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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물 키우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반려식물, 식집사와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Song et al. 2020;Yeon et al. 2022). 실내식물로 키우는 식물은 원예종이 대부분 이용되고 있으나 새로운 식물소재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면서 자생식물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기존 화훼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식물은 대부분 외국에서 도입된 귀화식물로 수입비중 또는 생산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Bang and Kim 2013). 국내 분화류 야생화의 판매금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18년도부터 58.3%, 10.6%, 32.9%씩 증가하는 추세로 이는 야생화 판매품목의 고급화를 주도하고 있다(MAFRA 2019, 2020, 2021). 이와 같이 분화용 야생화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야생화를 활용하고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가는잎향유[Elsholtzia angustifolia (Loes.) Kitag.]는 꿀풀과 향유속 식물이다. 향유속 식물은 대부분 1년생으로 40여종의 식물이 아시아 온대, 일부 열대 고산지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Kim et al. 2015), 국내 향유속 식물은 가는잎향유, 변산향유(E. byeonsanensis M.Kim), 좀향유(E. minima Nakai), 꽃향유(E. splendens Nakai ex F.Maek.), 향유[E. ciliata (Thunb.) Hyl.] 등 11종이 분포한다(Choi et al. 2012). 가는잎향유는 바위틈에서 자생하고 크기는 50cm정도로 잎은 길게 마주나기하며 선형으로 길이는 2~7cm, 폭은 1.5~5mm로 잎의 뒷면에는 선점이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약간 있다. 꽃은 9~10월 가을에 피며 연한 홍색의 꽃이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서 이삭꽃차례로 2.5~5cm정도 크기로 달린다. 또한 향유속 식물 가운데 꽃향유, 애기향유(E. serotina Kom.), 향유와 가는잎향유를 포함하여 방향 성분을 갖는 정유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전초를 향유라 부르며 약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Choi et al. 2012;KPNI 2022).
이와 같이 관상용, 약용으로 활용도가 높은 식물을 육묘하기 위해서 다양한 재배환경요인에 따른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 유묘는 플러그 트레이 셀 당 용적량이 차이가 나므로 토양 내 양수분의 함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하부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Kim et al. 2013), 파종량에 따른 묘의 생육(Lee et al. 1998;Mo et al. 2014), 생육을 촉진할 수 있는 비료의 농도(Han et al. 2011;Kang et al. 2005), 적정 차광정도(Bang et al. 2004;Park et al. 2011)에 따라 생육이 변화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변산향유 (E. byeonsanensis)(Lee et al. 2022), 정향풀(Amsonia elliptica) (Lee et al. 2021), 황기(Astraglus membranaceus)(Jeong et al. 2020), 산꼬리풀(Veronica rotunda var. subintegra)(Lee et al. 2020) 등 자생식물의 생육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피 및 분화용으로 관상소재 개발 가능성이 우수한 가는잎향유의 재배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육묘환경이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공시재료
공시식물인 가는잎향유의 종자는 2017년 9월에 산림청 국립수목원 유용식물증식센터의 온실에서 채종한 다음 건조 및 불순물을 제거하고 4℃에서 보관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공시상토는 원예상토(Hanareum, Shinsung Mineral Co., Ltd., Goesan, Korea)로 원재료는 코코피트 51.5%, 피트모스 10%, 제오라이트 10%, 펄라이트 15%, 질석 13%, 부식산 0.1%, 비료 0.4%이다. 공시비료는 4종복합비료(N-P2O5-K2O=6.5-6-19, Hyponex Japan Co. Ltd., Osaka, Japan), 공시플러그트레이는 162(15mL), 200(10mL), 288(5mL)셀 플러그 트레이(Jeongeup, Bomnong Co., Ltd., Korea), 공시차광은 55%와 75% 차광막(청호산업, Pocheon, Korea)을 구매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실험조건
가는잎향유의 육묘조건을 조사하기 위해 플러그 트레이 셀 사이즈, 셀 당 파종량, 추비농도 및 차광조건을 달리하였으며, 처리구별 대조구를 설정하였다. 대조구는 원예상토를 200셀 플러그 트레이에 충진한 다음 셀당 파종량을 4립으로 파종하였다. 또한 차광은 무차광하였으며, 공시비료를 500배 (mg·L-1) 농도로 희석하여 2, 4 및 6주차에 엽면시비하였다. 파종한 플러그 트레이를 2018년 4월 3일부터 8주간 유리온실에 완전임의배치하여 재배하였으며, 실험기간동안 유리온실 내 온습도는 Fig. 1과 같다.
