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언
• 재료 및 방법
• 결과 및 고찰
• 교배 시기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 교배 방법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 교배 횟수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 세대 진전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서 언

 거베라(Gerbera hybrida)는 숙근 화훼류로, 2011년 재배면적 71.0ha, 생산액 144.5억원의 국내 5대 화훼류(MIFAFF, 2012)이며, 현재 유통되는 거베라는 대부분 절화용으로 꽃이 크고, 화색과 화형이 다양하여 주로 축하용 대형 화환에 이용되고 있다(Park et al., 2009). 그러나 최근 들어, 초세는 강하지만 꽃이 일시에 많이 피고 잎이 작은 분화용 거베라의 이용 및 소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Park, 2007).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주요 절화용 거베라 품종들은 영양번식인 조직배양에 의한 묘를 이용한다(Chung et al., 2001; Nhut et al., 2007). 우리나라는 조직 배양묘를 유럽의 육종회사에서 매년 70-80만주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고(MIFAFF, 2012), 이들 묘를 분주하여 증식을 하면 virus 및 역병, 뿌리썩음병 등에 이병되어 생육이 불량하므로 조직배양 묘는 종자와 같이 1회용으로 재활용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최근에는 다양한 화색 및 형태의 거베라가 분화용으로 개발되어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분화용 거베라는 종자로 유통되기도 하는데 종자 가격이 개당 500원 정도로 비싸다. 거베라를 종자로 번식시켰을 때 바이러스 이병률이 낮고, 식물의 생장이 왕성하므로 분화용 거베라의 종묘 생산을 위하여 종자로 번식시킬 수 있는 생산 체계가 구축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실험은 분화용 거베라 계통을 시기마다 개화기에 자가수분, 형매 교배 및 다른 계통과의 타가수분을 통한 결실 여부와 채종립 수를 조사함으로써 분화용 거베라의 채종 체계 확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거베라를 2008년부터 자가 수분을 하여온 4세대(S₄)에서 생육 및 개화의 형질이 균일하다(고정)고 판단된 5개 계통을 2010년 9월 3일에 피트모스 혼합 상토(Sunshine #2)를 사용하여 12cm 플라스틱 화분에 한 계통 당 30립씩 파종하였다. 발아 후 1차 가식은 105공 트레이에 하였고, 45일 동안 생장시킨 후, 정식은 12cm 플라스틱 화분에 1주씩 하였고, 계통별로 20개의 식물을 유지하면서 교배시험에 이용하였다. 가식 및 정식은 원예용 피트모스 혼합 상토(Sunshine #4)에 원예용 부숙 퇴비를 10%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여름 고온기인 6월 말부터 9월까지는 30% 차광(28 ± 2^˚C)을 하여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재배온실의 겨울(10월 1일부터 4월 30일)의 야간온도는 12 ± 2^˚C를 유지하였다. 

교배 시기별 종자 형성 정도를 조사하기 위하여 2011년 7월 1일부터 2012년 6월 15일까지 15일 간격으로 ‘Ge-10-47’ 및 ‘Ge-10-51’ 두 계통을 개화된 꽃에 대하여 자가 수분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2011년 9월 15일부터 10월 15일에 거베라 ‘Ge-10-47’ 등 5개 계통을 자가수분, 형매 교배, 타가수분 등의 방법으로 5개화 이상을 교배를 한 후 결실화율 및 채종립 수를 조사하였다. 수분 횟수에 따른 결실 결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수분 1회부터 3회까지 실시한 후 채종 결과를 나타내었다. 모든 실험의 시기별 교배 횟수는 각 계통별로 주당 5개의 꽃을 기준으로 실시하였으나, 계통에 따라서 꽃의 수와 개화기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4개에서 6개까지 하였다. 결실화율은 수분을 시킨 꽃의 수에서 결실된 꽃의 수를 백분율로 나타내었고, 채종립수는 교배 후 결실이 된 꽃에서 쭉정이를 제거한 충실한 종자의 평균 개수로 표기하였다. 종자 결실 소요일수는 수분 후 종자가 완숙되는 채종일까지의 일수이다.

