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소래풀[Orychophragmus violaceus (L.) O. E. Schulz]은 배추과(Brassicaceae)에 속하는 일년생 또는 이년생 초화류로, 유채와 비슷한 형태의 자주색이나 보라색 꽃이 피어 ‘보라유채’, ‘Chinese Violet Cress’, ‘February Orchid’ 등으로 불린다 (Luo et al. 1994). 소래풀은 최근 대규모 초화 경관단지 조성 시 꽃 피는 시기와 꽃의 형태가 유채와 비슷하지만 노란색이 아닌 화색의 다양화를 위해 경관화훼로 활용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Kim et al. 2018a). 경관화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파종기, 개화기, 생육정보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제시되어야 하지만(Jung et al. 2020), 소래풀의 번식 및 재배법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고 일부 육종소재와 관련된 연구만 진행되었다(Yook and Kim 2022).
화훼로 경관을 조성할 때는 농가와 종묘업체에서 생산된 묘를 구입하여 식재하는 것이 경관 디자인과 유지관리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비용을 줄이고자 초화류 종자를 대상지에 파종하여 경관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Jung et al. 2020). 그러나 적정한 시기에 파종을 하지 않는 경우, 발아가 지연되거나 억제될 뿐만 아니라 생육 전반에 영향을 주어 성공적인 경관조성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온도는 종자의 발아뿐만 아니라 식물의 생장과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며(Cha et al. 2014;Roché et al. 1997), 식물의 생장과 발육은 최저온도와 최적온도 사이에는 증가하다가 최고온도 이상의 범위에서는 발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아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의 개발은 대규모 면적의 경관을 종자 파종으로 조성할 때 그 실용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Jung et al. 2020;Kim et al. 2014b). 종자의 발아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주요온도(최저, 최적 및 최고온도)를 구명하고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적산온도를 알아보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주요온도의 최저온도를 기반으로 하는 적산온도(Cha et al. 2016;Kim et al. 2014a), 적산온도와 일적산온도의 차이(Kim et al. 2014b) 등의 지표를 활용한 종자 발아 연구가 이루어졌다. 주요온도는 작물의 종류와 품종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적산온도를 알아보기 전에 각각의 식물에 적합한 주요 온도를 구명할 필요가 있다.
주요온도를 구명하기 위해 bilinear(선형) 또는 parabolic (2차, 쌍곡선) 및 beta distribution(비선형) 회귀분석모델을 활용하여 유의성을 평가하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Cha et al. 2014;Hardegree 2006), 주로 식량작물(Kim et al. 2017;Ram et al. 2016)이나 시설재배 작물(Cha et al. 2016;Kim et al. 2018b)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관조성에 활용되는 초화류의 발아와 관련된 주요온도에 관한 연구는 Kochia(Al-Ahmadi and Kafi 2007), 벌개미취(Kim et al. 2010), 수레국화(Kim et al. 2014b), 꽃양귀비(Kim et al. 2015) 등이 수행되었으나 최근 경관용으로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소래풀에 관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온도조건에 따른 소래풀 종자의 발아특성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귀분석모델을 통해 발아 시 주요 온도를 구명함으로써 경관조성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 재료
본 연구에서 사용된 소래풀[Orychophragmus violaceus (L.) O. E. Schulz] 종자는 국내 종자 판매 업체(Everfarm, Yongin, Korea)를 통해 네덜란드 HEM ZADEN BV사(Venhuizen, Netherlands)로부터 수입하였다(Fig. 1). 구입한 종자는 밀폐 용기에 담아 4℃의 저온 저장고에서 건조 상태로 보관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온도 처리
소래풀 종자의 발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온도 분석을 위하여 24시간 항온챔버를 이용하여 발아시험을 수행하였다. 온도 처리는 5, 10, 15, 20, 25, 30, 35℃로 12시간 광조건 (5.7±1.2umol·m-2·s-1)으로 설정된 생장상(DS-14CLHP, DASOL SCIENTIFIC, Hwaseong, Korea)에서 진행하였다(Cho et al. 2009;Roché et al. 1997). 종자는 실험 전 살균제(Benomyl, FarmHannong, Seoul, Korea) 500mg·L-1에 3시간 침지하여 소독하였으며, 이후 증류수로 3회 수세하여 페트리디쉬에 필터페이퍼(Advantec No. 2, Tokyo Roshi Kaisha Ltd., Tokyo, Japan)를 2매 깔고 100립씩 3반복으로 치상하였다. 치상 후 첫째날은 증류수를 충분히 공급하였고, 그 이후에는 페트리디쉬에 수분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유지하여 주었다.
