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이끼는 식물학적 분류에 의하면 선류(鮮類)와 태류(苔類)로 분류되며, 최초로 수중에서 육상생활에 적응한 식물군에 속하 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14,000~16,00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ichardson 1981). 국내에도 1,000여종이 자생하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끼는 선태류라고도 부르고 분류학 상으로는 양치식물과 가깝지만 양치식물과 다르게 특별한 통 도조직은 발달해 있지 않다(Choi 1980). 선류는 모두 경엽체 이고 잎은 나선상으로 줄기에 붙거나 좌우 2열로 붙는다. 태 류는 엽상체 또는 경엽체이고 세포 내 엽록체가 많이 있다. 형태적으로는 줄기와 잎의 구별이 있으나, 편평한 엽상체로서 조직의 분화는 적다. 뿌리는 헛뿌리로 고등식물과 같은 수분 흡수작용은 거의 없고 식물체를 지지하는 작용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끼류는 식물체 표피 전체로 물을 흡수 한다. 이끼는 인삼포장재나 분재에서의 지피식물과 같은 전통 적 수요는 물론, 공기 정화 효과와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인정 받고 있어(An 2019;Choi 1992;Kim et al. 2010), 옥상녹화, 벽면녹화, 그리고 실내조경용 소재로의 이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이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 되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이끼는 외국 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거나 산지에서 무분별하게 채취되 고 있어, 생태계 파괴와 국내 자생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끼의 번식 및 생산 체계가 확립 될 필요가 있다. 생육 특성이 각기 다른 이끼를 생산하기 위 해 종별 적정 재배법을 적용해야 하나, 이끼류 재배에 관한 연 구는 주름솔이끼(Cho and Lee 2013), 나무이끼(Suh et al. 2010) 및 털깃털이끼(Kim et al. 2009) 등 소수의 종에 국한되 어 있고, 연구 사례도 매우 적은 실정이다. 이끼를 번식하기 위해서는 포자를 이용하는 방법,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한 방 법(Ahmed et al. 2010;Giush et al. 2010, Park and Murase 2011), 그리고 분쇄에 의한 방법 등이 있다. 생이끼나 건조된 이끼를 작은 가루로 분쇄하여 번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Smith 2012). 이끼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끼 매트를 만들어 야 운반하거나 시공하는데 편리하다. 일본의 경우 이끼를 분 쇄하고 용토위에 뿌린 뒤 3개월이면 매트가 형성되어 출하가 가능하다고 한다(Ando 1987). 효율적으로 이끼를 번식하고 상 품화하기 위해서는 적정 용토나 광도, 그리고 온도에 대한 정 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날개양털이끼와 쥐꼬리이끼의 분쇄 번식 시, 적정 용토, 광도, 온도를 파악하여 효율적인 번식방 법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실험을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 재료
연구에 사용된 날개양털이끼(Brachythecium plumosum)와 쥐꼬리이끼(Myuroclada maximowiczii)는 진주 인근 산에서 산주인의 허가를 얻어 채집한 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실험 온실에서 관리해 오던 것을 사용하였다. 품종 동정을 위해 국 립생물자원관에 시료를 보내 이끼 전문가를 통해 동정을 받았 다.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이끼를 실험실 내에서 충분히 말린 다음(약 2주), 주방용 믹서기[HR-2100, Philips, China]를 이용 하여 30~40초 간 분쇄하고, 다시 전동 그라인더[BCG-50, Electric Manufacture (Heshan) Co., Ltd, China]를 이용하여 20~30초간 분쇄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치상 방법 및 재배 관리
분쇄된 이끼는 배양토로 채워진 사각 플라스틱(7.5 × 7.5cm) 에 0.24g씩 같은 량을 뿌려주고, 사각 물받이(38 x 60 × 4cm) 위에 올려 식물생장상에 넣어서 관리하였다. 수분관리는 물받 이의 2cm 높이로 물을 채워 저면관수하면서 실험종료까지 용 토를 젖은 상태로 유지하였다. 또한 이끼류의 뿌리는 흡수 기 능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여, 1일 1회 분무기를 이용하여 위로 부터 분무하여 수분을 보충해 주었다.
