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프리지아(Freesia)는 남아프리카 원산의 구근화훼식물로 국 내에서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생산되는 대표적인 동계 작물이다(Choi et al. 2013). 국내 절화 프리지아는 2018년 재 배면적 33ha, 판매량 22백만본으로 내수뿐만 아니라 일본으로 도 수출되고 있다(APQA 2019; MAFRA 2020). 노란 겹꽃의 ‘Gold Rich’는 2008년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성된 품종 으로 꽃이 크고 색이 선명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절화 프리지아는 하나의 화서에 여러 개의 화뢰가 달려 있 는 구조로 보통 1~2개의 소화만 개화된 후 시들기 때문에 관 상 가치가 떨어지고 절화수명도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확 및 판매가 되는 시점의 성숙도와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소비자 수준에서 4~12일 가량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i et al. 1998). 이처럼 프리지아의 절화수명은 매우 짧은 편 이므로 재배농가에서부터 소비자까지 일정한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고 절화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관련 연구가 필요한 실 정이다.
절화수명이 단축되는 원인으로는 수분 흡수량 감소로 인한 수분 스트레스, 생육과 개화에 필요한 양분의 소모, 미생물의 증식으로 인한 부패, 도관 막힘 및 에틸렌 발생량의 증가 등이 있다(Aslmoshtaghi et al. 2014). 수분 스트레스는 흡수되는 수분의 양보다 증산되는 수분의 양이 더 많을 때 꽃잎과 잎의 위조 및 꽃목굽음을 초래한다(Aryal et al. 2019). 특히, 절화 는 모본에서 절단되면서 뿌리로부터 양분과 수분의 공급이 중 단되기 때문에 절화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화병의 용액에 탄수화물을 추가하여 절화의 탄수화물 수준을 유지시켜 양분 의 소모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Hajizadeh 2016).
현재까지 절화 품질 향상을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는 절화수명 연장제로는 sucrose, 살균제, 에틸렌 발생 억제제, 유기산 및 식물생장호르몬 등이 있으며, 절화의 수확후 전처리 또는 보존용 액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탄수화물의 주된 물질인 sucrose는 전처리 또는 보존용액의 주요 성분으로 절화의 생육과 개화에 필요한 영양분이며 생체중을 증가시키고, 삼투 조절에 의해 수분 흡수를 증진시켜 기공 개폐를 조절하여 증산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srar 2012;Mortazavi et al. 2011).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살균제로는 황산알루미 늄(aluminum sulfate), 8-hydroxyquinolin(HQ), 8-hydroxyquinolin sulfate(HQS), 8-hydroxyquinolin citrate(HQC), 에탄올, sodium hypochlorite(NaClO) 등이 있는데 이러한 살균제들은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여 줄기의 도관이 막히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수분 흡수를 원활하게 유지하여 절화수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Asrar 2012;Edrisi et al. 2015;Seyf et al. 2012). 특히, HQS는 화훼 작물에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살균제 중 하나로 목질부에서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여 절화 프리지아에서 수분 흡수를 유지하 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Elgimabi and Ahmed 2009). 양분과 살균제로 이용되는 물질들 외에도 유기산 중 하나인 citric acid는 절화 보존용액의 pH를 낮춰 절화 줄기내 도관의 pectate 결합을 끊음으로써 도관 막힘을 방지하여 수분균형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ahran Knife et al. 2018). 하지만 살균제 단용 처리만으로는 양분의 소모를 방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처리 또는 보존용액 처리시 당, 살균제 및 유기산을 적절히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절화수명 연장과 품질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보고된 바 있다(Pun and Ichimura 2003).
