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초롱꽃속(Campanula)은 전 세계적으로 약 300여종이 분포(Lewis and Lynch 1989)하고 있고 대부분 지중해 중심의 유럽지역에 자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자생하 는 초롱꽃과(Campanulaceae) 중 특히 뿌리를 식용 및 약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식물로는 잔대속(Adenophora) 14종, 도라지속(Platycodon) 6종, 더덕속(Codonopsis) 3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ung 1955). 도라지(Platycodon grandiflorum)는 산야에서 자라는 다년생의 직근성 식물로 초장은 40 ~ 100cm 정도이고, 7 ~ 8월에 자색 또는 백색의 꽃이 개화하며, 뿌리에는 단백질, 지질, 당류, 회분, 철 분, Saponin, Inulin, Phytosterin, Platycodinin 등의 성 분이 함유되어 있어 채소 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널 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자색 꽃이 겹으로 피는 겹도라 지(Platycodon grandiflorum var. duplex Makino)는 꽃 의 관상가치가 뛰어나 뿌리를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 할 뿐만 아니라 관상용 또는 조경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도라지 관련 연구는 주로 식용 또는 약용을 위 한 품종 육성, 재배법 개발 또는 기능성분 이용 연구가 대부분으로, 도라지 유묘기 액비처리 효과(Lee et al. 2011), 질소 분시에 의한 도라지 생육 및 수량(Sung et al. 2004), 입모율 향상을 위한 종자 전처리 및 적정 피 복재 선발(Cho 2011; Kang et al. 2002), 재배년수 및 토 성에 따른 도라지 생육 및 수량 차이 구명(Lee et al. 2000), 재배방법에 따른 도라지 뿌리썩음병 발생양상(Kim and Cho 2011), 도라지 약리성분 구명(Shin et al. 1997), 토종도라지 기원 분석(Kim et al. 2014) 등의 연구가 수 행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에는 자생식물에 대한 관심 고조와 함께 식 용 또는 약용으로서의 이용가치 이외에도 관상용 또는 화 훼용으로도 활용범위 확대가 가능한 작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본, 미국, 독일 등 유럽 지역에 서는 절화용 또는 분화용 도라지로써 상품가치가 높은 왜 성종, 분홍색 화종 등이 유통 판매되고 있으며, Eversen and Beattie(1986), Halevy et al.(2002), Park et al. (1998)은 시설재배 시 주• 야간 적정온도 구명, 차광처리 및 개화시기 조절 등으로 도라지의 절화 품질을 향상시 키고자 하였다.
국내에서도 절화용 또는 분화용 도라지 재배면적이 증 가하는 추세이며, 분홍 화색 계통 선발(Cho 1992), 온도 및 광 처리에 의한 분화용 도라지 개화품질 차이 구명 (Song et al. 1993) 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다.
현재 자생 화훼류를 절화 또는 분화용으로 이용코자 할 때 초장을 조절하고, 측지수 발생은 증가시켜 착화품질 을 증진시키며, 개화기를 균일하게 조절하기 위한 방법 들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특히 적심 처리가 측지 수 발생, 개화품질 및 생산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는 최근 들어서도 다수 보고된 바 있다(Ahmad et al. 2007; Indu et al. 2011; Khobragade et al. 2012; Younis et al. 201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개화시기 조절, 절화 품질 향상 및 생산수량 증대가 가능한 적정 재배조건을 확립하기 위 하여 적심시기 및 위치가 절화재배용 겹도라지의 생장 및 개화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코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충청북도농업기술원 노지 포장에서 2011년 3월 15일에 파종하여 2년간 재배한 2년생 겹도라지를 실험재료로 사 용하였다. 파종 전 시험포장 조성 시 10a 당 퇴비 1,500kg, 요소 20kg, 염화가리 15kg, 용과린 90kg을 기비로 사용하 였고, 재식거리는 휴폭 15cm, 주간 15cm 간격으로 하여 파종하였다. 