처리 내용
이끼의 초기 생장을 위한 적정 환경 조건을 구명하기 위해 용토, 광도, 온도를 달리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배양토 선발 실험을 위해서는 원예용 상토(Bio Plus medium 2 ho, Chamgrow, Hongseong, Korea), 수도용 상토(Dasuran medium, Youngnong Co, Jinju, Korea), 버미큘라이트(Inflated Vermiculite, Chamgrow Co, Hongsiong, Korea), 원예용 상토:마사(50:50, v/v), 마사:피트 모스(50:50, v/v) 총 5가지를 이용하였다. 여기서 마사는 소립 (3~5mm)를 진주시 인근 원예자재상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며, 피트모스(White peatmoss, LAFLORA)는 Satis-international Co., Korea)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본 실험을 위해서 생장상의 온도는 23±1℃, 광도는 50umol・m-2・s-1(16h/8h)로 설정하였다. 적정 광 도 선발을 위해서 생장상의 광도를 25, 50, 100umol・m-2・ s-1(16h/8h) 3가지로 설정하였으며, 이 때 용토는 원예용 상토:마사 (50:50, v/v), 온도는 23±1℃로 설정하였다. 온도 실험을 위해서는 생장상 온도를 18, 23, 28℃로 하고, 이때 용토는 원예용 상토:마사 (50:50, v/v), 광도는 50umol・m-2・s-1(16h/8h)로 설정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생육 조사 및 통계처리
본 연구에서는 실험 개시 4주 후에 이끼가 얼마나 증식했는 지를 녹색 면적을 통해 나타냈고, 이끼의 건강 상태를 색 (RGB값)을 통해 나타냈다. 이를 위해 실내에서 동일한 광조 건과 거리에서 사진을 찍어 Adobe Photoshop CS6 프로그램 을 통해 화상해석을 수행하였다. 각각의 사진을 Photoshop 프로그램에서 연 다음, 자동선택도구(magic wand toll)를 이 용하여 이끼부분만 선택하였으며, 그 때 histogram 창에서 선 택한 부분의 면적을 픽셀값으로 얻었다(Fig. 1). 이 픽셀값을 이끼 면적으로 보고 이끼 생육정도를 판단하였다. 동시에, 선 택 블록의 RGB(빨간색, 녹색, 청색) 평균값도 얻었으며, 녹색 값을 통해 이끼의 건강 정도를 알 수 있었다. 각 처리당 10개 의 화분을 이용하였으며, 1개의 화분을 1 반복으로 여기고 완 전임의 배치하였다. 통계처리는 수집된 데이터를 SPSS 통계 프로그램(12 version, IBM, New York, USA)을 이용하여 분산 분석하였고 던컨다중검정에 의해 p<0.05 유의수준에서 처리 평균 간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이끼 분쇄 번식시 용토에 따른 이끼 면적 변화는 Fig. 2와 같다. 날개양털이끼는 다스란 상토(B)와 마사:피트모스(50:50) 에서 면적이 가장 넓었으며, 그 다음으로 원예용 상토였다. 버 미큘라이트에서는 면적이 가장 낮게 나타나, 초기 생육이 가 장 부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쥐꼬리이끼도 날개양털이끼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다스란 상토에서 면적이 가장 넓었고, 다음으로 원예상토, 상토:마사토(50:50), 마사토:피트모스(50:50) 에서 비슷한 수준이었다. 버미큘라이트 단용에서는 날개양털 이끼에서와 마찬가지로 면적이 가장 낮아 초기 생육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끼의 건강 상태를 유추할 수 있는 녹색값의 경우, 이끼 면적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었다. 날개양털이끼는 원예 용 상토(A), 다스란 상토(B), 마사토:피트모스(E)에 비슷하게 높은 수준의 녹색값을 보여주었고 버미큘라이트에서 가장 낮 은 값을 보여주었다(Table 1). 쥐꼬리이끼의 녹색값은 전체적 으로 날개양털이끼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다스란 상토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마사토:피트모스(50:50), 상토:마사토 (50:50) 순이었다. 이끼 면적이 가장 낮았던 버미큘라이트 단 용에서는 녹색값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실험개시 4주 후의 이끼들의 생장상태를 Fig. 3에 사진으로 나타내었다. 날개양 털이끼는 데이터 결과를 매우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쥐꼬 리이끼는 부분적으로 선명한 녹색이 둥글게 드러나 있고, 주 변부위가 퇴색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곰팡이 피 해가 있어 이끼가 생기를 잃었으나, 농약으로 방제를 한 결과 일부에서 다시 생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현미경하에서 데이 터에는 퇴색된 녹색 부분까지 포함해서 이끼 블럭 면적과 색 의 평균값을 구했다. Cho and Lee(2013)도 원예상토와 바크, 피트모스를 이용하여 이끼를 재배했을 때, 원예상토 단용에서 생육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고하였다. Kim et al.