현재까지 절화 프리지아의 절화수명 연장 및 개화 품질 향상 과 관련하여 보고된 연구로는 절화 프리지아의 화뢰 직경, 개화 율, 생체중, 수분 흡수량 및 카르티노이드 함량 증가에 대한 전처 리의 효과가 보고된 바 있고(Kwon et al. 1999), 1-MCP와 STS 처리시 절화수명이 연장되었다는 보고(Akbudak et al. 2012;Zencirkiran 2010), 습식방법으로 1℃에 4일간 저장하는 것이 절화수명 연장과 품질 유지에 효과적이었다는 보고(Choi et al. 2013) 등이 있다. 하지만, 국내 육성 품종을 대상으로 전처리와 보존용액 처리 간 교호 작용의 효과를 구명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육성 절화 프리지아 ‘Gold Rich’의 절화수명 연장 및 개화 품질 향상에 적합한 전처리 및 보존용액을 구명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공시재료
실험 재료는 2020년 3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에서 재배 된 국내 육성 프리지아 ‘Gold Rich’를 수확하여 사용하였다. 프리지아의 수확단계는 현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 출하되고 있는 상품 단계(1번 소화가 품종 고유의 색을 띄는 단계)로 수 확하였으며, 수확 즉시 5℃로 유지되는 냉장차를 이용하여 국 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전처리 및 보존용액 처리
운반된 절화는 절화장이 40cm가 되도록 수중에서 절단하고 전처리와 보존용액에 따른 절화수명과 개화 품질을 조사하기 위하여 수돗물(tap water), 10% sucrose + 200mg・-1 Al2(SO4)3(SA), 10% sucrose + 200mg・L-1 Al2(SO4)3 + 200mg・L-1 GA3 + 150mg・L-1 citric acid(SAGC) 용액에 상온에서 20시간 전처리하였다. 전처 리 후 줄기 하단부를 10cm 정도 재절단 후, 수돗물, 5% sucrose + 300mg・L-1 8-HQ(SH), 1% chrysal professional Ⅲ(CPⅢ)의 보존용액이 담긴 절화 용기에 꽂아 실내 온도 22±1℃, 상대습도 55~60%, 광도 10μmol・m-2s-1(12시간 광주기, 형광등) 등으로 유 지되는 관능평가실에서 절화수명 및 절화특성을 조사하였다.
절화수명 및 절화특성 분석
전처리 및 보존용액 처리가 완료된 절화는 절화 관상 기간 중 생체중, 증산량, 수분흡수량, 개화 단계 변화 등을 매일 조 사하였고, 이를 통해 수분균형, 개화율, 만개율 및 절화수명 등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생체중변화율은 실험 초기 생체중에 대한 측정 당일 생체중의 백분율로 나타내었고, 증산량은 전 날 용기, 용액 및 절화의 중량에서 측정 당일의 중량을 뺀 값, 수분흡수량은 전날 용기와 용액의 중량에서 측정 당일의 중량 을 뺀 값으로 나타내었다. 수분균형값은 수분흡수량에서 증산 량을 뺀 값으로 조사하였다. 개화율은 전체 화뢰수에 대한 개 화한 화뢰수의 백분율로 나타내었으며, 만개율은 개화한 화뢰 수에 대한 만개한 화뢰수의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화서의 절 화수명 종료일은 보존용액이 담긴 화병에 꽂은 날부터 개화한 소화 중 50% 이상의 소화가 위조되는 시기로 하였으며, 각 소 화의 수명은 개화일로부터 꽃잎의 50% 이상이 위조되는 시기 로 설정하여 조사하였다.
통계처리
통계 처리는 SPSS 20 software(IBM-SPSS, Armonk, NY, USA)를 이용하여 실험 결과값에 대한 유의성을 p<0.05 수준 에서 Duncan의 다중검정법(Duncan’s multiple range test)으 로 사후분석하였다. 각 처리구는 통계분석을 위하여 반복당 7 본씩 5반복으로 처리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전처리제 및 보존용액 처리가 절화 프리지아 ‘Gold Rich’의 절화수명 및 개화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전처리 제 처리에 따른 차이는 미미하였지만, 보존용액 처리에 따라 절화 품질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이원분산분석 결과, 전처리제와 보존용액의 교호작용은 화서 와 소화의 절화수명에 매우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 인되었다(Table 1).