육묘조건 조사를 위한 실험조건은 다음과 같다. 1) 플러그 트레이 셀 처리구를 162, 200 및 288셀 사이즈로 설정하였으며, 플러그 트레이 처리구를 제외한 모든 처리구는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2) 플러그 트레이 셀 당 파종량 실험은 셀 당 1, 2, 4 및 6립을 파종하여 처리구를 구분하였다. 파종량 처리구를 제외한 모든 처리구는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3) 추비농도별 실험은 공시비료의 처리 농도에 따라 공시비료를 처리하지 않은 무처리(0mg·L-1), 500배(500mg·L-1), 1,000배(1000mg·L-1) 희석 처리구를 2, 4 및 6주차에 재배된 유묘를 대상으로 시비하였다. 추비농도 처리구를 제외한 모든 처리구는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4) 차광조건은 유리온실에 0%(132.9μmol·m-2·s-1, photosynthetic photon flux density(PPFD), 55%(74.9 PPFD), 75%(25.6 PPFD) 차광막을 설치하여 파종한 플러그 트레이를 배치하였다. 차광조건 처리구를 제외한 모든 처리구는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플러그 트레이 셀 사이즈, 셀 당 파종량, 추비농도 및 차광실험에 사용한 처리구는 플러그 트레이 당 10셀을 기준으로 3반복하여 각 처리구 당 30셀을 실험에 사용하였다.
조사내용
가는잎향유의 초장(cm), 근장(cm), 엽수, 경직경(mm) 및 마디수를 눈금자와 디지털 버니어 캘리퍼스(CD-15CX, Mitutoyo Corp., Kawasaki, Japan)로 직접 측정하였다. 지하부와 지상부의 생체중은 전자저울(Dragon 204/S, Mettler Toledo Co. Ltd., Greifensee, Switzerland)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통계분석
각 처리구별 측정항목은 10개체 3반복하여 평균 및 표준오차를 계산하였고, 이후 SAS 프로그램(Statistical Analysis System, 9.4 Version, SAS Institute, Cary, NC, USA)에서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사용하여 p<0.05 수준에서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플러그 트레이 셀 사이즈 별 생육 차이
가는잎향유는 파종용기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묘의 생육도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Table 1). 초장, 엽수, 근장은 용기의 크기에 비례하여 288셀(14.4cm, 8.8ea, 4.1cm), 200셀 (16.7cm, 9.6ea, 4.7cm), 162셀(18.6cm, 10.5ea, 5.1cm) 순으로 증가하였으며, 경직경의 경우 0.61~0.62mm로 처리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마디수와 지상부 생체중은 200셀와 288셀 트레이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배지부피가 커질수록 토마토의 육묘기 생육이 빨라져 플러그 묘의 생산과 수확속도가 증가한 결과(Kim et al. 2013), 오이(Cucumis sativus L.) 육묘 시 트레이 셀의 크기가 커질수록 생육이 증가한 결과(Jang et al. 2014), 플러 그 셀의 크기가 커질수록 황기의 생육이 우수한 결과(Jeong et al. 2020), 그리고 트레이 셀의 크기에 비례하여 고추(Capsicum annuum L.)의 생육이 증진된 결과와 일치하였다 (Shin et al. 2000). 이와 같은 결과는 가는잎향유의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고, 공시작물의 생육을 고려할 때, 162셀이 가는잎향유 육묘에 적절한 트레이 셀 용량으로 판단되었다.
