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우리나라 화훼 생산액은 1980년 214억원에서 1990년 2,394억 원으로 1980년 대비 11.2배 2005년 1조105억 원까지 증가하였고 2014년 현재 7,047억 원으로 2005년보다 30.3% 감소 하였으며, 전체 재배면적 역시 2005년 7,950ha까지 증가했으나 2014년 현재 약 22% 감소한 6,222ha를 유지하고 있다(MIFAFF 2015). 절화류의 생산액과 재배면적은 2014년 현재 각각 2,643억 원과 1,551ha로 전체 화훼의 37.5%와 25%를 차지하였으며 이 중 장미, 국화, 백합이 전체 절화류 생산액과 재배면적의 61%, 6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MIFAFF 2015). 특히 절화 백합의 경우 생산액과 재배면적은 2014년 현재 각각 207억 원, 187ha로 전체 절화 생산액의 7.8%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출액의 경우 2014년 미화 12,308천 불로 전체 수출액의 30.3% 차지하여 최고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MIFAFF 2015). 절화 백합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며, 일본의 수입 백합 중 한국산이 2000년 당시 44.6%에서 2010년 95.2%로 확대되었고, 이것은 인접국가로서 다른 수출국들과의 경쟁에서 신속한 수송에 따른 물류비 절감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Ko et al. 2015). 반면 우리나라 수출 절 화백합의 일본시장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는 한계를 가져왔다.
최근 들어 일본 경제 침체에 따른 절화 백합의 대 일본 수출이 감소하면서 수출 확대 방안의 하나로 한국산 절화 백합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들 수 있다. 한국산 절화 백합에 대한 일본 내 소비인식의 하락의 원인은 소비자 단계에서의 불량한 절화 품질이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절화 백합의 품질 저하는 생산단계와 수송단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생산단계에서는 모구의 품질이나 광, 온도, 양수분과 같은 재배환경의 부실을 원인으로 들 수 있으며 수송단계에서는 수확, 저장, 수송 시 불량한 절화 취급 관리를 들 수 있다. 특히 수송단계의 부적절한 취급 관리는 조기 개화, 절화 수명 단축, 화색발현 불량 또는 미개화 등의 절화품질 저하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수출 절화 백합 은 건식으로 수송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세계적으로 수확 후 절화 품질 및 수명 연장에 관한 연구는 1957년 처음 발표된 이후 1960년대 후반 그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Allan et al. 2012; Altman and Solomos 1994; Anna and Danuta 2003).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절화를 수확 및 저장 수송 단계에서 대부분 건식으로 저온보다는 상온 환경에서 취급하고 있어 소비자 단계에 이르기까지 절화의 신선도 하락으로 인해 10-50%의 손실률이 발생하고 있다(Yang et al. 2014). 대표적인 화훼 수출국인 화란의 경우 모든 수출 절화류에 대해 습식 취급과 저온 수송을 기본으로 하는 Cold Chain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절화 수입국인 미국에서도 습식 저온 수송체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국산 절화 백합의 일본 수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수확 및 저장, 수송 단계에 이르기까지 습식 저온의 관리체계가 시급하다. 한편 생산단계의 경우 농가 별로 다양한 시설 구조와 환경 관리 특성상 개선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반면, 수확 후 과정은 상대적으로 효율 높은 취급관리체계를 갖추기 용이하다. 이로 인해 그 동안 많은 절화류에 대해 습식처리, 보존제 사용, 저온 저장 및 수송, 포장 시 에틸렌가스 발생 억제와 같은 다양한 수확 후 관리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Lee and Kim 2014).
국산 절화 백합의 경우 수출과정이 아직까지 건식으로 취급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일본 현지 도착 시 절화품질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 과정의 환경특성을 분석하고 농가 수확 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겨울철 국산 절화 백합의 일본 수출 시 수송과정의 미기상 변화를 조사하여 문제점을 확인하는 한편, 농가 단위에서의 습식 전처리가 수출 후 일본 현지에서의 절화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그 적용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재료 및 방법
절화 재료 및 전처리
충남 서산의 백합 농가에서 재배된 오리엔탈 백합 시베리아와 메두사 품종의 절화를 시험재료로 사용하였다. 2015년 12월 4일 수출용으로 수확한 절화는 수확 직후 수출업체로 수송 되기 전까지 농가 현지에서 22시간 동안 건식(관행, 무처리)과 습식 조건으로 처리되었고, 습식 조건은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 처리와 상업용 절화보존제(Chrysal SVB, Pokon and Chrysal, Netherland)로 조제된 절화보존용액 처리로 구분되었다. 이 때 상업용 절화보존용액은 지하수 1L당 Chrysal SVB 2mL로 조제되었다. 일련의 전처리 과정은 농가 시설 내 작업장에서 실시되었으며, 이 때 평균 기온 9.6 ± 0.1℃, 상대 습도 33.0 ± 4.5% 조건을 유지하였다.
