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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꽃과(Lythraceae) 털부처꽃(Lythrum salicaria L.)은 다 년생 초본으로 전국에 분포하며, 계곡이나 습지, 양지 등 다양 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척박하고 습한 지역에서도 비교적 생육이 좋기 때문에 북미에서는 습지 에 침입하는 잡초로 간주되고 있다(Mal et al. 1992;Mitich 1999). 유럽에서는 출혈, 이질 및 설사를 치료하는 전통 약초 (Piwowarski et al. 2015), 중국에서는 관상용 수생식물(Sun et al. 2022)로 이용된다. 한국에서는 여름(7~8월)에 자주색 꽃이 개화하고 개화기간도 긴 편으로 결실기인 가을(9~10월) 까지 꽃이 유지되며(KOAGI 2020), 하천변, 절개사면, 척박지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가져 녹화 및 관상식 물로 제안되고 있다(KBIS 2022). 털부처꽃의 전초는 전통 한 약재(천굴채)로 이용된 바 있으며(Lee et al. 2014), 최근에는 잎과 뿌리 추출물로부터 항산화, 항염증, 간기능 개선, 항균 및 항비만 등 다양한 생리활성기능들이 확인되어 새로운 식물 유래 건강기능식품 및 약학조성물로써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Kim et al. 2011;Lee et al. 2014;Piwowarski et al. 2015;Tunalier et al. 2007).
부처꽃속 식물들의 국내 연구동향으로는 기능성물질 탐색 (Jeong et al. 2020;Kim et al. 2011;Lee et al. 2009;Lee et al. 2010), 화단이용을 위한 재배기술(Ryu 2005;Song 2004), 수질정화연구(Cho 2007) 및 기내증식연구(Im et al. 2021)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높은 활용가치에 비해 부처꽃속 식물의 번식연구는 털부처꽃의 발아온도연구(Young and Clements 2001)정도가 보고되고 있어 대량생산을 위한 번식 및 육묘연 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편 균일한 묘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플러그 트레이를 이 용한 공정묘의 생산이 요구된다. 공정묘는 플러그 트레이의 분리된 셀로부터 각각 길러진 독립적인 묘를 의미하며, 공정 육묘는 이러한 규격화된 묘를 생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Nelson 1991). 공정육묘는 파종, 관수, 시비 등 일련의 과정 이 자동화되어 노동력 절감과 연중 계획 생산 등 집약적 농업 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 공정육묘 기술이 도입된 이래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공정묘 생산기술은 고도화 되었으며(An et al. 2021), 최근에는 IoT와 ICT 기반의 육묘장 과 스마트팜 등 시설원예분야의 저변확대로 관련 시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공정묘의 품질은 육묘시기, 플러그 트레이 셀 크기, 파종립 수, 토양, 관수 및 비료관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 는다(Jeong et al. 2020;Kim et al. 2019;Lee et al. 2022). 플 러그 셀 크기와 파종립수에 따른 황기의 생육(Jeong et al. 2020), 플러그 셀 크기에 따른 애호박의 묘 소질(Kim et al. 2019), 토양조성, 파종립수 및 비료처리에 따른 변산향유의 생 장반응(Lee et al. 2022) 등이 보고된 바 있어 공정묘 생산을 위해서는 적정 육묘조건에 관한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따 라서 본 연구는 털부처꽃의 적정 육묘조건(토양종류, 플러그 트레이 셀 크기, 파종립수, 액비농도 및 차광조건)을 구명하여 털부처꽃의 공정육묘 도입과 공정묘 생산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실험재료는 2019년 4월 국립수목원 종자은행으로부터 분양 받은 털부처꽃(Lythrum salicaria L.) 