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나리(Lilium spp.)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화훼 작목 중 4위에 달하는 원예작물이다(Barba-Gonzalez et al. 2014). 나리는 단자엽의 백합과(Liliaceae) 식물로 대부분 북반 구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100종 이상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Barba-Gonzalez et al. 2004; McRae 1998). 나리의 많은 종에 대한 분류 작업은 여러 식물학자에 의해 시도되었 으나 현재 주로 이용되는 방식은 Comber에 의해 정립되었다 (McRae 1998). 형태적 특성, 종자 발아 특성, 잎의 배열, 구근 의 생육 형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 종들 은 총 7개의 section으로 Martagons, Pseudolirium, Liriotypus, Archelirion, Sinomartagon, Leucolirion, Daurolirion으로 분류 한다. 원예적 형질이 우수하여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품종 그 룹으로는 Sinomartagon(아시아틱나리), Archelirion(오리엔탈 나리), Leucolirion(나팔나리와 트럼펫나리) 등이 있다(Lim et al. 2008).
나리의 원예적 이용은 유럽에서는 약 B.C. 1600 미노스 문명 유적에서 나리 문양이 발견될 정도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육 종의 역사는 튤립, 수선에 비해 매우 짧다(Okubo 2014). 상업적 인 육종은 미국의 Oregon Bulb Farms의 Jan de Graaff와 그의 동료들, 일부 대학에 의해 1950년대에 시작되었다(Benschop et al. 2010). 나리의 초기 육종은 Sinomartagon 그룹 내의 비교적 유연관계가 가까운 근연의 종들을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최근에 는 새로운 특성이나 우수한 형질을 도입하기 위해서 다양한 화 훼작물에서 종간잡종을 통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Arens et al. 2014). 나리의 경우 종간잡종 뿐 아니라 다른 그룹간의 종간잡 종을 통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여 상업적 성공하여 네덜란드에 서는 longiflorum - Asiatic hybrids (LA) 886ha, longiflorum - Oriental hybrids (LO) 53ha, Oriental - Trumpet Hybrids (OT) 349ha가 각각 재배되고 있다(van Tuyl and Arens 2011).
절화, 분화 등을 생산하기 위한 나리 구근은 네덜란드에서 전세계 수요량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Arens et al 2014). 우리나리 역시 대부분 절화 생산용 구근은 네덜란드에 서 수입하여 이용하기 때문에 구근 구입비용은 농가 조수익의 49% 정도를 차지하여 재배농가의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MAFRA 2016; RDA 2011). 최근 종구의 국산화를 위해 국립 원예특작과학원, 각도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등 여러 기 관에서 국산 품종 개발과 함께 조직배양 구근을 보급하여 국 산 품종의 구근 생산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Kang et al. 2013).
최근 네덜란드의 품종 육성과 재배 방향은 기존 품종의 단 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하기 위하여 종간 잡종 품종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틱 나리는 LA 종간잡 종나리가 대체하고 있으며 오리엔탈 나리는 OT 종간잡종나 리, LO 종간잡종나리로 대체되고 있다(van Tuyl and Arens 2011). OT 종간잡종나리의 경우 2000년 1ha에서 2013년 466ha로 급격히 재배 면적이 증가하고 있다(Lim et al. 2008; Yu et al. 2014)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절화 종구의 국산화를 위하여 OT 종간잡종나리와 오리엔탈나리 유전자원을 이용하 여 국내 환경적응성이 우수하고 절화 특성이 우수한 신품종을 개발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절화용 OT 종간잡종 나리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1991 년부터 2005년에 걸쳐 화훼 종묘회사를 통하여 외국의 육종회 사로부터 유전자원을 수집하였다. 