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Phalaenopsis속은 주로 열대아시아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착생형 단경성난이다. Christenson(2001)은 Phalaenopsis속을 5아속으로 분류하고, 그 중 2아속을 다시 각각 4절로 구분하고 총 62종으로 되어있다고 하였다. 호접란으로 취급되는 원예품종은 주로 Phalaenopsis속의 종간교잡과 Doritist속과의 속간교잡으로 육성되었다. 더욱이 이 2속과 교잡 가능한 근연속은 20속 이상이 되며 현재까지 신교잡속, 신교잡종이 다수 육성되고 있으며 앞으로 보다 다양한 호접란 품종군이 육성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Ichihashi and Mii 2006).
호접란은 나비를 닮은 우아한 화형과 아치형의 화서 그리고 다양하고 화려한 화색으로 고부가가치의 유망한 화종이다. 또한 경쟁관계에 있는 심비디움에 비해 재배기간이 1년 정도로 짧고 소형이기 때문에 분화용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클론품종의 보급과 함께 인위적으로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비교적 간단하게 개화조절이 가능하여 연중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2014년 재배면적 44ha, 생산액은 23,702백만원으로 양란 소비를 주도하였던 심비디움을 추월하였으며 분화 중에서 생산액이 가장 많다(MAFRA 2015).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소형 호접란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품종이 대만에서 개발된 ‘Sogo Vivien’ 시리즈이다. 최근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서도 캐주얼 플라워의 확산과 함께 미니 호접란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비한 소형계통의 품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육성된 호접란 품종 수는 꽃크기별로 대형 5개(Been et al. 2007, 2011; Hwang et al. 2015; Lim et al. 2015; Park et al. 2009), 중형 8개(Lee et al. 2006a, 2006b, 2007; Kim et al. 2007, 2011; Joung et al. 2010; Yae et al. 2012, 2014), 소형은 4개(Been et al. 2008; Joung et al. 2011; Kim et al. 2009; Park et al. 2015)로 중형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소형 품종을 화색으로 구분해 보면 백색 3품종(Been et al. 2008; Joung et al. 2011; Park et al. 2015)과 황색 1품종(Kim et al. 2009)이며 현재 국내(국립종자원)예 등록된 122개 호접란 품종(http://www.seed.go.kr) 중 소형 분지성의 화색이 적색인 품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및 해외에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적색 소형 다화 분지성으로 강건하고 재배하기 쉬운 호접란을 육성하여 수입종묘 대체 및 해외 판매 목적으로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적색 다화 분지성의 미니계통 호접란을 육성하기 위하여 경북대에서 수집하여 재배중인 유전자원 중에서 미니계통으로 강건하고 재배가 용이한 Dtps. ‘Sogo Vivien’과 Phal. ‘Zuma’s Pixie’의 우수개체를 각각 모본과 부본으로 2003년 1월에 인공 교배를 하였다. RHS에 등재된 모부본의 가계도와 유전적 조성은 신품종의 유전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모본인 ‘Sogo Vivien’은 Dtps. ‘Sogo Alice’와 Phal. ‘Zuma’s Pixie’를 교배하여 1999년 RHS에 등록된 품종으로 핑크 스트라이프의 화변에 적색순변으로 꽃의 크기는 소형이다(Fig. 1, 3). RHS에 등재된 유전적 조성은 Phal. equestris 60%, Phal. stuartiana 14%, Phal. amabilis 7%, Phal. rimestadiana 6%, 기타 13%이다(Fig. 2). 부본인 Phal. ‘Zuma’s Pixi’e는 Phal. ‘Crmela’s Pixie’와 Phal. equestris를 교배하여 1992년 RHS에 등록된 품종으로 적색화변에 꽃의 중심부가 진한 핑크로 꽃의 크기는 소형이다(Fig. 1, 6). RHS에 등재된 유전적 조성은 Phal. equestris 65%, Phal. stuartiana 27%, 기타 8%이다(Fig. 2).