종자를 사용하였다. 종자는 건조상태로 4℃ 저장고에 보관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토양 은 상업용 원예상토(Hs, Hanareum No.2, Shinsung Mineral Co., Ltd., Goesan, Korea), 중화피트모스(Pt, BM4, Berger Co., Ltd., QC, Canada) 및 펄라이트(Pl, New Pershine 2, GFC Co., Ltd., Hongseong, Korea)를 사용하였다. 원예상토 의 성분함량은 코코피트(51.5%), 펄라이트(15%), 질석(13%), 피트모스(10%), 제오라이트(10%), 비료(0.4%; NPK 20-15-10) 를 원재료로 혼합되었으며, 용적밀도는 0.3mg/m3 미만, pH는 5.0~7.0, EC는 1.2dS/m 이하로 표기되어 있다. 플러그 트레 이는 162, 200, 288셀(부피 15, 10, 5cm3/셀) (Bumnong Co., Ltd., Jeongeup, Korea)을 실험에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액비 는 Hyponex 미분(NPK 6.5-6-19, Hyponex Japan Co., Ltd., Osaka, Japan)을 증류수에 용해하여 농도별로 사용하였으며, 차광은 55%와 75% 차광막(한국포장사, Cheongju, Korea)을 지면으로부터 150cm 상단에 설치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육묘 조건
실험은 2019년 4월 27일부터 6월 22일까지 8주간 유리온실 에서 수행되었으며, 토양종류, 플러그 트레이 셀 크기, 파종립 수, 액비농도 및 차광을 달리하여 각각의 육묘 조건을 조사하 였다.
먼저, 육묘 조건의 처리구별 대조구를 설정하였으며, 토양 종류는 원예상토, 플러그 트레이는 200셀 플러그 트레이, 파 종립수는 1립, 액비농도는 500배(mg·L-1), 차광은 무차광으로 공통 대조구를 설정하였다. 다음으로 200셀 플러그 트레이를 18셀씩 분리한 다음 원예상토를 담고 종자를 1립씩 파종하였 으며, 무차광 조건의 유리온실에 완전임의 배치하여 재배하였 다. 또한 공통 대조구는 2, 4, 6주차에 500배 농도의 액비를 시비하였다.
토양종류에 따른 육묘조건 실험은 원예상토 단독, 중화피트 모스와 펄라이트를 3:1(v/v), 4:1로 혼합한 3종류의 처리구를 조성하였으며, 각각의 토양 처리구를 200셀 플러그 트레이에 담았다. 토양종류 조건을 제외한 모든 조건은 공통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되었으며, 실험은 처리구 당 18셀, 3반복으로 54셀이 사용되었다.
플러그 트레이에 따른 육묘조건 실험은 원예상토를 162, 200, 288셀 3종류의 처리구를 조성하였다. 플러그 트레이 조 건을 제외한 모든 조건은 공통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되었으 며, 실험은 플러그 트레이 처리구 당 18셀, 3반복으로 54셀이 사용되었다.
파종립수에 따른 육묘조건 실험은 파종립수를 제외한 모든 조건이 공통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되었으며, 플러그 트레이 셀 당 1, 2, 4, 6립의 종자를 파종하였다. 실험은 파종립수 처 리구 당 18셀, 3반복으로 54셀이 사용되었다.
액비농도에 따른 육묘조건 실험은 공통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되어 재배된 유묘를 사용하였다. 파종 후 재배된 유묘를 대상으로 2, 4, 6주차에 Hyponex를 농도별(0, 250, 500, 1000 배)로 시비하였다. 실험은 Hyponex 농도 처리구 당 18셀, 3 반복으로 54셀이 사용되었다.
차광에 따른 육묘조건 실험은 차광조건을 제외한 모든 조건 이 공통 대조구와 동일하게 설정되었다. 파종 후 플러그 트레 이를 완전임의 배치한 다음 0(132.9±1.71μmol·m-2·s-1, PPFD), 55(74.9±0.06), 75%(25.6±0.02)의 차광막을 설치하였다. 실험 은 차광막 처리구 당 18셀, 3반복으로 54셀이 사용되었다.
재배방법
육묘기간 동안 유리온실의 온·습도 평균±표준편차는 각 23.3±7.98℃와 47.8±27.53%로 조사되었다. 관수는 가압용 펌 프(40L/min)가 연결된 미니스프링쿨러(살수직경; 5~6m)를 이 용하여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6시에 5분간 미스트 분무되도록 설정하였다.
