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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화 장미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화훼작물로 전 세계 거래량이 연간 1조원에 달하며(Lee 2014), 생산량이 높은 대표적인 화훼작물이다(Seo and Kim 2013).
장미는 다른 절화와 달리 잎이 많아서 재배 기간 중 수분요구도가 높은 화훼 작물이며(Kim and Lieth 2012; Lee and Kim 2013), 주로 시설재배를 하므로 여름철 하우스 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고압분무기를 설치하거나 미세분무처리 등으로 하우스 내 온도를 조절한다(Chon et al. 2013). Chon et al.(2013)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분무처리 시 하우스 내 온도는 5 ~ 10℃ 가량 낮출 수 있었으나, 습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습도는 장미에 잿빛곰팡이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Lee et al. 2006; Mortensen 2000).
장미에서 주로 발생하는 병해로는 흰가루병, 검은무늬병, 잿빛곰팡이 등이 있으며(Kwon et al. 2014), 이 중 잿빛곰팡이는 저온․다습한 환경에서 활동이 왕성하고, 잎, 줄기, 꽃, 봉오리 등 생육 전반에 걸쳐 발생한다. 따라서 하우스 내 온도 조절을 위해 고압분무기 설치와 미세분무처리 등은 잿빛곰팡이를 초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며, 특히 장미의 잎에 형성된 소형 병반은 수확 전이나 수확 후 선별과정에서 쉽게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저장 기간, 수확 후 운송 기간 및 판매 기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절화 장미 수출 시 수출 대상국에서 병반이 발생하여 검역과정에서 훈증 작업을 거치거나 폐기하는 등 국내 농가의 소득 및 국산 절화 장미의 이미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Hammer 1988; Kwon et al. 2014). Lee and Lee(2015)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으로 절화를 수출하였을 때 약 3 ~ 5일이 소요되며, 7월을 기준으로 온도는 4 ~ 18℃까지 변화가 있었으며, 습도는 90% 가량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출 유통환경은 잿빛곰팡이가 발병하기 쉬운 저온․다습한 환경조건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습식으로 유통되는 절화장미에 빈번하게 발병하여 수출 시 클레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Elad 198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Rosa hybrida L.‘Antique Curl’품종 장미의 절화수명 연장 및 수확 후 고품질 유지에 효과 있는 전처리를 선별하여 잿빛곰팡이의 발생빈도가 높은 Rosa hybrida L.‘Shooting star’ 에 적용하여 잿빛곰팡이 방제 효과를 알아보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전처리에 따른 선도유지
공시재료는 2015년 3월 전라북도 김제시 절화 장미 농가에서 국내에서 육성된 스탠다드형 장미 Rosa hybrida L.‘Antique Curl’을 바깥쪽에서 두 번째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단계에 서 수확하여 농가에서 전처리 하였다.
수확 후 농가에서 전처리 후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환경원예디자인실험실로 수송하여 실험을 실시하였다. 전처리는 수확 후 물에 꽂지 않고 공기 중에 두는 Dry처리를 대조구로 하여, Tap water, Chrysal RVB(Chrysal international, Netherlands) 2mL·L-1, NaOCl (Yuhan Clorox, Korea) 0.4mL·L-1, SO2 (Topfresh Inc., Korea) 8.3g·L-1, Vital OxideⅠ(Danbi bio, Korea) 0.002mL·L-1, Vital Oxide Ⅱ 0.005mL·L-1, VibrexⅠ (Danbi bio, Korea) 2mg·L-1, Vibrex Ⅱ 5mg·L-1, GA 4+7 + BA (Bidaewon, Youill corporation, Korea) 0.1mL·L-1, UV-C (Purelight ED, Enputech, Korea) 8w/20sec.로 4시간 동안 처리하였다. SO2 처리는 증류수에 침지 후 가스처리가 되도록 절화 장미 습식 박스를 밀봉하였으며, UV-C 처리는 20초 동안 처리 후 증류수에 침지하여 단국대학교로 수송하였다.
농가에서 4시간 동안 전처리 후 절화 장미를 수출되는 과정을 고려하여 각각 수출용 포장박스(110cm × 34cm × 15cm)에 30본씩 넣고 습식으로 수송하였다. 수송 후 일본으로 선박 수 출되는 모의 수출 환경 조성을 위해 시간 및 온·습도 환경 조건을 적용하였다. 모의수송 온도는 5℃, 상대습도는 80% 이상으로 맞추었으며, 시간은 선박 수송시간인 48시간을 적용하 였다. 검역 환경은 12시간 상온에서 실시되므로 22 ± 3℃에 보관 후 전처리에 따른 선도유지 효과 품질 실험을 실시하였다.
