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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과식물은 단자엽식물 중 가장 진화된 식물로 전 세계적으 로 800속, 20,000∼25,000종으로 분화되어 있으며 단자엽식물 중에서 종(species)의 수가 가장 많다(Lee 1984). 난은 비교적 높은 온도와 낮은 광도에서 잘 견디는 생육 조건을 가진 반음 지식물로서 크기가 작아 실내 공간에서 재배하기가 쉬운 장점 이 있다(Kim 2016). 그 중 난초과의 한 속인 Cymbidium은 국 내 분화류 중에서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Park et al. 2010). 화훼류 수출입 부문의 높은 기여도, 수출 용 심비디움의 다양화와 수입대체를 위한 교잡종 심비디움의 개발이 요구되는 환경, 그리고 교잡을 통한 신품종 육성 성공 사례를 볼 때 춘란의 동종교잡을 통해 한국춘란의 특징과 중 국춘란의 특징을 모사하는 새로운 향기조성을 가진 품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Park et al. 2010). Cymbidium속의 한 종 인 춘란은 한국춘란(Cymbidium goeringii LINDLEY), 일본춘 란(Cymbidium goeringii LINDLEY), 중국춘란(Cymbidium forrestii ROLF) 등으로 구분하며 한국춘란과 일본춘란은 같은 종이다(Kim 2016). Cymbidium은 2개의 꽃잎, 1개의 설판, 그 리고 3개의 꽃받침으로 구성된 꽃, 칼 모양의 잎, 일반적으로 벌브라고 불리는 방추형의 비대한 줄기 및 끈과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춘란은 중국 본토와 대만의 전통 화훼시장에서 높은 영향 력을 보이며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으로 인해 관상용 식물로서 큰 원예가치를 지니고 있다. 선호되는 품종 중 하나인 한국춘란은 온대 동아시아가 원산지이며 관상용으로 재배되고 꽃은 알코올 음료 및 차의 성분으로 사용한다(Huang et al. 2012).
중국춘란의 꽃을 GC/MS를 이용하여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 과 ‘취개’와 ‘용자’에서 nerolidol이 공통적으로 80%이상의 area%를 보이며, 일경구화 ‘남양매’에서 β-ocimene이 70%이 상의 area%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Kim 2016). Nerolidol은 허브식물인 tea tree의 잎에 존재하며 (Ferreira et al. 2012), β-ocimene은 많은 꽃향기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monoterpene 중 하나이다(Faldt et al. 2003).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한국춘란은 향기가 거의 없거나 약하 기 때문에 꽃의 색과 잎 무늬를 중요시하고 있으며(Lee 2006) 향이 없는 난초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그러나 한국춘란의 꽃 향기에는 서양의 Baccharis속 또는 Melaleuca alternifolia 등 에서 맡을 수 있는 향이 존재하며, 한국춘란의 방향성분을 분 석한 결과 주성분으로 α-bergamotene과 cedrene이 검출되었 고, 이 성분이 한국춘란의 향기를 나타내는 주요 성분으로 판 단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Kim 2016).
한국의 대부분의 춘란품종들은 향기를 거의 느낄 수 없거나 매우 약하기 때문에 중국춘란과의 교배를 통해 짙은 향기를 가진 고부가가치품종의 육성이 필요하다. 중국춘란 ‘대부귀’와 한국춘란 ‘SC-005’를 교배한 ‘아리울’이나, ‘SC-017’과 대엽혜란 을 교배한 ‘줄리’등 향을 가진 신품종을 육성한 사례들이 있다 (Lee et al. 2015a, 2015b).
본 연구는 중국춘란의 품종 중 향기를 가진 ‘여호접’, ‘용자’ 와 중국춘란과 한국춘란간의 교배종을 대상으로 GC/MS를 이 용하여 주요향기성분을 분석하였으며 향기성분의 유전적향기 발산의 차이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중국춘란 및 한국춘란과 중국춘란의 교배종 향기성분 분석 을 위하여 2017년 2월경에 진주 영농조합법인 란 연구회 유리 온실에서 배양되고 있는 중국춘란 중 개화기가 시작된 ‘여호 접’과 ‘용자’ 그리고 ‘교배종 A’(한국춘란 ‘무명’ב여호접’)와 ‘교 배종 B’(중국춘란 ‘무명’×한국춘란 ‘무명’) 4개체를 사용하였다.
