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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베라(Gerbera hybrid)는 국화과 거베라 속에 속하는 숙근 화훼로, 1980년대 처음 국내 도입된 이후 경남 김해, 경북 봉화 등을 중심으로 재배가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2014년에는 재배면적 54.0ha, 생산액 129.5억원으로 국내 5대 주요 절화 가운데 하나이다(MAFRA 2015; Park 2007).
국내에서 재배되는 주요 거베라 품종들은 주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육종회사 품종으로 연간 50여만주의 조직배양묘가 수입되어 식재되고 있다. 이러한 도입품종들 은 국내 재배환경에 대한 적응성 검정이 시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재배적 특성에 대한 정보가 농가에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않아, 상당수의 품종이 도입 후 도태의 수순을 밟고 있으 며, 이것으로 인해 농가 손실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Park et al. 2012).
국내에서 거베라는 주로 축하용 화환의 중심장식으로 많이 이용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출하 형식으로 시장에서 거래된다. 이로 인해 국내 거베라 농가들은 적색을 중심으로 분홍색, 노랑색, 주황색, 자주색, 복색 등 10여 가지 이상 품종들을 함께 재배하여, 최소 5 ~ 6가지 이상의 색상을 소량씩 혼합하여 출하한다. 이 때 화색의 기호도 및 혼합 비율이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화색의 품종들을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여 식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Park et al. 2013).
이 중 황색계열의 품종은 출하시 색의 구색을 갖추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품종으로서, 시장에서의 화색비율이 약 20% 정도로 높아 국산품종의 육성가치가 높다. 그 동안 국내에서 황 색계품종으로는 많이 재배되어온 수입품종 ‘Dino’와 같은 품종들은 화색이나 화형 등이 우수하여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소비자 및 생산자는 화경이 큰 거베라를 선호하여 이를 대체 할 수 있는 겹꽃의 황색 대륜품종 육성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밝은 황색의 화색 발현이 안정적인 ‘Angie’ 품종과 반겹꽃의 화형이 안정적인 황색 ‘Ma’ 품종을 이용하여 국내 환경에 적합한 화색이 밝고 선명한 대형종 황색 겹꽃 절화용 거베라 신품종을 육성하고자 실험을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교배 및 실생계통 양성
2007년 10월부터 2007년 2월까지 스탠다드 거베라 ‘Angie’와 ‘Ma’를 각각 모본과 부본으로 인공교배하여 채종된 종자를 2007년 3월 20일경 128공 육묘용 트레이에 시판되는 범용 원예용 상토를 충진하여 파종하였다. 정상적으로 발아된 종자는 야간최저온도가 15℃ 이상으로 유지되는 온실에서 2달 정도 육묘한 후, 본엽이 4 ~ 5매 전개되었을 때 국립원예특작과학원(수원시 탑동 소재) 거베라 실생선발 포장에 30 × 20cm(2줄 재배) 간격으로 정식하여 재배하였다. 2008년 8월 이후 실생계통의 개화가 시작되면서 화색, 화형, 꽃의 크기 등 기본개 화특성을 조사한 후, 우량계통을 개체선발하고 생장점배양을 수행하여 기내증식하였다.
특성검정 및 품종화
생육 및 개화특성 검정, 연차별 유전적 안정성 검정을 위하여 기내 증식된 조직배양묘를 순화하여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4월초 피트모스와 펄라이트가 7:3으로 혼합된 배지에 15주씩을 정식하고 양액재배하였다. 생육 및 개화특성은 농촌진흥청 농사시험연구조사기준(RDA 2003) 및 국립종자원의 작물별 신품종의 출원 및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기준(KSVS, 2005)에 의거하여 대조품종이면서 화색과 화형이 유사한 ‘Ma’를 대조품종으로 하여 조사하였다. 식물 부위별 색은 RHS 칼라차트(RHS 1986)를 이용하여 조사하였고, 절화수량은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1년동안 정상 채화된 본수를 평균하여 조사하였다. 소비자기호도 평가는 2010년 10월 재배자, 유통업자, 소비자 등 관련인들이 참석한 육성계통 평가회에서 설문지 평가를 통하여 조사하였다.
결과 및 고찰
교배 및 실생계통 양성
녹심의 황색 겹꽃 스탠다드 거베라 ‘Angie’ 품종과 흑심의 황색 겹꽃 스탠다드 거베라 ‘Ma’를 각각 모본과 부본으로 인공 교배하여 총 15립의 종자를 획득하였다. 발아율은 86.6% 정도로 총 13개체의 교잡후대 실생계통을 양성하였고, 이 중 정상적으로 생육하여 개화된 12계통에 대하여 화색과 화심색, 화형 등 개화특성을 조사하였다.