생육조사 및 통계분석
털부처꽃의 육묘 후 초장(cm), 줄기직경(mm), 엽수, 마디 수, 엽록소지수(SPAD-502, Minolta, Osaka, Japan), 근장(cm), 지상부 및 지하부 생체중(mg/plant)이 조사되었다. 모든 생육 데이터(n=18)는 평균과 표준오차 값을 구하고 SAS version 9.4(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이용하여 ANOVA 분석 후 Duncan’s Multiple Range Test (DMRT)로 검정하였다 (p<0.05).
결과 및 고찰
토양종류에 따른 털부처꽃의 육묘기 생육
토양종류별로 플러그 트레이에 파종된 털부처꽃 종자의 발아율은 42.5~51.3%로 조사되었다(Table 1). 대조구에 파종 된 털부처꽃은 초장, 엽수 및 지상부 생체중이 각각 4.9cm, 10.9ea/plant, 318.1mg/plant로 조사되었으며, 피트모스와 펄 라이트 Pt3:Pl1처리는 0.7cm, 7.8ea/plant, 7.5mg/plant로 생육 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였다(Table 1, Fig. 1A). 대조구로 사용 된 원예상토는 질소 등 일정양의 비료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비료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피트모스와 펄라이트의 혼합토양 보다 발아 후 높은 생육 수치가 조사된 것으로 생각된다.
플러그 트레이 셀 크기와 파종립수에 따른 털부처꽃의 육묘기 생육
털부처꽃은 충진된 토양이 많을수록 생육이 우수한 경향 이었으며, 특히 162셀 플러그 트레이에서 가장 우수하였다 (Table 2, Fig. 1B). 한편 200셀과 288셀 플러그 트레이에서 조사된 유묘는 162셀에 비해 초장 등 생육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은 경향이었다. 근장, 초장, 지상부 및 지하부 생체중은 각 각 162셀(6.9cm, 6.1cm, 512.9mg/plant, 677.6mg/plant), 200 셀(6.0cm, 4.9cm, 318.1mg/plant, 446.2mg/plant), 288셀 (5.4cm, 4.0cm, 214.4mg/plant, 333.5mg/plant)의 순으로 감 소하는 경향이었다. 이는 162셀의 용적이 15cm3로 더 크고 많 은 원예상토가 충진 되었기 때문으로 육묘기 동안 비료성분이 포함된 상토로부터 양분을 풍부하게 공급받아 근권부의 발달 이 지속되었고 결과적으로 지상부의 생육까지 긍정적인 영향 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Jeon et al. 2006;Park et al. 2009). 변산향유의 유묘 재배에서 플러그 트레이 셀 크기가 커질수록 초장, 초폭, 엽장, 엽폭 및 줄기직경 등 생육이 증진된 결과가 보고되었다(Lee et al. 2022). 소엽과 참당귀(Oh et al. 2014), 부추(Kim et al. 2001)도 셀 크기가 증가할수록 생육이 우수하 여 본 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그러나, 플러그 트레이의 크 기는 정식가능한 유묘의 육묘기간, 생산면적, 온실이용효율 등 유묘의 생산효율과 생산비용에 영향을 미친다(Di Benedetto and Klasman 2004). 따라서 200셀과 288셀에서 재배된 털부 처꽃은 육묘기간과 대량생산의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 다. 결과적으로 털부처꽃의 생육, 생산성 및 경제성을 고려한 다면 288셀 플러그 트레이에서 묘를 생산하는 것이 유리할 것 으로 생각된다.