이 중 중국춘란 ‘여호접’과 ‘용자’는 각각 2009년도, 2011년 도에 중국에서 수집하였고, 유리온실 환경에서 육묘하였다 (Fig. 1A, 1B).
‘교배종 A’는 2009년도에 진주에서 수집한 한국춘란 ‘무명’ 을 모친으로 하고, 화분친은 ‘여호접’을 이용하여 2010년에 교 배하여 1/2MS배지에 무균파종 하였고 25℃, 3,000Lux의 환경 에서 배양하였다. 이후 2014년도에 유리온실 환경에서 순화, 육묘하였다(Fig. 1C).
‘교배종 B’는 2010년도에 중국에서 수집한 중국춘란 ‘무명’ 을 모친으로 하고, 화분친은 한국춘란 ‘무명’을 이용하여 2011 년에 교배하여 1/2MS배지에 무균파종 하였고 25℃, 3,000Lux 의 환경에서 배양하였다. 그리고 2015년도에 유리온실 환경에 서 순화, 육묘하였다(Fig. 1D).
GC/MS에 의한 향기성분 분석
핀셋을 이용하여 꽃의 기부를 절단한 뒤 바이알에 담아 분석에 이용하였다. 향기포집은 solid phase microextraction(SPME)방 법을 사용하였는데, agitator의 온도를 30℃로 유지하고 20분 동안 포집한 후 30분 동안 fiber(DVB-CAR-PDMS)에 흡착시키고 5분 동안 탈착시켰다. Injector 온도는 250℃로 하고 carrier gas를 He으로 1분에 1mL의 속도로 흐르게 하였다. Column은 DB-5 (DB-5MS, 30m × 0.25mm i.d., 0.25um film thickness, Agilent, USA)를 사용하였으며 electron impactionization voltage는 70eV 로 하였다.GC/MS 분석은 Chemstation software system (Agilent, USA)을 사용하였다. 향기성분 MS data는 Wiley library 를 적용하여 탐색하였고 향기성분 함량은 GC peak area를 %로 표기하였다.
결과 및 고찰
중국춘란 ‘여호접’과 ‘용자’의 GC/MS를 통한 향기분석
중국춘란 ‘여호접’의 꽃을 사용하여 SPME방법으로 향기성 분을 추출하고 GC/MS 분석을 통해 50개의 서로 다른 gas chromatogram peak를 확인하였으며 이 중 major peak로 추 정되는 20개의 peak를 선발하여 각 peak에 해당하는 향기성 분을 분석하였다.
그 향기성분은 isovaleral, hexanal, benzaldehyde, 2-pentylfuran, 2,4-heptadienal, benzyl alcohol, benzeneacetaldehyde, 2-nonenal, guaiacol, nonanal, perillene, 1,4-dimethoxybenzene, p-creosol, 1,2,4-trimethoxybenzene, β-farnesene, α-farnesene, farnesol, methyl jasmonate, 2,4-lutidene, β-bisabolene등이 검출되었으 며, 그 중 farnesol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 Fig. 2).
RT(retention time) 27.63분에 나타난 peak가 farnesol인 것으 로 추정되었으며 이 성분은 sesquiterpene alcohol로 총 휘발성 분 중 67.94%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성분이었다. Farnesol은 은은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항 박테리아 활성으로 인해 화장품 에서 탈취제로 사용할 수 있다(Kromidas et al. 2006). 이외 향기 관련 주요성분은 모두 3% 이하였으며, 1% 이상의 화합물은 β -farnesene, β-bisabolene 등이 있었다. β-farnesene은 식물이 방출하는 천연 진딧물 기피페로몬이며(Edwards et al. 1973), β-bisabolene은 포포나무과 잎의 에센셜 오일의 주성분으로 보 고되었다(Rodrigues et al. 2015).
중국춘란 ‘용자’의 꽃을 사용하여 SPME방법으로 향기성분을 추출하고 GC/MS 분석을 통해 37개의 서로 다른 gas chromatogram peak를 확인하였으며 이 중 major peak로 추정되는 19개의 peak 를 선발하여 각 peak에 해당하는 향기성분을 분석하였다. 그 향기성분은 2-pentylfuran, 2,4-heptadienal, benzyl Alcohol, phenylacetaldehyde, 4,8-dimethyl-1,3,7-nonatriene, β-farnesene, α-farnesene, β-bisabolene, α-bisabolene, β-pinene, γ-caryophyllene, methyl jasmonate, nerolidol, farnesal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β-pinene이 가장 많이 검출되었다(Table 2, Fig 3).