추비로는 6월 하순 및 7월 하순경에 2회로 나누어 요소와 염화가리를 시비하였고 그 밖의 재배 관 리요령은 도라지 표준 재배기준을 따랐다. 이듬해인 2012년 6월 25일, 7월 5일, 7월 15일, 7월 25일에 적심 시기별로 초장 40cm의 높이에서 각각 1회씩 적심하였으 며, 적정 적심 위치를 구명하기 위하여 초장이 30, 40, 50cm가 되도록 3처리를 두어 적심하였다. 시험구 배치 는 난괴법 3반복으로 하였고, 생육특성 조사는 처리당 50개씩 샘플링한 후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2003) 에 의거하여 조사하였다. 초장은 개화기에 주화경의 지제 부에서 정단까지, 절간장은 주화경의 하위 3번째와 4번 째 사이의 마디 길이를 측정하였고, 줄기 굵기는 주화경 의 하위 4번째와 5번째 마디 사이를 측정하였다. 엽장 및 엽폭은 주화경의 4번째와 5번째 마디 사이의 잎을 채취 하여 조사하였고, 겹도라지 꽃의 기형화, 굽은 꽃목 출 현율 등을 조사하여 비상품성을 조사하였다. 겹도라지 지 하부 생육특성은 2012년 11월 중순경에 뿌리를 수확하 여 조사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적심시기별 겹도라지의 지상부 생육은 Table 1과 같다. 적심시기가 늦어질수록 초장은 짧아졌으며 특히 7월 15일 부터 적심하는 경우 무적심 대비 52% 정도 감소하였다. 절수와 절간장 역시 적심시기가 늦어질수록 감소하는 경 향이었다. 모든 적심 처리구에서 측지 발생은 증가하였 으며, 6월 25일 적심 처리구에서 10.4개로 가장 많았고 무적심(6.4개) 대비 62% 정도 증가하였다. 적심을 하게 되면 정아우세 현상에 의해 생장이 억제되었던 액아가 발 달하면서 측지발생이 유도되고 분지수, 개화수 및 생산 수량이 증가하게 되는데(Gowda and Jayanthi 1991), 적 심시기가 빠를수록 충분한 영양생장 기간이 확보되면서 측지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적심시기별 겹도라 지의 개화특성 및 개화품질을 조사한 결과(Table 2), 무 적심, 6월 25일 및 7월 5일 적심 처리구의 화폭은 처리 간 차이가 없이 평균 4.7cm이었고, 7월 15일 및 7월 25일 적심 처리구에서는 4 ~ 6% 감소하였다. 적심시기가 늦어질수록 개화기는 늦어지고 개화기간은 4 ~ 6일정도 단 축되었는데, 준고냉지 숙근 안개초 가을 절화재배 시 적 심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개화기가 지연되었다는(Cheong et al. 2006) 결과 및 적심시기가 늦을수록 분화용 포인 세티아 재배 시 화경 발달이 지연되어 개화가 늦어졌다 는(Abdullah and Seng 2003)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경 향이었다. 화경장은 무적심 대비 6월 25일 및 7월 5일 적심 처리구에서 각각 43%, 33% 증가하였고, 꽃수 역 시 각각 52%, 41% 증가하였다. 반면 7월 25일 적심 처 리구의 화경장 및 개화수는 무적심 대비 각각 30%, 40% 감소하였다. 적심시기가 늦어지면 적심 이후의 영양 및 생식생장 기간이 뒤로 지연되고 전체 생장기간 또한 줄 어들게 되어 개화가 늦어지고 개화기간도 짧아지게 되므 로, 적심시기가 가장 늦은 7월 25일 처리구의 화경장 및 개화수가 무적심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적심, 6월 25일 및 7월 5일 처리 간 절화수량의 차이는 없었 으나, 적심이 가장 늦은 7월 25일 처리구에서는 18% 감 소하였다. 기형화 발생 및 굽은 꽃목 출현 등을 조사한 비상품화율의 경우, 적심이 가장 빨랐던 6월 25일 처 리구에서 가장 낮았고 무적심 대비 35% 정도 감소한 반면, 적심시기가 가장 늦은 7월 25일 처리구에서는 50% 로 가장 높게 조사되었으며, 무적심 대비 51% 증가하 였다. 따라서 출하 가능한 상품수량을 비교해 볼 때 6월 25일 처리구에서 무적심 대비 18% 증가되었고, 7월 25일 처리구에서는 48% 감소되었다. 하우스 내 구기자 재배 시 적심시기가 빠를수록 개화수 및 착과율이 향상되었으며 (Joo et al. 1999), 숙근 안개초 가을 재배 시 적심시기 가 늦을수록 로젯트 발생율이 증가되어 절화수량이 감소 하였다는(Cheng et al. 2006) 연구 결과와도 비슷한 경 향이었다. 또한 적심시기를 앞당기고 생장조절제를 함께 사용하여 아프리칸 메리골드의 개화수 및 생산수량을 증 가시켰다는(Pushkar and Singh 2012) 결과와도 유사하 였다. 7월 25일에 적심하는 경우 적심 후 발생하는 측 아 및 화아가 여름철 고온 피해를 받으면서 적심시기가 빨랐던 다른 처리구에 비해 개화수 및 절화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Cheng et al.