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무궁화는 아욱과 식물로서 세계적으로 약 200여 종이 분포 되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무궁화속 식물은 온대남부지방을 비롯하여 난대 및 아열대지방에 주로 분포하 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ASH 1997). 그런데 나라꽃 무궁화 (Hibiscus syriacus L.)는 한반도 남서부와 중국의 랴오뚱(遼 東) 반도지역이 원산지라는 주장(Ryu and Yeam 1983)과 중 국 남부와 인도 북부지역이 원산지라는 주장(Rehder 1974;Wyman 1971),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의 동북지역 등 동북아시아가 원산지라고 주장(ECNEH 1993) 등 아직까지 원산지에 대한 논의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아 자생지 동정이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궁화는 우리나라에 서 단군조선시대 훨씬 이전부터 반만년이 넘도록 이 땅에서 가꾼 토착식물이며 우리민족과 함께 동화되어온 식물이다. 비 록 지금까지 나라꽃(國花)로서의 법적인 지위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으로서 국 민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이다.
무궁화는 원래 온대성 낙엽관목으로서 생태적으로는 온대 남부 및 난대성식물의 생육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꽃은 고온기인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8월에 개화 최성기를 이루며 10월 초순경 서리가 내릴 때까지 개화가 지 속된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어서 비록 개화수 명은 짧으나 다른 꽃송이들이 연속해서 피기 때문에 전체적으 로 볼 때에는 개화기간이 길다. 꽃은 크고 탐스러워서 정원수 목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전 세계 50여 나라에서 재 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Korean Hibiscus Research Society 1993;Lee 2013).
이처럼 아름답고 재배역사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나 라는 물론 전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원수로서는 물론 가로수(Shim 1996)로서도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이다. 그 런데도 불구하고 가끔씩 무궁화는 우리나라에 자생지가 존재 하지 않는다거나 내한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나라꽃으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논쟁거리로 삼는 경우가 있다. 무궁화는 수령 이 100년을 넘지 못하는 특성이 있는 한편 전형적인 양지식물 이기 때문에 큰키나무의 그늘에 밀려서 자생지군락이 영속적 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생태적 특성이 있다. 한편 타가수정식 물(Ryu와 Yeum 1983)로서 종자번식이 잘되기 때문에 인근에 종자가 떨어져 자라서 다양한 꽃들이 피고 햇볕이 잘드는 인 가근처에서 자라는 특성 때문에 자생지 특유의 천연군락을 찾 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자생지 확인에 앞서 전세계의 무궁화 재배가 능 한계지를 제시하고 한반도 북부에서의 재배 한계지와 고도 한계를 제시하여 나라꽃으로서의 적합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세계각국을 현지 답사한 결과와 전문가들과의 면 담, 해외 현지인들과의 전화 면담, 무궁화의 재배사진 자료분 석, Georeferencer service를 통한 수집자료 그리고 기존의 연 구결과들을 종합하였다. 조사지역은 한반도와 중국, 일본, 대 만, 북미지역은 캐나다, 미국 중남미는 멕시코, 쿠바, 푸에토 리코, 하이티, 콜롬비아, 에콰도르, 남미지역은 볼리비아, 아르 헨티나, 브라질, 대양주는 호주와 뉴질랜드, 유럽지역은 스웨 덴, 독일, 벨기에,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이태리, 헝거리, 러 시아, 그리스, 보스니아 헤테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몬테네 그로, 알바니아, 중동과 서남아시아 지역은 시리아, 이스라엘, 아제르바이젠,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프리카지역은 남아프리 카공화국 등 이었다. 각 나라에는 무궁화가 심겨진 가장 북쪽 이나 남쪽 또는 서쪽 한계지역의 도시와 위도 및 경도 등 좌 표를 기재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결과 및 고찰
6대주 식재 한계지 조사결과
아시아 지역의 식재 현황
한반도에서 가장 북쪽에 심겨져서 자라고 있는 무궁화는 평 양(북위 39.1도, 동경 125.8도)인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기후적 조건으로 미루어 볼 때 서쪽으로는 신의주와 동쪽으로는 동해 의 해안선을 따라서 훨씬 고위도 지역까지도 식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중부이남 지 역에 심겨진 무궁화 중에서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의 해발 710m 지점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개인 정원에서 재배되어 왔는데 해마다 개화도 잘 되며 홍단심과 백단심 계 통의 무명 품종이었다. 한편 1970년대에 강원도 평창군 대관 령면 횡계리 일대의 해발 720m 부근에서는 무궁화의 각종 품 종을 대상으로 월동 가능성에 대한 실증시험이 수년간 실시된 바 있었다. 그 결과 몇몇 품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품종들이 월동 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Choi 1991).
