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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Lilium spp.)에 있어 종간의 교잡은 품종의 다양성 을 확보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했다. 나리의 중요한 상 업적 육종은 유럽과 미국에서의 종간교잡에서 시작되었다. 획기적인 나리 구근과 꽃의 개발은 미국의 Oregon Bulb Farms의 Jan de Graaff와 그의 동료들, 일부 대학에 의해 육종 및 생산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었으며 L. bulbiferum, L. dauricum, L. concolor, L. tigrinum을 이용한 첫 번째 hybrid 그룹인 Mid-Century Hybrid의 소개로 본격적인 상 업화가 되었다. 두 번째 중요한 나리 육종의 단계는 L. auratum, L. speciosum, L. japonicum, L. rubellum을 이 용한 잡종 품종으로 오리엔탈 나리의 개발이다(Benschop et al. 2010; McRae 1998).
나리 품종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종 내와 종 간의 교배 성공이 어려움에 있다. 특히, 종간잡종 교배 가 어려우며 생식 장벽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지는데 수정 전 장벽과 수정 후 장벽이다.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해왔으며 수정 전 장 벽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화주 절단 수분법, 기내에서의 화주 접목 수분법 등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수정 후 장벽은 배배양, 배주배양, 자방절단배양 등을 통해 극 복되어 품종개발에 적극 이용되고 있다(Lim et al. 2008). 이러한 기술들을 이용하여 네덜란드에서는 새로운 종간잡 종 타입을 개발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하였으며 네덜란드 에서는 longiflorum-Asiatic hybrids(LA group) 886ha, longiflorum-Oriental hybrids(LO group) 53ha, Oriental- Trumpet hybrids(OT group) 349ha가 각각 재배되고 있다 (Van Tuyl and Arens 2011).
우리나라의 나리 구근생산 면적은 2013년 5.9ha이고 대 부분의 절화용 나리 종구는 주로 네덜란드로부터 수입하 여 재배되고 있다(MIFAFF 2014). 최근 종구의 국산화를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지자체의 농업기술원, 농업기술 센터 등 기관에서 생산된 조직배양 구근을 이용한 구근 생산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나리 절화 생산을 위한 구근 구입비용은 농가 조수익의 49% 정도를 차지 하므로 재배농가의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구 근 번식력이 우수한 국내 육성 품종을 이용한 자체 구 근생산이 요구된다(RDA 2011).
최근 나리의 품종 개발은 중요 경제적인 형질인 유년 성 단축, 구근 생산효율, 화색 및 화형의 다양성, 환경 적응성, 절화수명, 병저항성 등에 관련된 특성을 향상시 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Rhee et al. 2013). 특히 구근의 생산성은 튤립 육종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복잡한 형질이 지만 1차적으로는 자구나 인편번식 능력이 대변할 수 있 다(Van Eijk and Toxopeus 1968). 따라서 본 연구는 구 근의 유년성이 가장 짧은 신나팔나리(L. × formolongi, F) 와 국내 적응성이 뛰어난 아시아틱 나리(Asiatic hybrids, A) 간의 교잡종을 모본으로 이용하고 아시아틱 나리를 부 본하여 화주 절단 수분법과 배주배양 기술을 적용하여 자 구 생성과 인편번식 능력이 우수한 절화용 formolongi- Asiatic(FA) 종간잡종 나리를 개발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절화용 FA종간잡종 나리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1991년부터 2001년에 걸쳐 화훼 종묘회사를 통하여 외 국의 육종회사로부터 유전자원을 수집하였다. 