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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화는 채화 후 뿌리로부터 공급되는 영양분과 수분, 그리고 하위 엽에서 제공되는 탄수화물과 호르몬 공급이 중단되고, 외부의 부적절한 환경에 노출됨으로써 수확 후 극심한 스 트레스를 받게 된다(Byoun 2002). 특히, 수출시 절화는 장시간 수송을 피할 수 없으므로, 상품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선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적정 환경 조성 및 전처리제 처리가 절실히 요구되어진다(Halevy and Mayak 1981; Lee et al. 1995).
절화 상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부적절한 조건에서 발생하는 에틸렌이다(Altman and Solomos 1994; Amariutei et al. 1995). 에틸렌은 기체 상태의 식물호르몬으로 산화효소의 활성화, 막 투과성 증가, 세포간의 결합력과 당의 흡수력을 떨어뜨림으로써 꽃의 위조, 색의 변화, 꽃잎 탈리 등의 다양한 노화작용을 촉진시켜 절화의 품질과 수명을 급격히 감소시킨다(Krishnamoorthy 1981).
또한 절화류의 수명 연장과 선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에틸렌 생성이나 작용 억제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보고되어 왔으며, 에틸렌 속도제한 단계는 SAM으로부터 ACC로 전환시키는 효소인 ACC synthase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Yang and Hoffman 1984). 에틸렌 생성억제제로는 aminooxyacetic acid (AOA)(Fujino et al. 1980)와 aminoethoxyvinyl(AVG)(Baker et al. 1977) 등이 있고, 에틸렌 작용 억제제에는 silver thiosulfate(STS)(Veen 1979)와 1-methylchclopropene(1-MCP) (Serek et al. 1996) 등이 있다. 이들은 에틸렌에 민감성을 가 지고 있는 climacteric 절화 심비디움, 카네이션, 백합, 무궁화 등의 수명연장에 연구되어 왔는데(Byun et al. 2004; Lee et al. 2010; Son et al. 2002), 그 중 STS는 인체 및 환경에 유해 한 것으로 밝혀져 사용에 제한이 따름으로써 그 대체물질로 1-MCP가 다양한 원예산물의 수확 후 선도유지제로 이용되고 있다(Blankenship and Dole 2003; Klee and Clark 2004; Porat et al. 1995b; Sisler and Serek 1997). 1-MCP는 STS와는 달리 인체에는 유해성이 없고, 식물체 조직에도 비독성이며, ACC oxidase의 활성 억제를 통하여 에틸렌의 생성을 감소 (Son et al. 2003)시킴으로써 원예산물의 수확 후 저장기간을 연장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며(Roh et al. 2000a; Sisler and Serek 1997), 1-MCP를 1 ~ 2시간만 처리하여도 내생 에틸렌 이나 외부에서 처리된 에틸렌에 의한 반응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Kim et al. 2015; Sisler and Serek 1997, 1999; Suh et al. 1999)도 보고 되었다.
최근 국내에서 재배되어 수출되는 절화 심비디움은 수확 후 저장유통 과정 중 충격 등 물리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약포의 탈리나 급격한 온도변화에 의해 식물체 자체에서 발생되는 에 틸렌으로 인해 상품의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Arditti et al. 1973; Kwack et al. 1996; Suh et al. 1997). 이렇듯 절화 심비디움은 개화 전후에 발생되는 에틸렌에 민감성 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확 후 선도유지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에틸렌 발생 억제나 1-MCP 등의 전처리제 처리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절화 심비디움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수확 후 에틸렌 생성 및 작용 억제제인 1-MCP의 적정 처리농도와 시간을 구명하고자 실시되었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단국대학교 화훼학실험실에서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 사용된 식물재료 Cymbidium ‘In the mood’는 충남 공주시에서 재배된 절화를 이용하였다. 전체 10개의 소화가 맺히고 9 ~ 10번 소화(florets)가 개화직전의 봉우리일 때를 기준으로 수확하였다. 채화된 절화 심비디움은 수확 직후 무처리를 대조구로 하여 1-MCP (FarmHannong, Seoul, Korea) 0.75mg·L-1, 1.5mg·L-1, 3.0mg·L-1를 각각 1, 2, 4시간 동안 75L 챔버 안에서 각각 처리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1-MCP는 산업용으로 조제된 kit 형태로 100L에 개당 0.5mg·L-1를 발산하며, 처리시 농도는 용기의 용량으로 환산하여 처리하였다. 전처리 후 절화는 수확후 저장 유통 기간을 고려하여 7℃에서 6일 동안 저장된 후 절화 줄기를 45cm로 재 절단하고, 증류수가 담긴 화병에 꽂았으며, 각 처리당 5개체 3반복 완전임의배치법으로 처리하였다.
