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기후변화로 인해 21세기 말에는 한반도의 기온이 현재보다 약 4°C 상승하여 면적의 17%가 아열대 기후구로 변한다(Lee et al. 2013). 이에 오크라와 망고, 참다래 등 아열대 농산물은 고수익성 상품으로 국내 제주 및 남해안 일대에서 주목받고 있다(Kim et al. 2019;Lee et al. 2013). 오크라는 아욱과 1년 생 혹은 다년생 초본성 작물로, 아프리카 동북부가 원산지인 열대 및 아열대 지역 채소이다(Ahn et al. 2011;Kim et al. 2015). 오크라는 외국에서 ladies finger로 알려져 있으며, 당 뇨병 예방,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기능이 있다(Ahn et al. 2011;Kumari et al. 2022).
오크라는 꼬투리의 식용 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꼬투리 색과 줄기, 잎자루, 잎맥과 큰 꽃이 관상가치가 있다(Lamont 1999). 오크라는 단풍나무와 비슷한 잎을 가지고 있으며,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Dyer 2021). 국내에서는 오크라 파종 및 정식 시기, 적정 적심 방법 등에 대한 재배 연 구가 진행되었다(Ahn et al. 2011, 2012;Kim et al. 2013, 2015). 그러나, 오크라의 적정 발아와 공정육묘 조건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다. 국내 도입된 오크라는 ‘그린호프’와 ‘레드호 프’ 두 품종으로, 대부분 식용을 목적으로 재배한다. 오크라 종자는 종피가 단단하므로, 불규칙한 발아율을 보여 수확이 균일하지 못하다(Kashif et al. 2012). 따라서, 오크라를 국내 관상식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종자 발아 특성 및 육묘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건물 에너지를 활용하는 옥상 온실은 건물 옥상 빈 공간에 온실을 설치함으로써 건물의 에너지 부하를 줄이며 작물 생산 에 필요한 에너지(냉·난방/이산화탄소)도 크게 절감할 수 있 는 스마트팜 기술이다(KIMM 2020). 옥상 온실은 토지 비용을 절감하고, 수경재배를 통한 물 사용 절감이 가능하지만(Pons et al. 2015), 옥상녹화 시 하중 증가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Kim et al. 2004) 옥상 온실은 기후변화에 기민하게 대응 하여 안정적인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며, 외기로 버려지는 에너 지를 활용해 농작물 재배에 활용할 수 있다(Choi et al. 2020).
최근 옥상 온실과 건물 사이의 에너지 해석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는 추세이나, 관상식물을 옥상 온실에서 재배하기 위한 연구는 거의 없다. 옥상 온실 내 작물 재배에 있어 배지의 선 택은 합리적인 비용, 풍부한 자원, 가벼움, 안정적인 화학적 특성 및 적절한 수분 보유를 위해 중요하다(Shukla et al. 2021). 피트모스는 물질 내부에 많은 미세공극이 존재하기 때 문에 보수성이 높다(Choi et al. 2000). 피트모스는 공극률 증 가 및 공극 크기의 확대를 위해 다른 토양과 혼합하며, 보편적 으로 버미큘라이트 보다 강도가 높은 펄라이트를 혼합하여 작 물 재배에 이용한다(Shim et al. 2016).
따라서 오크라의 관상식물 활용을 위한 종자 발아 및 육묘 시 적정 피트모스와 펄라이트의 토양 비율을 파악하고자 한 다. 본 연구 결과는 오크라의 옥상 온실 도입을 위한 기초 자 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및 재배환경
오크라(Abelmoschus esculentus L.) 종자(World Seed Co., Korea)는 파종 전 기온 25±1°C, 상대 습도 60±7%에서 24시 간 동안 증류수에 침지 처리하였다(Fig. 1). 서울여자대학교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스마트 유리 온 실 내에서 2022년 5월 2일 파종 이후 7월 12일까지 육묘하여 70일간 실험을 수행하였다. 온실 주간 온도는 발아 조사 기간인 26일차까지 25°C, 야간 온도는 15°C였다. 26일차 이후부터 온실 주간 온도는 30°C, 야간 온도는 20°C였다. 온실 평균 상대 습도 는 5월부터 6월 7일까지 약 50~70%, 6월 8일부터 실험 종료일인 7월 12일까지 평균 상대 습도는 약 80~90%였다(Fig. 2). 파종 후 7일까지는 수돗물(전기전도도 0.3dS·m-1, pH 6.0~6.5)로 저면 관수하였고, 이후에는 전 생육단계용 양액(Peters Professional, ICL Specialty Fetilizers, USA)을 이용해 전기전도도 0.5dS·m-1, pH 6.0~6.5로 저면 관수하였다.