도입된 유 전자원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비 닐하우스 및 철재온실에 구근을 정식하여 농촌진흥청 농 사시험연구조사기준(RDA 1995)과 나리(백합) 신품종의 출 원 및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기준(KSVS 2011)에 따라 조 사를 실시하였다. FA종간잡종 나리를 개발하기 위하여 2002 년 6월 17일 연한 노란색의 FA종간잡종 나리 계통 ‘FA97- 1’과 밝은 노란색의 아시아틱 나리 품종 ‘Carthago’를 각 각 모본과 부본으로 이용하였으며 화주 절단 수분법으로 10개의 꽃과 주두교배법을 이용하여 10개의 꽃을 인공교 배하였고, 교배 후 64일 경과한 시기에 미숙한 꼬투리 2 개를 수확하여 배가 형성된 배주 110개를 기내에서 배 양하였다. 기내에서 양성된 구근은 저온처리 이후 2001년 7월 비닐하우스에 정식되어 순화 및 양구하였다. 2006년 6월 생육과 개화특성을 조사하여 화색 및 화형이 안정 적인 ‘FA06-200’ 계통을 선발하였다. 선발된 이 계통은 2006년 11월 수확된 구근의 인편을 이용, 초대배양하여 기내 증식하였으며 자연적으로 발생된 자구 및 인편을 이 용하여 무가온 비닐하우스 내에서 증식하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화색, 초장, 화폭, 꽃 수, 외화피의 길이와 폭, 잎의 길이 등을 농사시험연구조사 기준 및 작물별 신품종의 출원 및 심사를 위한 특성조 사기준에 따라 부본으로 사용된 아시아틱 나리 ‘Carthago’ 와 LA종간잡종나리 ‘Royal Fantasy’를 대조품종으로 하 여 특성조사를 실시하였다. 구근 수확은 11월에 실시되 었으며 개화구의 구근 특성 조사를 위해 아구수, 구주, 자구수 등을 조사한 후 비닐하우스에 정식하였다. 구근 의 생산성 검정을 위해 인편 번식 능력을 조사하였으며 개화구 구근의 인편수를 조사한 후 피트모스로 충전하여 온도조절이 되는 생육상에서 23℃ 8주, 17℃ 4주, 5℃ 6주간 처리한 후 자구수와 자구 무게를 조사하였다. 개 화기 조사를 위해 무가온 비닐하우스에 구근을 정식하여 자연 저온 처리 후 50%가 개화한 시기를 조사하였으며 꽃의 화색은 RHS 칼라차트(Royal Horticultural Society 2001)를 이용하였다. 절화 수명은 최저 20℃가 유지되는 실내에서 절화 길이를 70cm로 하여 조사하였다. FA종간잡 종 나리의 배수성을 판독하기 위하여 배수성 측정기(Ploidy analyzer-II, Partec, Munster, Germany)를 이용하였다. 기호 도가 높은 품종을 선발하기 위하여 2013년 6월에 국립원 예특작과학원에서 개최된 나리 육성 계통 평가회에서 소 비자 및 생산자들을 대상으로 기호도 조사를 통해 품종 으로 최종 선발하였다.
조사결과는 품종 간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SAS 9.2(Cary, NC, USA)를 이용하여 평균비교(Duncan 다중 범위 검정과 Student t-test)를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 경위
절화용 FA종간잡종 나리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2002년 6월 17일 FA종간잡종 나리 품종인 연한 노란색 의 ‘FA97-1’ 계통과 노란색 ‘Carthago’를 화주 절단 수 분법으로 인공교배하였다(Fig. 1). FA종간잡종 나리 계통 인 ‘FA97-1’은 백색의 신나팔나리 ‘Eun Ha’와 주황색의 아시아틱 나리 ‘Foxtrot’을 모본과 부본으로 하여 1997 년 선발된 계통으로 구근 증식을 실시하여 모본으로 이 용되었다. 아시아틱 나리 ‘Foxtrot’은 모부본이 알려진 품 종으로 ‘Connecticut King’과 ‘Croesus’을 이용하여 개발되 었으며 ‘Connecticut King’은 Fusarium과 LMoV에 저항성 품종으로 알려져 왔다(McRae 1998; Shahin et al. 2009).
모본으로 이용된 아이보리색 ‘FA97-1’은 조생종으로 꽃 수가 많은 편이고 초세가 강건하며 꽃이 큰 편으로 우 수한 형질을 다수 가지고 있으나 개화 후 시간이 지나 면서 화형이 불안정하고 외화피와 내화피가 벌어지고 측 상으로 개화하는 단점을 가진다. 화형을 안정시키고 개 화방향을 상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아시아틱 나리를 부본 으로 하여 여교배를 실시하였다(Fukai et al. 2005; Rhee et al. 2010; Van Tuyl and van Holsteijn 1996). 여교배 부본으로 선정된 아시아틱 나리 ‘Carthago’는 초장이 길 고 개화방향이 상향이며 화형이 안정적인 특성을 가진다.