수출 과정 미기상 분석
농가에서 22시간의 전처리가 끝난 백합 절화들은 전주 소재 수출업체에서 선별 및 포장 단계를 거쳐 부산으로 이동, 선박을 이용하여 일본 후쿠오카로 수송된 후 현지 검역을 거 쳐 동경 이타바시 화훼경매장(Hiashinhon Itabashi Flowery Culture Auction Cld., Tokyo 175-0082, Japan)으로 육로 이동되었다. 이 과정은 12월 4일부터 12월 9일까지 총 5일이 소요 되었으며, 수송단계별 환경분석을 위해 절화 수출용 포장상자 내부에 휴대용 자동기록장치(HOBO data logger, Onset, USA)를 부착하였고, 10분 간격으로 온도와 상대습도를 측정하였다.
일본 현지 절화품질 분석
일본 동경 이타바시 화훼경매장에 도착한 백합 절화들을 대상으로 화경의 휘어짐 정도를 조사하였으며, 절화를 90°로 세웠을 때 화경의 구부러지는 정도를 사진으로 촬영한 다음 각 도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이 후 절화를 물 속에서 60cm 길이로 다시 절단한 다음 증류수가 들어 있는 유리병에 꽂아 절화수명과 절화품질 변화를 조사하였다. 기부로부터 첫 번째 꽃을 1번화로 정한 다음 1번화의 잎을 제외하고 기부 쪽 잎들은 모두 제거하였다. 실험은 이타바시 화훼경매장 내 절화수명 조사실에서 기온 25 ± 1℃, 상대습도 60%, 광도 13.5μ mol·m-2·s-1(형광등 1,000lux), 주야간 12/12h 조건으로 수행되었다. 절화수명 조사는 1-3일 간격으로 실시하였고, 이 때 절화수명의 종료시점은 절화의 전체 소화 중 2/3 이상 꽃잎이 시들거나 떨어지고 갈변되는 등 관상적 가치를 상실한 시점으로 정하였다. 절화수명 조사기간 상대 생체중과 수분흡수율을 각각 초기 수치를 기준으로 백분율로 계산하였다(Chamni and Esmaeilpour 2007).
통계처리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AS package(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한 후 각 처리간의 유의성은 DMRT(Duncan’s new multiple range test) 5% 수준으로 하였다.
결과 및 고찰
수출 과정의 미기상 변화 특성
겨울철 생산 농가에서 수출 현지까지의 전체 수송 과정에 대하여 절화 수출용 포장상자 내 미기상 환경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포장상자 내 온도는 생산 농가에서 수출업체로 이동 시 일반차량 수송으로 인해 16.5℃로 최대값을 나타냈으며 수출업체에 도착 후 선별 및 포장단계를 거쳐 저온저장고 입고시 2.3℃로 가장 낮아 수출 과정 중 온도편차는 최대 14.3℃ 로 나타났다(Fig. 1). 부산 항구까지 수송 및 일본으로의 선박 이동, 일본 현지 도착 후 검역 과정에서는 다소 상승하였으나 저온수송으로 인해 물류센터에 입고 단계까지 3.6 - 4.7℃의 냉장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후 화훼경매장에서는 10℃ 전후로 상온상태임을 알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수출 수송단계별로 포장상자 내 온도변화는 수송환경 조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수송시기가 12월이었음을 고려할 때, 수출 환경 관리 여건은 여름철 수출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이 일본 현지에서의 절화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농가에서 수출업체로의 수송 과정은 국내 수송 경로이고 이 때 저온 및 습식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선적으로 개선 가능한 구간임을 알 수 있다. 상대습도의 경우 농가에서의 전처리 기간을 제외한 이후 전체 수송단계에서 55 - 75% 범위로 비교적 높게 유지되었다(Fig. 1). 이와 같이 수송과정 중 일정한 상대습도 환경에서 큰 폭의 온도 격차는 포장된 절화 수체에 이슬점을 형성하여 잿빛곰팡이 포자 발아 등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을 유발하여 잠재적인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수출기간 중 일정한 온도 유지의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수출 백합 절화 품질에 미치는 전처리 효과
절화의 경우 뿌리가 없기 때문에 식물체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에 필요한 수분 및 영양분의 공급이 중단된 상태로 외부 환경변화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수송과정에서의 꽃잎이 벌 어지는 조기 개화 문제나 혹은 수출 후 소매 이후에도 어린 꽃봉오리들이 성장해서 개화되지 못한 채 그대로 시들어 버리거나 개화되더라도 화색 발현이 불량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van Doorn 1997). 특히 절화 백합의 수명단축 원인 중 하나는 조기에 잎이 갈변되거나 떨어지는 증상으로 고온 및 암 조건에서 에너지원의 지속적인 소모로 발생하게 되며(Ranwala et al. 2003), 이러한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수확 단계에서 적절한 온도관리와 보존제 등 습식 전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Sacalis 1993). 