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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화용 장미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소비자가 가장 선호 하는 품목으로 국내에서도 생산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Yeon et al. 2021). 이러한 절화용 장미의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는 적정한 시설 환경 관리가 필수적이다. 국내 장미 시설 재배 여건은 계절적 관리의 어려움(Kim and Lieth 2012;Park and Kim 2019)과 함께 농가의 노령화와 냉난방 시설 부족 및 유가, 전기료 상승에 따른 경영비 증가(Yun et al. 2020)로 인해 온실 환경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 한 부적합한 환경으로 절화용 장미 시설 재배에서 다양한 생리장해가 발생한다. 블라인드 현상(blindness)이나 불헤드 현상(bullhead)은 화아분화 전후 시기 적정온도보다 낮은 저온에 노출되었을 때 주로 나타나는데(Ficher and Kofranek 1949;Hand and Cockshull 1974), 보온과 보광(Bredmose 1993;Carpenter and Anderson 1972), 지베렐린(Zieslin et al. 1976)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 반면, 고온기에 발생하는 꽃목굽음현상(bent peduncle phenomenon, BPP)(Seo and Kim 2013a)은 비정상적인 꽃받침조각이 출현하고 꽃목의 대화현상과 함께 굽음현상이 나타나며(Seo and Kim 2013c), 이러한 현상은 절화 수확시기에 극대화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확이 곤란해서 생산 농가에 손실을 야기하게 된다. 일부 연구에서 꽃받침조각 분화 단계에서 순간적인 고온과 수분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 구명은 미진한 실정으로 BPP 발생 시 생산 농가가 여름철 냉방 시설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손쉽게 현상을 경감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 역시 시급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BPP 발생 원인으로 생각되는 고온을 화아 분화 단계별로 처리하여 인위적으로 BPP를 유도하고, 농가에서 적용할 수 있는 물리적 방법으로 기형 꽃받침조각 제거 효과를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절화용 장미 BPP 유도 실험은 국내 육성 ‘Beast’ 품종 (Rosa hybrida L. ‘Beast’)(Fig. 1-B)을 대상으로 하였다. 경기도 파주시 절화 장미 재배 농가에서 모주를 채취한 후, 서울 시립대학교 환경화훼연구실 온실(23.7±4.0℃, 39.8±8.9%)에서 보광처리 없이 6개월 이상 재배한 삽목묘를 활용하였다. 고온 처리시에는 개화지 절단 후 2주 이상 발아한 신초들의 화아분화 단계를 구분하여 처리하였다.
꽃목굽음 경감 효과 실험은 경기도 파주시 장미 농가에서 재배되는 국내육성 2 품종‘Propose’, ‘Beast’, 외국 4 품종 ‘Revue’, ‘Ocean Song’, ‘Iguana’, ‘Legato’등 전체 6 품종을 대상으로 하였다(Fig. 1).
화아분화 단계 설정
BPP가 주로 고온기에 발생하고 특정 꽃받침조각의 기형이 발생하는 것(Cook 1926)과 관련하여 환경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정 화아분화 단계가 있을 것(Khayat and Zieslin 1982)으로 생각하여 대상 품종의 화아분화 단계를 외형적으로 구분하고자 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화아분화 단계 검정은 외관상 화아개시 전후로 보이는 신초들을 크기별로 구분하여 정단분열조직 부분을 잘라 FAA 용액[formalin(assay 37%) 25mL+acetic acid(assay 99%) 25mL+50% ethyl alcohol (assay 95%) 450mL]으로 24시간 고정(Hwang 2010) 후 실체현미경(stereoscopic microscope EGVM-452M, EG tech, Korea)으로 검경하였다. 이때 화아분화 단계의 외적 지표를 설정하기 위해 신초 길이와 전개엽수, 미전개 엽수 등 을 함께 조사하였다. 그 결과, 신초 길이가 2±0.5cm 전까지는 화아가 미분화 단계였으며, 3±0.5cm 일 때 꽃받침조각이 분화된 것이 확인되었고, 6cm 이상일 때 꽃받침, 꽃잎, 암술, 수술 등 모든 화아기관이 관찰되었다(Fig. 2). 이를 기준으로 화아분화를 3단계로 구분하였다. 화아분화 개시 이전 단계를 bud break stage 1(BBS1, 신초 길이 1cm 이하), 꽃받침조각 분화 이전 단계를 bud break stage 2(BBS2, 신초길이 2±0.5cm), 모든 화아기관이 분화된 bud break stage 3 (BBS3, 신초길이 6cm 이상)로 설정하였다.