토양 조성
토양 비율은 피트모스(Sunshine, Sun Gro Horticulture, Canada) 와 펄라이트(New Pearl Shine No. 1, GFC, Korea)를 혼합하여 각각 1:2, 1:1, 2:1, 4:1(v:v)의 4처리구로 구성하였다. 피트모스 와 펄라이트의 토양 혼합 비율에 맞추어 50구 플러그 트레이 (70mL/cell, 4.8×3.0×5.0cm)에 충진하여 1구당 1립씩 파종하였다.
조사항목
피트모스와 펄라이트의 토양 혼합 비율에 따른 오크라 발아율 은 파종 후 26일간 조사하였다. 초기 발아율(initial germination) 은 처리구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파종 후 7일차까지의 발아 율을 의미하며, 최종 발아율(final germination)은 더 이상 발아 율의 증감이 나타나지 않은 파종 후 22일차 시점의 발아율을 의미한다. 평균발아수(MDG, mean daily germination)는 1일당 발아종자수를 의미하며, 발아된 종자수를 조사한 날의 수로 나 누어 계산하였다[식(1)]. 평균발아일수(MGT, mean germination time)는 파종 후 발아까지 걸리는 평균일수를 의미하며, 치상 후 조사일수와 조사 당일 발아수의 곱의 합에서 총 발아수를 나누어 계산하였다[식(2)]. T50(days to 50% of germination of final germination rates)은 최종발아수의 50% 발아까지 소모된 일수를 의미한다[식(3)]. 발아균일도(GU, germination uniformity) 는 평균발아일수에서 치상 후 조사 일수를 뺀 제곱값에 조사 당일 발아수를 모두 더한 후 총 발아수에서 1을 뺀 값으로 나누 어 계산하였다[식(4)].
(N: 발아 조사 종결일까지의 총 발아수, T: 총 조사일수, Ti: 치 상 후 조사일수, Ni: 조사당일 발아수, Ti50: Ni50 시점까지 소요 된 발아기간, Ni50: N에 대한 50% 발아 직전까지의 총 발아수, Nj50: N에 대한 50% 발아 직후까지의 총 발아수, Tj50: Nj50 시 점까지 소요된 발아기간)
오크라 묘 생육은 파종 후 28일차부터 70일차까지 처리구별 7개체를 선정해 7일 간격으로 초장, 엽수, 엽장, 엽폭을 측정하 였다. 파괴 조사는 처리구별 5개체씩 임의 선정하여 파종 후 28일차, 70일차에 경경, 줄기 길이, 뿌리 길이, 지상부와 지하부 의 생체중 및 건물중, 엽면적을 측정하였다. 엽면적은 Image J 소프트웨어(NIH,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지상부와 지 하부의 생체중 및 건물중은 전자저울(PAG213, OHAUS Co., USA)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건물중은 지상부와 지하부로 나 누어 60°C의 드라이오븐에 7일간 건조한 뒤 측정하였다.
통계분석
실험구는 피트모스와 펄라이트 비율에 따른 4처리구를 5반복 하였으며, 반복 당 50개체씩 난괴법으로 배치하였다. 실험 결과 는 R프로그램(ver.4.2.0, Development Core Team, Austria)을 이용해 통계처리를 하였다. 각 처리 간의 통계적인 유의성은 Duncan 다중검정법(p<0.05)을 이용해 분석하였다. 그래프는 Sigma plot 10.0 프로그램(SigmaPlot Software, USA)를 이용해 작성하였다.
