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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2013년 재배면적과 생산액이 각각 353ha와 781 억원으로 우리나라에서 재배규모가 가장 큰 화훼작물이 지만 재배면적은 2005년 이후 계속 감소추세에 있다 (MIFAFF 2014). 이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소 비 감소와 엔화 대비 환율하락에 따른 대일 수출장미의 수익성 악화로 많은 생산자들이 재배를 포기하거나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국내외적인 환 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 품질의 상품을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 발이 요구된다.
국제적으로는 고품질 안정생산을 위한 재배양식별 대 목 및 번식법 연구(De Vries et al. 1993; Hambrick et al. 1991; Ohkawa and Saigusa 1981; Van der Pol and Glorie 1988)와 아칭재배 및 수형관리 방법(Bovre 1996; Van den Berg 1987)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었다. 국내에서도 1990년부터 도입된 절화장미 양액재 배를 기반으로 적정 묘목 및 수형개발(Chung 1994; Han et al. 2001), 배양액 관리(An et al. 2002), 절곡지 관리 방법(An et al. 2013) 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절화장미 재배 시 일반적으로 동일한 환경조건하에서 생산성을 높이게 되면 절화품질이 떨어지게 되고 반대로 품질을 높이면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재배자는 생산 성과 품질 중 시장가격, 노동비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인 선택을 하여야 한다(Eijkelboom 2001). 따라서 재배자는 온실내 광, 온도 등 기본적인 환경관리(Mattson and Lieth 2007), 양수분관리(Chimonidou-Pavilidou 2001; Plaut et al. 2001), 절곡방법 선택(An et al. 2013), 수 확방법 선택(Han et al. 2001; Hoog et al. 2001) 등을 통해 절화 수량과 품질을 조절해야 한다. 절화장미 수경 재배는 일반적으로 인공배지와 토양에서 이격된 벤치에 서 이루어짐에 따라 노동자의 작업성이 개선되고 동시 에 절곡지를 위한 공간이 확보된다(Hoog et al. 2001). 절화장미 재배에 보편화된 절곡재배(arching cultivation) 는 수확부위가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줄기기부에 위 치한 수확부위 주변의 미세환경(Fuchs 1986)과 동일 가 지 내 액아의 잠재적 특성(Jeong et al. 2007; Park and Jeong 2010)을 고려한 수확 및 절곡방법에 따라 절화수 량과 품질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재식밀도가 낮 더라도 수확 및 절곡방법에 따라서는 재식밀도가 높을 때 와 같은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Hoog et al. 2001; Kool and Lenssen 1997) 재배자 사이에서도 그 적정 수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장미 는 적심을 하면 화아분화 하기전에 3, 5, 7매엽의 소엽 을 가진 잎이 12 ~ 16매 정도 형성되는데 그 잎수는 눈 의 위치가 높아질수록 감소한다. 이는 줄기에 형성된 액 아의 크기와 모양, 발아억제 상태가 위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부쪽에 있는 액아일수록 발 아 억제 정도가 강한 반면 잎수가 많은 강한 신초가 발 생하게 된다(Sakaki 199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육성되어 재배되는 대 표적인 절화장미인 ‘Yellow King’을 모델로 삼아 절화 수확 시 절단높이에 따른 절화수량과 품질의 변화를 조 사하여 그 적정수준을 구명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품종으로는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에서 육 성한 ‘Yellow King’(Kim et al. 2008)을 이용하였다. 실험은 연동형 벤로온실에서 실시하였으며, 발근된 삽 목묘를 코이어 슬라브(20cm × 20cm × 100cm, Cocoslab, Marisha Cocoproduct Ltd., Sri Lanka) 배지에 6주씩 2 열로 배치하여 2011년 4월 20일에 정식하였고 한 번 적 심 후 5월 30일경에 절곡하였다.
절곡 후 발생하는 개화 신초를 신초의 기부로부터 0(기 부), 1(잎이 없거나 탁엽이 붙은 상태), 3(잎이 없거나 3 매엽 1매가 붙은 상태), 또는 5cm(3매엽 1매만 또는 5 매엽 1매도 붙은 상태) 높이에서 수확을 반복하면서 절 화수량과 품질을 조사하였다(Fig. 1). 수확이 완료된 11월 18일까지 총 4회 수확하였고, 이 기간 중 절곡지에서 발 생하는 신초와 기부에서 발생하는 신초 중 온실의 통로 측에 발생한 신초 일부는 절곡하여 절곡지의 엽면적을 확 보하였다. 엽면적측정기(LI-3000, LI-COR, Lincoln, NE, USA)를 이용하여 먼저 무작위로 100개의 엽면적을 측정 하여 잎 한 개당 평균 엽면적을 구한 다음, 처리구의 절 곡지 잎수와 평균 엽면적을 곱하여 단위면적당 엽면적을 산출하고, 그 값을 이용하여 엽면적지수(LAI, 엽면적/단 위면적)를 구하였다. 같은 수확높이의 처리구 내에서는 모 지의 굵기별로 수량과 품질을 조사하였고 이 때 채화모 지를 남기지 않은 기부 수확은 신초 굵기별 수확 부위 에서 발생하는 신초를 적절히 분류하여 조사하였다.