스위트피 절화에 대한 자당처리 실험에서 절화보존제를 이용한 전처리 용액이 미생물 발생을 억제시켜 도관 막힘을 방지하고 수분 흡수량을 증진시켜 절화의 노화지연과 품질향상을 위한 전처리의 중요성이 보고된 바 있다(Ichimura and Suto 1999). 앞서 일본 선박 수출 시 수송 단계별 급격한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수출 백합 절화의 수명과 품질 저하 문제를 개선하는 방법의 하나로 수출 전 습식 전처리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었다. 이를 위해 농가에서 수출용 절화백합을 수확 직후 22시간 동안 전처리 실험을 실시한 결과, 수출 후 일본 현지에서 절화의 휨 정도는 두 품종 모두 건식조건보다는 습식조건에서 낮게 조사되어 상대적으로 절화의 보수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Table 1). 또한 절화수명도 시베리아 품종은 습식조건에서 2일, 메두사 품종은 상업용 절화보존용액에서 3일 연장되었다(Table 1). 한편 시베리아와 메두사 품종 모두 대조구인 건식처리에서 각각 12일과 9일로 절화수명이 가장 짧게 나타났고, 메두사 품종의 경우 지하수 처리 역시 건식처리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두 품종에 대한 전처리 효과를 볼 때, 건식보다는 습식처리, 습식처리에서는 지하수보다는 상업용 절화보존용액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절화 백합의 전처리제나 보존용액에 기본적으로 첨가되는 당과 살균제에 의한 효과로 판단된다. 백합은 화경에 비하여 꽃봉오리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개화과정에서 많은 양의 수분과 신진대사물질이 필요하며 하나의 화경에 여러 개의 소화가 순차적으로 개화하므로 수분 및 당의 지속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본 실험에서 사용된 백합 절화는 수확 직후 습식 전처리를 통하여 필요한 수분이나 당의 흡수를 보충해 줌으로써 수송과정의 수분과 에너지원의 불가피한 손실을 상대적으로 줄여 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절화보존제로 사용되는 전처리제의 주요 성분에는 기공을 닫아 증산활동을 조절하거나 탄수화물의 공급원으로 생체중을 증가시키는 sucrose, 미생물의 번식 억제와 살균을 통해 절단면의 도관 막힘 등을 방지해주는 aluminum sulfate 등이 포함되어 있다(Goszczyńska et al. 1990; Ichimura and Suto 1999).
한편 상대 생체중 및 수분흡수율에서 처리와 상관없이 두 품종 모두 시험 초기 기준치보다 급격히 높아졌다가 이후 노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은 기존 절화들과 유사하였다(Lee and Kim 2014; Zieslin et al. 1978). 특히 두 품종 모두 상대 생체중은 건식 처리구에서 시험 초기 5일까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Fig. 2). 이것은 수송과정에서 상대적으 로 많은 양의 수분 손실에 따른 것으로 화병의 수분조건에서 흡수량이 초기에 급격하게 증가한 결과로 판단된다. 또한 건식 처리구에서 상대 생체중이 정점에서 다시 감소되는 시기나 속도가 습식 처리구보다 빨라져서 결국 초기 상대 생체중 증가가 습식 처리구와 비교하여 절화수명 연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수확 후 건식처리가 일본 수출과정에서 수분 스트레스에 더 크게 노출되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수분흡수율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나 처리간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으며 이것은 수출 현지에서 제한된 실험재료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절화수명 연장효과에도 불구하고 시베리아 품종의 경우 지하수에 의한 습식처리에서 수송과정에서 일부 꽃봉오리가 개화하는 조기개화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수출 후 현지에서의 절화품질 유지 문제는 기존에 시판되고 있는 상업용 절화보존제를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가능함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Fig. 4).
이상에서 국산 오리엔탈 백합 절화의 일본 선박 수출과정의 절화용기 내 환경 변화는 불연속적인 냉장수송체계로 판단되며 이것은 봄철부터 가을철 수출에 있어 더 큰 환경차이를 발 생시키게 되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이며, 이 과정에서 농가 수준의 지하수와 상업용 절화보존용액을 이용한 습식 전처리가 절화 백합의 수명 및 품질 유지에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화 백합의 수출 대상국인 일본에서 소매기간 3 - 5일, 소비자들의 기대수명이 최소 7일인 점을 감안할 때 현지 소매 단계에서 최소한 10 - 12일의 잠재적인 절 화수명이 요구된다. 한편 본 실험에서 시베리아는 12 - 14일, 메두사는 9 - 12일의 절화수명을 보였으나, 일정한 환경조건에서의 실험 여건을 고려할 때 생활환경에서는 그 기간이 줄 어들 것으로 생각되어 전처리에 따른 절화수명의 2-3일 연장 효과는 일본 수 절화 백합에 매우 유용하며, 다양한 품종을 대상으로 그 효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