파종한 종자의 수가 적을수록 식물체당 생육은 왕성하였다 (Table 3, Fig. 1C). 초장을 제외하고 셀 당 파종립수가 증가할수 록 줄기직경, 엽수, 마디수, 엽록소지수, 근장 등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Jeong et al.(2020)의 연구에서 황기 종자의 셀 당 파종립수가 1립에서 2립과 3립으로 증가할수록 유묘의 줄기직경, 엽면적, 엽록소지수, 지상부의 생체중 및 건물중 등 생육지표가 감소함을 보고하였다. 한편 셀 당 조사된 전체 식물 의 지상부 및 지하부의 생체중은 각 411.0~478.5mg/plant와 612.0~648.4mg/plant으로 2, 4, 6립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셀 당 식물체를 1주씩 비교하면 1.5~2배 정도의 생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생육이 우 수한 유묘를 생산하기 위해서 셀 당 1립을 파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을 나타낸다. 그러나 털부처꽃의 낮은 발아율(51.3% 이하)과 유묘의 결주 발생을 고려하면 셀 당 2립을 파종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으로 판단된다.
액비농도와 차광처리에 따른 털부처꽃의 육묘기 생육
액비는 동일한 육묘기간을 비교하여 생육을 증가시켰다. 특 히 공통 대조구인 Hyponex 500배 농도와 비교하여 1000배 농 도는 초장(4.9, 5.7cm), 줄기직경(1.49, 2.01mm), 엽수(10.9, 12.8ea/plant), 마디수(5.7, 6.7ea/plant), 근장(6.0, 6.7cm), 지 상부 생체중(318.1, 394.8mg/plant) 및 지하부 생체중(446.2, 523.4mg/plant) 등 생육이 유의미하게 촉진되었다(Table 4, Fig. 1D). 실험에 사용된 Hyponex는 식물생육에 필수적인 성 분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어 다양한 연구에 사용되어왔다 (Chon et al. 2011;Jeong et al. 2012;Lee et al. 2015;Lee et al. 2022). 능유바위솔(Chon et al. 2011)과 울릉연화바위솔 (Jeong et al. 2012)의 분화재배 연구에서 1000mg·L-1 Hyponex 시비는 생육을 촉진하였으며, 금꿩의다리(Lee et al. 2015) 생 육을 촉진하고 묘품질을 개선시켰다고 보고되었다. 이는 Hyponex에 포함된 질소, 인산, 칼륨 등 비료성분이 생육을 촉진한 것으로 생각된다(Jeong et al. 2012;Jeong et al. 2013;Kim et al. 2009). 한편 무처리와 250배 Hyponex 처리구는 공통 대조구(500배)와 비교하여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털부처꽃의 육묘 시 적어도 1000배 Hyponex 시비가 요구됨 을 의미하며, 고품질의 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 적인 시비가 요구된다.
차광처리는 광량을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종자파종부 터 생육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안정적인 유묘 생산을 위해서 는 적절한 광량조절이 필수적이다(Jeon et al. 2014;Jeon et al. 2015). 털부처꽃은 무차광 조건에서 초장 4.9cm, 엽수 10.9ea/plant, 마디수 5.7ea/plant 및 근장 6.0cm로 차광조건 보다 낮은 생육수치를 나타냈다(Table 5). 특히 55% 차광조건 에서 전반적으로 생육이 우수하였으며, 엽수(12.6ea/plant)와 근장(7.4cm)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그늘진 산지에 자 생하는 자주꿩의다리 연구와 일치하였으며, 자주꿩의다리는 55% 차광조건에서 지상부와 지하부의 생체중 등 생육이 가장 우수하였다(Lee et al. 2015). 한편 75% 차광조건은 차광율이 증가할수록 초장(8.0cm)을 신장시켰지만, 줄기직경(1.29mm), 지상부 및 지하부의 생체중(293.8, 184.9mg/plant)은 감소하 였다. 눈개승마에서는 차광율이 증가하면서 부족해진 광량으 로 인해 유묘의 광합성 기능 저하 및 생장 감소가 보고되었다 (Lee et al. 2019). 또한 팔레놉시스는 70% 이상의 차광조건에 서 생체중이 감소하였다(Lee et al. 2011). 결과적으로 육묘기 의 적절한 차광은 털부처꽃 생육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생 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