온실온도는 28℃를 기준으로 환기하였으며 고온기인 7 ~ 9월에는 12 ~ 15시까지 일기에 따라 30% 차광하였다. 배양액은 일본 아이찌현원예연구소 장미처방을 수정하여 사용하였으며(Table 1), 공급 배양액의 EC는 1.4d • Sm−1, pH는 6.0을 기본으로 하고, 7월부터 9월 중순까지는 EC 를 1.2d • Sm−1로 조절하여 공급하였다. 실험은 임의배치 3 반복으로 하였으며 통계처리에는 SAS(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 9.1, Cary, NC, USA)를 이용하였으며, Duncan 다중검정으로 처리평균 간 유의성을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광량이 많아 신초가 많이 발생 하고, 반대로 겨울철에는 광량이 적어 신초발생이 적은 반면 신초가 길고 굵은 절화가 되는데 때로는 필요 이 상으로 큰 절화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재배자들은 겨울 철에는 줄기 기부로부터의 채화 높이를 높여 더 많은 신 초의 발생을 유도하고 반대로 여름철에는 채화 높이를 낮 추어 절화 품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본 연 구에서는 4월 20일에 베드에 정식하여 11월 18일까지 4 회의 수확을 하는 동안 처리별로 동일한 채화 높이를 반 복적으로 적용하였다. 그 결과 절화수량은 채화 높이가 높아질수록 많은 반면 절화중과 상품률은 낮아지는 일반 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기부로부터 0과 1cm 높이에서 수 확 시에는 수량과 품질면에 있어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절화중과 상품률도 0과 1cm 높이에서 수확하였 을 때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3cm 이상 수확 부위가 높았을 경우 절화무게가 0과 1cm 높이 수확보 다 10g 정도 떨어졌고, 이러한 경향은 상품률에도 동일 하게 나타났다. 또한 수확부위가 높아지면 꽃이 생기지 않는 블라인드지의 발생율도 높아졌는데, 특히 5cm 높 이로 수확하였을 경우 0이나 1cm 높이 수확보다 2배 정 도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Table 2). 상품수량은 0부터 3cm 높이 수확까지는 차이가 없었지만 5 cm 높이 수확 시에는 65.1본/m2으로 다른 처리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5cm 이상 수확부위를 높이는 것은 상품생산에 적절치 않 은 것으로 판단된다. Han et al.(2001)은 ‘Rote Rose’ 등 4품종을 이용한 수경재배시 채화 높이를 기부, 본엽 1매, 또는 본엽 2매로 달리하였을 때 총절화수는 기부 수 확보다 본엽 1매 또는 본엽 2매 높이에서 수확한 것이 각각 34%와 52% 더 많았지만 절화품질은 채화 높이가 높을수록 떨어졌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품종에 관계없이 본엽 1매 이상 채화 높이가 높아지면 절화 품질이 떨어 지는 일치된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일한 식물체에서 발생하는 신초라 할지라도 굵기가 다양한데 같은 높이에서 수확을 하면 채화 모지의 굵기 에 따라 수확한 후 발생하는 신초는 대부분 채화 모지 굵기에 비례하였다(Table 3). 채화 모지 굵기가 5mm 이 하인 가지는 기부에서 수확을 한다 하더라도 상품률이 현 저하게 떨어지고, 특히 블라인드지 발생률이 높았는데 이 러한 경향은 채화 높이가 높을수록 더 심하게 나타났다. 블라인드지 발생은 저온과 저광 조건 등으로 인해 화아 발달에 충분한 탄수화물이 공급되지 못해 화아 발달이 정 지되는 현상인데 채화 높이가 높아질수록 화아분화 전에 형성되는 마디수가 적고 가지도 가늘어지며(Bernier et al. 1979; Zieslin 1992) 동화양분의 공급원이 되는 잎의 수 도 적어지기 때문에(Zamski et al. 1985) 생기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기부수확이나 1cm 높이 수확 시 직경 이 5mm 이하인 가지는 발생위치에 따라서는 수확하는 것보다 적심을 통해 측지를 발생시킨 다음 절곡하여 엽 면적 지수를 높이는데 이용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고온으로 인한 호흡량의 증가 로 인해 동화양분의 소모가 많아 절화의 품질이 떨어진 다. 본 연구에서도 두 번째 수확 시에는 전체적으로 절 화품질이 떨어졌는데 0과 1cm 높이 수확에 비해 3cm 이 상으로 채화 높이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절화품질이 현저히 떨어졌다. 또한 0과 1cm 높이 수확은 가을과 겨 울로 접어들면서 절화품질이 향상되었지만 3cm 높이 수 확과 5cm 높이 수확처리에서는 이미 채화부위가 높아진 상태여서 절화품질의 회복이 더디었다. 그러나 엽면적 지 수는 처리에 관계없이 수확초기의 1.6에서 점차 증가하 여 약 3.0 가까이로 증가하여 유지되었다(Fig. 2).