조사항목으로는 화폭, 수분 흡수율, 생체중 변화율, 노화율, 박테리아 발생량, 에틸렌 발생량, 절화수명을 각각 처리별로 측정하였다. 화폭은 각 개체마다 1 ~ 2, 5 ~ 6, 9 ~ 10번 소화 (florets)의 직경을 캘리퍼스로 측정하였으며, 생체중은 최초 생체중 대비 조사 당일 생체중을 백분율로 나타내었고, 수분 흡수량은 전날 용액과 용기 무게에서 당일 용액과 용기 무게 를 뺀 값에서 자연 증발량을 뺀 값으로 조사하였다. 노화율은 설판의 색이 어두운 적색(dark red)으로 변하거나 꽃잎의 위조(wilting) 현상이 나타났을 때를 노화일로 하여 전체 소화의 수량 대비 노화된 소화의 수량을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절화 수명은 노화가 일어나 관상가치가 없어지는 소화가 70% 이상 되는 날을 수명이 다한 것으로 정하고, 6일 동안 저장된 후 화병에 꽂은 첫 날부터 수명이 다한 날까지의 일수를 환산하였다. 박테리아 발생량은 Pipette-Swab 표면검사키트(3M, USA)를 이용하여 면봉으로 줄기 끝 절단면에서 채취한 샘플을 30℃ 항온실에서 48시간 배양 후 colony 수를 측정하였다. 에틸렌 발생량은 1,200mL 유리 용기에 절화 심비디움을 각 처리별로 3본씩 넣고 4시간 동안 밀봉한 후 내부공기 1mL를 채취하여 Gas Chromatography(GC-2014, Shimadzu, Kyoto, Japan)로 분석하였다. 에틸렌 분석은 Shincarbon ST 컬럼을 TCD가 장착된 GC를 이용하여, injection 온도 200℃, detector 온도 200℃로 하였다. 에틸렌의 standard gas 농도는 500ppm을 사용하였고, 시료의 에틸렌 발생량은 측정할 때마다 standard gas 농도를 측정하여 보정하였다.
모든 자료의 통계분석은 SAS프로그램(SAS 9.3, SAS institute Inc., USA)을 사용하였으며, 유의성 검정은 ANOVA(Analysis of variance) 후 사후검정으로 Duncan의 다중검정 P = 0.05 수준에서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 1-MCP 전처리에 따른 절화 심비디움 ‘In the mood’의 화폭의 경우 저장 후 21일까지는 전반적으로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21일 이후 대조구의 화폭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1-MCP 전처리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Fig. 1A, B, C), 1-MCP 0.75mg·L-1에서는 전반적으로 21일부터 31일까지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나 대조구에 비해서는 비교적 큰 화폭을 나타내었으며, 1시간 보다는 2시간과 4시간 처리구에서 다소 크게 유지되었다(Fig. 1A). 3.0mg·L-1의 경우에는 1시간 처리시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나, 2시간과 4시간 처리시에는 완만하게 감소하여 31일째 대조구와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었다(Fig. 1C). 뿐만 아니라,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낸 1.5mg·L-1에서는 2시간과 4시간 처리시 31일까지도 화폭이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었으며, 심지어 1시간 처리구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Fig. 1B). 이러한 결과를 볼 때, 효과적인 농도일수록 적정 처리시간은 짧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1-MCP 전처리는 화폭 감소 억제와 선도유지에 상당히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 효과는 개화 초기보다는 후기로 갈수록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1-MCP가 식물의 다양한 노화생리반응에 관여(Krishnamoorthy 1981)하는 물질이라는 것을 뒷받침 하는 결과이다.
절화 심비디움의 화폭을 통해서 꽃의 최대 크기를 관찰하여 품질을 비교할 수도 있고, 개화가 진행되는 속도와 만개 후 유지되는 기간을 통해 선도유지 및 노화지연 효과를 관찰 할 수 도 있다. 꽃은 일반적으로 개화가 전개됨으로써 꽃의 크기가 증가하여 최고의 관상 가치를 나타내다가 노화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서서히 색상이 변하고 시들어 가면서 꽃의 크기도 감 소하게 된다. 특히, 심비디움과 같은 일경다화의 경우는 소화(florets)가 많고 꽃의 크기도 일정하지 않으며, 개화가 진행되어 최고의 관상 가치를 나타내는 기간이 다른 절화보다 길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각 처리별 꽃의 크기를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개화 상태가 유지되는 기간을 관찰함으로써 절화 Cymbidium ‘In the mood’의 관상기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화율의 경우 저장 후 16일부터 몇몇 처리구의 노화를 시작으로 점차 처리간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여 26일에는 각 처리 간에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었다(Table 1). 특히, 1.5mg·L-1의 1시간과 2시간 처리구에서 대조구를 비롯한 타 처리구와 비교하여 가장 낮은 노화율을 나타내어 절화 심비디움 ‘In the mood’의 1-MCP 전처리시 1.5mg·L-1가 노화지연에 가장 효과적인 농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1). 이러한 결과는 1-MCP가 에틸렌 작용 및 생합성 억제제(Son et al. 2003)로 작용하여, 개화와 노화 진행 속도를 늦추어(Serek et al. 1995) 선도유지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수분 흡수량의 경우 1.5mg·L-1와 3.0mg·L-1에서 비교적 좋은 효과를 나타내었으며(Fig. 2B, C), 특히 1.5mg·L-1의 1시간과 2시간 처리구에서 타 처리구에 비해 다소 높은 수분흡 수량이 26일까지 지속적으로 흡수되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2B). 이는 1-MCP를 절화 백합에 처리하였을 때 수분흡수량이 증가 하였다(Nam et al. 2011)는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이 며, 에틸렌 생합성 억제제나 작용 억제제 처리시 식물체 줄기 내 수분전도율을 억제시키는 tylose를 소실시켜 수분전도율을 증가시킨(van Doorn et al. 1991) 결과로 생각된다.