도입된 유전자원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비닐하우스 및 철재온실 에 구근을 정식하여 농촌진흥청 농사시험연구조사기준(RDA 1995)과 나리(백합) 신품종의 출원 및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 기준(KSVS 2011)에 따라 조사를 실시하였다. OT 종간잡종 나리 를 개발하기 위하여 2005년 6월 25일 노란색의 OT 종간잡종 나리 품종 ‘Avocado’과 백색의 오리엔탈 나리 품종 ‘Cordoba’ 를 각각 모본과 부본으로 화주 절단 수분법으로 3개의 꽃과 주두교배법을 이용하여 11개의 꽃을 인공교배하였고, 교배 후 83일 경과한 시기에 미숙한 꼬투리 8개를 수확하여 배가 형성 된 배주 160개를 기내에서 배양하였다. 기내에서 양성된 구근 은 저온처리 이후 2006년 9월 비닐하우스에 정식되어 순화 및 양구하였다. 2008년 4월 생육과 개화특성을 조사하여 화색 및 화형이 안정적인 ‘OTO-08-1’ 계통을 선발하였다. 선발된 이 계 통은 2008년 11월 수확된 구근의 인편을 이용, 초대배양하여 기내 증식하였으며 자연적으로 발생된 자구 및 인편을 이용하 여 무가온 비닐하우스 내에서 증식하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화색, 초장, 화폭, 꽃수, 외 화피의 길이와 폭, 잎의 길이 등을 농사시험연구조사기준 및 작물별 신품종의 출원 및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기준에 따라 모본으로 사용된 OT 종간잡종나리 ‘Avocado’와 국내 주요 재 배 OT 종간잡종 품종인 ‘Yelloween’을 대조품종으로 하여 특 성조사를 실시하였다. 구근 수확은 11월에 실시되었으며 개화 구의 구근 특성 조사를 위해 아구수, 구주, 자구수 등을 조사 한 후 비닐하우스에 정식하였다. 구근의 생산성 검정을 위해 인편 번식 능력을 조사하였으며, 개화구 구근의 인편수를 조 사한 후 피트모스로 충전하여 온도조절이 되는 생육상에서 2 3℃ 8주, 17℃ 4주, 5℃ 6주간 처리한 후 자구수와 자구 무게 를 조사하였다. 개화기 조사를 위해 무가온 비닐하우스에 구 근을 정식하여 자연 저온 처리 후 50%가 개화한 시기를 조사 하였으며 꽃의 화색은 RHS 칼라차트(RHS 2001)를 이용하였 다. 절화 수명은 최저 25℃가 유지되는 실내에서 절화 길이를 70cm로 하여 조사하였다. OT 종간잡종 나리의 배수성을 판독 하기 위하여 배수성 측정기(Ploidy analyzer-II, Partec, Munster, Germany)를 이용하였다. 기호도가 높은 품종을 선발하기 위 하여 2013년 6월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최된 나리 육 성 계통 평가회에서 소비자 및 생산자들을 대상으로 기호도 조사를 통해 품종으로 최종 선발하였다.
조사결과는 품종 간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SAS 9.2(Cary, NC, USA)를 이용하여 평균비교(Duncan 다중범위 검정과 Student t-test)를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절화용 OT 종간잡종 나리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2005년 6월 25일 OT 종간잡종 나리 품종인 노란색의 ‘Avocado’ 품종 과 백색 ‘Cordoba’를 인공교배하였다(Fig. 1). OT 종간잡종 나 리 품종인 ‘Avocado’는 국내에서 개발된 OT 종간잡종나리 ‘Flash Party’의 모본으로 이용되었으며 임성이 우수한 모본으 로 활용되어 계통양성에도 이용되었다(Rhee and Kim 2008). 오리엔탈나리 ‘Cordoba’는 대형화이며 상향개화하는 특성을 가진 품종으로 부본으로 이용하였다. 우리가 대부분 재배하고 있는 오리엔탈나리는 아름다운 화색과 향기, 대형꽃 등 원예 적 특성이 매우 우수하고 Botrytis에 매우 강하나 바이러스에 약하고 구근 생육에 영향을 미치는 Fusarium에 민감하여 구근 을 증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Lim and van Tuyl 2007; Lim et al. 2008). L. regale 을 포함한 트럼펫나리는 연구자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바이러스와 곰팡이병에 저항성을 가지고 생육 이 왕성한 특성을 가진다는 보고가 있다(Niimi et al. 1996). 또한 트럼펫와 오리엔탈나리와는 종간교잡이 가능하기 때문 에 오리엔탈 나리의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교배 모부본으로 이용하고 있다(Arens et al. 2014; Lim et al. 2008).
