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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현재 국내 화훼 생산액은 7,047억 원이며 전체 재배면적은 6,222ha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화류의 생산액과 재배면적은 각각 2,643억 원과 1,551ha로 전체의 37.5%와 25%를 차지하고 있다(MIFAFF 2015). 현재 187ha의 국내 재배면적을 갖고 있는 절화 백합의 생산액은 207억 원으로 전체 절화 생산액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절화 백합의 수출액이 미화 35백만 불에 달하던 것이 2014년 미화 12만 불로 감소되었지만 여전히 전체 화훼 수출액의 30.3% 차지하고 있어 최고 수출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Kim 2013; MIFAFF 2015).
우리나라의 수출 절화 백합 99%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Park 2013). 일본의 수입 백합 중 한국산이 2000년 44.6%에서 2010년 95.2%로 크게 확대되었으며 이것은 인접국가로서 신속한 수송에 따른 물류비 절감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2012).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시장 의존도가 커지면서 수출안정성은 크게 감소하여 수출국 다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Suh and Kim 2009).
국내 절화 백합의 수확 후 저장 및 유통과정이 습식 수송보다는 건식 수송으로, 냉장차량보다는 일반차량이 주종을 차지한다. 또한 선박 수출 시 수송 기간 동안 온·습도 환경의 변 동이 심해 미개화 및 조기노화 등 상품의 품질, 균일성과 신선도 유지에 문제가 있으며, 이로 인한 손실량은 약 10 - 50%에 이른다(Lee and Lee 2015).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확 후 관리 및 유통 단계에서 절화 백합의 선도 및 품질 유지를 위한 전처리제 사용, 적정 온도 및 습도 유지, 저온습식 저장 및 수송관리 등이 필요하다(Nam 2001).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백합농가에서는 수확 후 습식 취급이나 절화보존제와 같은 전처리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수송 전 저온저장과 같은 기본적인 취급관리도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수출 농가에서 사용 가능한 상업용 전처리제가 개발 보급되고 있으나, 농가환경에서의 적절한 사용방법과 적정 처리 농도 및 시간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농가적용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본 수출 절화 백합‘Medusa’를 대상으로 모의 수출환경에서 농가에서의 전처리 여부가 일본 수출 후 절화수명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와 처리내용
서산 농가에서 재배한 오리엔탈 백합 3륜화인 Medusa 품종을 80cm로 절단하고 잎은 첫 번째 꽃봉오리 아래 3매만을 남기고 모두 제거하였다. 수출 전 농가수준의 전처리는 증류수 (대조구), Chrysal SVB(1 tablet/3L), Chrysal AVB(1.5mL/3L) + Chrysal SVB(1 tablet/3L)로 각각 조성된 절화보존용액을 사용하였다. 절화를 원형화병(높이 40cm, 지름 10cm)에 2본씩 처리당 4반복하여 10시간 동안 침지시켰다. 이 때 사용한 전처리제 Chrysal SVB와 AVB는 모두 네덜란드 Pokon and Chrysal의 제품을 사용하였다. 전처리 후 모의 수출환경에서의 수송방식은 건식(건조처리)과 습식(증류수 처리)으로 구분처리되었다. 모의 수출환경은 기 보고된 겨울철(12월) 수출환경 자료(Lee et al. 2016)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수확 후 전처리, 전처리 후 수송, 수출 전 저온 저장, 선박 수송, 일본 물류 센터, 일본 경매장, 경매 이후 단계로 크게 구분하고 각 단계별 온도와 습도 조건을 유지하였다(Table 1). 한편 광조건의 경우도 경매장 도착단계까지는 암상태로 포장상태를 모의하였고, 일본 현지 도소매 시장으로 이동 후에는 주야를 12시간씩 교대로 하였으며 낮 동안의 광도는 15μmol·m-2·s-1로 고정하였다. 일본 수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실험은 환경이 조절되는 생육상에서 실시하였다. 모의 수출환경과정에서 절화 품질 및 수명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분석
전처리 이후 일본 수출과정에서 조기개화 등이 관찰되었으며, 일본 도착 후 소매단계에 도달한 시점에서 증류수를 이용해 절화수명을 조사하였다. 이 때 개화율, 상대 생체중, 상대 흡수율, 절화수명, 용액 내 박테리아 증식 정도, 엽록소 함량, 화색 등을 조사하였다. 절화수명은 전체 꽃의 2/3이상 시들어 관상가치를 상실한 때를 기준으로 하였고, 상대 생체중은 초 기 생체중에 대한 일별 생체중의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상대 흡수율 또한 초기 생체중에 대한 일별 수분흡수량의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엽록소 함량은 2일 간격으로 줄기에 남겨놓은 잎 3매를 chlorophyll meter(Minolta, SPAD-502,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통계분석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AS package(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한 후 각 처리간의 유의성은 DMRT(Duncan’s new multiple range test) 5% 수준으로 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절화 백합 Medusa 품종을 농가에서 수확 후 일본 경매장에 도착하기까지 총 수송시간은 76시간이었다(Table 1). 76시간 후 절화 백합의 조기 개화율은 수송방식보다는 전처리 방식에 따라 다소 수치적인 차이를 보였으나, 통계적인 유의차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건식수송보다는 습식수송에서, 습식수송에서도 상업용 전처리제인 Chrysal SVB와 Chrysal AVB + SVB 처리구에서 각각 27%, 29%의 가장 낮은 개화율을 보여주었다(Fig. 1). 전처리 후 수송단계에서 경매장에 이르는 단계의 절화 백합은 개화가 되지 않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시장에서 고품질 상품으로 인정받는다.경매 직후 도소매 시장을 거쳐 소비자에 이르는 동안의 개화율은 습식수송 시 Chrysal SVB와 Chrysal SVB + AVB의 경우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최종 절화종료 시점에서 가장 높은 개화율을 보였다(Fig. 1). 또한 꽃잎과 잎의 탄력과 화형이 건식수송보다 우수한 것으로 관찰되었고, 절화수명 종료까지도 균일한 상태를 유지하였다.
