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호접란(Phalaenopsis Blume)은 난과 식물 속으로 약 60~70여 종이 있으며, Doritaenopsis(Phalaenopsis x Doritis), Phalanetia (Phalaenopsis x Neofinetia), Rhyndoropsis(Phalaenopsis x Doritis x Rhyncostylis) 등의 다양한 속간교잡종을 포함하고 있다(Chen and Chen 2011;De et al. 2014). 주로 아시아, 남 태평양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고 있고, 자생지 환경 이 연중 덥고 습한 것이 특징이다(Christenson 2001;Pridgeon 2000). 난과 식물은 특성상 화기가 독특하고 화색이 다양하며 꽃의 수명이 길다는 점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화훼 작물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난 재배에서 가장 많은 판 매량을 보이고 있다(MAFRA 2019).
식물 호르몬은 식물의 생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주요 물질로 형태형성, 휴면, 개화 등에 밀접하게 관여한다(Fleet and Sun 2005;Kucera et al. 2005;Wang and Irving 2011). 호접란은 28°C 이상의 환경에서는 영양생장이 유지되다가 25°C 이하의 상대적 저온 환경에서 화경이 유도되고 화경의 발달이 이루어 지게 되는데(Rotor 1952;Sakanishi et al. 1980), 이때 여러 호 르몬이 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온의 영양생장 환경 에서는 cytokinin이 비활성 형태로 유지되나(Chou et al. 2000), 외부로부터의 benzyladenine 처리를 통해 화경의 유도와 발 달을 촉진시킬 수 있다(Blanchard and Runkle 2008). 화경이 발달하는 과정에서는 화경 내 bioactive gibberellin(GA)의 함 량이 증가한다(Su et al. 2001). 화경 발달 과정에서 고온 환경 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개화가 일어나지 않지만, 이때 외부에 서 GA 처리를 통해 정상적으로 개화시킬 수 있다(Chen et al. 1994). 이외에도 auxin, abscisic acid, ethylene 등의 호르몬도 호접란의 화경의 유도나 발달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 다(Chang et al. 2013;Qin et al. 2012;Wang et al. 2002).
GA는 추대를 촉진하거나 장일 환경에서 생식생장 전환에 관여하는 식물 호르몬으로(Jung et al. 2020;Mutasa-Göttgens and Hedden 2009), 이때 DELLA를 매개로 한 GA signaling pathway가 알려져 있다(Bao et al. 2020). 최근 전사체 분석 을 통해 저온 처리를 통한 호접란의 화경유도에 GA signaling pathway가 작용할 수 있다고 제시된 바 있다(Huang et al. 2016). 하지만 과거 연구에서 외부 GA 처리가 저온 처리를 대체 할 수 없음을 확인하였으며(Wang 1995), 다른 연구에서도 화경 유도 환경에서 지베렐린 생합성 관련 유전자의 발현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Qin et al. 2012). 따라서, 호접란의 생식생장 전환에도 GA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Paclobutrazol(PBZ)(2RS, 3RS)-1-(4-Chlorophenyl)-4,4-dimethyl-2- (1H-1,2,4-triazol-1-yl)pentan-3-ol은 triazole계 지베렐린 생합 성 억제제로, 주로 식물생장조절제(plant growth regulators) 로 활용된다(Menhenett and Hanks 1983;Rademacher 2000). 호접란에서는 분화의 화경 길이를 조절하거나 왜성화를 위해 PBZ 처리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Newton and Runkle 2010;Wang and Hsu 1994). PBZ 처리에 따라 화경의 길이가 짧아 지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동시에 잎의 수가 증가하고 화경출 현일수와 개화소요일수가 증가하는 등의 반응도 나타날 수 있 다(Wang and Hsu 1994). 따라서 호접란에서의 PBZ 활용을 위해서는 처리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고려해야하며, 생장조절 제 처리로 인한 생리적 장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에서는 호접란 화경유도에서의 GA의 역할과 PBZ 처리에 따 른 형태적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PBZ 처리에 따른 생장 반응, 화경의 유도와 발달 등을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및 재배환경
12개월 묘령의 호접란 ‘Mantefon’(Phalaenopsis Queen Beer ‘Mantefon’)과 ‘V3’(Phalaenopsis Sogo Yukidian ‘V3’) 실험묘 를 재배 농가(Sang Mi Orchids, Taean, Korea)로부터 구입 하였다. 구입 당시 실험묘는 10cm 화분(약 500mL)에 100% 수태로 심어져 있었으며, 실험에는 분갈이 없이 사용하였다. 밀폐형 식물생산시스템에서 약 5주 간 순화 기간을 거쳤고, 순화 환경은 온도 28±1°C, 습도 60±10%, 일장 12시간, 광도 120μmol・m-2・s-1 PPFD(TL-D 32W RS865, Philips Lighting CO., Ltd., Eindhoven, The Netherlands)로 유지하였다. 순화 기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100~150mL 양액 관수(0.8mS・cm-1, Hyponex professional 20N-20P-20K; Hyponex Japan, Osaka, Japan) 하였다. 처리 직전 측정한 실험묘의 평균 엽수와 식 물체 폭은 ‘Mantefon’에서 6.8장과 20.3cm, ‘V3’에서 6.4장과 24.6cm이었다.
