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포인세티아(Euphorbia pulcherrima. Willd. Ex Klotzch)는 멕시코 남부와 과테말라 북부 원산의 열대성 식물이다(Taylor et al. 2011). 원산지에서는 관목 형태로 경관식물로 이용되기 도 하지만(Judith et al. 2011), 세계적으로는 분화 형태로 이용 되고 미국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생산·소비된다(Judith et al. 2011). 미국의 포인세티아 시장은 1.49억달러 규모로, 미국 전 체 분화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매우 크다(USDA 2018). 국내 포인세티아의 재배 면적은 3.8ha로 연간 97~98만 분이 양재동 화훼공판장 등 화훼 경매장 및 화훼 시장을 통해 유통된다(MARFA 2019).
포인세티아는 가을 단일조건에서 꽃눈이 분화되어 겨울에 덮개잎과 착색엽이 붉게 물들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교회 장식 용으로 많이 소비된다. 미국, 유럽 등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10월부터 12월까지 연간 전체 물량의 90% 가량이 출하된다(KKFATC 2021). 포인세티아가 계절적 제한을 가지고 판매되는 것은 시기적, 형태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상징하여 기 독교 문화의 확산과 함께 미국, 유럽에서 널리 퍼졌기 때문이 다. 그러나 이러한 크리스마스 집중 출하와 소비는 최근에는 오히려 포인세티아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825년 Joel Robert Poinsett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포인세 티아를 도입한 후, 1920년대부터 포인세티아 품종 육성이 본 격적으로 이루어졌다(Ecke et al. 2004). 이 과정에서 정원 등 야외에서 관목으로 사용되던 포인세티아를 온실 분화용으로 재배하기 위해 전체적인 식물체 크기가 작아지고, 더 짧고 넓 은 덮개잎을 가지는 쪽으로 개량되었다. 미국은 2000년대 초 반까지 ‘Prestige Red(Dümmen Orange, USA)’나 ‘Freedom Red(Dümmen Orange, USA)’처럼 잎몸의 가장자리에 결각이 약하거나 거의 없는 적색 덮개잎을 가지는 품종에 대한 선호 도가 높았다. 이후 소비자들의 기호성이 다양해지면서, 특이 한 색상이나 형태를 가진 품종에 대한 관심과 요구도가 높아 졌다. 실제 Barret(2005)이 ‘University of Florida Poinsettia Open House’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색상과 형 태의 포인세티아를 판매한 결과, 포인세티아에 대한 선호도는 적색 계열[선명하고 밝은 적색(scarlet)부터 어두운 적색(deep red)]이 높았으나, 판매 가격은 마블무늬의 특이 덮개잎색 품 종과 볼 타입의 ‘Winter Rose’ 품종이 두배 가까이 높은 가격 에 거래되었다.
볼 타입 포인세티아는 탈색이나 낙엽이 적어 일반 포인세티 아에 비해 비교적 관상기간이 긴 장점을 지녔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 시장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볼 타 입 품종인 ‘Winter Rose(Dümmen Orange, USA)’ 시리즈는 1990년대 ‘Winter Rose Dark Red(Dümmen Orange, USA)’가 육성된 후 2004년까지 덮개잎 색상이 7가지로 개량되어 최근 까지도 분화 생산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볼 타입 의 ‘Renaissance’ 시리즈가 육성되어 절화용으로 재배되었으 며, ‘Renaissance’의 절화수명 연장을 위한 수확시기 및 수확후 전처리 방법 구명, 저장 조건 설정, GA(Gibberellic acid)에 의 한 절화 길이 연장 등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Bergmann et al. 2017;Dole et al. 2005). 이후 ‘Valentine(Selecta/Ball, USA)’이나 ‘Carousel(Selecta/Ball, USA)’등 볼 타입 품종이 꾸 준히 육성되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Winter Rose’ 시리즈 등의 볼 타입 품종은 덮개잎 수가 적고 입체감이 부족해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또한 착색소요기간이 8~8.5주로 다른 주요 재배 품 종인 ‘플레임(Flame)’ 등에 비해 1~1.5주 더 길어 재배자들의 선호도 또한 낮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본 연구는 포 인세티아 신수요 시장 발굴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볼 타입 품 종을 육성하되,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입체적인 덮개잎 형 태와 재배자가 선호하는 짧은 단일처리 기간 등을 갖춘 품종 을 육성하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목본화훼연구실의 포인세티아 육종하 우스에서 2015년 1월에 ‘Christmas Eve’를 모본으로, ‘Winter Rose Early Red’를 부본으로 교배하였다. 이후 3월 성숙한 종 자 13개를 채종하였다. 