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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 무궁화(Hibiscus syriacus L.)는 봄 에 개화하는 대부분의 관상수와 달리 한여름 더위를 이겨내며 100일 가까이 많은 꽃을 피워 세계 50여 개국에서 심고 있는 인기 있는 조경수로서 전 세계 350종 이상의 품종이 개발되어 있다(Ha 2012; Lee 2013).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진딧물이 많은 지저분한 나무라는 왜곡된 이미지가 남아 있으며, 한편 으로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강인한 나무라 하여 생육적지가 아닌 곳에 심고 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서 꽃이 작 고 아름답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나라꽃의 위상 제 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KFS 2008).

최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 해 무궁화의 보급 및 관리가 법제화 됨으로써 무궁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특히 산림청은 해당 법률 에 근거하여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무궁화 식재 를 의무화하고, 무궁화 관련 명소 조성과 문화사업의 활성화 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무궁화 확대 보급 및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 한 시점에서 무궁화가 더욱 사랑 받는 나라꽃이 되기 위해서 는 먼저 아름답고 친근한 느낌을 주며 동시에 가로수나 실내 재배 화분 등으로 가꾸기 쉬운 신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 널 리 보급하여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무궁화를 보다 가까이 접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KFS 2012).

무궁화의 품종은 꽃잎 수에 따라 홑꽃 또는 겹꽃으로, 색깔 에 따라 배달계, 단심(丹心)계, 아사달계 등으로 구분 짓는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는 지난 1990년대 초 산림청 주관 공청회를 통해 꽃잎이 5장인 연분홍색 또는 흰색의 홑꽃이며 중심부에 진한 붉은색 단심 무늬가 있는 홍단심계 또는 백단 심계 홑꽃 무궁화로 정하고 있다(Song 2004). 이러한 무궁화 는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무궁화 계통 으로 조사된 바 있다(Kwon et al. 2012).

지난 1970년대 이후 무궁화 동일종 내 품종간 또는 근연종 과의 인공교잡이나 방사선 또는 화학물질을 이용한 돌연변이 유도 등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보유한 신품종을 육성하고 육 종집단의 유전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 활발히 이루어 져왔다(Ha 2012; Kyung 2001; Shim et al. 1993; Yu and Yeam 1987).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지난 1990년대 이래 주 로 국내에서 선발을 통해 육성되었거나 국내 육성종간 교잡된 무궁화를 모본과 화분친으로 하는 인공교배를 통해 우리 무궁 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 증진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 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연구의 하나로 보다 아름답고 수세가 강하며 재배가 용이한 신품종 무궁화를 개발함으로써 무궁화의 일상 속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나라꽃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 었다.