고온처리
화아분화 단계별로 고온을 처리하여 BPP가 유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30℃와 35℃, 40℃의 고온에서 3일간(72시간) 총 4가지 처리를 실시하였다. 30℃와 35℃ 처리구는 각각 3 일간 72시간 처리하였다. 35℃와 40℃ 처리구에서는 고온에서의 화아 고사를 회피하고자 주간에만 3일간 36시간 처리하고 야간에는 25℃에서 관리하였다.
화아분화 단계별로 5개체에서 6개의 화아(총 30개)를 대상으로 하였다. 고온 처리는 환경조절 생육상을 이용하여 광주기 12시간, 광도 PPFD 600μmol·m-2·s-1, 습도 60%로 관리하였다. 고온 처리가 끝난 식물체는 서울시립대 유리온실(온도 23.7℃, 습도 39.8%)로 옮겨서 BPP 발생유무를 관찰하였다.
꽃받침조각 제거
꽃목굽음지에서 공통적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확인된 1번 꽃받침조각(Seo and Kim 2013c)을 엽상화로 진전되기 이전에 제거하였다. ‘Propose’, ‘Beast’, ‘Revue’, ‘Ocean Song’, ‘Iguana’, ‘Legato’6품종을 대상으로 화아 발달 단계를 화아 형성 이후 화아 크기에 따른 5단계로(S1: 화아길이 0.5cm 미만, S2: 화아길이 1cm, S3: 화아길이 1.5cm, S4: 화아길이 2cm, S5: 화아길이 2.5cm 이상)으로 화아 발달단계를 구분 하였다. 화아의 길이에 따라 화아형성 후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첫번째 단계인 S1과, 기존 연구에서 정상 줄기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높은 IAA 함량을 유지하기 시작한(Seo and Kim 2013b) S3으로 구분하여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식물체를 대상으로 각각 10반복씩 꽃목굽음 각도를 측정하고 조기 생성되어 이탈한 1번 꽃받침조각을 제거하였다(Fig. 3). 이후 화아 길이가 수확단계인 S5로 발달하였을 때 다시 꽃목굽음 각도를 측정하였다.
통계분석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AS package(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처리 간 유의성 분석은 DMRT(Duncan’s new multiple range test) 5% 수준으로 하였다.
결과 및 고찰
고온에 의한 BPP 유도 효과
화아발달 단계별로 고온을 처리하여 BPP가 유도되는 시기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BBS1단계 (bud break stage 1, 신초 길이 1cm 이하)에서는 30℃와 35℃/25℃ 처리구의 경우 BPP 발생 및 고사가 발생하지 않고 정상 개화지로 생장하였다. 한편 35℃, 40℃/25℃ 고온구에서는 각각 9.1%, 11.8% 의 BPP가 유도되었으며, 고사율 또한 27.3%, 5.9%로 나타났다. 화아분화가 시작되는 BBS2단계(bud break stage 2, 신초길이 2±0.5cm)에서는 모든 처리구에서 BPP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화아기관 분화가 완료된 BBS3단계 (bud break stage 3, 신초길이 6cm 이상)에서는 오히려 BPP 발생이 감소하였고, 35℃와 40℃/25℃ 처리구에서는 BPP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고사율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Table 1). 따라서 30℃ 이상의 고온이 BPP 유도에 영향 이 있음을 확인하였고, 특히 꽃받침조각이 분열하기 이전 단계인 BBS2에서 상대적으로 고온에 민감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단분열조직이 화아분열조직으로 전환된 이후 꽃받침 분열 이전 단계(Zamski et al. 1985)에 고온이 정상적인 화아분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며, 화아분화 종료 후 고온에 의한 BPP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 은 특정 화아기관 분화에서만 고온에 민감한 것(Chatterjee and Leopold 1964)으로 판단된다. 한편, 화아분화 단계별 BPP 발생 빈도의 차이는 화아분화가 매우 짧은 시간 내 이뤄 지므로 외형적인 검경만으로 단계를 구분하기는 어려운 실험적 한계로 생각된다.