 교배 시기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피하고 맑은 날 오전에 주두가 ‘Y’자 형을 하고 있을 때 실시하였다. 화분친은 꽃가루가 완전히 성숙되었을 때에 교배시기에 맞추어 수분을 각 교배 방법으로 실시하였다. 한조합의 교배 작업이 끝나고 다른 조합을 교배할 때에는, 이전의 교배 작업에서 묻은 꽃가루를 제거하기 위해서 반드시 70% 알코올 솜으로 두 손을 닦았고, 사용한 붓은 70% 알코올에 2-3분 담근 후 꺼내어 깨끗한 물로 세척하여 말려 두었다가 사용하였다. 교배 후에는 유산지를 씌워, 교배 내용을 기입하고 종자 성숙 후 비산하는 것을 방지하였다. 그리고 성숙되는 종자가 광을 잘 받도록 식물체를 손질해 주었으며, 주기적으로 살균제 및 살충제를 살포하여 병해충 방제에 힘썼다. 교배가 끝나고 약 20-30일 후면 종자가 완숙되기 때문에 매일 관찰하여 종자를 적기에 채종하도록 하였다. 충실한 종자만을 골라 유산지 봉투에 채종일과 종자수를 기록하였다. 겨울철과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실험온실이 외기와 유사하므로, 시험 기간 내의 일별 최저 및 최고 기온은 기상청의 자료를 참고하였다(Fig. 2).

Fig. 2. The outside air temperature of growing region, Suwon Korea, from 1 July, 2011 to 30 June, 2012 by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결과 및 고찰

교배 시기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분화용 거베라 계통 ‘Ge-10-47’과 ‘Ge-10-51’을 2011년 7월 1일부터 다음해 6월 15일까지 15일 간격으로 24차례 각 계통별로 5개 꽃을 자가 수분한 결과, 종자 형성 능력은 Table 1과 같다. 이들 평균 결실화율은 봄(4-5월)과 가을(9-10월)에는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겨울(11-1월)과 여름(6-8월)에는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Ge-10-47’의 결실화 당 종자 수는 10월 1일에 70개, 4월 15일에 64.3개로 많았고, ‘Ge-10-51’의 결실화 당 종자수도 9-10월과 4-5월에 가장 많았다. 이와 같이 겨울과 여름에는 결실화율 및 결실화 당 종자 수가 아주 적게 나타났고, 봄(4-5월)과 가을(9-10월)에는 결실화율이 높았고, 결실화 당 종자수가 가장 많았다(Table 1). 한편, 2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지속적으로 자가수분을 했을 때, 하나의 식물체에서 계통에 따라 14개에서 17개의 꽃을 교배할 수 있었다. 종자가 맺힌 결실화의 비율은 58.8-75.0%이고, 채종립 수는 계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서 ‘Ge-10-47’는 186.2립, ‘Ge-10-51’은 124.5립이었다(Table 2). 교배 후 종자 성숙(꽃잎이 갈변하여 변형되는 시기)에 소요되는 일수는 ‘Ge-10-47’의 경우, 종자가 잘 형성되는 4월과 5월에 19일에서 24일이었고, 9월과 10월에도 유사하게 16일에서 23일이었다. 그러나 고온기인 7, 8월에는 10일에서 12일이 소요되었고, 저온기인 2월에는 31일 이상이 소요되었다(Table 3 and Fig. 1).

Table 1. Effects of crossing time on ripening seed capitulum and the number of seeds in lines for pot gerbera.

Table 2. Total amount of seed by self-crossing from 1 February to 15 November in lines of pot gerbera.

Fig. 1. Processing of seed formation in lines for pot gerbera based on April. A: flowering, B: pollination, C: 10days after crossing, D: 20days after crossing.

Table 3. Days to seed ripening by selfing time of lines for pot gerbera.

교배 방법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거베라 ‘Ge-10-47’ 등 5계통을 자가수분, 형매 교배, 타가수분을 한 결과 종자 형성 능력은 Table 4와 같다. 이들 평균 결실화율은 자가수분이 58.2%, 형매 교배는 70.8%, 타가수분은 77.5%이었다. 결실화 당종자수는 자가수분이 14.1개, 형매 교배가 19.0개, 타가수분은 22.7개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결실화율 및 결실화 당 종자 수는 타가수분이 가장 많았고, 형매교배는 타가수분보다는 적었으나 비교적 양호하게 채종되었다. 그러나 자가수분은 결실화율 및 채종립 수가 월등히 낮거나 적었다(Table 4).

Table 4. Effects of crossing methods from 15 September to 15 October on ripening of seed setting capitulum and number of seeds for pot gerbera.

