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국화(Dendranthema grandiflorun)는 장미, 튤립, 나리 등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화훼작물 가운데 하나로(AIPH 2021),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유통되는 화훼류 가 운데 2020년 기준 가장 많은 재배면적(347ha)과 생산액(46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국화는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꽃꽂이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꽃줄기를 잘라 이용하는 절화와 화분에 심어 이용하는 분화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분화 국화는 그 재배면적과 생산액이 각각 44ha와 84억원으로, 전체 국화 산 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가을을 대표하는 시 즌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최근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MAFRA 2021).
국화는 꽃눈분화를 위해 일정시간 이하의 일장조건이 필요 한 대표적 단일성 식물이다. 국화의 꽃눈분화를 위한 한계일 장은 품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품종 의 경우에는 한계일장이 평균 12~14시간으로 암기가 10~12시 간 이상 유지될 때 꽃눈분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ams et al. 1998). 국내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분화 국화 품종인 ‘오렌지에그’ 역시 단일처리 후 개화소요주수가 6~7주 로, 우리 나라의 경우 자연조건에서 8월 22일을 기준으로 단 일을 감응하기 시작하여 10월 중순에 개화하는 추국 품종이다 (Park and Kim 2020). 그러나 주로 시즌 상품으로만 소비되 는 분화 국화의 유통 특성으로 인해 국내에서 재배되는 분화 국화가 시장에 출하되는 시기는 7월부터 11월로 한정되어 있 으며, 그 중에서도 9월과 10월에 출하되는 양이 전체 출하량 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aT 2021).
단일성 작물인 분화 국화를 주 출하시기인 9월과 10월에 출 하하기 위해서는 6~7월에 삽목을 실시하기 때문에 재배과정 중에 연중 기온이 가장 높은 7~8월의 고온기를 경과하게 된 다. 특히, 이 시기에는 분화 국화의 꽃눈분화를 유도하기 위해 18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시설 내부를 암막으로 덮어 단일처 리를 실시하기 때문에 환기가 불가능하여 야간 기온 역시 높 게 유지되는 문제가 있다. 생육최적온도가 17~22℃ 사이로 알 려진 국화를 재배함에 있어 이와 같은 고온의 지속은 국화의 생장을 저해하고 개화를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Adams et al. 1998;De Jong 1978). Nagasuga et al.(2008)은 꽃눈분화 이후 주간/야간 온도 30/25℃ 또는 33/28℃의 고온 이 25/20℃에 비해 하추국 ‘Iwa-no-hakusen’ 품종의 개화를 지연시킨다고 하였고, Nagasuga et al.(2013)은 미스트냉방을 이용하여 평균기온을 3℃정도 낮추었을 때 ‘Iwa-no-hakusen’ 품종의 화아발달이 촉진되고 개화기간이 단축되었다고 보고 하였다.
온도는 국화의 초장 신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화의 초장 은 마디의 수와 절간의 길이에 의해 결정된다(Pearson et al. 1995).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장일조건의 영양생 장 기간동안 일평균기온의 저하는 마디의 수와 절간길이를 감 소시켜 국화의 초장을 감소시킨다(De Jong and Smeets 1982). 또한 단일조건의 생식생장 기간 동안의 일평균기온의 저하는 출엽 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절간길이를 감소시켜 국화의 초장을 감소시킨다(Lepage et al. 1984;Whealy et al. 1987). 주야간온도차(DIF) 역시 국화의 절간 신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일평균기온이 동일한 조건에서 음의 DIF에서 생장한 국화는 양의 DIF에서 생장한 것에 비해 절간 신장이 상대적으로 억제된다고 보고되고 있다(Karlsson and Heins 1992;Karlsson and Heins 199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광도와 온도에 대한 분화 국화 ‘오렌지 에그’ 품종의 생장 및 개화반응을 분석함으로써, 고품질의 분화 국화를 출하시기에 맞춰 계획 생산하기 위한 합리적 수준의 환 경제어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얻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실험에 사용한 국화는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 품종으로, 삽 수채취용 모주와 육묘기간 동안에는 삼파장형광등을 이용하 여 하루 4시간(22:00~02:00) 전조하여 화아분화를 방지하였 다. 실험 재료는 삽수채취용 모주로부터 길이 5cm 정도의 삽 수를 채취하고 삽수 절단면에 루톤(Dongbu Rootone®, Dongbu Agrotech, Seoul, Korea)을 분의처리 한 후 직경 10cm 이색포 트에 직삽한 후 발근이 완료된 삽목 2주 후에 1차 적심하여 시험에 사용하였다. 상토는 시판되는 원예용상토(Baroker®, Seoul Bio, Eumseong, Korea)를 사용하였으며, 재배기간 동 안은 N:P:K=20:20:20의 액비(Jack’s Professional®, J.R. Peters Inc., USA)를 1,000배액으로 조성하여 포트당 100mL씩 주 1 회 관주하였다.
