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국민들의 여가 활동이 늘어나면서 도시농업과 정원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와 같은 생활원예 관련 다양한 법률들이 제·개정되어 시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약칭 도시농 업법(2017.3.21 제정), 화훼산업법(2019.8.20 제정), 치유농 업법(2020.3.24 제정), 수목원정원법(2013.3.23 개정)이 있다 (KSHS 2022). 특히 정원활동에 대한 관심은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민간 수준에서도 정원조성 붐을 일으키고 있다(Kim 2015). 관련 법률에 근거해서 빠른 속도로 수목원, 식물원, 정 원들이 설립 및 등록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국·공립 수목 원 37개소, 사립 수목원 31개소, 국가 및 지자체 정원 33개소, 민간 정원 54개소가 보고되고 있다(KFS 2022).
한편, 정원활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 와 지자체 수준에서 수목원 조성이나 박람회, 컨퍼런스, 콘테 스트와 같은 전시 홍보 행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으나, 일반 시민과 전문가 대상 맞춤 교육과 정원활동에서 필요한 이용관 리에 대한 학술적 지원은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Park et al. 2020;Yun and Yoon 2019). 특히, 민간영역에서 개인정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다양한 형태로 조성되고 있지만, 개인 정원 특성상 조성 및 관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원예 정보들의 보급이 미흡한 실정으로 정원 문화 확산에 장 애물이 되고 있다(KSHS 2022).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른 기후변화가 뚜렷하고 특정 계절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환경 때문에 자연 식생에 대한 변화도 다 양하다(Han et al. 2020). 정원은 구조물과 식생, 주변 경관과 함께 조성되어 계절적 기후 특성 뿐만 아니라 지역별 환경에 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구조, 규모, 목적, 식생 다양성 등이 매 우 상이하다. 특히 정원의 경관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 고 녹색 환경적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원에 심는 식 물, 주로 화훼식물들인 정원 식생들에 대한 생육과 생리생태 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Young 2017).
본 연구는 일반 시민들이 정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개 인정원을 조성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관련 기초자료를 얻고 자 실시하였다. 전국 소재 36개소 정원을 대상으로 국립수목 원에서 제시한 정원 유형 기준에 따라 유형을 구분한 다음 각 정원에 식재된 원예식물을 조사하고 유형별 식생 특성을 분석 하였다(KNA 2020).
재료 및 방법
정원 유형 기준
본 연구에서는 정원 유형을 2020년 국립수목원에서 제시한 6가지로 구분하였다(KNA 2020). 국립수목원의 6가지 정원 유 형은 식재 환경 특성을 기준으로 양지형(sunny type), 음지(그 늘)형(shade type), 건조형(dry type), 습지형(wet type), 도시 형(urban type), 해안형(coastal type)으로 구분되며, 유형별 특성은 Table 1과 같다(KNA 2020).
조사 대상 정원
조사 대상 정원은 정원 유형별로 6개소씩 전체 36개소로 사 전지표조사와 정원 관련 학계, 산업계, 연구소 등의 전문가 의 견을 종합하여 선정했다(Table 2). 전국 각지에 분포하는 여 러 정원을 대상으로 유형기준 적합도, 경관성, 대중성, 접근성 및 현장조사 가능 여부 등을 선정기준으로 지표화해서 배수로 1차 선정한 다음, 전문가 의견을 거쳐 최종 36개소를 선정하 였다. 유형별 특성과 대상 정원 목록은 Fig. 1과 Table 2와 같 다. ① 양지형 정원(sunny garden, Su)은 햇빛이 잘 드는 들판 등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이용해 조성하여 하루 6시간 이상의 일조시간을 갖는다(Fig. 1A). 