절화수명은 습식수송방식에서 크게 연장되었으며, 상업용 전처리제의 사용으로 연장효과가 향상되었다. 절화수명일수는 습식방식의 Chrysal SVB 와 Chrysal AVB + SVB 처리에서 10일로 가장 높았으며 전처리제를 사용하지 않은 증류수에서도 9.5일로 확인되었으나, 건식수송에서는 증류수의 경우 7.5일, 전처리제 사용 시 8.5일로 습식수송에 비해 약 2일이 단축되었다(Table 2). 특히 온도환경이 절화품질 유지에 큰 지장이 없는 겨울철 수출수송임에도 불구하고 전처리제의 사용과 습식수송의 중요성이 확인되었다.
절화품질과 관련하여 절화수명기간 중 화색을 조사한 결과, 역시 습식수송 시 적색 값(a value)이 Chrysal SVB처리구에서 26.06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Chrysal AVB + SVB 처리구에서 20.21로 높게 나타난 반면, 건식수송 시 모든 전처리구는 17-19 범위로 낮게 나타났다(Table 2). 황색 정도(b value)는 오히려 건식수송에서 높게 나타나서 절화보존과정에서 꽃잎 이 변색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Table 2).
한편 엽록소 함량은 경매장 도착 직전까지는 습식처리에 비해 건식처리에서 더 높았으나, 절화수명 시작 직후부터는 습식처리에서 엽록소 함량이 높았다(Fig. 2). 또한 습식수송 시 Chrysal SVB 처리의 1번째 잎이 68.88로 가장 높았고, 2번째와 3번째 잎은 66.60, 64.45로 하위 잎으로 갈수록 수치가 감소하였다. 건식수송에서도 Chrysal SVB 처리 효과가 우수하여 1번째 잎의 SPAD 값은 68.40이었고, 아래로 갈수록 61.07, 59.50으로 황화되면서 마름 현상이 나타났다. 화색과 엽록소 함량으로 알아본 잎의 건전성 등 절화품질은 상업용 전처리 후 습식수송을 통해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절화 백합은 수확 후 적절하지 못한 저장조건, 잎의 노화 등에 의해 잎의 황화를 촉진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지만(Choi etal. 2014),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잎들이 황화되면서 처리간 유의적 차이는 거의 없었다(Table 2).
절화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절화보존용액 내 세균 수는 경매 직후와 절화수명 종료 직후 Nutrient Agar 배지에 도말하여 평판배지 위에 형성된 균총수를 계수하였다. 그 결과 경매직 후 습식수송의 Chrysal SVB에서 2.3 × 103 CFU·L-1로 가장 많은 양의 세균이 검출되었다(Table 3). 절화수명 종료 후 습식수송의 Chrysal SVB가 2.8 × 105 CFU·L-1이 검출되었다. 일반적으로 절화 수확 후 절단부위에서 미생물이 번식하여 줄기의 수분 통로가 막혀 수분흡수가 어려워 절화수명이 짧아지나, 백합은 비교적 미생물의 영향을 덜 받아 수분흡수가 좋은 편이라는 기존의 연구와 유사하였다(JARES 2001). 그러나 절화수명일수, 절화품질이 우수했던 습식수송에서 Chrysal SVB 처리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것은 전처리 후 72시간이 경과한 후 절화수명조사가 실시되었고 이후 5일차에 세균검출을 조사하였기에 이 과정에서 전처리의 살균 혹은 항균 효과가 상실되었을 수 있으며, 오히려 상업용 전처리제에 함유된 특정 성분들로 인해 세균증식이 유발되었을 수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겨울철 수출환경을 모의하여 전처리와 습식수송이 절화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습식수송의 중요성이 확인되었고, 전처리제의 경우 상업용 절화보존제의 활용가치가 인정되었다. 특히 많은 양이나 혼합보다는 단용으로 손쉽게 취급할 수 있는 타블릿(정제) 형태의 전처리제가 효율적이었고, 취급 시간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이 불량한 조건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