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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식물이란 특정한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식물로(Anderson 1994), 넓은산꼬리풀(Pseudolysimachion ovatum)은 한국의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KPNI 2023a). 특산식 물은 특정지역에서 자생하는 지리적 제약을 가지고 있어 자생 지의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유전자원을 보전 하고 종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넓은산꼬리풀은 현삼과(Scrophulariaceae)의 Pseudolysimachion 속에 속해 있는 여러해살이 풀로 잎은 마주나기하고 넓은 달 걀모양으로서 양면에 털이 있다(KPNI 2023b). 꽃은 보라색 이며 8~9월에 총상꽃차례로 개화한다. 산꼬리풀과 비슷하지 만 잎의 너비가 길이 보다 크기 때문에 넓은산꼬리풀이라고 명명되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기준 평가에서 정보부 족(DD)종으로 분류되어 있다(KPNI 2023c).
꼬리풀속 식물의 경우 종자를 이용한 유성번식이 대체적으 로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ong et al. 2019). 하지만 종 자 번식은 종자의 보관 방법이나 보관 기간에 따라서 활력이 변화 하여 번식 성공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저 장 기간이 길어지면 휴면이 없거나 생리적 휴면을 가지고 있 는 종자의 경우에 휴면이 생기거나 휴면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Kwon et al. 2020).
영양번식은 모주의 우성형질을 보전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 인 방법으로서(Zhang et al. 2013) 삽목은 모체의 특성을 그 대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대량증식을 가능하게 하는 번식 방법이다(Tchoundjeu et al. 2004). 또한 삽목상의 구 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나 육묘장에 서 쉽게 이용 가능하며(Kim and Kim 2015), 종자 번식이 가 지고 있는 단점 없이 번식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적 인 삽목 번식을 위해서는 삽목이 이루어지는 시기, 배지 종류, 생장조절제 처리, 잎의 개수, 수분, 광과 같은 요인에 의해 영 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처리를 통한 삽목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넓은산꼬리풀의 영양 번식을 통한 번식법 개발의 기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옥신 호르몬의 외재처리 방법, 배지 종류, 잎 개수 및 잎의 절단이 발근에 미치는 영향 을 구명하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공시재료 및 재배환경
실험에 사용된 넓은산꼬리풀의 삽수는 국립수목원 유용식 물증식센터 내의 포지에서 재배중인 개체를 모체로 2022년 8 월에 채집하였다. 삽수는 모체로부터 30cm를 채취하여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60분 동안 물에 담은 후 사용했으며, 실험 에 들어가기 전 10cm 길이로 잘라 잎 두 장을 반으로 절단하 여 사용했으며, 기부가 될 부위는 사선으로 하였다. 실험은 생 장조절제 종류 및 농도, 용토 종류, 잎의 절단 상태에 따른 실 험을 진행하였다.
삽목은 규격이 W×L×H: 280×540×45mm인 128구 (21mL/cell) plug tray(Bumnong Co., Ltd, Jeongeup, Korea) 를 사용했으며 관수는 배지가 마르지 않게 일주일에 1~2번 저면관수 하였다. 실험 장소는 온도, 습도, 광도가 각각 25± 1℃, 70±5%, 200±10μmol·m-2·s-1로 유지되고 일장이 9/15h (day/night)로 설정되어 있는 Phyto-tron system(Phyto-tron, Dooyoung, Yangju, Korea)에서 6주간 진행하였으며, 광원 은 White LED(HT400-White, ESLEDs, Seoul, Korea)를 사용하였고 파장은 406~770㎚이었다.
식물 생장조절제의 종류 및 농도에 의한 발근 효과
식물 생장조절제가 발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 여 정단부 및 기부를 제외한 부분을 삽수로 이용하였다. 생 장조절제는 NAA(Naphthalene acetic acid, MB Cell, los Angeles, CA, USA)와 IBA(Indole acetic acid, Duchefa, Haarlem, Netherlands)를 사용했으며, NAA와 IBA 용액은 ethanol(99.9%)으로 용해한 후 증류수로 비율을 조절하여 0, 100, 500, 1000㎎·L-1로 제조하였다. 삽수는 제조된 용액에 절단부위를 2분간 침지 한 직후 원예용상토(Baroker, Seoul Bio, Eumseong, Korea)를 충진한 tray에 처리하였으며, 8개 체씩 3반복으로 진행하였다. 생육 조사는 6주 후 진행되었으 며, 발근율, 생존율, 근수, 근장, 신초 형성 개수를 측정하였다.