육성경위
대륜계통의 밝은 황색 겹꽃 거베라 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꽃의 크기가 크고 절화장이 긴 녹심의 황색 반겹꽃 스탠다드 거베라 ‘Angie’ 품종과 흑심의 황색 반겹꽃 스탠다드 거베 라 ‘Ma’를 각각 모본과 부본으로 인공교배하여 13개체의 실생계통을 양성하고, 이 중 초세가 강건하고 밝은 황색 반겹꽃의 절화용 거베라 ‘07B3-64’ 계통을 개체 선발한 후, 기내 증식을 위해 생장점배양을 수행하였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화색, 화형, 꽃의 크기, 화경장 등 1, 2차 개화 및 생육특성검정을 수행하고, 2011년에 ‘원교B3-45호’로 계통명을 부여하여 연간 채화량, 절화수명 등 3차 생육특성검정, 안정성 및 균일성에 대한 연차별 재현성, 육성계통 평가회를 통한 소비자 기호도 평가를 수행한 결과, ‘원교B3-45호’는 황색의 화색이 밝고 선명하며, 겹꽃의 화형이 안정적이고, 화경장이 길어 절화 품질이 우수하며, 연간채화량이 많고 절화수명이 긴 품종으로 그 우수성이 인정되어, 2011년에 농촌진흥청 직무육성품종심의회를 거쳐 ‘Yellow Queen’으로 명명하여 품종화하였다(Fig. 1).
주요특성
‘Yellow Queen’은 밝고 선명한 황색(RHS Y9A) 반겹꽃 절화용 품종이다(Fig. 2A, Table 1). 꽃의 크기는 평균 11.8cm로 대조품종 ‘Ma’에 비해서 0.1cm 정도 더 큰 대륜계통이다. 외부설상화는 길이와 폭이 각각 5.4cm와 1.2cm 정도의 비교적 넓은 도란형으로 끝부분의 모양이 둥글며 약간의 결각이 있다. 내부설상화의 화색은 외부설상화와 같은 황색으로, 내화경은 8.5cm 정도이다. 화심색은 부본인 ‘Ma’와 같은 흑색이며, 화심장은 3.1cm 정도이다(Fig. 2, Table 1, 2). 외부설상화의 정단부가 총포보다 높아 설상화의 탈락이 적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꽃잎 탈락에 의한 상품화율 저하가 적다. 절화장은 대조품종 ‘Ma’보다 2.1cm 정도 긴 54.8cm로 절화 품질이 우수하다. 꽃목 직경은 상부 3.9mm, 하부 7.0mm 정도로 강건 하여 경할현상이나 꽃목굽음 등의 피해가 적으며, 절화수명은 12.0일로 대조품종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간 주당 채화량은 54.0본으로 대조품종 보다 주당 2.9본 정도 더 많은 다수성 품종이다(Table 2, 3).
재배상 유의점
‘Yellow Queen’은 일반적인 거베라 재배법에 준하여 재배할 수 있다(RDA 1998). 순화된 조직배양묘는 4월 초에 정식하고 묘가 완전히 활착될 때까지는 뿌리썩음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토양이 습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거베라의 생육적온은 20℃ 전후로, 한여름 고온기에는 절화 품질 및 채화량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30% 정도 차광하고 충분히 환기시켜주는 것이 좋으며, 동계 저온기에는 절화장이 짧아질 수 있으므로 15℃ 이상으로 가온하여 재배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밀식되거나 2~3년차 재배 시 분얼이 많아지면 포기 내 광환경과 통기성이 나빠져 화아 유실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적정 재식밀도(15~18주/3.3m2)를 유지하고, 적엽하여 성엽이 30매 정도로 유지되도록 한다. 꽃의 출하시에는 수술이 1-2줄 정도 전개되었을 때 채화하여야 절화수명이 길다.
유용성
2012년 1월 30일 종자산업법에 의거하여 품종보호출원(품종보호 출원번호: 출원2012-57)하였고, 2012년에 재배심사를 실시하여 2014년 2월 24일 종자산업법 제55조에 따라 거베라 신품종 ‘Yellow Queen’으로 품종보호등록이 완료(품종보호등록번호: 제4808호)되었다. ‘Yellow Queen’ 품종에 대한 통상 실시권 및 종묘 분양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