결과 및 고찰
원예작물 육묘는 피트모스 등 유기물과 여러 토양 종류를 혼합해 배양토의 물리성과 화학성이 적절하게 조절된 배양토 를 재배에 이용한다(Oh and Kim 2007). 오크라의 발아율은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파종 후 5일차와 실험 종 료까지 각각 18.8%와 76.4%이며, 다른 처리구에 비해 파종 5 일차부터 실험 종료까지 가장 값이 컸다(Fig. 3). 피트모스:펄 라이트=4:1 처리구의 발아율은 파종 후 7일차에 15.2%였지만,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34.8%로 유의하게 높았으 며, 이러한 경향은 발아 종료까지 유지되었다. 파종 후 22일차 의 오크라 최종 발아율은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76.0%로 나타났다(Table 1). 선행 연구에 따르면, 오크라 종 자 발아율은 6시간 동안 그늘에 건조해 24시간 침지 처리했을 때 54.17%였으며(Lamichhane et al. 2021), 25°C 암조건에서 24시간 침지 처리했을 때 75%로 나타나는 등 (Sharma et al. 2014) 전처리 시 환경조건에 따라 발아율에 차이가 나타났다. 오크라 종자 발아율은 평균 온도 18°C에서 24시간 침지 처리 했을 때 95%로 0, 6, 12, 36시간 침치 처리한 처리구에 비해 높았다(Sikhondze and Ossom 2011). 이처럼 오크라 종자 발 아율은 침지 처리 시 온도, 광도 및 건조 방법 등 환경에 영향 을 받기 때문에, 추후 오크라 종자 침지 처리 시 환경 조건을 고려하여 처리한다면 발아율이 향상될 것이다.
오크라 종자의 초기 발아율은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 구에서 34.8%로, 다른 처리구에 비해 15.2~23.2% 증가했다. 오크라의 평균발아수는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1.47립으로 피트모스:펄라이트=1:1 처리구 1.25립, 피트모스: 펄라이트=2:1 처리구 1.19립, 피트모스:펄라이트=4:1 처리구 0.84립에 비해 우수했다(Table 1). 오크라의 평균발아일수와 T50은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각각 7.99일과 6.29 일로 다른 처리구에 비해 2일 정도 빨랐다(Table 1). 오크라 종자의 발아균일도는 피트모스:펄라이트=1:2와 피트모스:펄라 이트=4:1 처리구에서 각각 8.70과 24.80으로 나타났다(Table 1). 피트모스:펄라이트=1:2 의 경우 피트모스:펄라이트=1:1, 2:1, 4:1 처리구에 비해 종자 발아가 균일한 상태로 촉진되었 다. 고추, 배추, 수박 및 오이의 발아와 초기 생장을 위한 배 양토 분석 시 피트모스 pH는 4.9, 펄라이트 pH는 6.5로 피트 모스가 비교적 토양 산도가 높은데, 산성 조건에서는 토양 화 학평형의 변화로 인하여 발아가 균일하지 않고 특정 무기 원 소 결핍 등의 생리장해를 일으킬 수 있다(Oh and Kim 2007). 본 연구에서 피트모스 비율은 피트모스:펄라이트=1:2, 1:1, 2:1, 4:1 처리구 순으로 높아진다. 오크라 재배 시 적정 토양 pH는 6.0~6.5다(RDA 2019). 피트모스:펄라이트=1:1, 2:1, 4:1 처리구에서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 비해 피트모스 함량이 높아, 토양 산성화로 오크라의 발아율이 낮아졌을 가 능성이 있다. 오크라 재배를 위한 토양 연구는 유기 개량제 및 광물질 비료가 발아와 유묘에 미치는 영향이나 발아 증진 을 위한 종자 전처리에 대한 연구(Naz et al. 2012;Sharma et al. 2014;Sarma and Gogoi 2015;Velempini et al. 2003) 등 이 진행된 바 있으나, 발아를 위한 피트모스와 펄라이트 비율 에 따른 연구는 이루어진 바가 없었다. 오크라 종자는 피트모 스의 비율이 높은 경우 발아가 저조했기 때문에, 토양 pH가 낮은 경우 석회를 시용하는 등 지속적인 산도 관리가 필요하다.