화경유도 환경에서의 Paclobutrazol 처리
호접란 화경유도에서의 Paclobutrazol(PBZ) 효과를 알아보 기 위해 순화 기간이 끝난 호접란 ‘Mantefon’과 ‘V3’ 실험묘를 20°C 밀폐형 식물생산시스템에 옮겨 온도 처리하였다. 온도를 제외한 나머지 재배 환경 조건은 순화 환경과 동일하게 유지 하였다. PBZ 처리를 위해 트리미트®(Syngenta Korea, Seoul, Korea) 생장조절제를 사용하였고, 10mL의 용액을 처리 농도 0, 100, 200, 400ppm PBZ로하여 유효성분 0, 1, 2, 4mg 처리 하였다. 처리는 drenching으로 하였고, 온도 처리 1주일 전과 후에 2번 처리하였다. 처리는 관수 후 실시하여 관수로 인해 용액이 희석되지 않도록 하였다. Drenching 과정에서 화분 아 래로 떨어진 용액은 다시 화분에 부어 모든 처리 용액이 상토 에 흡수되도록 반복하였다. 실험은 3반복으로 진행하였으며, 각 반복에는 5개체의 실험묘를 포함하였다. 실험에는 완전임 의배치법을 활용하였다. 온도를 제외한 나머지 환경 조건은 순화 환경과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온도 처리는 15주 동안 유 지하였고, 화경유도 개체 수, 화경출현일수, 화경 수를 조사하 였다. 화경유도의 유무는 꽃대의 길이가 0.5cm로 발달하였을 때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였다. 온도 처리 직후 뿌리 직경을 조사하였고, 이후에는 15~25°C로 유지되는 온실에서 ‘V3’ 실험 묘의 화경 길이, 개화소요일수, 소화 수를 조사하였다.
영양생장 환경에서의 Paclobutrazol 처리
영양생장 환경에서의 PBZ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순화 기간 이 끝난 ‘Mantefon’ 실험묘를 28°C 밀폐형 식물생산시스템에 옮 겨 온도 처리하였다. 재배 환경 조건은 순화 환경과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PBZ 처리는 처리 농도를 제외한 나머지 조건을 앞선 실험과 동일하게 하였고, 농도는 0, 100, 200ppm PBZ(유 효성분 0, 1, 2mg)으로 처리하였다. 실험은 3반복으로 진행하 였으며, 각 반복에는 5개체의 실험묘를 포함하였다. 실험에는 완전임의배치법을 활용하였다. 온도 처리는 15주 동안 유지하 였고, 온도 처리 직후 신엽 수, 잎의 길이와 폭, 두께, 줄기 직경, 뿌리 직경 등 영양생장 지표를 측정하였다. 영양생장 과정에서 의 처리 효과가 이후 화경유도에도 영향을 주는 지 알아보기 위해 온도 처리가 끝난 실험묘를 15~25°C로 유지되는 비닐 온 실로 옮긴 후 화경유도 개체 수, 화경출현일수를 조사하였다.