발아특성 조사
소래풀 종자는 유근이 2mm 이상 종피를 뚫고 자란 것을 발아로 판단하여 30일간 매일 조사하였다. 발아특성은 발아율(germination percentage, GP)과 발아세(germination energy, GE), 발아속도(germination rate, GR), 평균발아속도(mean daily germination, MDG), 평균발아시간(mean germination time, MGT)를 공식에 대입하여 산출하였다(Park and Cho 2020;Scott et al. 1984).
발아율(germination percentage) = (N/S)×00
발아세(germination energy) = (Tx/S)×100
발아속도(germination rate) = Σ(ni/ti)
평균발아속도(mean daily germination) = N/T
평균발아시간(mean germination time) = Σ(ti×ni)/N
(N: 총 발아한 종자의 개수, S: 총 공시한 종자의 개수, T: 총 조사한 일수, Tx: 시점 이내에 발아한 정상묘의 개수, ni: 조사 당일에 발아한 종자의 개수, ti: 치상 후의 시간)
주요온도 분석
종자 발아의 주요온도(cardinal temperature)인 최저온도(minimum temperature, Tmin), 최적온도(optimum temperature, Topt), 최대온도(maximum temperature, Tmax)를 알아보기 위하여 발아속도(GR)를 종속변수로, 온도를 독립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종속변수는 발아율이 50%에 도달한 시점의 발아속도(GR50)를 역수(1/GR50)로 하여 종속변수에 대입하였다(Cho et al. 2009;Shafii and Price 2001). 또한, 누적 발아율과 시간과의 관계는 로지스틱 함수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회귀분석모델은 종자 발아 모델링에 주로 활용되는 bilinear모델과 parabolic모델, beta distribution모델을 이 용하였다(Cha et al. 2014;Hardegree 2006;Marisol and Johnson 2008). Bilinear모델은 최적온도를 기준으로 2개의 회귀식을 얻었으며, 증가직선인 하부직선(sub-optimal, upward)과 x축이 만나는 지점을 최저온도로, 감소직선인 상부 직선(supra-optima, downward)과 x축이 만나는 지점을 최고온도로 하여 두 직선이 만나는 차점의 값을 최적온도로 산출 하였다(Craufurd et al. 1998;Hardegree 2006). Parabolic 모델과 beta distribution모델은 최저온도와 최고온도를 회귀 곡선이 x축과 만나는 지점으로 확인하였으며 최적온도는 회귀 곡선의 y축 값이 최대가 되는 x축의 지점으로 산출하였다 (Hardegree and Winstral 2006;Yin et al. 1995).