한편 중국 대륙에서 무궁화 식재 벨트(belt)는 산동성(山東 省)의 칭타오(靑島)와 지난(濟南), 허베이성(河北省)의 베이징 (北京), 산서성(山西省)의 시안(西安)과 한중(漢中), 스촨성(泗 川省)의 생두(成都), 윈난성(雲南省)의 리이장시(麗江市)와 바 오산시(保山市) 진홍시(景洪市), 광둥성(廣東省)의 타이샨시 (台山市), 홍콩, 저장성(浙江省)의 닝보(宇波)를 잇는 선 남쪽 이었다. 대만은 추위보다는 더위가 문제일 것으로 생각되었는 데, 가장 남쪽은 가오슝시의 남쪽 차성(車城)이었고 북쪽은 타 이페이(台北)이었으며 이 지역들에서는 홍단와 자단심 계통이 식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오키나와에서 삿포로까 지 전 지역에 심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조사된 북쪽 끝 지역은 센다이(仙台)시로 북위 37.1도, 동경140.2도 지점이었다(Table 1).
아메리카 대륙의 식재 현황
북미지역에 있어서 무궁화의 식재 북한계선은 태평양연안 인 Canada의 British Colombia주 Vancouver(북위 49.3도)와 미국 Colorado주 Denver(북위 39.7도), Kansas주의 Kansas city, Illinois주 Chicago(북위 42.3도) 북쪽에 위치한 Sacramento, Michigan주의 Detroit(북위 42.3도), New York주 Syracus 북 쪽의 Swego, Vermont주의 Burlington(북위 43.3도) 그리고 대서양 연안에 위치해 있는 Boston(북위 42.4도)을 잇는 선의 남쪽이었다(Lee 2013). 특히 중부 내륙 쪽인 Canada의 Toronto 에서도 식재되어 잘 자라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무궁화는 온 대성식물이기 때문에 겨울철의 추위가 식재 한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더위 또한 제한요인으로 작용을 한다. 따 라서 기온이 높은 중남미지역에서의 무궁화의 식재 현황을 살 펴보면, Mexico의 Yucatan 반도에 위치해 있는 Merida(북위 21.0도, 서경 89.6도), Cuba의 Habana, Haiti의 Port-au-prince, Pueto Rico의 San Juan(북위 18.4도, 서경 66.0도)까지 재배되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남미는 남쪽으로 내려갈 수록 추워지는데 Brazil의 Porto Alegre 그리고 Argentina의 Olavarri(남위 36.95도, 서경 60.3도)에도 식재되어 있는 것으 로 조사되었다(Table 2).
유럽 대륙의 식재 현황
북유럽에서는 Sweden의 Stocholm(북위 59.4도, 동경 18.0 도)에 심겨진 무궁화(Fig. 1C)가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Munchen을 비롯하여 Gottingen, Bonn, Stutgart, Berlin, Kiel 등지에 40~50품종이 가꾸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 져 있는데 독일에서의 최북단 식재지역은 Hamburg(북위 53.9 도, 동경 10.7도)이었다(Yoon 2016). 영국에는 England의 London(북위 52.0도, 동경 0.3도)과 Ireland의 Dublin에 ‘Blue Bird’, ‘Diana’, ‘Hamabo’, ‘Rubra’ 등 40~50품종이 가꾸어져 있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는 Brugge, Spain은 Sevilla와 Valencia, Portugal에는 Lisboa, Italy에는 Catania와 Leece(북 위 40.4도, 동경 18.2도)에서 가꾸어지고 있다(Table 3). 한편 Swiss를 비롯하여 Austria의 Wein, 남쪽으로는 Hungary의 Budapest(북위 47.4도, 동경 19.0도)와 동유럽의 Estonia의 Tallinn시와 Latvia 그리고 Adria해 연안의 발칸반도에서는 Bosnia & Herzegovia의 Sarajevo, Montenegro의 Budva(Fig. 1A)에 식재되어 있는데, 이들지역 이외에도 Slobenia, Croatia, Albania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중동과 서남아시아 지역의 식재 현황
중동지방은 겨울철 기온이 높아서 낙엽성인 무궁화의 휴면 에 다소 지장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Syria지방은 원래 Linne가 이 지역에서 무궁화를 처음으로 채집하여 학명을 Hibiscus syriacus로 기재했다고 하는 일화는 너무나 잘 알려 져 있다. 실제로 Syria의 Palmyra(북위 35도, 동경 38.5도)와 Israel의 Jerusalem(북위 31.4도, 동경 35.1도) 그리고 인접국 인 Libya의 Tripoli, Jordan의 Amman에도 식재되어 있는 것으 로 보고된 바 있다(Lee 2013)(Table 4). 한편 러시아 남부의 흑해연안에 위치하고 있는 Sochi(북위 43.8도, 동경 39.7도)와 인근에 있는 Ukraine의 Odesa에도 식재되어 있다. 서남아시 아 지역으로서 Cocasus 지방인 Azerbaijan의 Baku시내에 위 치하고 있는 시라반샤 궁(Shiravanshahs Palace)(Fig. 1D)과 Geogia의 Gori 그리고 Armenia의 Echmiadzin 정교회의 정원 (Fig. 1B)에서도 잘 자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짙은 붉은색의 꽃이 피고 있었고 종자도 잘 맺고 있었다.