통계 및 그래프 분석
통계 분석을 위해 SAS(Windows version 9.3;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활용하였고, 처리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ANOVA(Analysis of variance)를 진행하였다. 유의확률 (p-value)이 0.05보다 낮을 경우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 고, 처리 간 비교를 위해서 Tukey’s HSD 검정(p=0.05)을 활용 하였다. 그래프 분석은 SigmaPlot software version 10.0(Systat Software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화경유도 환경에서의 Paclobutrazol 처리
20°C의 생식생장 환경에서 200ppm 이상의 Paclobutrazol (PBZ)을 처리했을 때 두 품종 모두 화경유도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1). 처리 농도가 높아질수록 화경유 도율이 낮아졌으며, 화경출현일수도 유의성 있게 증가하였다. 또한 ‘Mantefon’에서는 농도에 상관없이 PBZ 처리에 따라 화 경의 수도 감소하였다. GA는 식물의 생식생장 전환에 관여하 는 호르몬 중 하나로 GA-GID1-DELLA 복합체를 통해 하위의 floral integrator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한다(Fleet and Sun 2005;Hong et al. 2013;Mutasa-Göttgens and Hedden 2009). Huang et al.(2016)의 논문에 따르면 호접란에서도 화경유도 과정에서 GA signal pathway 유전자들의 발현이 확인되었다. 또한 호접란은 영양생장 과정에서 화경 생장점을 만들어내게 되는데(Rotor 1952), 이 생장점은 저온 처리에 의해 타파되는 환경휴면(eco-dormancy)을 가지고 있다(Dueck et al. 2016;Runkle 2010). 다년생 식물의 눈 휴면(bud dormancy) 타파에 있어 GA의 역할을 고려하였을 때(Liu and Sherif 2019), 호접 란 화경유도 과정에서의 GA가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PBZ 처리에 따른 GA 생합성 억제가 본 실험 에서 화경유도를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BZ 처리가 화경유도를 완벽하게 억제 할 수는 없었는데(Table 1), 이는 PBZ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러 식물들에서 외부 GA 처리가 생식생장 전환을 위한 환경요구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Michniewicz and Lang 1962;Mutasa-Gottgens and Hedden 2009;Ohkawa 1979). 하지만 호접란에서는 외부 GA 처리가 저온 처리를 대체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호접란의 화경유도에 는 GA가 이를 조절하는 주요 요인이 아닐 수 있다(Wang 1995). 다년생 식물의 영양생장에서 GA 처리는 신엽이나 뿌 리 등 주요 생장 기관의 발달을 촉진시켜 오히려 생식생장으 로의 전환을 제한할 수 있다(Mutasa-Göttgens and Hedden 2009). 또한 외부 GA 처리를 통한 개화는 주로 장일이나 저온 이 필요한 식물들에서 나타나는데 이러한 식물들은 대부분 온 대 지역에 분포한다(Kim et al. 2009;Sung and Amasino 2004). 반면에 호접란은 일장의 변화가 없고 연중 따듯한 지 역에 분포하고(Christenson 2001;Pridgeon 2000), 화경유도를 위해 저온 환경을 요구하지만 그 온도 범위가 15~25°C로 일반 적인 춘화 처리가 필요한 식물에 비해 높다(Chouard 1960;Sakanishi et al. 1980). 일장 반응에 있어서도 장일 보다는 중 성 식물로 분류할 수 있다(Lee et al. 2019). 이러한 점들을 고 려하였을 때 호접란의 화경유도에 대한 GA의 역할은 부분적 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본 실험에서 PBZ 처리에 따른 100% 화경유도 억제가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
한편 Chen et al.(1994)의 연구에 따르면 저온의 생식생장 환경에서는 GA 처리를 통해 잎에서 화경으로의 sucrose 이동 을 촉진시킬 수 있었다. 호접란의 화경유도는 잎에서의 당 함 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Kataoka et al. 2004;Lee et al. 2020), 이를 통해 GA-와 sugar-signaling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본 실험에서 PBZ 처리 효과를 통해 GA가 호접란의 화경유도에 관여할 것임을 예상할 수는 있었지만, 호접란의 화경유도에 GA가 어떻게 작용하는 지 이해하기 위 해서는 종합적인 regulatory network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V3’의 개화 품질을 비교하였을 때에는 PBZ 처리 농도가 높 아짐에 따라 화경의 길이(p<0.001)가 유의성 있게 짧아진 것 을 확인하였다(Table 2, Fig. 1). 이는 PBZ의 anti-GA 효과로 볼 수 있으며, Wang and Hsu(1994)의 연구에서 PBZ와 함께 Daminozide, Uniconazole 등의 anti-GA 처리에 따른 화경 길 이 감소를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개화소요일수와 소화의 수에 는 차이가 없었는데, 이는 PBZ가 화경의 길이 생장은 억제하였지 만 소화의 발달에는 작용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GA-deficient 돌연변이의 경우 수술의 발달이 잘 되지 않거나 수분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Cheng et al. 2004;Mutasa-Göttgens and Hedden 2009;Plackett et al. 2011), 이는 GA signaling이 floral homeotic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하여 화기 발달을 조절 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Fleet and Sun 2005;Yu et al. 2004). 하지만 화기가 발달하는 동안에는 GA가 줄기로부터의 이동이 아닌 수술에서 만들어져 화기 발달에 작용하기 때문에 (Hu et al. 2008), 본 실험에서는 소화의 발달에 있어 PBZ 효 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
두 품종 모두에서 PBZ 농도가 증가할수록 뿌리 직경이 유 의미하게 증가하였다(Fig. 2). Drenching을 통해 PBZ를 처리 하였기 때문에 뿌리를 통한 PBZ 흡수를 예상할 수 있다. PBZ 를 처리한 식물들에서 0ppm 처리 식물들에 비해 뿌리 끝이 짧아진 것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Fig. 1). 뿌리 직경이 증가한 원인이 길이 생장 억제로 인한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 가 있다. 반면에 지상부 생장량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 았는데, 이는 호접란의 생장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호접란은 생식생장이 유도될 경우 지상부의 영양생장보다는 화경 발달 이 주로 일어나게 되므로(Lee et al. 2020), 지상부 생장에는 큰 영향이 없었을 수 있다. 반면에 영양생장 과정에서는 PBZ 를 처리하였을 때 지상부의 크기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 었다(Fig. 3).