차광과 온도처리
차광과 온도 처리는 2020년 8월 10일에 삽목하여 발근이 완료된 식물체를 8월 24일에 1차 적심하고, 8월 31일에 처리 당 24개체씩 자연광 하에서 온도조절이 가능한 국립한국농수 산대학 기후변화센터(전라북도 전주시 소재)의 인공기상챔버 (2×1.5×3m)에 입식하여 수행하였다. 온도처리는 3기의 인공 기상챔버의 내부 온도를 각각 주간/야간 온도 28/20℃, 32/2 3℃, 36/26℃로 설정하여 처리하였고, 차광정도는 각 인공기 상챔버 안을 3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비닐하우스 외부 차광망 을 이용하여 무차광, 30, 50%로 차광하였다(Fig. 1). 인공기상 챔버 내부의 기온은 설정된 온도에서 ±0.3℃ 이상의 편차를 보이지 않았으며, 맑은 날 정오 기준 Photoradiometer (HD 2102.1, Delta OHM, Italy)로 측정한 광량은 무차광 1,982±125 μmol・m-2・s-1, 30% 차광 1,463±84μmol・m-2・s-1, 50% 차광 1,079±52μmol・m-2・s-1로 측정되었다.
생육 및 개화특성 조사
생육 및 개화조사는 인공기상챔버 입식 일주일 후부터 초 장, 초폭, 엽수, 엽장, 엽폭 등의 생육특성을 주 2회 조사하였 고, 화아분화 이후부터는 꽃의 크기, 분지수, 꽃목길이 등의 개화특성을 조사하였다. 발뢰소요일수 인공기상챔버에 입식한 날로부터 꽃눈이 관찰되기 시작할 때까지의 일수를 측정하였 고, 개화소요일수는 꽃이 40%정도 개화한 날까지의 일수를 측 정하였다. 통계분석 및 유의성은 SAS 프로그램(SAS 9.1, SAS Institute Inc., USA)을 이용하여 분산분석 하였고, 처리평균간 비교는 Duncan의 다중검정(p=0.05)으로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차광과 온도처리에 따른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의 생육 및 개화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정식 이후부터 개화까지 초장 변화를 조사한 결과,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의 초장은 온도나 차광정도에 관계없이 시그모이드 생장곡선의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동일 생육온도 조건에서 초장은 차광정도에 따라 유의 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동일 차광 조건에서는 생육온 도가 높아질수록 초장이 더 길게 신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30% 차광 조건에서 초장은 36/26℃의 고온에서 24.6cm로 가 장 길었으며, 32/23℃에서는 23.0cm, 28/20℃에서는 19.6cm 로 나타났다. 잎의 수와 꽃목 길이도 28/20℃에서 각각 22.0 개, 4.85cm, 32/23℃에서 24.0개, 5.07cm, 36/26℃에서 25.0 개, 5.75cm로 생육온도가 증가할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 다(Table 1).
De Jong and Smeets(1982)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평균기온의 저하는 국화의 출엽 속도와 절간길이를 감소시켜 국화의 초장을 감소시킨다고 하였다. 또한 Whealy et al.(1987)는 국화 ‘Orange Bowl’과 ‘Surf’ 품종을 단일처리 후 4주 동안 고온에서 재배했을 때 마디의 수가 증가하고 초 장이 증가되었다고 하였다. 이는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에서 단일처리 이후 주간/야간 생육온도가 증가할수록 출엽 속도가 증가하여 잎의 수가 증가되고, 초장이 길어진 본 실험의 결과 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Table 1, Fig. 2).