파종량 별 생육 차이
파종량을 달리하여 육묘한 결과 개체당 생육은 대조구인 4립과 비교하여 1립 파종 처리구에서 개체당 생육이 가장 우수하였고 셀 당 파종량이 많아질수록 개체별 생육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Table 2). 초장, 경직경, 엽수는 1립과 2립 파종에서 차이가 없었고, 엽수, 마디수, 근장은 4립과 6립 파종구에 따라 통계적인 유의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개체별 지상부 생체중은 1립을 기준으로 파종량이 증가할수록 약 2립 23.1%, 4립 59.5%, 6립은 69.8% 감소하였고, 지하부 생체중은 1립 파종과 비교하여 약 2립 29.0%, 4립 61.1%, 6립은 78% 감소하였다. 반면 셀 당 총 지상부의 생체중은 1립 처리구와 비교할 때, 2립, 4립 및 6립 처리구는 각각 19.9%, 33.1%, 50.9% 씩 증가하였고, 지하부 생체중의 경우 각각 6.4%, 17.6%, 24.9% 씩 증가하였다. 묘의 소질은 정식 후 생육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작물의 생육이 변하게 된다. Jeong et al.(2020)의 연구에서 황기는 셀 당 파종량이 많을수록 전반적인 생육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콩(Glycine max L.), 유채(Brassica napus L.)와 같은 작물도 줄기직경, 개체당 분지수가 감소하였다(Cho and Song 1995;Kang et al. 1998). 이와 같은 결과는 셀 당 파종 립 수가 증가할수록 개체간 양분 경합이 일어나 생육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되며, 파종밀도가 높아질 경우 Lee et al.(1998)의 연구에서는 뿌리 생장이 억제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는 단위 면적당 파종량에 따라 개체 생육과 밀집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Urbaniak et al. 2008). 따라서 가는잎향유는 생육감소가 적고 풍성하게 육묘 할 수 있는 셀 당 2립 파종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추비농도 별 생육 차이
무처리와 공시비료 500배 처리는 생육에 큰 차이가 없었다(Table 3). 무처리구와 비교할 때, 공시비료 1000배 처리구의 초장과 엽수는 각각 5.4%와 25.3%씩 증가하였다. 능유바위솔(Orostachys 'Nungyu bawisol')의 경우 공시비료를 시비할 경우 농도와 처리횟수가 증가할수록 생육이 촉진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Chon et al. 2011). 또한 Lee et al.(2021)의 연구에서도 정향풀에 공시비료 처리시 유묘의 생육이 촉진되었다. 따라서 육묘 시 공시비료를 1000배로 엽면시비 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차광정도 별 생육 차이
가는잎향유는 대조구인 무차광을 기준으로 55% 차광에서 재배된 유묘의 경직경과 엽수는 0.66mm와 11.0개로 가장 우수하였고, 75% 차광은 0.41mm와 9.9개로 감소하였다(Table 4). 마디수, 근장, 지하부의 생체중은 무차광을 기준으로 55% 차광은 각각 5.1%, 1.1%, 31.9% 감소하였고 75% 차광은 각각 14.7%, 14.5%, 32.3% 억제되었다. 한편 75% 차광 처리구에서 초장이 증가한 결과는 도장에 의한 것으로 이는 경직경과 마디수의 감소로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차광율이 높아질수록 도장으로 앵초(Primula sieboldi)의 초장이 증가한 결과와 일치하였다(Suh et al. 2004). 식물종마다 식물체 유지 및 생장을 위한 광포화점도 다르기 때문에 광포화점 이하로 차광 시 생육이 억제될 수 있어, 적정 차광정도를 구명하는 것이 필요하다(Gardner et al. 1985). 또한 곤달비(Ligularia stenocephala)는 50% 차광에서 엽수, 엽폭, 줄기길이가 증가하였다(Park et al. 2011). 더부살이고사리(Polystichum lepidocaulon)는 50~70% 차광에서 전반적으로 생육이 증가하였으나, 더 높은 차광에서는 생육이 억제되었다(Bang et al. 2004). 이러한 결과는 가는잎향유의 차광정도 별 생육 경향과 일치하였으며, 비비추(Hosta longipes), 맥문동(Liriope platyphylla), 관중(Dryiopteris crassirhizoma) 의 차광 재배 연구와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Kim and Lee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