생성량의 변화는 품종간 상이하였으며, 에틸렌 생성량과 저장후 절화수명간에 뚜렷한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신선한 절화가 개화하는 동안 발생한 에틸렌 함량과 저장 60일 후 절화수명간 상관분석(Fig. 3) 결과, 상관(r2=0.03)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Sim et al.(1994)은 작약에 STS 처리하였을 때 에틸렌 생성을 억제하여 절화수명을 2일 정도 연장하였다고 보고하여 작약의 절화수명에 에틸렌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Table 1에서 작약 품종별 에틸렌 생성량은 서로 상이하였으며, 에틸렌 생성이 많은 품종의 경우 에틸렌 생성억제제를 처리할 경우 절화 수명 연장에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한편, Wang et al.(2014)은 포도당 처리로 P. suffruticosa 절화에서 부분적으로 에틸렌 생합성 유전자 PsACSI 발현 억제를 통해 에틸렌 생합성을 억제하거나 생합성을 지연시킴으로써 에틸렌에 대한 꽃의 민감도를 감소시켰다고 보고 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본 시험에 공시한 작약 품종은 전주 지역에서 약 8일의 개화시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작약을 봉오리 수확하여 -1℃에서 60일간 저장하였을 때 잎과 꽃의 외관이 아주 양호하고 절화수명이 5일 이상인 품종은 ‘Kansas’, ‘Ole Faithful’, ‘Sonw Mountain’ 품종이었다. -1℃로 장기 저장할 경우 많은 품종의 잎이나 꽃에서 저온장해 증상이 나타났다. 따라서 절화작약을 장기간 저온에서 저장하기 위해서는 품종별로 적정 수확단계와 저장 온도에 대하여 보다 자세한 연구가 요구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절화작약 재배에서 품종 선택과 봉오리 수확 후 장기 저온저장을 통하여 유통기간을 연장하고자 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