종간잡종 품종 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수정 전 후 장벽으로 인해 교배 성공이 어렵다. 수정 전 장벽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화주 절단 수분법, 기내에서의 화주 접목 수분법 등 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수정 후 장벽은 배배양, 배주배 양, 자방절단배양 등을 통해 극복되어 품종개발에 적극 이용 하고 있다(Lim et al. 2008). 선정된 모부본을 대상으로 화주 절단법을 이용하여 3화와 주두교배 방법을 이용하여 각각 11 화씩 인공교배를 실시하였으며 미숙한 꼬투리는 수확하여 기 내에서 배주배양을 실시하였다. 주두교배법을 이용한 꼬투리 8개를 수확하였으며 배주 160개를 획득하였고 총 105개가 발 아하였다. 발아한 기내 실생은 배양을 통해 구근을 비대시켜 저온처리 후 정식하였으며 구근 양성 후 2008년 ‘OTO-08-1’ 계통을 선발하였다. 이후 조직배양과 자구, 인편번식 방법을 이용, 번식하여 2011년부터 2012년까지 1, 2차 생육특성 검정 을 수행하였고 2013년에 ‘Wongyo C1-117’로 명명하여 3차 생 육특성검정을 실시하여 안정성, 균일성에 대해 조사하고 소비 자 기호도 평가를 수행하였다. 2013년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 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Milky Way’로 명명되었고 2016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등록이 되 었다.
주요 특성
OT 종간잡종나리 ‘Milky Way’는 아이보리색(W155A)의 절화 용 품종으로 주두색이 보라색이며 반점이 없다(Fig. 2, Table 1). 모본으로 이용된 ‘Avocado’는 노란색으로 녹색 주두와 진갈색 의 화분색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부본으로 이용된 ‘Cordoba’는 Table에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교배 당시 조사 결과 백색으로 반점이 없고 주두는 연자주색, 화분색은 주황색이었다. 이를 토대로 살펴본 결과 화색은 모본과 부분의 중간 특성인 아이 보리색을 보였으며 특히 꽃의 중심색은 연한 노란색에 가까웠 다. 주두색은 보라색으로 양친에 비하여 강하게 나타났으며 화분색은 모본의 특성에 가깝게 나타났다. 반점은 모부본 모 두에서 없었으며 후대인 ‘Milky Way’ 역시 반점이 없는 것으 로 나타났다. 배수성을 조사한 결과 부본인 ‘Avocado’는 2배체 이며 ‘Milky Way’는 3배체였다. 나리에서는 드물게 비정상적 인 생식분열 과정을 통해 1세트의 genome이 추가된 2n-배우 체가 형성되기도 하며 특히 1대 종간잡종에서 발생되는 2n-배 우체는 현재 나리의 상업육종에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Barba-Gonzalez et al. 2008; Zhou et al. 2012). 대조품종인 ‘Yelloween’ 역시 2배체 품종으로 초기 OT 종간잡종 품종으로 여겨지며 최근 OT 종간잡종, LA 종간잡종 품종 중에 3배체, 4배체의 배수성 품종들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Choi et al. 2015; Kang et al. 2015).
‘Milky Way’의 자연개화기는 6월 15일로 조생종이었으며 대조품종 ‘Yelloween’의 6월 18일에 비교하여 빨랐으나 통계 적 유의 차는 없었다(Table 2). 초장은 122.7cm로 모본인 ‘Avocado’ 124.3cm와 비슷하였으나 대조품종 ‘Yelloween’ 152.3cm보다 짧았지만 초장이 100cm 이상으로 절화용에 적 합하다. ‘Milky Way’의 화폭은 19.0cm이며 소화수는 본당 4.0 개로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화수 3~6개로 나타났 다. 외화피의 길이와 넓이는 15.6cm과 4.7cm으로 대조품종과 모본에 비하여 크고 유의하게 나타났다. 잎의 길이와 폭은 17.0cm와 3.8cm로 모본과 대조품종에 비하여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 많은 작물에서 배수화가 될 경우 작물의 크기가 유 의적으로 커지거나 과실이 커지고 품질이 좋아지는 우수한 원 예적인 특성을 가진다(Chen 2010). 3배체인 ‘Milky Way’는 초 장이 길어지지는 않았으나 꽃과 잎의 크기가 커지는 특성을 나타냈다.