전처리에 따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수돗물을 대조구로 SA와 SAGC로 각각 전처리한 뒤, 수돗물을 보존용액으로 처리 한 처리구의 개화율, 만개율 및 화서의 절화수명을 비교 분석 한 결과, 개화율은 각각 63.7, 67.4, 50.8%, 만개율은 각각 12.3, 10.3, 10.9% 수준이었고, 화서의 절화수명은 각각 7.3, 7.4, 7.1일로 대조구인 수돗물 전처리 대비 절화 품질에 미치 는 뚜렷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전처리제 종 류별로 전처리 후 SH와 CPⅢ로 각각 보존용액 처리한 처리구 에서의 비교 결과, 화서의 절화수명은 대조구인 수돗물 전처 리 대비 크게 연장되지 않았지만, SAGC를 이용한 전처리는 SA 대비 개화율과 만개율의 증가와 소화의 절화수명 연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Fig. 1A, B). 이러한 결과는 절화 프리지아를 25% sucrose 용액에 18시간 동안 물 올림 처리하였을 때, 꽃의 크기와 개화율이 증가되었고 절화 수명이 연장되었다는 보고와도 유사하였다(van Meeteren et al. 1995). Al2(SO4)3은 절화 장미와 Lisianthus의 절화수명 연 장, 용액 흡수량 증가, 색소 함량, 생체중 감소 억제, 노화지연 및 미생물 증식 억제 효과가 뛰어났다고 하였으며(Liao et al. 2001;Mohammadi et al. 2012), GA3와 BA는 거베라의 절화 수명, 생체중, 용액 흡수, 막안정성 및 가용성 고형물 함량 유 지에 가장 효과적인 식물생장호르몬이라고 하였다(Danaee et al. 2011). 또한, 저렴하고 안전하며 생분해성 천연 화합물인 citric acid는 식물에서 스트레스 조절 및 억제 특성을 갖고 있 어 절화수명 연장 효과가 뛰어나 기존의 화학 처리법의 대안 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Vahdati et al. 2012). 이처럼 전처리제의 효과는 절화 품종, 전처리제의 종류와 농도 및 시 간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추후 절화 프리지아의 절화수명 및 개화 품질 향상에 적합한 전처리 방 법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보존용액 처리에 따른 절화수명 및 개화 품질 유지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수돗물을 대조구로 SH와 CPⅢ를 각각 보존용 액으로 처리하였을 때, 대조구 대비 SH와 CPⅢ 두 처리구 모 두 절화수명, 개화율 및 만개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수돗물로 전처리 후 보존용액 종류별로 비교하였을 때, CPⅢ와 SH 용 액의 절화수명은 7.7일과 8.3일로 대조구인 수돗물보다 0.4, 1.0일 증가하였으며, 개화율은 9.8, 25.3%, 만개율은 39.6, 68.8% 증가하였다. 특히, 절화의 개화와 생육에 필요한 양분 인 sucrose와 살균제로 쓰이는 8-HQ가 혼합된 보존용액 처리 가 절화수명이 8.3일로 가장 길었고, 개화율과 만개율도 89.1, 81.1%로 가장 높았으며, 총 7개의 소화 중 7번 소화까지 정상 적으로 개화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SA와 SAGC로 전 처리 후 보존용액 종류별로 비교한 결과에서도 SH 보존용액 처리가 절화의 수확 후 절화수명 및 개화 품질 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sucrose와 8-HQ를 혼합한 보존용액은 상용화되어 있는 chrysal 제품보다 절화수명 연장 및 개화 품질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Fig. 1A, B). 이러한 결과와 같이 Chanjirakul et al.(2015)의 연구에서도 sucrose와 8-HQS를 혼합한 보존용액은 상업적으 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보존용액인 chrysal 대비 동일한 절화수명을 나타내어 대체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 고된 바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살균제 HQ는 화훼 산업에 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보존용액으로 sucrose와 혼용 시 더욱 효과적이고, 미생물 증식으로 인한 도관 폐쇄를 억제 하여 수분 흡수력의 지속성을 갖게 하여 생체중 증가와 같은 생육 증진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Nair et al. 2006). 8-HQS와 3% sucrose 혼용 처리는 sucrose 단용 처리보 다 절화 장미의 수명 연장과 위조 감소에 효과적이었고(Elgimabi and Ahmed 2009), 금어초에서도 sucrose와 HQS를 혼용한 보존용액 처리가 절화 품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뛰어나 상업 적으로도 유용하게 쓰이는 보존용액이라고 보고된 바 있다 (Asrar 2012).