통계 분석
온도에 따른 종자의 발아특성은 SPSS 프로그램(IBM SPSS Statistics ver. 27,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분산분석(analysis of variation) 후 Duncan 다중검정법 (Duncan’s multiple range test)으로 처리간 유의성을 신뢰수준 95%로 분석하였다. 또한, 회귀분석에 따른 그래프 작성은 SigmaPlot 프로그램(SimgaPlot ver. 12,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소래풀 종자의 최종 발아율이 15, 20, 25, 30℃ 조건에서는 100%에 도달하였으나, 35℃에서는 발아하지 않았고 10℃(약 60%)와 5℃(약 15%)는 발아율이 낮았다(Fig. 2). 최초의 발아는 25℃에서 4일째에 일어나 가장 빨랐으며, 이후, 30, 20, 15℃ 순으로 발아가 시작되었고 10℃는 10일째, 5℃는 22일째에 발아하기 시작하여 오랜 시간이 걸렸다. 25℃는 최종적으로 발아가 이루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6~7일로 다른 처리에 비해 4~5일 정도 빨랐으며 20, 30, 15℃ 순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세부적인 종자의 발아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온도수준별로 종자의 발아세, 발아속도, 평균발아속도와 시간을 조사하였다 (Table 1). 발아세는 종자를 페트리디쉬에 치상한 후 일정기간 내 발아한 발아율을 산출한 것으로 짧은 시간 내에 높은 값을 보일수록 발아가 잘 된 것을 알 수 있으며, 발아속도와 평균발아 속도는 종자가 발아하기까지의 경과 일수에 따라 발아되는 속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값이 클수록 속도가 빠른 것을 의미한다. 또한, 평균발아일수는 종자발아의 지연과 관련하여 값이 클수록 오랜 기간 동안 발아가 진행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값이 작을수록 발아가 빨리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Park 2022). 소래풀 종자는 25℃를 기준으로 5℃부터 점차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아세, 발아속도, 평균발아속도는 높아지고 평균 발아시간은 짧아졌으며, 30℃에서는 발아세, 발아속도, 평균발 아속도는 감소하고 평균발아시간은 증가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Table 1). 최초의 발아가 빨랐던 25℃의 발아세, 발아속도, 평균발아속도와 평균발아시간은 각각 100%, 21.37ea/day, 14.48, 4.39일로 다른 처리보다 발아세는 높고 발아속도와 평균발아속도는 빠르며 평균발아시간은 짧았다(Table 1). 이를 통해 소래풀 종자의 발아는 15℃에서 30℃까지 최종 발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나 발아세, 발아속도 등 발아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25℃가 소래풀 종자가 발아하는데 최적온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온도는 종자의 발아 및 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으로 최적, 최저 및 최고 등의 주요온도는 식물체의 발육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Cha et al. 2014). 각 식물마다 주요온도는 다르나 발아율은 최저-최적온도 사이에는 증가하고 최적-최고온도 사이에는 감소하며 최저온도 이하와 최고온도 이상의 범위에서는 발아가 멈춘다고 보고된 바 있다(Al-Ahmadi and Kafi 2007;Seefeldt et al. 2002). 대부분의 초화류의 종자는 15~30℃의 범위에서 발아가 이루어지고 이 범위를 벗어나면 발아가 감소한다(Hendricks and Taylorson 1979;Yan and Hunt 1999). 소래풀처럼 2년생이며 여름 종자발아의 생태형을 가진 접시꽃(Althaea rosea)의 적정 발아온도는 22℃로 20~25℃에서 높은 발아율을 보이고 30℃ 이상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되었으며(Kang 2001), 본 연구의 결과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30℃ 이상에서의 발아력 상실은 종자 내 단백질의 변성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Ellis 1991). 또한, 소래풀은 중국의 대표적인 월동성 녹비 작물이지만 10℃ 이하의 저온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아율이 50% 미만인 것으로 연구되었다(Wen et al. 2020). 이는 선행 연구에서 저온에서는 종자의 수용성 단백질함량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감소하여 배(embryo)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발아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Hope et al. 1992;Wen et al. 2020).