품질평가 실험은 절화 장미의 물관 막힘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줄기를 45cm로 재절단하여 삼각플라스크(500mL)에 꽂아 5반복으로 하였으며, 자연 증발량 손실을 줄이기 위해 삼 각플라스크의 입구 부분을 알루미늄 호일로 밀봉하였다.
절화 품질 조사는 수확 및 전처리한 날을 1일로 정하였으며, 일본으로 수출되는 시간을 고려하여 4일부터 매일 실시하였다.
절화수명은 개화단계 및 노화현상을 조사한 후 관상가치가 없는 시점으로 정하였으며, 노화현상은 꽃잎 갈변, 시들음, 꽃 목굽음의 세가지 현상 중 한가지 이상이 나타나는 시점으로 정하였다.
잿빛곰팡이 병징 확인
공시재료는 잿빛곰팡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품종을 고려하여 스프레이 타입의 Rosa hybrida L.‘Shooting star’를 사용하였으며, 2015년 4월 전라북도 장수 지역 절화 장미 수출 농가에서 수확하였다. 잿빛곰팡이 병원균(Botrytis cinerea)은 농업유전자원 정보 센터(The RDA-Genebank Information Center)로 부터 분양 받아 접종하였다. 절화 장미의 꽃과 잎 표면에 잿빛 곰팡이 현탁액을 0.001mL·L-1 으로 접종한 후 전처리 하여 12L 밀폐용기에 절화 장미 3본씩 넣고 밀폐 저장하였다. 전처리는 ‘Antique Curl’ 품종에서 절화수명 및 품질유지에 효과적이었던 전처리제 NaOCl (Yuhan Clorox, Korea) 0.4mL·L-1, SO2 (Topfresh Inc., Korea) 8.3g·L-1, Vital Oxide(Danbi bio, Korea) 0.002mL·L-1, Vibrex(Danbi bio, Korea) 5mg·L-1, UV-C(Purelight ED, Enputech, Korea) 8w/20 sec. 와 절화 장미 수출 시 국내 수출회사에서 잿빛곰팡이 방제 목적으로 사용중인 약제 Liquid seal(Liquid seal Inc., Netherlands) 20mL·L-1를 사용하였다. 병원균을 접종한 후 육안으로 병징 발생을 확인하였으며, 병의 발생 정도를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병원균의 증명을 위하여 이병된 절화 장미의 병원균을 분리하였다. 병원균 분리는 병든 절화 장미를 채집하여 꽃잎을 1cm × 1cm 크기로 잘라낸 후 1% NaOCl 용액에 표면 살균하고 살균수로 세척한 후 여과지를 이용하여 수분을 제거하였다. 표면 살균된 병반을 PDA 배지에 치상한 후 25℃ 항온기에서 14일간 배양하였다. 배양 후 자라난 균사 선단부를 떼어 분리하였으며, 분리된 병원균은 병원성을 확인하기 위해 PDA 배지에 옮겨 14일간 배양 후 균학적 특징을 조사하였다. 분생포자경 및 분생포자의 형태와 발생정도는 광학현미경(CX 31, Olympus, Japan)을 이용하였고, 분생포자의 확인은 현미경 카메라(T500, eXcope, China)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SAS 프로그램(SAS 9.0, SAS institute Inc., USA)을 사용하였으며, 유의성 검정은 Duncan의 다중검정 P=0.05수준에서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전처리에 따른 선도유지 효과
절화 장미는 전처리 후 일본으로 수출되는 과정을 고려하여 모의 수출 환경을 적용한 후 품질평가를 실시하였다. 절화수명을 조사한 결과 무처리구는 4일로 조사되었으며, Vital Oxide 0.002mL·L-1 처리구가 15.5일로 무처리구에 비해 약 11.5일정도 연장되었다(Table 1). 무처리구는 수출을 고려할 때, 일본에 도착한 시점에 이미 관상가치가 없었으며, 꽃목에 잿빛곰팡이가 발병하여 꽃목굽음 현상이 나타나 절화수명이 종료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Tap water처리는 9.3일로 무처리구에 비해 약 5일 정도 연장되었으며, 이는 전처리 외에 Tap water 처리만을 통해서도 절화수명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1, Fig. 1). Lee et al.(1998)의 연구에서 절화 장미의 수송과정에서 건식에 비해 습식으로 유통하는 것이 절화수명을 약 3일정도 연장해준다는 본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Vital Oxide외에 Chrysal RVB, NaOCl , SO2 , Vibrex, GA4+7 + BA, UV-C 등의 다른 전처리에서도 절화수명이 다소 연장되었으나 전처리간에는 서로 유의차가 없었다.