(2006)은 야간기 온이 높은 고온 조건에서 적심한 안개초의 기형화 발생 율이 증가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적심시기별로 겹도라지 뿌리 생육특성을 조사한 결과 (Table 3), 무적심 대비 모든 적심 처리구에서 뿌리 생 육이 양호하였고, 생근수량도 5 ~ 7% 정도 증가하였다. 도 지는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지하부 생육이 가장 왕성하나 그 이후에는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전환 되면서 뿌리 생육이 둔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Choi 1984), 개화기가 되면 뿌리에 축적되었던 광합성 산물이 개화와 결실을 위하여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심 처리를 하게 되면 개화 및 결실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감 소하면서 뿌리의 지속적인 비대 및 생근수량 증가가 가 능한 것으로 판단되며, Kim et al.(1993)과 Kim et al. (2004)은 닥풀 및 더덕의 주경과 분지를 적심하여 생근 수량을 증가시켰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적심시기별로 측 지수 발생이 크게 증가한 처리구에서 생근수량이 더 증 가하는 경향이었는데, 적심에 의한 측지 발생으로 광합 성을 할 수 있는 전체 엽면적이 증가하여 지하부 뿌리 비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적심하는 위치에 따라서도 겹도라지의 지상부 생육특 성에 차이가 나타났는데(Table 4), 초장 50cm 높이에서 적심할 때 초장은 가장 짧았고, 초장 30cm 및 40cm 높 이에서 적심할 때 분지수 발생이 가장 활발하여 무적심 대비 각각 80%, 66% 정도 증가하였다. 마디수는 적심 처리에 의해 38 ~ 40% 정도 감소하였으나 적심 위치별 마디수의 차이는 없었다. 적심 위치가 높아질수록 개화 기는 지연되었으며 화경장 및 개화수는 감소하는 경향이 었는데(Table 5), 안개초 및 산비장이 재배 시 적심절위 가 낮을수록 개화는 늦어지고 마디수는 증가하였다고 보 고한 Kajihara et al.(1996)과 Sim et al.(1997)의 결과와 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비상품화율은 초장 40cm 높이 에서 적심할 때 가장 낮았으며, 무적심 대비 35% 감소 하였고, 초장 30cm 및 50cm 높이 적심과 비교 시 10 ~ 17% 감소하였다. 따라서 출하 가능한 상품수량을 비 교해 볼 때 초장 40cm 높이 적심 시 가장 많았고 무적 심 대비 18% 증가하였다. Cheong et al.(2006)는 4 ~ 5 마디보다 7 ~ 8마디에서 숙근 안개초 적심 시 분지수 및 절화수량이 증가하였다고 하였는데, 작물별로 적정 적심 위치를 구명한다면 무적심 대비 고품질의 절화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Ryagi et al. (2007)은 카네이션 품종별로 측지수, 개화수, 절화수명 등 을 최대로 증가시키는 적심조건이 각기 다르다고 보고한 바 있어, 같은 화훼작물이더라도 품종별 절화 생산 시 적 정 적심조건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적심위치에 따른 겹도라지 뿌리 생육특성을 조사한 결 과(Table 6), 초장 40cm 및 50cm에서 적심할 때 뿌리 굵기가 증가하고 지근 발생은 감소하였다. 생근수량은 초 장 50cm 적심 처리구에서 가장 높아 무적심 대비 7% 증 가하였는데, 적정 위치에서 지상부를 적심함으로써 뿌리 의 충실한 생육 및 비대를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식용 또는 약용으로 주로 재배되는 도 라지 중 자색 겹꽃이 피어 관상가치가 높은 겹도라지를 절화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정 적심조건을 구명하 여 고품질 절화생산 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 용코자 하였다. 적심시기별 도라지 특성 조사 결과, 6월 하순인 25일경에 적심하는 경우 무적심 대비 개화기는 18 일 정도 지연되었고, 측지 발생, 개화수 및 절화 상품화 율이 가장 많이 증가하였다. 적심위치별로는 초장 40cm 에서 적심할 때 무적심 대비 개화기는 11일 정도 늦어 졌고 측지수 및 개화수 등이 증가하였으며, 절화 상품화 율이 가장 많이 증가하여 18% 향상되었다. 모든 적심 처 리구에서 도라지 뿌리 특성이 양호하였으며, 생근수량은 3 ~ 7% 정도 증가하였다. 따라서 겹도라지 재배 시 적정 시기 및 위치에서 적심 처리하는 경우 지상부는 절화용 으로, 지하부 뿌리 부분은 식용 또는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