재료 및 방법

국가상징으로 사용되며 국민 선호도가 높은 홍단심계 또는 백단심계 홑꽃 계열의 신품종을 육성하고자 생장이 빠르고 가 지 발달이 잘 되며 개화기간이 긴 종자친과 화분친을 선정하 였다. 2004년 8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 유전자원부 무궁화 품종보존원에서 홍단심계 홑꽃 계열로 생 장이 빠르고 곁가지 발달이 왕성한 ‘한얼’(H. syriacus ‘Hanŏl’) 을 종자친으로, 백단심계 홑꽃 계열로 다소 왜성(矮性)이나 개 화기간이 100일에 이르고 개화량 대비 결실량이 적은 ‘한얼단 심’(H. syriacus ‘Hanŏl-tanshim’)을 화분친으로 인공교배를 수 행하였다. 그 해 11월 결실된 삭과 17개를 수확하여 외관상 정상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보이는 종자 82립을 채종하였다. 2005년 4월초 해당 종자를 24시간 물에 담갔다가 야외포장에 파종하고 발아할 때까지 마르지 않게 관수하였으며, 발아한 유묘 38개체는 2006년 4월 m²당 16본 간격으로 1회 이식하여 개화할 때까지 재배하였다. 2008년 7월 차대묘 38개체에서 모 두 개화를 시작하였으며, 개체별 생장 및 수형특성을 기록한 후 무궁화의 주요 품종개량 형질인 꽃모양, 꽃크기, 꽃잎색, 단심 존재여부와 크기를 비롯하여 잎 길이, 잎 폭, 잎자루 길 이, 잎 끝과 잎 밑, 잎 가장자리의 모양 등을 개체별 각 20회 씩 반복하여 조사하였다. 꽃잎과 단심의 색은 RHS 컬러차트 와 대조하여 분석하였다(Royal Horticultural Society Flower Council of Holland 2001). 조사 개체 중 홍단심계 홑꽃으로 수형이 곧고 단정하며 생장이 우수한 3개체를 1차 선발한 뒤, 2009년 3월 암면큐브(4.5 × 4.5 × 6.0cm)에 개체별 30개씩 삽 목을 실시하여 유리 온실에서 균일하게 재배하였다. 3개월 후 발근한 삽목묘를 야외포장에 20 × 20cm 간격으로 이식하여 2010년 말까지 2년간 재배하며 국립종자원의 신품종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요령(KSVS 2004)에 의거, 계통별 특성조사를 수 행하였다. 2011년 4월 1차 선발 개체 중 꽃이 크고 수형이 곧 으며 절간 길이생장이 빠른 ‘KFRI-HH03’ 1개체를 2차 선발하 였다. 동시에 선발개체 종자친으로 꽃과 잎의 형태적 특성이 유사한 ‘한얼’을 대조품종으로 선정하여 1차 선발 후 시행한 삽목과 동일한 방법으로 증식하여 재배하였다. 육성계통과 대 조품종에 대한 생육 및 개화 특성검정은 2011년부터 2013년 늦가을까지 3년간 각각 20주씩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주 요 표현형 안정성 및 이형주 발생여부를 조사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 경위

나라꽃 무궁화 우량품종 육성을 위하여 2004년 홍단심계 홑 꽃으로 생장이 빠르고 곁가지 발달이 왕성한 ‘한얼’(H. syriacus ‘Hanŏl’)을 종자친으로, 백단심계 홑꽃 으로 다소 왜성(矮性)이 나 개화기간이 100일에 이르고 개화량 대비 결실량이 적은 ‘한 얼단심’(H. syriacus ‘Hanŏl-tanshim’)을 화분친으로 인공교배를 수행하고 2005년 실생묘 38주를 양성하여 재배하였다. 2008 년 8월 개화된 차대묘에서 생장 및 수형, 꽃모양, 꽃크기, 꽃 잎색 등을 조사하여 생장이 우수하고 수형이 곧으며 홍단심계 홑꽃 계열의 3개체를 1차 선발하였으며, 2009 ~ 2011년까지 1, 2차 삽목증식 및 특성검정을 통해 ‘KFRI-HH03’을 최종 선발하 여 ‘단아’로 명명, 국립종자원에 품종 보호출원하였다(Fig. 1).

주요 특성

신품종 ‘단아’는 교목성 품종으로 수세가 강하고 가지는 다 소 곧추 서서 주간(主幹)과 예각을 이루며 분지밀도가 빽빽한 편이다. 당년지 길이생장은 5년생묘에서 평균 73.3cm로 교배 모본이며 대조품종인 ‘한얼’의 109.3cm보다는 다소 작았으나 화분친인 ‘한얼단심’의 43.8cm보다는 2배 정도 컸다. 또한 5년 생 삽목묘의 평균 수고는 ‘단아’가 186.6cm로 모수인 ‘한얼’의 236.6cm보다 작았지만 화분친인 ‘한얼단심’의 126.2cm 보다 는 1.5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나 독립수 또는 가로수로 재배 하기 적합한 것으로 생각되었다(Table 1).

