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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실내 활동 시간이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에서 실내 공간에 자연적 요소를 활용해 휴식 환경을 조성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또한 시각적 흥미(Kim et al. 2022)를 만족시키고, 반려식물 기르기, 재테크 등 취미활동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내 식물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실내에서는 식물의 생육을 고려하여 대부분 광요구도가 낮은 관엽식물이 이용되고 있는데 (Park et al. 2013), 그 중에서도 시각적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다양한 패턴과 색상을 감상할 수 있는 무늬식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Kim and Seo 2021). 무늬식물은 관화 식물에 비해 광요구도는 낮지만, 관상기간이 길고(Kim et al. 2008) 다양한 경관 조성에 활용성과 무늬의 희귀성이 가치 있게 여겨지게 되면서 더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무늬 식물에 대한 수요는 경제적・사회적 환경 변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실내 도입 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광부족으로 생육 불량(Eom and Kim 2014), 무늬 변화, 관상가치 저하(Kim et al. 2012) 등 시장 확대에 제한요인이 있다.
무늬식물은 반입식물(variegated plant)이라고도 하며 잎이나 꽃에 두가지 이상의 색이 섞여 있는 식물을 말한다(Park et al. 2013). 발생 원인은 엽록소 결핍에 의한 ‘엽록소’유형, 표피 바로 아래 세포 간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인한 ‘공기층’유형, 향축 표피 세포의 특정 형태로 인한 ‘표피’유형, 엽록소 외 다른 색소의 축적에 의한 ‘색소’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Hara 1957;Kim et al. 2005). 구조적이거나 색소구성에 따라 발현되는 무늬는 광환경에 따라 다른 반응을 나타낼 것으로 생각되며, 다양한 무늬 식물의 발현 양상을 확인하고, 무늬 종 재배 시 발현 양상에 따른 적정 환경 구명, 무늬 발현 최적화 실내 식물 종 선발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무늬 식물에 관한 국외 연구는 잎의 구조(Konoplyova 2008;Massey 1928), 대사 및 광합성 (Madore 1990;Soldatini et al. 1998), 생태적 반응(Smith 1986), 색소구성(Matsubara 2009), 유전적 표현(Wang et al. 2009) 등을 다양한 생리・형태적 특성을 중심으로 진행된 반면, 국내에서는 표면 무늬 특징과 엽록소 함량(Park et al. 2013;Sin 2009), 광도에 따른 형태 변화(Kim et al. 2005;Lee et al. 2022) 등을 분석하여 실내 광환경에서의 형태적 변화 등이 연구되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생산 및 유통이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무늬 식물의 발생 양상에 대한 연구와 관상가치 유지를 위한 재배 환경 관련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무늬 발생 유형별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페페로미아(Peperomia)속 품종 4종을 대상으로 잎의 형태적 특성과 색소 구성 특성을 비교하여 반입식물의 잎 형태적 특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페페로미아 속은 중앙아메리카, 브라질 원산의 후추과 (Piperaceae) 식물로 1,300여종이 자생하고, 100여 품종이 이용되고 있다(Kim and Yang 2016). 페페로미아는 반음지성으로 대중적인 실내식물이다. 직립성과 덩굴성 등 생장 습성 및 잎 형태와 크기의 다양성이 존재하고, 일반적으로 잎이 두껍고 광택이 있다(Ryu and Choi 2022). 또한, 잎에는 다양한 무늬를 가지고 있어 실내식물로써 관상가치가 높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화훼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무늬가 없는 1종(Peperomia rotundifolia)과 서로 다른 3가지 무늬 특성을 가진 3품종(P. argyreia, P. obtusifolia ‘Variegata’, P. marmorata ‘Pink Lady’), 총 페페로미아 속 4분류군을 식물 재료로 활용하였다(Fig. 1).
페페로미아 속의 형태적 특성 분석
페페로미아 잎의 형태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무늬 형태, 잎표면, 단면의 해부학적 구조를 관찰하였다. 표면으로 보여지는 무늬 형태는 영상프로그램(Seed, Korea Forest Service 2023)을 활용하여, 엽폭, 엽장, 엽면적, 무늬 면적 비율 등을 조사하였다. 조사는 3개체를 3번씩 반복하여 측정하였다. 구조적으로 발생되는 무늬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체 현미경 (stereoscopic-microscope, EGVM-452M, EG tech, Korea)을 활용하여 잎의 표면 및 단면의 구조를 관찰하였다.