선정된 모부본을 이용하여 화주절단법과 주두교배 방 법을 이용하여 각각 10화씩 인공교배를 실시하였으며 미 숙한 꼬투리는 수확하여 기내에서 배주배양을 실시하였 다. 화주절단법을 이용한 꼬투리 1개와 주두교배방법을 이 용한 꼬투리 1개를 수확하였으며 각각 배주 22개와 88 개를 획득하였고 총 17개가 발아하였다. 발아한 기내 실 생은 배양을 통해 구근을 비대시켜 저온처리 후 정식하 였으며 구근 양성 후 2006년 ‘FA06-200’ 계통을 선발하 였다. 이후 조직배양과 자구, 인편번식 방법을 이용, 번 식하여 2011년부터 2012년까지 1, 2차 생육특성 검정을 수행하였고 2013년에 ‘Wongyo C1-119’로 명명하여 3차 생육특성검정을 실시하여 안정성, 균일성에 대해 조사하 고 소비자 기호도 평가를 수행하였다. 2013년 농촌진흥 청에서 실시하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 심 의를 거쳐 ‘Lime Glow’로 명명되었고 2015년 국립종자 원에 품종보호등록이 되었다.
주요 특성
FA종간잡종나리 ‘Lime Glow’는 밝은 노란색(Y3C)의 절화용 품종으로 주두색이 보라색이며 반점이 없다(Fig. 2, Table 1). ‘FA97-1’은 표에는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선 발 당시 UPOV 조사 결과를 연한 노란색으로 반점이 없 고 주두는 녹색, 화분색은 갈색이었다. 이를 토대로 살 펴본 결과 화색과 화분색은 모본의 특성에 가깝게 나타 났으며 주두색 양친에 비하여 강하게 나타났다. 개화방 향은 상향으로 부본인 ‘Carthago’의 특성을 보였으며 측 상향으로 개화하는 단점을 개선하였다. 반점은 모부본 모 두에게서 없었으며 후대인 ‘Lime Glow’ 역시 반점이 없 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리의 화색에 관련해서는 carotenoid 와 anthocyanin이 조절하는데 기존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화색이 발현하는데 있어서 여러 개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반면 반점의 경우 한 개의 유전자에 의해 anthocyanin 존 재 유무를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어 반점의 유무는 예측 이 가능하다(Abe et al. 2002; Nakano et al. 2005) 배 수성을 조사한 결과 부본인 아시아틱 나리 2배체이며 ‘Lime Glow’는 3배체였다. 종간잡종나리에서는 대부분 임 성이 없지만 매우 드물게 임성이 있는 2n-gamete가 형 성되고 후대에 1세트의 genome이 추가되어 여교잡 세 대에서 3배체 품종이 만들어진다(Barba-Gonzalez et al. 2008). 대조품종인 ‘Royal Fantasy’ 역시 3배체 품종으로 배수성 품종들이 상업화되어 판매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Lime Glow’의 자연개화기는 6월 17일로 중생종이었으 며 통계적 유의한 차는 없었으나 대조품종 ‘Royal Fantasy’ 의 6월 22일에 비교하여 빨랐다(Table 2). 초장은 113.6cm 로 부본인 ‘Carthago’ 99.5cm, 대조품종 ‘Royal Fantasy’ 89.3cm에 비하여 길어 초장 신장성이 우수하여 절화용으 로 적합하다. ‘Lime Glow’의 화폭은 16.0cm이며 소화수 는 본당 5.3개로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화수 3- 6개로 나타났다. 외화피의 길이와 넓이는 11.4cm과 4.0cm 으로 대조품종과 유의적 차이가 없었으며 잎의 길이와 폭 은 14.2cm와 2.1cm로 아시아틱 나리 ‘Carthago’에 비하 여 길었다.