화가의 정원산책(Su1, 순천), 서 울숲 오소정원(Su2, 서울), 아침고요수목원 코티지가든(Su3, 가평), 벽초지수목원 퀸즈가든(Su4, 파주), 그린망고 카페정원 (Su5, 양평), 마이알레 카페정원(Su6, 과천)을 선정했다. ② 그 늘형 정원(shade garden, Sh)은 수목 하부나 건물 옆 등 주로 그늘진 장소에 조성된 곳이다(Fig. 1B). 헤세정원(Sh1, 양주), 서울숲 갤러리정원(Sh2, 서울), 남산 이끼정원(Sh3, 서울), 평 강랜드 그늘정원(Sh4, 포천), 홍릉시험림 약용식물원(Sh5, 서 울), 전주수목원 그늘정원(Sh6, 전주)이 포함되었다. ③ 건조 형 정원(dry garden, Dr)은 양지의 건조한 환경에서 건전하게 자라는 내건성 식물을 주로 식재한다(Fig. 1C). 아침고요수목 원 석정원(Dr1, 가평), 한택식물원 암석원(Dr2, 용인), 순천만 국가정원 암석원(Dr3, 순천), 전주수목원 암석원(Dr4, 전주), 베케(Dr5, 제주), 쏠라시도 산이정원(Dr6, 해남)을 선정했다. ④ 습지형 정원(wet garden, We)은 물가에 조성되어 토양이 축축한 상태로 유지된다(Fig. 1D). 시크릿가든 연못정원(We1, 칠곡), 세미원 열대수련연못(We2, 양평), 산들소리수목원 개 구리연못(We3, 남양주), 평강랜드 연못정원(We4, 포천), 원예 예술촌 와일드가든(We5, 남해), 서서울호수공원 몬드리안책 방(We6, 서울)을 선정했다. ⑤ 도시형 정원(urban garden, Ur) 은 유동인구가 많고 소음과 공해 발생이 많은 도심에 조성되 고 옥상 등 인공지반이나 불투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식재면적 이 적다(Fig. 1E). 대구서구청 옥상정원(Ur1, 대구), 용산꿈나 무종합타운 옥상정원(Ur2, 서울), 서울고등법원 옥상정원(Ur3, 서울), 강동구청 야외정원(Ur4, 서울), 우리경 공개정원(Ur5, 서울), 성남시청 야외정원(Ur6, 성남)을 선정했다. ⑥ 해안형 정원(coastal garden, Co)은 해안에 인접한 곳에 조성되어 있 으며 상대적으로 토양 염도가 높고 해풍이 많고 일광이 강한 곳이다(Fig. 1F). 쏠라시도 태양의정원(Co1, 해남), 쑥썸 별정 원(Co2, 고흥), 줄포만갯벌생태공원(Co3, 부안), 서귀포 칼호 텔 해안정원(Co4, 제주), 제주허브동산 연인의숲(Co5, 제주), 시에스가든(Co6, 제주)을 선정했다.
식재 분석
현장 식재 조사는 2020년 6월부터 10월말까지 실시하였다. 정원별 조사 면적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원 특성을 잘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경관이 우수하고 식생이 다양한 지점을 중심으로 일정 면적(10×10㎡)을 표본으로 설정하여 실시하 였다. 정원별 식재 정보를 데이터화하기 위해 현장 스케치 도면을 CAD로 구축하였다(자료 생략). 식물 동정을 위해 국 가표준식물목록(KNA 2022)과 The Plant List(2022), American Horticultural Society A-Z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Brickell 2004)을 참고하였다. 재배품종의 경우 출처가 불분명하여 품 종 구분이 어려운 것은 대표 종으로 표기하였다. 한편, 조사 식생은 원예학적 분류를 이용하여 교목(tree), 관목(shrub), 초 본(herb)으로 구분하였다.
결과 및 고찰
교목, 관목, 초본 식재 구성
36개소 정원을 대상으로 일정 표본 내 식재 현황을 조사 한 결과, 식재 종수는 중복을 제외하고 총 712분류군이었고 (Table 3) 전체 분류군 목록은 Kim(2020)에 수록되어 있다. 712 교목, 관목, 초본의 구성 비율은 평균적으로 1:2:7 수준이 었으며, 정원별 편차가 다소 크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교목은 평균 12.6%(최소~최대 11.7%~18.9%)로 정원별 평균 2.5분류군이 식재되었으며, 단풍나무(Acer palmatum), 소나무(Pinus densiflora), 산수유(Cornus officinalis), 안개나 무(Cotinus coggygria) 등이 대표 식생이었다. 관목은 평균 20.7%(최소~최대 12.5%~33.9%)로 정원별 평균 4.1분류군이 식재되었으며, 나무수국(Hydrangea paniculata), 수수꽃다리 (Syringa oblata var. dilatata), 화살나무(Euonymus alatus) 등 이 주요 식생이었다. 초본은 66.7%(48.4%~75.6%)로 정원별 평균 13.2분류군이 식재되었으며, 맥문동(Liriope platyphylla), 참억새(Miscanthus sinensis), 비비추(Hosta longipes), 옥잠화 (H. plantaginea), 구절초(Dendranthema zawadskii var. latilobum) 가 대표 식생이었다.