페페로미아 속의 색채 및 색소 구성 특성 분석
페페로미아 4종의 색채를 분석하기 위해 영상프로그램에 활용된 이미지를 보정 소프트웨어(Photoshop CS6, Adobe, San Jose, USA)프로그램에 이용하였다(Yeon et al. 2022). 색소 구성 특성 확인을 위해서 생체 잎을 무늬가 있는 부분(무늬색, printed color)과 없는 부분(바탕색, unprinted color, based green)으로 구분하였다. 무늬 유무는 녹색을 바탕색 (무늬가 없는 부분)으로 하여 녹색 외에 1가지 이상 다른 색이 있는 경우 무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각 엽록소(Chl, chlorophyll), 카로티노이드(Car, carotenoid), 안토시아닌 (Anthocyanin) 함량을 분석하였다. 반입식물의 무늬가 없거나, 무늬의 패턴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무늬 유무의 구분 없이 중심부위 0.1g을 세절하여 acetone을 10mL씩 넣은 amber vial에 침지 후 4℃에서 24시간 암소 보관 후 UV-Vis spectrophotometer(UV-2450, Shimadzu, Kyoto, Japan)로 추출된 색소의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엽록소와 카로티노이드 함량은 Linchtenthaler(1987)의 수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안토시아닌 함량은 엽록소와 카로티노이드와 동일한 샘플링 방법을 활용하여 Methanol 10mL에서 암소 침지 후 Murray and Hackett(1991)의 수식을 통해 계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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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loropyhllTotal = chlorophyll a + chlorophyll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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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otenoidTotal = (1,000×A470 – 1.82×Chl. a - 85.02×Chl. b)/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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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thocyaninTotal = A530 - 0.24×A653
통계분석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AS package(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Cary, USA)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각 처리간의 유의성은 DMRT(Duncan’s new multiple range test) 5% 수준으로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페페로미아 속의 형태적 특성
무늬 발현 양상이 다른 페페로미아 4종의 형태적 특성과 세포 구조를 관찰하여 분석한 결과, 반입 품종인 Peperomia argyreia는 잎의 기부와 중앙 줄기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방사형으로 시작되는 규칙적인 세로 패턴을 갖고 있으며, P. obtusifolia ‘Variegata’와 P. marmorata ‘Pink Lady’는 비정형의 불규칙한 패턴을 가졌고, P. marmorata ‘Pink Lady’는 붉은 색의 무늬색을 포함하고 있다(Fig. 1, 2).
잎의 형태는 4종 모두 엽폭에 비해 엽장이 긴 타원 형태였으며, 무늬가 없는 P. rotundifolia는 엽폭과 엽장의 비율이 유사해 가장 둥근 형태를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엽면적의 경우, P. argyreia 이 가장 큰 면적을 가졌으며, P. marmorata ‘Pink Lady’, P. obtusifolia ‘Variegata’, P. rotundifolia 순으로 나타났다. P. argyreia 은 엽면적이 가장 작은 P. rotundifolia에 비해 8배 이상 면적이 컸다 (Table 1). P. argyreia, P. obtusifolia ‘Variegata’는 각각 규칙적, 불규칙적 무늬를 가지고 있었으나, 무늬의 비율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고, 붉은 색을 띄는 P. marmorata ‘Pink Lady’는 유의적으로 무늬 비율이 낮았다(Table 1). P. marmorata ‘Pink Lady’의 샘플링은 a값(Red-Green)의 차이를 비교하여 녹색과 붉은 색이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구분이 가능한 잎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잎 전체에 엽록소와 안토시아닌이 혼합되어 분포되고 있어,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에서는 붉은색으로만 인식되는 무늬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세포 형태적 특징을 확인해기 위해 표면과 단면을 관찰한 결과, 잎의 표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세포의 크기는 P. obtusifolia ‘Variegata’가 가로×세로 0.1±0.02×0.1±0.02mm로, 가장 작았고, P. argyreia가 0.3±0.02×0.3±0.01mm로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자료 미제시). P. argyreia의 경우 무늬가 있는 부분에서 상피표피 세포 사이 수분 또는 공기층으로 추측되는 구조적 영향으로, 빛이 굴곡져 반사되는 부분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Fig. 3D). 반입 단면의 경우 P. argyreia과 P. obtusifolia ‘Variegata’의 엽두께는 유사(각각 9.0mm, 9.7mm)하고(Fig. 4B, 4C) 다른 품종에 비해 두꺼웠으며(Fig. 4A, 4D), 특히 P. obtusifolia ‘Variegata’는 다른 품종과 달리 해면조직(2.9mm)에 비해 책상조직(6.1mm)이 2배 두꺼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4C). 육안으로 무늬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의 세포 내 색소 발현을 관찰하였을 때, 무늬가 없는 P. rotundifolia 와 규칙적인 무늬를 가진 P. argyreia는 해면조직 위쪽 부분에서 녹색을 띠는 색소가 균일하게 분포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Fig. 4A, 4B) P. marmorata ‘Pink Lady’의 경우 해면조직 상층부에 녹색이 얇은 층으로 분포하고 아래에 붉은색을 내는 색소가 혼합되어 전체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4D). 반면 P. obtusifolia ‘Variegata’의 경우에는 밝은 노란색의 무늬색이 발현되는 위치에서는 색소 발현의 차이가 확연하게 관찰되었다(Fig. 4C).