꽃의 전체적 모양은 꽃잎이 넓게 퍼지는 접시형의 홑꽃으로 모본이자 대조품종인 ‘한얼’과 달리 속꽃잎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RHS 컬러차트를 이용한 분석결과 꽃잎 바탕색은 밝 고 연한 분홍색(P76A)으로 교배 모본이자 대조품종인 ‘한얼’의 P76B과 거의 유사하며, 선홍색(RP59A) 단심은 평균 지름 13.6mm로 매우 작고 단심선이 거의 없다(Fig. 2, Table 2). 화관(花冠)의 평균 직경은 111.3mm로 대조품종 ‘한얼’의 91.9mm 보다 크며, 꽃잎 길이는 53.4mm, 꽃잎폭은 53.1mm 로 꽃잎 길이/너비 비율은 1.0이다. 대조품종인 ‘한얼’과 비교 할 때 꽃잎 길이는 비슷한 반면 꽃잎 너비는 보다 넓어 꽃잎 끼리 서로 겹친다(Table 3).

2013년 조사된 개화 시작일은 7월 8일이며 같은 해 9월 28 일에 개화가 종료되어 개화기간은 총 81일이었다. 대조품종인 ‘한얼’의 경우 개화 시작일은 7월 28일로 20일 정도 늦었으나, 개화 종료일은 9월 29일로 거의 유사하여 총 개화기간이 64일 이었다.

잎의 모양은 전체적으로 다소 둥그스름한 타원형이며, 잎몸 의 길이와 폭은 각각 71.3mm, 43.1mm로 길이/너비의 비율은 대략 1.7이었다. 잎몸 기부는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지고 잎몸 가장자리 물결과 결각은 보통 정도이며 잎몸의 열편은 뚜렷하 지 않다. 반면 대조 품종인 ‘한얼’은 잎몸의 길이와 폭이 각각 56.3mm, 30.0mm, 길이/너비의 비율은 1.9로 신품종 ‘단아’보 다 다소 작았으며, 잎몸 열편이 3개로 뚜렷이 나누어져 확연 한 차이를 나타냈다. 엽병의 길이는 ‘단아’가 14.2mm로 대조 품종 ‘한얼’의 5.9mm보다 약 2.4배 길었다(Table 4).

품종의 주요 조사특성은 당대에 균일하게 발현하였으며 수 령 증가에 따라 변화하지 않았다. 또 삽목 증식하여 조사한 결과 대조품종과 구별되는 특성을 지속적으로 발현하는 동시 에 균일성을 유지하였으며, 삽목 1세대와 2세대 시험에서 균 일성 판정 결과가 각각 다르지 않았다.

재배상의 유의점

무궁화 ‘단아’ 품종은 일반적인 목본류와 같이 해당 품종이 가진 고유 형질을 유지하기 위해 삽목 또는 접목 등을 통해 증식되어야 한다. 가지 길이생장이 빠르고 수세가 강한 편이 므로, 접·삽목 2 ~ 3년차에 전체적으로 수형에 균형이 잡히도 록 3개 정도의 주지(主枝)를 정한 뒤 수간 정단부 절단과 강전 정을 수행하여 가지 길이생장을 촉진하고 2차지와 3차지의 수 를 늘려 수관부가 풍성해지도록 유도함으로서 용도에 적합한 수형을 만드는 것이 좋다. 개화량 증진을 위해서는 수관부 전 반에 햇빛을 골고루 받아야 하므로 3 ~ 5m 정도 충분한 간격 을 두고 식재하며, 큰 나무나 건물 아래 등 음지에는 심지 않 는 것이 좋다.

매년 또는 격년 봄 잎이 나기 전에 중전정 또는 약전정 전 정을 통해 수관부 가지 밀도 조절을 수행하여 통풍 및 수광량 을 개선하도록 한다. 토질에 대한 적응성은 강한 편이나 양호 한 생장을 위해서는 사질양토나 양토의 비옥하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식재하여야 한다. 병과 충 및 생리장해에 대한 저 항성은 기존 품종과 차이가 없다. (Fig. 3).

유용성

무궁화 ‘단아’ 품종은 종자산업법 제26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28조에 의거하여 2013년 11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권이 출원되었고(출원번호: 제2013-531호), 2015년 11월 10일 품종 보호등록원부에 품종보호 제 5756호로 등록이 완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