생체중 변화율의 경우에도 대조구를 비롯한 타 처리구에 비해 1.5mg·L-1의 모든 처리구와 3.0mg·L-1의 1시간과 2시간 처리구에서 비교적 높은 생체중을 유지하였으며(Fig. 3B, C), 그 중 1.5mg·L-1의 1시간 처리구에서 가장 높은 생체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3B). In et al.(2002)에 따르면, 1-MCP 처리는 생체중이나 수분흡수량에 직접적인 효과 보다 에틸렌 억제에 의한 노화 지연에서 기인하는 간접적인 영향이라고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1-MCP 처리가 수분흡수량과 생체중 변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 발생량에 있어서는 모든 1-MCP 처리구에서 대조구에 비해 절반 이하의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 처리 농도간에는 1.5mg·L-1가 다른 1-MCP 처리 농도에 비해 다소 적은 양이 관찰되었으며, 처리 시간에 따라서는 4시간 보다 1, 2시간 처리시 더 낮은 수준의 박테리아 발생량이 관찰되었다(Table 2). 미생물은 절화의 수분흡수력을 감소시키는 주요한 원인들 중 하나인데, 꽃을 물속에 꽂아 둘 때 미생물이 절화의 줄기 절단면으로 침입하여 도관을 막아 수분의 이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관 막힘 은 살아있는 박테리아의 활성이나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물질 보다는 오히려 도관을 막게 되는 박테리아 집단의 크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De Witte and van Doorn 1991)와 미생물의 생장은 수분의 흐름에 대한 줄기의 저항성을 증가시켜(van Doorn and Perik 1990) 수분흡수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줄기의 연화가 이루어지고, 그 에 따라 물속 줄기(절단면)조직의 분해가 쉬워져 그로 인해 용출된 유기물을 섭취하는 박테리아의 생장 및 번식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미생물 발생량 이 낮아진 결과는 1-MCP 처리가 미생물의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노화가 지연됨에 따라 줄기의 연화가 억제되어 물속 줄기 조직의 분해가 지연되는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 되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추가적인 연구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에틸렌 발생량의 경우에는 1-MCP 처리시 3.0mg·L-1에서는 대조구와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Fig. 4C), 비교적 저농도인 0.75mg·L-1와 1.5mg·L-1에서는 1시간만 처리하 여도 대조구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다(Fig. 4A, B). 이러한 결과로 1-MCP가 절화 식물체 내 에틸렌 생성을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주 짧 은 시간(1, 2시간) 동안 1-MCP에 노출되기만 하여도 내생 에틸렌이나 외부에서 처리된 에틸렌에 의한 반응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Kim et al. 2015; Sisler and Serek 1997, 1999; Suh et al. 1999)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또한, 에틸렌 발생량이 정점에 다다른 날과 꽃의 크기가 대부분 감소하기 시작한 날, 그리고 노화가 가장 극심한 차이를 나타낸 시기가 모두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1, 4, Table 1).
절화 수명에 있어서는 모든 농도의 1-MCP 처리구에서 대조구에 비해 수명이 연장되었는데, 특히 1.5mg·L-1의 1시간 처리구의 수명이 가장 길게 나타났으며(Table 3), 그 효과는 대조구에 비해 6.3일(22%) 증가하여 절화 심비디움의 1-MCP 전처리시 1.5mg·L-1의 농도가 수명 연장에 가장 효과적인 농도임을 알 수 있었다(Table 3, Fig. 5). Lee et al.(2010)과 Suh et al.(1999)은 1-MCP 전처리가 절화 심비디움의 수명을 연장시켰다고 보고하였다. 1-MCP 처리 전후에 각각의 소화를 채취한 후 진행된 위의 두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소화를 분리하지 않고 실제 절화 심비디움의 유통 및 장식에 이용되는 본연의 상태(일경다화)로 연구함으로써 보다 실용적인 전처리 방법을 구명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상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찰해 보면 1.5mg ․ L-1 농도의 1-MCP 1시간 처리가 수확 후 절화 심비디움 ‘In the mood’의 품질 및 선도유지에 매우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고, 수출저장유통 전에 필요한 전처리 방법에 있어 1-MCP 전처리시 적정 농도와 시간을 제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