Hara(1957)는 무늬 발현 양상을 1) 엽록소 타입(chlorophyll type), 2) 공기층 타입(air space type), 3) 표피 타입(epidermis type), 4) 색소(엽록소 외) 타입(pigment type)으로 구분하였으며, 최근 Zhang et al.(2020)이 앞의 4가지 양상에 부속물 타입(appendage type)을 추가하여 총 5가지로 구분 가능하였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크게 엽록소 또는 그 외 색소에 의한 색소적 발현과 세포구조에 의한 영향을 받는 구조적 발현으로 구분할 수 있다.
P. argyreia의 경우 엽록소에 의한 무늬 발현이 아닌 표피 세포의 구조에 따른 빛의 굴절과 반사에 의해 무늬를 발현하는 구조적 무늬 발현 양상(‘air space’또는 ‘epidermis’)을 가졌으며, P. obtusifolia ‘Variegata’와 P. marmorata ‘Pink Lady’는 각각 엽록소 및 카르티노이드, 안토시아닌 등 색소의 발현에 의해 무늬가 형성되는 엽록소적 또는 이 외 색소에 의한 색소적 무늬 발현 양상(chlorophyll, carotenoid, anthocyanin)을 갖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결과들을 다른 반입식물 종에 적용할 경우, 무늬 패턴이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불규칙적 또는 비정형적인 경우로 구분할 수 있고, 표피 구조에 의한 양상과 색소에 의한 양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무늬 발현 양상에 따라 광합성 능력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로 무늬 발현이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Chen and Henny 2008;Li et al. 2007)
페페로미아 속의 무늬 색채 및 색소 구성 특성
페페로미아 4종의 색채를 분석한 결과 P. rotundifolia, P. argyreia, P. obtusifolia ‘Variegata’의 잎에 무늬가 없는 바탕 부분은 녹색 계열의 색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L값 (명도)과 b값(Yellow-Blue)이 유의적 차이가 없었다. 반면 붉은 색을 갖고 있는 P. marmorata ‘Pink Lady’의 경우 무늬가 없는 위치에서 a값(Red-Green)이 유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품종 특이적으로 붉은 색을 포함한 다른 바탕색을 가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2). 무늬색은 페페로미아 무늬 종 3품종에서 모두 배경색 보다 명도가 높았으며, 색상도 모든 품종이 유의적으로 차이가 나타났다(Table 2).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색채와 실제 색소 구성을 비교하기 위해 색소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P. argyreia의 경우 색차(△E)값이 유의적으로 높아(Table 2), 무늬색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무늬색과 배경색에서 Chl, Car 함량은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반면, P. obtusifolia ‘Variegata’는 Chl a, Chl b, Total Car 모두 유의적인 함량 차이를 보였다(Table 3). 특히 총 엽록소 함량은 배경색과 무늬색에서 5배까지 차이를 나타냈다. P. marmorata ‘Pink Lady’는 배경색과 무늬색이 혼합되어 있어 다른 품종에서는 없었던 안토시아닌이 함유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엽록소 a는 빛에너지를 직접 전달하는 광수용체로 적색, 청색, 보라색 영역을 흡수하며 이외, 엽록소 b와 카로티노이드 등 보조 색소들은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는 가시광선 범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Boardman 1977). 또한 일반적으로 고등식물의 엽록소 a와 b의 비율은 약 3:1 이지만, 음지 식물 또는 음지에서 적응한 양지 식물에서는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는 가시광선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엽록소 b의 비율이 증가하기도 한다(Kim and Lee 2001;Park et al. 2013).
엽록소 a와 b의 비율은 4품종에서 유사하게 나타나, 실험 재료로 활용한 Peperomia 식물 재료는 모두 음지에 적응된 식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3). P. obtusifolia ‘Variegata’ 는 무늬 부분에서 엽록소 a와 b의 비율이 유의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Table 3), 무늬의 비율이 P. argyreia와 유사했던 점 (Table 2)을 고려하면, 효율적인 광합성을 위해 다른 가시광선 범위의 광원의 흡수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색소 구성에 따른 무늬 발현 양상에서는 광질에 따른 엽색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안토시아닌을 포함한 P. marmorata ‘Pink Lady’의 경우에는 엽록소의 총 함량과 엽록소 a/b의 비율이 낮아, 낮은 광도에서 다양한 가시광선 범위의 광질이 광합성에 필요한 광수용체의 부족을 보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추후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여 구조적 또는 색소적 특징에 의해 발생하는 무늬 발현 양상에 따른 재배 광환경 구명이 필요하다.
Eom and Kim(2014)의 연구에서 베고니아(Begonia)의 엽록소의 함량은 저광도에서 증가하고, 고광도 환경에서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위의 결과와 관련하여 구조적 특징에 의해 무늬를 발현시키는, P. argyreia는 광도에 의한 무늬 발현양상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색소적 특징에 의해 무늬를 발현시키는 P. obtusifolia ‘Variegata’, P. marmorata ‘Pink Lady’는 식물의 색상 발현과 동반하는 생리활성물질 축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광질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Li and Kubota 2009).
하지만 광질과 광도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여 무늬 식물의 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예상해볼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실내에서 관상가치를 지속시키기 위한 무늬 발생 양상에 따른 필요 환경 구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