구근 특성과 인편번식 생산성은 Table 3과 Table 4에 나타내었다. ‘Lime Glow’의 경우 아구수가 1개로 분구가 일어나지 않는 특성을 가졌으며 개화구의 구근 둘레는 14.8cm로 일반적인 나리에 비하여 소구개화성의 특성을 가지며 대조품종 ‘Royal Fantasy’ 16.5cm에 비하여 작은 크기의 구근에서도 개화한다. 자연적인 자구의 형성은 1.3 개로 대조품종에 비하여 많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 었다. 인편수는 22.0개로 대조품종 32.4개에 비해 적어 인 편의 크기가 크다. 인편번식 처리 후 인편 생성 능력을 살펴보면 ‘Lime Glow’의 경우 19.5개로 대조품종 5.5개 에 비하여 높았으며 생성된 자구의 총 무게도 역시 높았 다. 인편의 크기와 자구 발생은 연관이 높다(Marinangeli et al. 2003). 인편 번식 처리를 하였을 때 ‘Lime Glow’ 는 개화구의 인편이 커 인편자구가 생성율이 높은 것으 로 판단되며 일반적으로 나리의 구근번식은 인편번식을 이용하므로 인편 자구 형성은 번식 능력과 상관관계가 높 다고 여겨진다.
절화 수명은 10.7일로 ‘Royal Fantasy’에 비하여 짧은 편이었으나 2013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실시한 나리 육성계통 평가회에서 소비자 기호도를 평가한 결과 4.1 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절화로서 우수한 특성을 가진 것 으로 판단된다(Table 5). ‘Lime Glow’는 밝은 노란색의 FA종간잡종나리로 기존 FA종간잡종 나리에서 보여지는 외 화피와 내화피가 벌어지는 증상이 없는 볼형의 안정화로 초장 신장성이 우수하고 인편번식 능력이 우수한 품종으 로 빠른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재배상 유의점
FA종간잡종 나리 ‘Lime Glow’는 종자로 번식하여 당 해 년도 개화가 가능한 신나팔나리와 아시아틱 나리의 종 간교잡종으로 구근 휴면타파에 필요한 저온요구도가 낮 아 4 ± 1℃에서 6주 이상 경과하여 정식하면 균일한 생 육이 가능하다. 잎의 길이가 길고 연약한 편이므로 절화 재배 시 네트를 조절할 때 잎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 의하며 밀식할 경우 광 부족에 의해 하엽이 황화되기 쉬 우므로 재식간격을 20-30구/m2로 조절한다. 고온 다습 시 잎마름병 발생이 우려되므로 예방약제를 이용하여 방제 해 주어야 한다. 꽃봉오리가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진딧물의 출현이 예상되므로 진딧물을 예방 약제를 살포 한다. 조직배양을 이용하여 대량증식을 할 경우에는 건 전한 구근의 인편을 Murashige and Skoog 1배, 6- benzyladenine 2.0mg • L−1, indoleacetic acid 0.5mg • L−1, sucrose 3%, 한천 8g • L−1가 첨가된 배지에 배양하여 저 반부가 비대된 자구를 형성시킨 후 자구를 절단하여 치 상한 후 MS 3배 및 sucrose 25%, 활성탄 2g • L-1가 첨 가된 배지를 추가하여 자구를 충분히 비대시킨다(Han et al. 1999). 생산된 조직배양구는 4 ± 1℃에서 45일 이 상 저온 처리를 실시한다. 조직배양구를 순화할 때에는 400구/m2로 정식할 때 토지 이용률이 가장 높으며 생육 초기 발근 및 인편엽 생육을 원활히 하기 위해 차광이 필요하며 바이러스 및 구근을 가해하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한냉사 피복 및 오염원 제거, 약제 살포에 노력해 야 한다.
유용성
종자산업법에 의거하여 2014년 2월 18일 출원번호 제 2014-121호로 출원되어 2014년에 국립종자원 동부지원에 서 재배심사를 실시하여 2015년 3월 2일 신품종 ‘Lime Glow’로 품종보호등록(품종보호 등록번호: 제5335호)이 완 료되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2016년 농가 보급을 위해 생장점 배양에 의한 바이러스 무병주를 생산 중에 있으며 통상실시권 및 종묘 분양은 농촌진흥청에서 가능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