(2009)도 피 트모스, 바크, 코코넛파이어, 백수태 등을 이용하여 이끼를 재 배했을 때, 피트모스에서 생육이 가장 좋았는데 이는 피트모 스가 보습력이 가장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본 실험에서도 다스란 상토나 원예용 상토에서 생육이 가장 좋고 다음으로 버미큘라이트와 피트모스 혼용에서 생육이 좋았던 것은 피트모스가 많이 들어 있어 보습력이 뛰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다스란 상토는 수도용으로 매트를 형성시키기 위한 상토이기 때문에 이끼 매트 형성을 고려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광도를 달리하여 분쇄번식을 한 결과 이끼 블록면적 변화를 Fig. 4에 나타내었다. 날개양털이끼에서는 25umol・m-2・s-1에 서 100umol・m-2・s-1까지 광도가 높아질수록 조금씩 면적이 높 아지는 경향이 보였다. 쥐꼬리이끼에서는 날개 양털이끼보다 전체적으로 이끼 면적이 낮게 나타났고, 광도 차이에 의한 이 끼 면적 차이가 뚜렷이 보이지 않았다. 100umol・m-2・s-1에서 다른 두 광도보다 면적이 조금 낮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인 유 의성은 보이지 않았다. 녹색의 변화에서도 이끼 블록 면적과 같은 경향이었다. 녹색평균값은 날개양털이끼에서 쥐꼬리이끼 보다 전체적으로 높아 생육이 더 좋은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날개양털이끼에서는 광도가 높을수록 녹색값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었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Table 2). 쥐 꼬리이끼에서는 100umol・m-2・s-1에서 다른 두 광도보다 녹색 값이 조금 더 낮아져, 생육이 부진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경 향은 사진으로도 잘 드러나고 있다(Fig. 5). 날개양털이끼의 생 육은 육안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였고, 쥐꼬리 이끼에서는 전체적으로 생육이 좋아 보이질 않았다. 노지에서 의 이끼류 번식을 위한 적정 광도를 찾기 위한 연구는 찾을 수 없었으나, 조직배양을 통한 번식 실험에서 원사체의 발아를 위 한 적정 광도는 종류에 따라 달라지나 27~40umol・m-2・s-1 범 위였다고 하였다(Ahmed et al. 2010). Park and Murase(2011) 는 모래이끼를 탱크 배양할 때 광도와 온도를 조합처리한 결 과, 눈의 형성이 온도에 따라 적정광도도 달라진다고 하였다. 즉, 탱크 온도가 15℃에서는 광도 50umol・m-2・s-1에서 눈이 가 장 많이 발생하였으나, 25℃에서는 200umol・m-2・s-1에서 가장 많은 눈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이끼식물은 음지식물로 알려 져 있지만, 광적응력이 뛰어나서 광보상점은 10umol・m-2・s-1, 광포화점은 1000umol・m-2・s-1에 이른다(Zhao et al. 2010 ).
이끼의 분쇄번식을 위한 적정 온도를 찾기 위해 실험을 수 행한 결과, 날개양털이끼 쥐꼬리 이끼 두 종류 모두 23℃에서 이끼면적이 가장 높았다(Fig. 6). 날개양털이끼의 경우 18℃와 28℃에서는 23℃보다 뚜렷한 차이는 아니나 통계적으로 유의 적인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쥐꼬리이끼에서는 28℃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18℃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18℃ 보다 는 28℃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값의 변화도 면적과 동일한 경향을 나타내었다(Table 3). 두 종류 모두에서 23℃ 에서 가장 높은 녹색값을 보여주었고, 다른 온도에서는 유의 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도 23℃에서 생육 이 가장 좋게 보였고, 쥐꼬리이끼는 날개양털이끼보다는 생육 이 많이 저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7). 날개양털이끼 의 경우 28℃에서 녹색이 선명하지 못하고 어두운 이유는 곰 팡이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Ahmed et al.(2010)은 기내에서 원사체의 발아에는 20 ~ 25℃가 적정 온 도 범위라고 했다. Park and Murase(2011)도 모래이끼를 탱 크 배양할 때 25℃에서 눈의 숫자가 가장 많았다고 하였다. Furness and Grime(1982a)는 5℃에서 35℃까지의 온도를 주 고 Brachythecium rutabulum℃의 상대생장속도를 조사한 바, 19℃에서 최대값을 얻었으나, 5℃에서 상대생장속도 감소가 40% 이하였다고 보고하여, 이끼류의 생육 적온이 20℃ 전후 일 수 있으나, 5℃와 같은 저온에서도 적응력이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40종의 이끼류를 다양한 온도에서 재배했을 때, 15~25℃에서 생육이 가장 좋았으며, 30℃ 이상의 환경에 지속적으로 두면 대부분의 이끼가 고사되었다(Furness and Grime 1982b). Glime(2007)은 톱밥위에 부직포를 덮고 이끼 가루를 뿌려주었을 때, 온도는 20℃, 광도는 900lx에서 가장 생육이 좋았으며, 4개월 반 만에 이끼 매트가 완성되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이끼를 효율적으로 번식하기 위해서는 이끼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이끼를 잘게 분쇄하여 보습력이 좋은 용토(피트모스가 많이 함유된 용 토)에 뿌려주고 온도는 20℃ 전후, 광도는 50~100umol・m-2・s-1 의 환경에 두었다가 광도를 차츰 높여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 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