RT 27.65분에 나타난 peak는 β-pinene인 것으로 추정되었으 며 총 휘발성분 중 75.15%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성분이었다. 이것은 산림수종이 분비하는 monoterpene성분 중 하나이고 (Chris et al. 2000), 식물체가 분비하는 살균성분인 피톤치드에 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분이다(Kang 2012). 높은 비율의 성분 은nerolidol로 8.57%를 차지하였고, 이것은 Brassavola nodosa 정유의 주된 성분인 것으로 보고되었다(Kaiser 1993). 1% 이상 의 향기관련 화합물로는 methyl jasmonate(2.99%) α-farnesene (2.48%), β-farnesene(2.11%) 등으로 나타났다. Methyl jasmonate 는 쟈스민에센셜 오일에 포함되어 있으며, 향수의 보조향료로 이용되고 있다(Rao et al. 2002). 그리고 α-farnesene은 사과나 다른 과일의 과피에 존재하며, 치자나무의 휘발성 방향성분이다 (Chaichana et al. 2009). β-farnesene은 진딧물의 경보페로몬으 로, 진딧물이 페로몬을 감지하면 위협을 느껴 식물체에서 멀어 지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Edwards et al. 1973).
중국춘란 교배종의 GC/MS를 통한 향기분석
한국춘란과 ‘여호접’간 교잡개체(‘교배종 A’)의 꽃을 사용하여 SPME방법으로 향기성분을 추출하고 GC/MS 분석을 통해 47개의 서로 다른 gas chromatogram peak를 확인 하였으며 주요 향기성 분인 것으로 추정되는 35개의 peak를 선발하여 그 성분을 분석한 결과, 총 26개의 향기성분이 검출되었다. 그 향기성분은 methyl heptenone, benxyl alcohol, perillene, 1,4-dimethoxybenzene, orcinol dimethyl ether, 1,2,4-trimethoxybenzene, α-cedrene, α-farnesene, α-santalene, β-caryophyllene, trans-α-bergamotene, β-farnesene, β-santalene, γ-curcumene, α-curcumene, aromadendren, α-selinene, β-bisabolene, guaiazulene, α-bisabolene, β-selinene, geranyl linalool isomer, methyl jasmonate, α-longipinene, nerolidol, farnesol으로 추정되었으며, 그 중 β-caryophyllene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Fig 4).
RT 24.29분, 27.65분, 31.46분에 peak를 보인 β-caryophyllene 은 sesquiterpene으로, 총 휘발성분 중 58.72%의 비율을 차지하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식물, 특히 허브와 약용 식물 등에서 추출된 정유 또는 과일에 포함된 방향성 화합물로(Lee 2012), 난초과 Rhynchostylis giganteae 등의 향기성분으로도 보고된 바 있다 (Melliou et al. 2006; Ono et al. 1999; Junsrigival et al. 2013). ‘교배종 A’의 3% 이상으로 나타난 성분은 trans-α-bergamotene (15.92%), α-selinene(4.02%), α-farnesene(3.49%), β-farnesene (3.48%) 등이었다. 이 성분들 중 trans-α-bergamotene은 가시오갈 피 꽃의 정유에 함유되어 있으며(Lim et al. 2007), α-selinene은 sesquiterpenes으로 갈근의 방향성분에 존재한다(Jeon et al. 2010).
중국춘란과 한국춘란간 교잡개체인 ‘교배종 B’의 꽃을 사용 하여 ‘교배종 A’와 동일한 과정을 통해 31개의 서로 다른 gas chromatogram peak를 확인하였으며, 이 중 20개의 주요 peak에 해당하는 향기성분을 분석하였다. 그 향기성분은 hexanal, methyl heptenone, 2-pentylfuran, benzyl alcohol, phenylacetaldehyde, eryngial, guaiacol, perillene, veratrol, 1,4-dimethoxybenzene, α-zingiberene, β-caryophyllen, trans- α-bergamotene, nerylacetone, β-farnesene, trans-nerolidol, methyl jasmonate으로 판단되었으며, 그 중 guaiacol이 현저 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Fig 5).