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본 연구에서 소래풀 종자의 발아율이 다른 처리보다 10℃와 5℃에서 다소 낮았다는 결과와 일치하였으며, 소래풀 종자를 발아시키기 위해서는 10℃ 이하의 저온과 30℃ 이상의 고온보다 15~25℃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래풀 종자의 발아 시 주요온도(최저, 최적, 최고온도)를 회귀분석모델을 통해 알아보았으며, 산출 시 본 연구에서 5℃와 35℃의 발아율은 50%에 도달하지 못하여 0으로 계산하였다 (Fig. 2). Bilinear모델 적용 시 소래풀 종자의 발아 온도 범위는 30.8이었으며, 최적온도는 25.8℃, 최저온도는 4.8℃, 최고 온도는 35.6℃(R2=0.9566, p<0.001)였다(Table 2, Fig. 3). Parabolic모델에서는 최적온도는 21.6℃, 최저온도는 6.1℃, 최고온도는 36.7℃로 온도 범위는 30.6로 나타났다(R 2=0.8818, p<0.001). Beta distribution모델을 통해 산출한 최적온도는 23.1℃, 최저온도는 6.1℃, 최고온도는 40.1℃로 온도 범위는 34.0(R2=0.9102, p<0.001)이었다(Table 2, Fig. 3). Parabolic모델과 같은 포물선의 함수는 최적온도를 중심으로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최저 및 최고온도를 산출할 때 bilinear모델보다 통계적으로 신뢰성과 타당성이 높아 발아 및 생육모델로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Hardegree 2006;Marisol and Johnson 2008). 또한 beta distribution 모델은 주요온도의 반응에 대하여 현실적인 곡선을 표현할 수 있어 실제로 현장적용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모델링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Yan and Hunt 1999;Yin et al. 1995). 본 연구에서는 분석한 세가지 유형의 회귀모델이 모두 0.1% 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차가 인정된 것으로 보아 소래풀 종자의 발아 시 최저온도는 4.8~6.1℃, 최고온도는 35.6~40.1℃, 최적온도는 21.6~25.8℃이며, 50% 이상의 발아율을 기대하였을 때 온도의 범위는 20~25℃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소래풀과 같이 배추과에 속하는 유채(Brassica napus L.)의 온도에 따른 발아의 반응을 보았을 때, bilinear모델을 통해 산출한 최저 온도는 4.9~7.1℃(Derakhshan et al. 2018), 최적온도는 15~20℃ (Haj Sghaier et al. 2022)였다는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이에 따라, 소래풀을 본 연구기관이 위치한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에서 파종을 통해 경관을 조성한다면, 10년간의 기온데이터를 기준으로 최저온도가 약 13~18℃, 최고온도가 약 27~28℃이며, 평균온도가 약 22~23℃인 6~9월에 파종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Fig. 4). 발아 단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온도를 고려하여 종자파종으로 유묘를 생산한다면 목적에 따라 적용되는 모델이 다르다고 보고된 바 있다. 유묘가 균일하지 않고 출현속도가 늦더라도 많은 생산량이 목적이라면 parabolic모델이나 beta distribution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며, 생산량보다 발아속도와 균일성에 초점을 둔다면 bilinear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Choi et al. 2008). 소래풀은 대규모로 경관을 조성할 때 대부분 종자파종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지역이나 조성시기 등 환경에 따라 유묘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계산된 회귀분 석모델은 소래풀 종자 발아의 주요온도를 구명함으로써 어느 방법을 통해 경관을 조성하는가에 따라 발아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결과를 종합하면, 발아세, 발아속도, 평균발아속도, 평균발아시간과 최종발아율을 고려하였을 때 소래풀 종자의 발아적온은 25℃가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회귀모델을 통해 알아본 소래풀 종자발아의 주요온도는 최저 4.8~6.1℃, 최적 21.6~25.8℃, 최고 35.6~40.1℃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주요온도는 발아뿐만 아니라 유효적산온도(growing degree unit)와 같이 생물계절이나 식물의 환경에 대한 적응성, 수량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링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소래풀은 배추과 식물로 개화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고, 화아분화가 이루어지기까지 저온 및 GA3 등의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Kim et al. 2018a) 경관 화훼로 활용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