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파종 후 70일차에 오크 라의 초장, 엽장, 엽폭은 각각 11.9cm, 51.5cm, 52.1cm였다 (Fig. 4).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에서 초장, 엽장, 엽폭 은 파종 후 28일 이후부터 70일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엽수 는 파종 후 56일째부터 감소했다(Fig. 4). 여름철 고온기에 장 마가 지속될 때는 광합성량이 부족하다(Aljibury and May 1970;Lee et al. 2010a). 여름철 장마 기간의 단기간 과습으로 인해 식물의 뿌리는 짧고, 약해져 목질 피층 세포의 목화 또는 목전화가 일어나 양·수분 흡수가 저해될 수 있다(Lee et al. 2010b). 오크라의 종자 및 육묘 시, 온실의 5월부터 6월 7일까 지 평균 상대 습도는 약 60%였으나, 이후 실험 종료까지 평균 상대 습도는 약 80~90%였다(Fig. 2). 실험 후반부 생육 저조 원인은 장마철 습도 증가로 뿌리의 생육이 저하되고, 줄기 하 단부터 잎이 고사해 엽수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실험 환경조건의 영향으로 오크라 묘는 피트모스:펄라이트 =1:1 처리구에서 파종 후 56일차에 전체 고사하였고, 피트모 스:펄라이트=2:1 처리구와 피트모스:펄라이트=4:1 처리구에서 파종 후 70일차에 모두 고사했다(Fig. 5, Table 2). 피트모스 는 다량 유기물을 함유하고 양이온교환능력과 보비력이 우수 하지만(Argo 1998), 토양 친화력이 낮아 근권부 활착에 문제 가 발생할 수 있다(Kim 2003). 또한, 피트모스는 내부에 많은 미세공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보수성이 매우 높다(Choi et al. 2000). 피트모스 단일처리구는 수분함량이 43.40%로 피트모 스와 펄라이트 혼용처리구에 비해 높은 수분함량을 가지고, 가밀도와 진밀도 모두 낮은 값을 보인다(Kim and Kim 2011). 피트모스가 첨가된 토양은 산꼬리풀의 지하부 과습 및 근권부 활착의 저조를 야기하여 생육이 억제될 수 있다(Lee et al. 2020). 이러한 연구결과는 피트모스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생 육이 저하되는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오크라는 생육 특성 상 과습을 싫어하고, 배수가 잘 되어야 하며, 유묘기에 과습할 경우 입고병이 발생하므로 배수 대책을 철저히 해야 한다 (RDA 2019).
오크라의 경경, 줄기 길이, 뿌리 길이, 지상부와 지하부의 생체중 및 건물중, 엽면적은 파종 후 28일차에 피트모스:펄라 이트=1:2 처리구에서 높았다(Table 2). 오크라 묘는 파종 후 70일차에 피트모스:펄라이트=1:2 처리구를 제외한 나머지 처 리구에서 고사했다(Fig. 5, Table 2). 부산꼬리풀의 초폭, 마디 수, 생체중은 피트모스:펄라이트=4:1 처리구에서 각각 피트모 스:펄라이트=1:1, 3:1 비율에 비해 증가했다(Oh et al. 2021). 딸기 수경재배용 상토에서 피트모스에 펄라이트를 혼합하면 용기용수량이 낮아지고 기상률이 높아진다(Kim et al. 2020). 적합한 토양 통기성과 보수성은 식물 종류에 따라 다르며, 오 크라의 경우 피트모스와 펄라이트를 1:2로 혼합한 비율이 적 합하다고 판단된다.
오크라는 점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상식물로 원활한 재배를 위해서는 발아와 육묘기의 토양 연구가 반드 시 필요하다. 본 연구는 도심 내 옥상 온실 도입이 가능한 관상식물인 오크라의 피트모스와 펄라이트 토양 조성 시 발 아와 유묘 특성을 파악하였다. 오크라 육묘 시 피트모스 비 율 증가는 생육을 억제하기 때문에 발아 혹은 육묘 단계에서 피트모스 비율이 높은 배지는 오크라 재배에 적합하지 않다. 오크라를 관상식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피트모스와 펄라이 트르 1:2로 혼합한 배지를 이용하여 재배하는 것이 가장 적 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