구근 특성과 인편번식 생산성은 Table 3과 Table 4에 나타 냈다. ‘Milky Way’의 경우 개화구의 구근 둘레는 22.0cm로 일 반적으로 OT 종간잡종 품종이 대구성인 특성을 가지는 것과 일치한다. 자연적인 자구의 형성은 2.7개로 대조품종에 비하 여 적었으나 개체의 차이가 커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구 근의 생산성은 튤립 육종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복잡한 형질이 지만 1차적으로는 자구나 인편번식 능력이 대변할 수 있다 (van Eijk and Toxopeus 1968). 인편번식 처리 후 인편 생성 능력을 살펴보면 ‘Milky Way’의 경우 11.0개로 대조품종 14.0 개에 비하여 적었으나 생성된 자구가 대조품종과 비슷한 것으 로 나타나 개별 인편자구의 크기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Milky Way’의 절화 수명은 10.0일로 ‘Yelloween’의 8.7일 에 비하여 길었으며 2013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실시한 나리육성계통 평가회에서 소비자 기호도를 평가한 결과 4.1으 로 높은 평가를 받아 절화로서 우수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판 단된다(Table 5). 3배체의 아이보리색 절화용 OT 종간잡종나 리 ‘Milky Way’는 초장 신장성이 우수하고 인편번식 능력이 우수한 품종으로 빠른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재배상 유의점
OT 종간잡종 나리 ‘Milky Way’는 OT 종간교잡종으로 휴면 타파를 위하여 4±1℃에서 8주 이상 경과하여 정식하면 균일한 생육이 가능하다. 잎의 길이가 길고 넓은 편으로 절화재배 시 네트를 조절할 때 잎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밀식할 경우 광 부족에 의해 꽃의 발달이 저해되기 쉬우므로 재식간격 을 30~40구/m2로 조절한다. 꽃봉오리가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 할 때 진딧물의 출현이 예상되므로 진딧물을 예방 약제를 살포 한다. 조직배양을 이용하여 대량증식을 할 경우에는 건전한 구 근의 인편을 Murashige and Skoog(MS) 1배, 6-benzyladenine 2.0mg·L-1, Indoleacetic acid 0.5mg·L-1, Sucrose 3%, 한천 8g·L-1가 첨가된 배지에 배양하여 저반부가 비대된 자구를 형 성시킨 후 자구를 절단하여 치상한 후 MS 3배 및 Sucrose 25%, 활성탄 2g·L-1가 첨가된 액체 배지를 추가하여 자구를 충분히 비대시킨다(Han et al. 1999). 생산된 조직배양구는 4±1℃에서 60일 이상 저온 처리를 실시한다. 조직배양구를 순화할 때에는 400구/m2로 정식할 때 토지 이용률이 가장 높으며 생육 초기 발근 및 인편엽 생육을 원활히 하기 위해 차광이 필요하며 바 이러스 및 구근을 가해하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한냉사 피복 및 오염원 제거, 약제 살포에 노력해야 한다.
유용성
종자산업법에 의거하여 2014년 2월 18일 출원번호 제 2014-120호로 출원되어 2015년에 국립종자원 동부지원에서 재배심사를 실시하여 2016년 3월 15일 신품종 ‘Milky Way’로 품종보호등록(품종보호 등록번호: 제5940호)이 완료되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2017년 농가 보급을 위해 생장점 배양에 의한 바이러스 무병주를 생산 중에 있으며 통상실시권 및 종묘 분양은 농촌진흥청에서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