배지에 따른 발근 효과
배지가 삽목의 발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원예용상토(Baroker, Seoul Bio, Eumseong, Korea)와 삽목을 위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녹 소토(Kanumatsuchi, Japan)를 사용하였다. 처리는 단일 원 예용상토와 녹소토 그리고 원예상토:녹소토=1:1(v/v) 혼용으 로, 총 3가지 처리구를 사용하였으며, 삽수의 침지 방법 및 plug tray로의 처리는 식물 생장조절제 처리와 동일하게 하 여 6주후 생육조사를 진행하였다.
잎 절단 상태에 따른 발근 효과
잎의 절단 상태에 따른 발근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1/2 이 절단된 잎이 각각 두매, 한매가 붙어있는 삽수와 온전한 잎 두매가 붙어있는 삽수를 제조하여 총 3처리구로 진행하였다. 각 처리구는 단일 원예상토를 이용하였고 실험 장소 및 생육 측정은 식물 생장조절제 처리와 동일하였으며, 실험은 6주간 진행되었다.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SPSS(SPSS 20, IBM Corporaton, USA)을 이 용하여 분산분석 했으며, 통계적인 차이가 유의한 경우에는 Tukey’s HSD(honestly significant difference) test(p<0.05) 로 사후 검정 하였다. 그래프는 Sigma plot 12.5(SPSS Inc., IL, USA)을 이용하여 작성하였다.
결과 및 고찰
식물 생장조절제의 종류 및 농도 차이에 따른 발근
IBA와 NAA의 농도가 넓은산꼬리풀의 삽목에 미치는 영향 을 알아본 결과, 생존율과 발근율은 대조구에서 각각 95%와 85%로 나타났고, IBA와 NAA 처리구에서는 농도에 관계 없 이 모든 삽수의 생존율과 발근율은 90%이상으로 나타났다 (Fig. 1A). 근수는 IBA 1000㎎·L-1에서 57.8개로 발근이 가 장 많이 되었고 근장에서 또한 IBA 1000㎎·L-1에서 11.8cm 로 가장 길게 나왔으나 대조구를 제외한 모든 처리구에서 통 계적인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1). 신초는 IBA 보 다 NAA에서 우수하게 나타났지만 지하부의 생체중 및 건물 중은 IBA 500, 1000㎎·L-1, 그리고 NAA 1000㎎·L-1에서 가 장 높게 나타났다.
옥신은 식물의 발근제로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식물생장 조절물질 중 하나로서, 식물의 세포 신장 및 개화 등에 관여 할 뿐만 아니라 삽수의 절단부위에 미분화 세포 발근을 유도 하여 삽목시에 뿌리 형성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Jung et al. 2006;Kochhar et al. 2008). 본 연구에서 IBA와 NAA 처리간 차이점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biomass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건물중이 NAA 보다 IBA 처리에서 더 우수하 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같은 속 식물인 구와꼬리풀, 부산꼬리풀, 산꼬리풀의 경우에 NAA 보다 IBA가 더 우수했 다는 보고(Kim et al. 2021;Oh et al. 2021)처럼 넓은산꼬 리풀의 경우에도 IBA 처리 시 삽목묘의 biomass 증가에 효 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또한, 옥신을 이용할 경우에 식 물이 필요로 하는 적정 농도 이상을 처리하게 되면 뿌리에서 에틸렌 발생량이 증가되어 뿌리 생육을 억제할 수도 있기 때 문에 적정 농도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Burg and Burg 1966;Gardner et al. 2017;Oh et al. 2021). 넓은산꼬리 풀의 경우에는 IBA와 NAA 1000㎎·L-1의 고농도에서 발근수, 근장 그리고 생체중 및 건물중이 우수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 아 1000㎎·L-1의 고농도가 적절한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100㎎·L-1정도의 농도를 사용하더라도 IBA와 NAA를 사용한 처리구가 대조구 보다 많은 근수가 생기기 때문에 1000㎎·L-1 이상의 고농도를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 된다.