Dtps. ‘Sogo Vivien’과 Phal. ‘Zuma’s Pixie’를 인공교배하여 5개월 후 완숙된 꼬투리를 소독한 다음 호접란 파종용 배지(Hyponex 3g·L-1 + peptone 4g·L-1 + sucrose 30g·L-1)에 파종하였다. 발아한 실생묘는 기내에서 재배하면서 돌연변이 등 생장이 불량한 묘를 제거하고 형태적으로 정상이며 생장이 빠른 건전한 묘를 선발하였다. 2004년 3월부터 기내에서 재배한 실생묘를 순화하여 온실에서 재배하면서 영양생장특성이 우수한 300개체를 선발하였다. 개화한 개체 중에서 화형과 화색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여 화경을 채취하여 영양번식을 하였다. 대조품종으로는 ‘SM 5616’과 형태적으로 유사한 Phal. Queen Beer를 사용하였다. 2006년과 2007년 2회에 걸쳐 농업과학기술연구 조사분석기준(RDA 2003), 신품종 심사 특성 조사요령(KSVS 2005)에 따라 생육 및 개화에 대한 특성검정을 하였다. 번식률은 엽편배양 시 발생하는 PLB수를 백분율로 나타내었으며 개화를 위한 저온감응처리는 주야간 25/18℃의 생장상에서 실시하였다. 신품종 ‘SM 5616’의 유전적 조성은 RHS에 등재된 모본과 부본의 유전적 조성(Fig. 2)을 근거로 모본과 부본의 육성에 사용된 동일한 종은 더하여 2로 나누 고, 단일 종은 그대로 2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적색 소형 다화 분지성 호접란 신품종 ‘SM 5616’은 2003년 경북대에서 수집하여 재배 중인 미니계통으로 핑크 스트라이프의 화변에 적색순변으로 꽃의 크기는 소형인 Dtps. ‘Sogo Vivien’과 동일한 미니계통으로 적색화변에 농적색순변인 Phal. ‘Zuma’s Pixie’ 중에서 품종 본래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생육이 우수한 개체를 모본과 부본으로 교배하였다. 인공교배 후 정상적으로 발달하여 얻어진 꼬투리를 소독하여 무균 파종한 종자에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영양생장특성이 양호하고 형태적으로 건전한 300개체의 실생개체를 양성하였다. 이중에서 화경의 신장, 소화의 배열 등 개화특성이 양호하고 화변은 선명한 적색이며 소형 다화 분지성으로 화형이 우수한 03-05-61 개체를 선발하였다. 선발된 개체는 2006년과 2007년 2년에 걸쳐 화경을 통한 개체증식 및 1차, 2차 생육특성을 수행하여 품종의 안정성과 균일성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SM 5616’으로 명명하였으며 품종을 등록하였다. Phal. ‘SM 5616’ 의 육성과정은 Fig. 5와 같다.
주요특성
경북대에서 육성한 신품종 Phal. ‘SM 5616’은 화색이 부본인 Phal. ‘Zuma’s Pixie’ 보다 화사하고 선명한 적색(71A)으로, 화색과 동일한 적색(71A)의 순변이 있다(Fig. 6). 소형으로 모 부본에 비해 화형이 둥글며 안아피기로 안정된 느낌을 준다. 모본인 Dtps. ‘Sogo Vivien’과 부본인 Phal. ‘Zuma’s Pixie’의 꽃은 Phal. equestris와 유사하게 화변이 각이 지고 밖으로 젖혀지나 신품종 ‘SM 5616’ 꽃의 전체적인 형태는 Phal. amabilis와 유사한 둥근 형태를 나타낸다(Fig. 3, 6). 소화의 길이와 폭은 각각 4.3cm, 4.6cm로 대조품종 Queen Beer의 4.5cm, 5.6cm보다 약간 작다. 화서장은 16.5cm로 대조품종의 27.4cm 보다 11cm 정도 짧았으며 분지성이다. 소화수는 18.3개로 대조품종 16.0개보다 약간 많았다(Table 1, Fig. 6). 또한 화경이 짧으며 소화가 좌우로 균일하게 배열되고 분지성이 좋아 전체적으로 조화와 균형이 잡혀있기 때문에 캐주얼 소형분화로서 우수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었다.
잎의 길이와 폭은 각각 13.2cm, 7.2cm로 대조품종의 17.4cm, 8.3cm와 비교하여 잎의 길이와 폭이 작았으며 특히 폭보다 길이가 짧아서 전체적으로 둥근형태를 나타냈다. 엽형은 난형으로 거의 수평이었다. 엽색은 녹색으로 대조품종의 진녹색보다 연한 느낌을 주며 광택이 있다(Table 2, Fig. 6).
신품종 ‘SM 5616’의 유전적 조성을 모본과 부본의 유전적 조성(Fig. 2)을 근거로 계산한 결과 Phal. equestris 62.5%, Phal. stuartiana 20.5%, Phal. amabilis 3.5%, Phal. rimestadiana 3%, 기타 10.5%로 나타났다(Fig. 4).
현재 호접란은 대부분이 클론품종으로 대량생산에 있어서 원괴체유사체(PLB) 유도능력 및 생육특성의 안정성은 품종의 영리성 및 지속성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Been 2003). 신품종 ‘SM 5616’의 영양번식 2세대를 거친 특성결과 대량생산성이 우수하고 재배시 초장이나 개화정도가 균일하였다(Table 3, Fig. 6). 개화유도에 필요한 저온처리기간은 신품종 ‘SM 5616’이 81.3일로 대조품종의 83.3일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재배상 유의점
적색 소형 다화 분지성 호접란 신품종 ‘SM 5616’은 영양생장이 왕성하고 식물체가 강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호접란 재배환경이라면 재배관리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촉성 재배 시에는 광부족으로 소화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광도는 700 ~ 800μmol·m-2·s-1 정도로 재배관리해야 한다. 재배 시 습도는 60 ~ 70%를 유지하고 개화주의 경우 시비 및 관수횟수를 약간 줄여서 관리하는 것이 화색발현 및 개화수명 등 품질향상에 바람직하다.
유용성
신품종 Phal. ‘SM 5616’은 2009년 11월 9일 종자산업법에 의거하여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품종보호 출원번호 : 출원 2009-424)하여 재배시험을 거쳐 2011년 12월 21일 품종등 록(등록번호 제3824호)하였으며 2011년 12월 21일부터 2031년 12월 20일까지 품종보호를 받는다. 현재 상미원에서 재배, 출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