채종한 종자는 4월부터 5월까지 약 2 개월간 충분히 건조시켰으며, 5월 종피를 제거하여 적신 와이 프올(Yuhan-Kimberly)을 올린 페트리디쉬에 파종하여, 건조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증류수를 공급하였다. 종자가 부패 하지 않도록 발아 온도를 20℃ 이하로 유지하고 와이프올 (Yuhan-Kimberly)을 주기적으로 교체하였다. 파종 후 획득한 유묘5개는 원예용상토(BM6, Berger, Canada)를 채운 화분에 정식하였다. 유묘를 정식한 화분은 포인세티아 재배법(RDA 2003b)에 준하여 관수와 시비를 하되, 꽃눈 분화를 위해 9월 중순경부터 야간 단일 처리를 수행하였다. 조사는 신품종심사 를 위한 작물별 특성조사요령(NSMO 2005)과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03a)을 참고하여 분지성, 덮개잎의 색·형태·수세, 잎몸의 모양, 잎 기부의 모양, 착색소요일수, 식물체 높이와 너비, 초장과 초폭, 결각 깊이, 엽자루 길이, 꽃 차례너비 등 UPOV조사 항목에 대한 특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에 대한 통계 분석은 R studio(ver. 4.1.1)에서 Welch Two Sample t-test로 품종간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소비자와 재배자가 선호하는 형질을 가진 볼 타입 포인세티 아를 육성하기 위해 2015년 1월 긴 관상 기간을 가지며 결실 을 잘 맺는 ‘Christmas Eve’를 모본으로, 적색의 주름진 덮개잎 이 볼 타입 꽃을 만드는 ‘Winter Rose Early Red’를 부본으로 30화를 인공 교배하였다(Table 1). 2015년 4월 5개의 꼬투리 에서 5립의 종자를 획득했으며, 파종 후 5개의 실생 개체를 양성하였다. 실생 개체들의 생육, 엽색, 초세, 착색엽의 색과 형태, 개화소요기간 등을 검토하여 입체적인 볼 타입 화형을 가진 ‘15P 68-1’계통을 선발하였다. 선발된 계통은 볼 타입 화 형을 가진 ‘Winter Rose Early Red’를 대조품종으로 1,2차 특 성검정을 실시하였다. 2019년에 국내 입체적인 볼 타입 화형 을 가지며 착색소요기간이 매우 짧은 ‘15P 68-1’계통에 원교 D5-131의 계통명을 부여하고 3차 특성검정을 실시한 후 최종 선발하였다.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색상과 화형을 고려해 ‘Red Ball’로 명명하였다.
주요특성
‘Red Ball’은 대조품종인 ‘Winter Rose Early Red’와 마찬가 지로 적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분지가 발생하는 분지성을 지 녔다. ‘Red Ball’의 덮개잎은 Red Group 45A(밝은 적색)로 대 조품종의 Red Group 45B(밝은 적색)와 큰 차이는 없으나, 덮 개잎 형태에서 차이를 보였다(Table 1). ‘Red Ball’의 착색소요 기간은 단일처리후 33.7일로 대조품종보다 약 7.1일 빠르게 착색되어(Table 1), 난방비 등 재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 으로 판단되었다.‘Red Ball’은 자연일장 조건에서 무적심 재배 시 초장은 25.7cm로 대조 품종인 ‘Winter Rose Early Red’보 다 약간 큰 경향을 보이며, 초폭은 19.5m로 ‘Winter Rose Early Red’의 22.7cm보다 3.2cm 작다(Table 2, Fig. 3). Red Ball’ 잎몸의 전체적인 길이와 폭이 대조품종보다 작고, 잎자 루 길이 또한 1.5cm로 대조품종의 2.1cm보다 작다(Table 2). 반면 ‘Red Ball’의 꽃차례너비는 3.7cm로 대조품종의 2.7cm에 비해 넓어(Fig. 4), 전체적으로 훨씬 입체감 있는 화형을 형성 한다.
재배상의 유의점
포인세티아는 많은 잎이 겹쳐 분포하기 때문에 온실가루이 가 발생하기 쉽다. 포인세티아 재배 온실에 예찰용 황색 끈끈 이트랩을 설치하여 발생 여부 및 발생 밀도를 수시로 확인해 야 초기에 방제해야한다(Lee et al. 2008). 발생 초기 이미다 클로프리드(Imidacloprid), 피리프록시펜(Pyriproxyfen), 스피 로메시펜(Spiromesifen) 등의 약제를 교호 살포하여 방제한다 (Kwon et al. 2015).
포인세티아는 적심 후 광도가 낮으면 측지가 약하고 넓게 형성되어 잘 부러질 수 있다. 또한 개화가 늦어지고 배상화서 의 탈락이 증가해(Islam and Joyce 2015), 상품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광이 부족하지 않도록 화분간 배치 간격을 넓혀 충분 한 광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인세티아는 10℃를 기본 온도로 하는 추위에 민감한 열대 식물로(Lopez 2008), 꽃눈 분화후 야간 온도를 낮게 관리하면 덮개잎의 수가 적어 지고 크기가 작아진다. 따라서 ‘Red Ball’ 품종은 덮개잎이 발 달하는 동안 평균 온도를 23~26℃로 유지하다가, 덮개잎이 완 전히 발달한 후에는 꽃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15.5℃ 까지 서서히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좋다(Kwon et al. 2017).
유용성
포인세티아 ‘Red Ball’ 품종은 2020년 6월 22일 국립종자원 에 품종보호를 출원하였으며(출원번호 2020-315호), 2021년 4 월 12일에 등록되었다(등록번호 8497호). 2020년 농촌진흥청 신품종 이용촉진사업의 일환으로 농가 시범 재배를 통해 중소형 (10~17cm) 분화에서 상품성을 확인하였다. 향후 ‘Winter Rose (Dümmen Orange, USA)’ 시리즈처럼 다양한 덮개잎 색 변이 체를 양성해 품종화하여 재배자와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