용토에 따른 발근
삽목 시 용토에 따른 발근 효과를 알아본 결과, 모든 처리 구에서 95% 이상의 생존율이 나타났지만 발근율은 녹소토에 서 100%로 가장 우수하게 나타났고 녹소토와 원예상토의 혼 합용토 그리고 단일 원예상토에서는 각각 90, 71.4%로 나타 났다(Fig. 1B). 근수는 원예상토, 녹소토, 원예상토와 녹소토 혼용 처리구에서 각각 12.2, 25.4, 18.8개로 녹소토의 단용 처리구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근장은 원예상토와 녹소토 의 혼합 용토가 7.3cm로 원예용상토와 녹소토 보다 약 3.5, 2.1cm 정도 더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신초의 개 수는 원예용상토, 녹소토, 혼합 용토에서 각각 11.0, 8.1, 9.6 개로 확인되었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하 부의 생체중은 녹소토에서 159.1mg으로 70.5, 126.6mg인 원예용상토와 혼합 용토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건물중에서도 녹소토가 29.2mg으로 가장 높은 값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 다. 삽목을 할 때 발근율과 뿌리 균일성은 사용된 용토와 밀접 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용토의 선정이 식물의 번식에 상 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공적인 발근을 위해서는 용토 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Ofori et al. 1996;Owen Jr and Maynard 2007). 녹소토는 양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알갱이 가 모여 있는 입단구조로 통기성과 공극량이 우수하며, 원예 용상토는 피트모스, 펄라이트 등이 섞여 있으며 보습력이 우 수하고 유기양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본 연 구에서는 녹소토를 단용으로 사용한 처리구에서 근수, 지하부 의 생체중 및 건물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원예용상토 에서는 신초 개수를 제외한 전체적인 측정 지표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원예용상토와 녹소토를 혼합하여 사용한 처리구에서는 원예용상토를 단용으로 사용한 처리구 보다 근 수, 근장, 지하부의 생체중과 건물중이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이는, 넓은산꼬리풀의 경우에 보습력이 좋은 용토 보다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은 용토가 삽목 발근에 효과 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지며, 넓은산꼬리풀과 같은 속 식 물인 산꼬리풀이 녹소토 단용 처리 보다 원예용상토 단용 처 리가 발근에 효과적이라는 보고(Oh et al. 2021)와 반대되는 결과로 같은 속 식물일지라도 용토에 따른 발근이 차이가 나 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잎 절단 상태에 따른 발근
잎 개수와 절단 상태에 따른 발근 실험 결과, one half leaf에서는 신초 개수를 제외한 근수, 근장, 지하부의 생체중 및 건물중에서 각각 19.3개, 72.8cm, 171.5mg, 18.1mg으 로 가장 우수하게 나타났고 two half leaf은 각각 16.4개, 51.0cm, 54.1mg, 8.3mg으로 나타났다(Table 3). 하지만 two entire leaf의 경우에는 각각 9.8개, 27.8cm, 20.1mg, 4.6mg으로 발근이 가장 저조하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 었다. 또한, two leaf에서는 생존율과 발근율이 가장 저조하 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발근을 위한 공급원은 식물체 내에 있는 충분한 탄수화물이며, 광합성은 탄수화물을 생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Pellicer et al. 2000;Wiesman and Lavee 1995). 광합성은 주로 잎에서 합성되기 때문에 삽목 시 잎의 개수나 절단 상태에 따라 발근율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넓은산꼬리풀은 two leaf의 생존율과 발근 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절단된 잎의 개수가 줄어들수록 생존율과 발근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1C). 이는, 삽수에 붙어있는 잎의 수와 면적에 따라서 남아있 던 내인성 탄수화물과 삽목이 진행되는 동안 광합성으로 새롭 게 생성되는 탄수화물이 과잉으로 축적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삽목시 수분 스트레스가 광합성 속도와 기공전도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Smalley et al. 1991)와 같이 잎의 개수와 면 적의 차이에 따른 증발산량의 증가가 수분 스트레스를 유발하 여 생존율이 낮아지고 발근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 다. 또한 본 연구가 진행된 장소의 광 주기, 광량, 및 습도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추후 광 주기, 광량 및 상대습도의 차 이에 따른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