호주와 아프리카 대륙의 식재 현황
Australia에서는 Melbourne과 Canberra 그리고 New Castle 지역과 New Zealand 북섬 Auckland 인근의 Rotorua를 비롯 하여 Wellington(남위 41.1도, 동경 175.1도)의 정원에 심겨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한편 Africa 대륙에서는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였 으나 남아프리카의 남쪽지역인 Johannesburg와 Botswana(남 위 26.6도, 동경 27.1도) 부근에 무궁화가 식재되어 있는 것으 로 조사되었다(Table 5). Lee(2013)에 의하면 남아프리카공화 국의 Durban지역에 ‘Alba Plena’와 ‘Lady Stanley’, ‘Woodbridge’, ‘Hamabo’품종 등이 정원용으로 식재되어 있다고 보고한 바 있었다. 그러나 기후적 여건상 현재도 무궁화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내한성의 검토
정원식물로서 북미지역에서 무궁화의 식재 한계를 조사해 보면 Illinois주의 Chicago나 Wisconsin주, Minnesota주 에서 도 자라고 있는데 이들 지역의 겨울철 최저기온은 우리나라의 함경북도 지역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anada의 Ontario주에 있는 Toronto시는 이들 지역보다도 위도가 높을 뿐 만 아니라 겨울철 기온이 상당히 낮은데도 불구하고 생육 이 양호하고 꽃도 잘 피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서 가꾸고 있는 품종들을 살펴보면 ‘Blue Bird’를 비롯 하여 ‘Ardens’, ‘Lucy’, ‘Anemonaeflorus’, ‘Paeoniflorus’ 등이었 는데 특히 ‘Blue Bird’ 품종은 –29℃의 낮은 온도조건에서도 잘 견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한성은 품종간 차이가 있는 데 일반적으로 청자색이 많이 들어간 꽃색을 가진 품종이 추 위에 강한 경향이 있었다. 한편 1990년대 초에 중국 베이징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베이징식물원을 개원할 무렵에 평양에 서 옮겨다가 심었다는 홍단심 계통의 무궁화가 식재되어 있었 는데 생육과 개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꽃색 은 역시 푸른색이 많이 들어간 화색을 가진 홍단심계이었다. 우리나라는 장차 남북통일을 대비한다면 나라꽃으로서 내한 성이 강한 무궁화 품종의 선발과 육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내서성의 검토
무궁화의 생육특성은 봄철에 늦게 새싹이 트고 기온이 높아 진 7월 초순부터 개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생육양상은 배롱나 무의 맹아와 개화습성이 유사한데 봄철에 추위가 완전히 사라 진 4월 중순이 지나야 새싹이 튼다. 무궁화는 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하고 오히려 무더위속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여름철 기온이 높은 중동지역의 Syria나 Israel, 서남아시아의 Azerbaijen과 Armenia 그리고 지중해연안 기후 대에 속하는 Bosnia Herzegovina, Montenegro지역에서 잘 자 라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철의 무더위속에서 개화가 잘 되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생육기간 동안에는 다소 높은 기 온이 필요하고 낙엽이 진 이후의 휴면 기간에는 저온이 필요 한 식물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었다. 대다수의 Hibiscus 속 식물들의 자생지가 열대 및 아열대지방(Brickell and Zuk 1977;Rehder 1974)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하와이무 궁화처럼 열대지방 원산의 Hibiscus속 식물들은 꽃이 화려한 빨강색계통이 많다는 사실도 고려의 대상이다. 기온이 높은 서남아시아 지방에서 자라는 무궁화의 꽃색깔이 짙은 붉은색 이라는 사실(Fig. 1B) 또한 내서성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생 각된다. 따라서 화색과 내서성과의 연관성을 검토하여 열대 및 아열대지방에 적합한 무궁화 품종을 육성하는데 있어서 참 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