영양생장 환경에서의 Paclobutrazol 처리
28°C의 영양생장 환경에서 PBZ를 처리하였을 때 지상부 생 장 반응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3). 잎의 길이(p<0.001)와 폭(p<0.01)이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감 소하였다. 반면에 잎의 두께(p<0.01), 줄기 직경(p<0.05), 뿌리 직경(p<0.001)은 농도가 증가할수록 증가하였다. GA 생합성 억제로 인해 ‘stunting’이 일어났으며 이로 인한 왜성화가 나타 났다(Fig. 3). 식물의 왜성화는 분화 생산이나 소형 상품 개발 을 위해 필요한 특성이라는 점에서 호접란 재배에 식물생장조 절제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된다.
PBZ 처리에 따른 잎, 뿌리 등의 형태적 변화뿐만 아니라 신엽의 발달이 저해되었다. PBZ처리 농도가 증가할수록 신엽 의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동화산물은 ‘source-sink’ 관계에 따라 각 기관으로 partitioning이 일어나는데(Gifford and Evans 1981), GA은 ‘source’ 잎에서 ‘sink’ 기관으로의 sucrose 이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Aloni et al. 1986;Iqbal et al. 2011). 호접란은 영양생장 과정에서 새로 발달하는 잎이 주요 ‘sink’ 기관이기 때문에(Lee et al. 2020;Susilo et al. 2013), PBZ 처리로 인한 GA의 감소는 신 엽 발달을 위한 동화산물 이동을 제한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신엽의 감소는 PBZ 활용에 있어 부작용이 될 수 있다. 호접란 은 화경 생장점이 줄기 내 각 잎의 기부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Rotor 1952), 신엽의 수가 감소하면 화경의 수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화경의 수는 호접란 품질에 있어 중 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PBZ 처리에 따른 화경 수 감소로 인해 품질 저하가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뿌리의 생장 억제, 엽면적 감소 등의 반응도 나타날 수 있으며, 처리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생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소형 분화 개발이나 화경의 길이 조절에 있어 PBZ의 적절한 활용을 위해서는 적정 농도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영양생장 과정에서 PBZ를 처리한 식물체를 25°C 이하의 생 식생장 환경으로 옮겼을 때 앞선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화경 유도율이 낮아지고 화경출현일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3). 이러한 결과에 대한 원인으로 여러가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 먼저, 처리 후 15주 이상 지난 후 화경을 유도하였다는 점에서 화경유도 억제는 생장량 감소, 잎의 두 께 증가 등으로 인한 생리적 장애로 인한 반응일 수도 있다. 또한 본 실험에서는 PBZ 처리를 위해 drenching을 이용하였 는데, 호접란은 다른 식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수 빈도나 관수량이 적다는 점에서 화분 내 PBZ가 오랫동안 잔류했을 수 있다. 따라서 PBZ 처리 방법과 시기에 대한 고려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실험에서는 호접란의 화경유도 및 발달, 생장 단계에 있 어서 PBZ 처리의 효과를 조사하였다. PBZ 처리에 따라 화경 유도가 억제되고 화경의 길이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를 통해 GA가 화경의 유도와 발달에 관여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또한 PBZ 처리에 따른 호접란의 왜성화를 관찰하였으며, 화경 길이 조절과 소형 분화 생산을 위한 PBZ 의 활용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신엽의 수가 감소하고 처 리 후에도 화경유도 억제가 나타나는 등의 부작용도 관찰되었 다는 점에서 PBZ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처리 시기와 방법, 적정 처리 농도를 확인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