전처리 중 Vital Oxide, Vibrex는 강력한 산화제이며 암모니아나 질소구성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살균제로 알려진 Chlorine dioxide(ClO2 ) 성분으로(Benarde et al. 1965; Karabulut et al. 2009; Lee and Kim 2014), 절화 장미에 수돗물과 ClO2 5μL·L-1 를 혼합하여 보존용액으로 사용 시 절화 수명을 연장시켰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Koermer and Wldman 2002). 그 외에 알스트로메리아, 안스리움, 거베라 등의 다양한 절화류에서 ClO2 성분이 절화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바 있다(Macnish et al. 2008).
전처리에 따른 생체중 및 수분흡수량은 실험 4일에 급격히 증가하였다(Fig. 2). 특히 Vital Oxide 0.002mL·L-1 처리구는 6일째 이후 수분흡수량과 생체중이 가장 높은 경향이었으며, 무처리구는 다른 처리구와 달리 실험 4일에 생체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서서히 실험 5일에 증가하였다. 이는 건식으로 모의수송하였기 때문에 절화 장미가 위조되어 생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Tap water 처리구도 7일 이후 생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었다. 절화에 있어 생체중의 증가와 감소는 수분흡수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기 때문에(In et al. 2007), 생체중과 수분흡수량의 감소는 절화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잿빛곰팡이 병징 확인
절화 장미를 전처리 한 후 잿빛곰팡이 병원균을 접종하고 처음 발병된 5일을 기점으로 절화 장미의 발병률을 조사하였다(Table 2). 그 결과 전처리를 하지 않은 무처리구에서는 5일 부터 잿빛곰팡이의 발병률이 12.5%로 나타났으며, UV-C처리구도 13%로 조사되었다. 그 외 전처리구에서는 잿빛곰팡이가 발병하지 않았다. 잿빛곰팡이는 6일까지 ClO2 성분인 Vibrex와 Vital Oxide 처리구에서 발병하지 않았으나, 7일 이후에는 모든 처리구에서 육안으로 관찰되었다. 8일에는 SO2 처리구를 제외하고 모든 처리구에서 50% 이상 발병하였다(Fig. 3). SO2 처리구의 발병률은 적게 나타났으나 농도가 다소 높아서 절화 장미의 화색이 퇴색되었으며, 꽃이 고사되어 절화수명이 종료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SO2 처리는 절화수명 연장 및 품질 유지에 효과적이므로 농도를 달리하여 잿빛곰팡이와 관련하여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Macnish et al. (2008)의 보고에 의하면 Grevillea ‘Minarch’에 ClO2 2μL·L-1 와 5μL·L-1 보존용액 처리시 항균효과가 있는데, 본 연구에서 ClO2 성분인 Vital Oxide와 Vibrex 전처리에서 잿빛곰팡이가 다소 늦게 발병한 결과와 일치하였다. 또한 이는 절화수명 연장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Lee and Kim 2013), 앞의 'Antique Curl'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하였다.
Lee et al.(2007)의 연구에 따르면 UV-C를 1분간 쬐어준 후 methyl jasmonate를 분무처리하면 발병률이 실험 4일까지 무처리와 비교해 50%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 에서 실험 6일까지 UV-C에서 발병률이 무처리에 비해 약 15% 줄어든 결과와 일치하였다. 따라서 초기 잿빛곰팡이 발병률 감소에 효과가 좋은 Vital Oxide나 Vibrex 전처리에 UV-C 처리를 추가하여 절화수명 및 잿빛곰팡이와 관련된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배양된 잿빛곰팡이의 분생포자경의 형태를 현미경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약 14일 이후 PDA배지 표면에 균총을 형성하였다. 균총의 색은 회색 또는 암갈색이며(Fig. 4), 배양 후 20일 경 균핵을 형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균사의 색은 무색 또는 암갈색으로 생육이 왕성하였고, 배지 표면에 잿빛의 분생 포자 덩어리가 형성되었다. 분생포자는 난형 및 타원형이었으며, 단세포로 무색이었다. 분생포자는 균사 표면으로부터 직립하여 나뭇가지 같은 모양을 형성하였으며, 그 끝에 포도알처럼 형성되었다(Fig. 5). 이는 Han et al.(2013)의 소엽풍란 잿빛곰팡이 연구에서 기술한 B. cinerea와 일치하였다.
전처리에 따른 잿빛곰팡이의 병균 억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Fig. 5와 같이 Liquid seal 과 SO2 , UV-C등의 처리에서 잿빛곰팡이 균의 균사 및 분생포자가 다소 적게 나타났다. 따라 서, 수확 후 6일까지 Vital Oxide와 Vibrex 등의 처리에서는 잿빛곰팡이 병원균이 나타나지 않아 습식으로 유통하여도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수출 시 수출대상국 경매장 및 판매처에서 잿빛곰팡이의 방제효과와 절화수명 연장에 효과적이어서 품질유지에 도움을 주는 전처리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