Kim et al.(2000)은 스탠다드 국화 ‘Baegkwang’을 전 생육 기간에 걸쳐 30~50% 정도 차광했을 때 초장이 길어진다고 하 였으나, Kim et al.(2004)은 스프레이 국화 ‘Relance’의 초장이 무차광에 비해 30%와 50% 차광했을 때 더 작았지만 처리간 유의성은 없었다는 상반된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본 실험에 서도 동일 온도조건으로 처리한 세 처리구 모두에서 분화 국 화 ‘오렌지에그’의 초장이 차광정도에 따라 유의적인 차이를 보지 않은 것은 시험에 사용한 품종이나 재배환경의 차이에서 기인한 영향도 있겠지만, 분화 국화의 초장이 광량에 비해 온 도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반대로 꽃의 수, 잎의 길이, 잎의 너비 등의 생육특성 은 온도에 일부 영향을 받긴 하였으나, 차광정도에 더 많은 영 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의 수의 경우, 다른 온도 처리 구에 비해 32/23℃에서 가장 많은 수의 꽃이 개화되었으며, 각 온도처리별로 무차광에 비해 차광정도가 증가할수록 꽃의 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잎의 길이와 잎의 너비 의 경우에는 무차광에 비해 차광정도가 증가할수록 잎의 길이 와 폭이 감소되었다(Table 1, 2). 그러나 이와 같은 생육특성 들의 차이가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의 품질에 영향을 줄 정도 의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차광과 온도처리에 따른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의 개화반응 조사 결과,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의 발뢰소요일수와 개화소 요일수 역시 초장과 마찬가지로 차광정도에 따라서는 유의적 인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생육온도가 높아질수록 발뢰소 요일수와 개화소요일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주간/야 간 온도 28/20℃에서는 차광정도에 관계없이 단일처리 23.4일 후에 발뢰하여 49.1일만에 100% 개화되었으나, 32/23℃ 처리 구에서 발뢰소요일수와 개화소요일수는 각각 27.5일과 57.3일 로, 28/20℃ 처리구에 비해 발뢰 4.1일, 개화 8.2일이 지연되 었다. 또한 36/26℃ 처리구에서는 발뢰소요일수와 개화소요일 수가 각각 34.8일과 73.4일로, 28/20℃ 처리구에 비해 발뢰 11.4일, 개화 16.1일이 지연되었다(Table 2). 이는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의 화아분화 및 화아발달이 광량보다 온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화의 개화반응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Van der Ploeg and Heuvelink 2006). De Jong (1984)은 국화 15 품종의 온도에 따른 단일감응기간을 조사한 결과, 단일기간동안 일평균기온을 13℃로 유지한 국화는 17℃ 에서 재배한 국화보다 품종에 따라 5~56일까지 개화가 지연 된다고 하였다. 또한 Nagasuga et al.(2008)은 꽃눈분화 이후 주간/야간 온도 30/25℃ 또는 33/28℃의 고온이 25/20℃에 비 해 하추국 ‘Iwa-no-hakusen’ 품종의 개화를 지연시킨다고 하 였고, Nagasuga et al.(2013)은 미스트냉방을 이용하여 평균기 온을 3℃정도 낮추었을 때 ‘Iwa-no-hakusen’ 품종의 화아발달 이 촉진되고 개화기간이 단축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분화 국화 ‘오렌지에그’에서 단일처리 이후 주간/야간 생육온도가 증가할수록 화아분화 및 화아발달이 지연되어 발뢰와 개화까 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본 실험의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초장과 초폭의 균형미는 분화 국화의 유통상 품질을 결정하 는 중요한 요소이며, 개화소요일수는 분화 국화의 생산기간 및 출하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재 배기간 동안의 고온은 분화 국화의 초장을 지나치게 신장시켜 균형미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개화를 지연시켜 생산기간 연장은 물론 경영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차광은 시설 내부로 들어오는 광의 일부를 차단하여 고온기 시설내부의 온 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냉방 방법 중의 하나이다. 분화 국화 의 경우 차광이 생육 및 개화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고온 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고품질의 분 화 국화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 시기별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특히 하계 고온기에는 30~50% 정도 적극적으로 차 광하여 재배온실의 주간 온도를 28℃가 넘지 않도록 유지하 고, 야간 온도는 18~20℃ 정도의 화아분화 적온에 가깝게 유 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