정아우세성에 의해 아래쪽에서 외관상 생장하지 않고 있는 액아의 분화속도는 매우 느리다가(Zamski et al. 1985) 적심 등에 의해 정아우세성이 제거되고 나면 액아 생장이 재개된다. 생장하고 있는 신초의 상위 절간은 정아 우세성이 제거된 이후에 형성되었고 그 전에 형성된 절 간수는 나무 수령에 따라 달라진다(Marcelis-van Acker 1994a). 이와 같은 액아의 잠재적 성장은 동화산물(Marcelisvan Acker 1994b)과 줄기에서 눈의 위치(Zieslin and Halevy 1978)의 영향을 받는다. Bredmose et al.(2001)은 신초에 있는 눈의 위치별로 삽목묘를 만들어 그 액아로부 터 발생한 신초 생장을 조사하였는데, 액아 생장속도는 위쪽 액아로부터 유래된 삽목묘일수록 빨랐으나 마디길 이는 반대로 아래쪽 액아로부터 유래된 삽목묘일수록 길 었고, 마디수는 3-6번째 액아로부터 유래된 삽목묘에서, 그리고 5매엽수는 3-4번째 액아에서 유래된 삽목묘에서 가장 많았다. 절곡을 하거나 수확하게 되면 정아우세성 이 타파되고 생장이 억제되어 있던 액아의 분화와 생장 이 시작되는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어떤 높이에서 절곡 혹은 수확하는가에 따라 그 이후에 발생하는 신초 의 생장과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Le Bris et al.(1995)도 정식 후 적심과 절곡에 이어 발생하는 신초는 절곡지(primary shoot)의 기부 가장 아 래쪽에 있는 눈에서 나오게 되는데 이 신초들은 수량과 품질을 확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신초들 의 수와, 굵기, 그리고 분지능력 등이 곧 그 식물체의 수 량과 품질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고 하였다. Ohkawa and Suematsu(1999)는 길이가 70-80cm인 신초를 절곡한 후 발생하는 신초의 기부로부터 2번째 5매엽 위치에서 수 확했을 경우 절화수량이 15.1본으로, 기부에서 수확했을 때의 9.3본 보다 많았고, 절화중은 기부에서 수확했을 때 가 약 1g 정도 더 무거웠다고 하였다. Hoog et al.(2001) 은 ‘First Red’ 등 4품종을 이용하여 수확높이에 따른 절 화수량과 품질을 비교한 결과 기부수확 시 첫 번째 잎 높 이에서 수확했을 때 보다 절화수량이 품종에 따라 14-23% 정도 적었으나, 절화중은 17.4-19.8%가 컸다. Ohkawa and Suematsu(1999)의 연구에서 기부로부터 2번째 5매엽 위치 의 높이는 약 5cm 부위로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은 양상 을 보였으나 그 정도의 차이가 다른 것은 기본적인 품종 간의 특성차이로 보여지며, 특히 스탠더드 장미와 스프 레이 장미간의 차이로 여겨진다. 재배자가 실제 재배현 장에서 절화장미를 수확할 때는 정확하게 일일이 1cm 정 도 높이에서 수확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렇더라도 본 연 구결과를 감안할 때 5cm 이상으로 채화 높이가 높아지 는 것은 상품수량을 떨어뜨리고 블라인드 발생을 높여 소 득 극대화에 부적절하므로 절화장미는 기부에서부터 1- 3cm의 높이에서 수확하되 굵기가 5mm 이하인 줄기는 적 심하여 측지 발생을 유도한 후 절곡하여 엽면적 확보에 이용하는 것이 고품질 다수확 생산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