전처리제 및 보존용액 종류별 절화 프리지아의 수분 흡수 량, 생체중 및 수분균형의 일별 변화량을 조사한 결과, 절화수 명 연장, 개화율 및 만개율 향상에 효과가 있었던 SH 보존용 액 처리구가 대조구인 수돗물 처리구 대비 생체중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2). 수분 흡수량의 경우, 절화 관 상 기간 4일차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모든 전처리구에서 보존용액을 처리하였을 때, 대조구인 수돗 물 처리구 대비 수분 흡수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Fig. 3). 특히, SAGC로 전처리한 처리구가 다른 처리구에 비해 수분 흡수량이 많은 것으로 보아 citric acid를 혼합하여 사용하게 되면 용액의 pH가 감소되어 결과적으로 줄기의 잘린 부위에 있는 박테리아를 비롯한 미생물의 번식을 감소시켜 목질부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여 수분 흡수를 용이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Kazemi et al. 2012)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도 유사하였 다. 생체중 변화율 역시 SAGC로 전처리 후 SH로 보존용액 처 리한 처리구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으며 수돗물로 전처리한 경 우에도 보존용액을 처리하면 생체중이 크게 증가되는 것을 확 인할 수 있었다. 또한 SH 보존용액 처리구는 전처리와 상관없 이 생체중 증가 기간이 수돗물과 chrysal 처리구 대비 1~2일 연장되었고 절화 관상 기간 7일차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하였 다. 수분균형의 결과, 수분균형 값이 음의 값으로 감소한 것은 수분을 보유하고 있는 값보다 손실된 값이 큰 것으로 팽압이 감소하여 위조가 시작되는 시점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모든 전처리구에서 SH 보존용액 처리구는 chrysal과 수돗 물 처리구 대비 수분균형 유지 일수가 약 0.5~2일 정도 연장 되었다(Fig. 4). Sucrose는 잎에서 기공 폐쇄를 유도하여 수분 손실을 감소시켜 생체중을 유지시킨다는 보고(Abdulrahman et al. 2012)와 절화 보존제의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절 화의 삼투압 및 세포 조직의 수분 보유력을 높이고, 영양분의 공급원 및 호흡 기질로 작용하여 단백질의 분해를 지연시켜 절화의 수분균형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 et al.1999;Halevy et al. 1978). 본 연구 결과에서도 sucrose와 8-HQ 가 포함된 보존용액 처리는 절화 프리지아의 수분 흡수를 증 가시키고 절화 초기의 높은 팽압을 유지시키는 삼투 물질로 작용하여 위조를 지연시키고 개화율과 만개율을 높이는 데 효 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절화 프리지아의 수확후 개화 품질 향상에 효과적인 전처리제와 보존용액은 각각 SAGC와 SH로 절화수명은 최대 8.5일까지 연장되었고, 80% 이상의 개화율과 만개율을 보였으며, 수분 흡수량과 생체중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특히, 여러 개의 소화가 순차적으로 개 화하는 절화 프리지아의 특성상 최종 소화까지 정상적으로 개 화되어 개화 품질이 향상되고 절화의 관상 기간을 연장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