전체 정원 대상 식재 빈도 상위 6%에 해당하는 43개 분류군에 는 교목 6 분류군(13.9%), 관목 11 분류군(25.6%), 초본 26 분류 군(60.5%)이 차지했으며 전체 식생 구성 비율과 유사하였다 (Table 4). 초본 맥문동과 관목 일본조팝나무(Spiraea japonica) 가 전체 정원 36개소 중 11개소에서 식재되어 식재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맥문동은 6개 유형 모두에서 조사되었다. 참억새, 수 국(Hydrangea macrophylla), 회양목(Buxus koreana), 비비추, 단풍나무, 옥잠화, 구절초, 우선국(뉴욕아스터, Symphyotrichum novi-belgii), 소나무, 서양톱풀(Achillea millefolium), 에키네 시아(Echinacea purpurea), 부처꽃(Lythrum anceps), 돌단풍 (Mukdenia rossii),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흰말채나무 (Corunus alba), 나무수국(Hydrangea paniculata), 산철쭉 (Rhododendron yedoense for. poukhanense) 등이 많이 식재 되고 있었다. 또한 맥문동, 일본조팝나무, 수국, 회양목, 단풍나 무, 옥잠화, 에키네시아, 철쭉류(Rhododendron spp.)는 정원 유형 5개 이상에서 확인되어 정원식재가 일반화된 분류군으로 파악되었다. 반면 참억새, 동백나무 등은 식생 특성상 특정 정원 유형 중심으로 식재되고 있었다. 상위 6% 43분류군에 대한 특성 과 마찬가지로 전체 분류군 대상 초본과 목본 구성비율 역시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Kim 2020). 하지만 식생 다양성은 일반 적인 정원식물로 1,500~3,000분류군을 소개하는 RHS, AHS와 비교할 때 다소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Brickell 2004;Young 2017).
정원 유형별 식재 다양성
6가지 정원 유형별로 교목, 관목, 초본 구성 비율이 차이를 보였다(Table 3, Fig. 2). 전체적으로 교본:관목:초본 구성이 평균 1:2:7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양지형의 경우 1:1:8 비율 로 관목이 적고 초본이 많았으며 다른 유형보다 식재 종류가 20~40% 많았다(Fig. 3). 반면 그늘형의 경우 2:2:6 비율로 교 목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건조형과 습지형과 마찬가지로 식 재 종류가 20% 적었다. 한편, 습지형의 경우 조사 대상 정원 별 식재 종수 차이가 크게 나타났고, 일본조팝나무, 비비추, 부처꽃의 이용빈도가 높았다(Table 4). 비비추는 환경적응성 이 높고 관리가 용이하여 습지나 양지 및 그늘 정원에서 자주 활용하는 소재다(Cheng et al. 2013;Kim and Lee 2012). 도 시형의 경우 옥상 혹은 건물 주변 등 조성 위치에 따라 식재 비율 차이가 컸으며 특히 옥상 정원에서 초본이 전체의 80~90%(Ur1, Ur2)를 차지했다(Fig 2). 한편 서울고등법원의 옥상정원(Ur3)은 교목과 관목이 47.6%였지만 수고가 2m 내외 로 낮은 특징을 보였다. 해안형의 경우 2:3:5 비율로 초본보다 는 목본 중심의 식재 특성을 보였으며 교목으로는 단풍나무, 먼나무(Ilex rotunda), 후박나무(Machilus thunbergii) 3종이, 관목으로는 수국, 회양목, 동백나무, 꽝꽝나무(Ilex crenata) 등 남부 수종들이 많이 식재되었다(Table 4). 상대적으로 연 평균 기온이 높은 충청 이남 해안 및 도서에 대상 정원들이 위치하였고, 해풍 등 바람과 염분의 피해가 적은 목본 위주 남 부 상록 수종들의 물리적 기능성을 이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개별 정원별로 살펴보면, 식재 종류가 가장 풍부한 쑥섬 별 정원(Co2)은 총 36종으로 교목 2.8%, 관목 22.2%, 초본 75% 로 조사된 반면, 세미원의 열대수련연못(We2)은 부처꽃, 네 가래(Marsilea quadrifolia), 수련(Nymphaea tetragona), 창포 (Acorus calamus) 4종의 초본으로만 조성되었다(Fig. 2). 벽초 지수목원의 퀸즈가든(Su4), 홍릉시험림의 약용식물원(Sh5), 제 주 베케(Dr5), 대구서구청 옥상정원(Ur1)은 90% 이상이 초본 으로 구성되었으며, 정원 주제나 위치, 목적에 따른 결과로 판 단된다. 남산 이끼정원(Sh3)과 쏠라시도 태양의정원(Co1)은 교목 및 관목 식재 비율이 각 76.9%, 88.2%로 목본 위주로 식 재되어 이끼에 맞는 생태적 환경을 만들거나 대규모 간척지 정원 조성의 특징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정원의 주제, 위치, 규모, 주변 환경 요소에 따라 식재 구 성이 다른 것을 확인하였다(Fig. 3).
본 연구를 통해 주로 이용되는 정원식물 종류와 식재 구성 과 같은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정원 조성 시 유형별 식재조합 가이드라인 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 대한다. 다만, 개인적 기호나 장소적 환경 특성이 상이하므로 지속적인 식재 모니터링과 함께 계절 변화에 따른 식재 특성 등에 대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