국화 ‘Lerbin’에서도 화아분화기에 고온 노출이 길어질수록 기형화 발생이 증가하며, 야간기온이 높을수록, 누적 고온이 높아질수록 특히 탁엽과 설상화의 기형화 발생이 증가했다 (Huh et al. 2003). 국화 ‘수방력’ 품종에서도 꽃목굽음현상이 확인되었는데, 절화용 장미와는 달리 전조억제 재배 시 야간온도가 10-12.5℃ 저온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였다(Takahiro et al. 1999). 본 실험 결과, 장미에서도 신초의 화아분화 개시 후 꽃받침조각 분화 단계에 일시적인 30℃ 이상의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면 꽃받침조각이 정상적인 위치에 형성 되지 못하는 기형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고온이 비정상 꽃받침조각 형성에 직접적인 원인인지 고온에 따른 IAA 증가(William et al. 1998)가 원인인지, 갑작스러운 고온에 의해 분열조직 내 수분 스트레스에 의한 결과인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과정에는 품종에 따른 유전적 영향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환경요인과 화아 분화 관계와 관련해서 전사인자 발현 수준 및 호르몬 균형 등 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꽃받침조각 제거 효과
BPP와 내생 호르몬의 연관성에 대해 Seo and Kim(2013b) 은 BPP의 형태적 특징인 조기 생성된 특정 꽃받침조각의 엽 상화와 이로 인해 동반 발생하는 대화현상이 동화산물 분배 불균형과 지속적인 IAA 생성을 유도하여 꽃목굽음이 가속화 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꽃받침 분열 이전 단계의 고온처리에서 꽃목굽음현상이 유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동일 윤생조직으로부터 이탈한 꽃받침 조각을 엽상화로 발달되기 전에 제거함으로써 BPP를 경감시킬 수 있는지 알아본 결과, 6품종 중 ‘Revue’와 Legato’는 화아가 발달함(S1 → S5)에 따라 꽃목굽음이 유의적으로 경감 되었다. ‘Revue’의 경우 S1에서는 효과가 없었으나 S3에서는 처리 후 꽃목굽음 각도가 효과적으로 감소하였고, ‘Legato’는 S1, S3 모두 화탁 제거 후 꽃목굽음 각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Table 2). 한편, 화탁 제거 효과는 ‘Propose’와 ‘Ocean Song’의 경우 화탁 제거 후 꽃목굽음 각도가 감소되지는 않았으나 그대로 유지되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Propose’와 ‘Beast’는 화탁 제거 후에도 꽃목굽음이 더욱 진행되어 경감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BPP는 꽃받침의 화아분화가 완료되기 전 고온의 영향으로 특정 꽃받침조각이 조기 분화하면서 나타나는 생리적 장해로 판단되며, 발생 빈도는 품종 특이적이다.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내생 호르몬 불균형과 조기 분화된 특정 꽃받 침조각의 엽상화로 동화산물 축적과 분배 이상으로 꽃목의 대상화 현상이 나타나므로 해당 꽃받침조각을 화아 발육 과정에 서 제거하는 경우 일부 품종에서 BPP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