교배 횟수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같은 인공수분 방법으로 교배를 1회에서 3회까지 실시했을 때, 1회보다는 2회 또는 3회의 결실화율 및 결실화 당 종자수가 많게 나타났다. 거베라 ‘Ge-10-47’ 계통을 1회 수분하였을 때의 결실율은 50.0%이고, 결실화당 종자 수는 13.0개, 2회 수분 시에 결실율은 76.6%이고, 결실화 당 종자 수는 18.0개, 3회 수분 시에 결실율은 78.8%이고, 결실화 당 종자 수는 20.7개의 결과를 보였다. 이와 같이 2회와 3회의 인공수분 종자형성은 유사하지만 수분 작업의 노동력을 감안하면 2회 수분시키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Table 5).

Table 5. Seed formation by crossing times of lines for pot gerbera.

세대 진전에 따른 결실화율 및 채종립

 자식 1세대에서 4세대까지의 자가수정은 세대가 진전될수록 결실율 및 채종립 수가 낮아지고 적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Ge-10-47’의 자식 1세대 결실화율은 83.3%, 결실화 당 채종립은 23.0개였고, 4세대에는 결실화율이 50.0%, 채종립은 10.0개로 세대가 진전될수록 점차 저조하게 나타났다(Table 6).

Table 6. Seed formation of generation in lines for pot gerbera.

 겨울과 여름에 결실화율 및 종자수가 적은 이유는 거베라 생장에 온도가 너무 낮거나 높아서 생육이 불량하고, 개화된 꽃의 수가 적기 때문에 수정이 안되거나 결실에 지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결실이 잘 안 되는 겨울에는 야간 최저 온도가 12 ± 2^˚C이었고, 한 여름의 주간 온도는 30^˚C 이상, 야간 최고 온도는 25^˚C 이상이었는데 이러한 온도 범위에서는 거베라의 생육 및 개화가 불량하여 종자 형성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거베라의 생육 적온인 주간 25 ± 3^˚C/야간 15 ± 3^˚C가 유지되는 봄과 가을에 생육이 건실하고 많은 꽃들이 일제히 피고, 화분(꽃가루)의 활력이 왕성하여 결실이 잘 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거베라의 채종을 위해서는 4-5월과 9-10월에 교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된다(Table 1). 이와 같이 거베라의 종자 형성은 온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거베라의 결실화율 및 결실화 당 채종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생육 적온인 주간 25 ± 3^˚C/야간 15 ± 3^˚C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수분, 형매교배 및 타가수분에 따른 종자 형성 능력을 보면, 자가수분의 결실율은 58.2%로 낮았고, 결실화 당 종자 수도 14.1개로 형매 교배 및 타가수분보다 낮게 나타났다. 한편, 종자로 번식되는 분화용 나팔나리, 프리뮬라 및 페튜니아도 채종된 교배화 당종자 수가 자가수분보다는 형매 교배의 종자수가 많았고, 형매 교배보다 다른 계통과의 교잡에 의한 종자수가 더욱 많았다(Atsuko et al., 2003; Brys et al., 2004; Michelle and Richards, 2000; Song, 2006; Song et al., 2009;). 이와 같은 화훼 작물에 있어서 자가수분의 종자 형성이 저조하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다. 또한 세대가 진전될수록 결실화 당 채종립이 적다(Table 6). 자가수분에 따른 종자 형성 능력이 타가수분보다 월등히 낮게 나타나는 원인은 수 차례의 자식에 따른 자식열세현상으로 해석된다(Park et al., 2003; Song, 2006; Song, 2005a, 2005b; Song et al., 1997; Song and Park, 2002). 일반적으로 자가수분에 따른 F₃ 또는 F₄ 세대의 식물 생육과 수정 능력은 유전자 재조합에 따른 환경적응능력의 감소로 F₁ 보다는 현저히 떨어진다고 하였다(Rieseberg, 1997; Park et al., 2010). 

삽목 영양번식은 virus에 이병될 확률이 높고, 생육 및 개화 등의 생장이 저조하여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종자로 번식하였을 경우에는 virus에 이병되지 않고, 생장이 양호하다(Park et al., 2010; Roh, 2002; Song et al., 2009). 그러므로 종자가 잘 맺어지지 않는 거베라를 종자로 증식시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본 실험에서와 같이 교배 방법과 시기를 잘 조절한다면 결실율을 높이고 교배화 당 많은 종자를 수확할 수 있다. 분화용 거베라의 종자 생산을 위하여 교배 시기는 4-5월 및 9-10월에, 교배 방법은 고정종으로 형매 교배하여야 분화용 거베라의 종자 보급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거베라의 채종에 관한 국내 자료가 전혀 없었는데 본 연구가 분화용 거베라의 종자 보급을 위한 채종 체계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