RT 14.69분에 peak를 보인 guaiacol은 다른 단어로는 2-methoxyphenol로, 총 휘발성분 중 23.38%의 비율을 차지하는 성분이었다. Guaiacol은 무색의 방향성 기름으로 리그닌의 열분 해 화합물중의 하나이며 로스팅 된 커피의 향미에 기여하는 성분 중 하나이다(Dorfner et al. 2003). ‘교배종 B’에서 3%이상의 성분 으로는 1,4-dimethoxybenzene(12.59%), β-farnesene(10.62%), benzyl alcohol(10.49%), methyl jasmonate(6.46%), trans-α -bergamotene(4.29%), perillene(4.27%), β-caryophyllen(3.85%), methyl heptenone(3.08%) 등이었다. 1,4-dimethoxybenzene는 달콤한 꽃향기를 발생하며, 히아신스, 단호박(Cucurbita maxima) 에서 존재한다(Andersen 1987). β-farnesene은 진딧물의 경보페 로몬으로 알려져 있고, benzyl alcohol은 방향족 알코올로 튜베로 즈(Polyanthes tuberosa)의 꽃에 존재하며 향료로 이용된다 (Rakthaworn et al. 2009). Methyl jasmonate는 쟈스민에센셜 오일에 포함되어있으며, 향수의 보조향료로 이용되고 있다. Trans-α-bergamotene은 가시오갈피 꽃의 정유에 함유되어있다. Perillene은 꿀풀과(Perilla citriodora Makino)의 향기성 정유 성분 중 하나이며, 깻잎의 방향성분에 포함되어있다(Nitta et al. 2006). β-caryophyllen은 천인화과Eugenia caryophyllata의 정유의 주성 분이며 정향나무 Syzygium aromaticum의 oil에서 발견되는 sesquiterpene이다(Leem et al. 2011). Methyl heptenone은 레몬 유, 레몬그래스유에 존재하며 과실과 같은 향기를 풍기며, 향장품 에 사용된다(Bernhard 1960).
중국춘란과 중국춘란 교배종 모두에서 공통으로 발현되는 성분은 β-farnesene, benzyl alcohol, methyl jasmonate 등이었 다. 그 중 β-farnesene이 모든 시료에서 1%이상 검출되었으며, 이 성분은 진딧물 방충페로몬(Gibson et al. 1983)으로 춘란품 종은 충해방어를 위해 β-farnesene을 분비한다고 판단되었다.
교배잡종인 ‘교배종 A’와 ‘교배종 B’에서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과, 중국춘란 단일계통인 ‘여호접’과 ‘용자’ 품종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성분이 나타났다. ‘교배종 A’에서는 methyl heptenone, orcinol dimethyl ether, α-sedrene, α-santalene, trans-α -bergamotene, β-caryophyllene, β-santalene, γ-curcumene, α -curcumene, aromadendren, α-selinene, guaiazulene, β -selinene, geranyl linalool isomer, α-longipinene 등이 검출되었 고, ‘교배종 B’에서는 methyl heptenone, eryngial, veratro, β -caryophyllen, nerylacetone, α-zingiberene등이 나타났다. 이 성분들은 교배친으로 활용된 한국춘란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 다. ‘교배종 A’와 ‘교배종 B’에서만 공통으로 발견된 성분은 trans-α -bergamotene이며 3%이상 검출되었다. 본 연구에서 trans-α -bergamotene이 ‘여호접’과 ‘용자’의 분석결과에 나타나지 않은 것과, α-bergamotene이 한국춘란 향기의 주 성분인 것으로 판단된 다는 연구결과(Kim 2016)를 고려할 때 교배종에서 나타난 trans-α -bergamotene은 한국춘란과의 교배에서 유래된 것으로 판단되었 다. 그러나 Kim(2016)의 연구에 의하면 ‘용자’에서 α-bergamotene 이 0.41% 검출되었음이 보고된 바 있다. 이런 연구결과의 차이는 실험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의 영향일 수 있고 실험에 적용한 개체별 향기발현 차이에 기인 할 수 있다고 보여지며 향후 반복적 인 GC/MS을 수행하여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GC/MS 분석결과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성분이 ‘여호접’의 경우 farnesol이었고, ‘용자’의 경우 β-pinene이었으며 각각 67.94%, 75.15%로 단일 성분이 현저하게 높은 peak area%를 나타냈으며 ‘교배종 A’의 경우 β-caryophyllen이, ‘교배종 B’의 경우 guaiacol이 각각 58.38%, 23.38%로 나타났다. 이들 4가 지 성분은 춘란종류에서 매우 중요한 향기성분인 것으로 추정 되며 향후 춘란의 향을 모방한 향수개발에 유용한 정보로 활 용되리라 판단된다. 그리고 춘란간의 종간 교잡을 이용한 다 양한 향기유전자의 도입, 발현을 통하여 새로운 향기성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