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거베라(Gerbera hybrida)는 국화과 거베라속에 속하는 숙근화훼작물로, 2012년 재배면적 68ha, 생산액 144억원 의 국내 5대 주요 절화 가운데 하나이다(MFAFF 2013). 전세계적으로는 절화용, 분화용, 정원용 등 다양한 품종 들이 유통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대형화환이나 예식장 장식, 꽃꽂이, 부케 등 축하용 화환을 장식하기 위한 절 화용 품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거베라는 국 화나 장미 등 다른 절화들이 봉오리 상태로 유통되는 것 과는 달리 꽃이 완전히 개화된 상태로 유통될 뿐만 아 니라 유통 과정에서 꽃대가 휘거나 꺾이는 현상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국내 농가들은 꽃에 플라스틱 캡을 씌 우고 줄기에 철사를 꽂아 테이핑하여 절화를 출하하고 있 는 실정이다(Yoon et al. 1996). 그러나 이러한 인위적인 보조물은 거베라 본연의 관상가치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 라, 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와 절화 작 업을 위한 인건비 상승 및 인력수급 불안 등으로 생산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훼작물의 절화수명은 수분의 흡수 정도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절화는 수분흡수를 원활하게 하 기 위하여 수확 후 바로 줄기를 절단하고 물올림 한 후 유통된다(Kim and Lee 2006). 그러나 거베라의 경우에 는 수확 후 바로 물올림을 하게 되면 꽃대에 물이 묻게 되어 테이핑 등의 작업이 어려워지므로, 채화 된 절화 작업이 수행되는 동안 물에 담궈지지 않은 채 실온에서 6-24시간 동안 방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유통 과 정에서 기부가 절단된 절화는 낮은 품질의 절화 등급을 받기 때문에 경매가 완료된 이후에도 기부를 절단하지 않 은 채 물올림을 하게 되는데, 이는 거베라의 절화수명 및 품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Sang et al. 1998). 그러나 이러한 유통 과정상의 문제에도 불 구하고 현재까지의 거베라 절화수명에 관한 연구는 품종 별 절화수명의 차이를 구명하거나 절화수명 연장을 위한 절화보존제, 온도, 용기 선발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수분 흡수 및 생체중 변화, 그 리고 수확 후 물올림 시작 시기가 거베라의 절화수명 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Abdel-Kader and Rogers 1986; Kim et al. 2004; Lim and Oh 2011; Yoo and Kim 200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성 된 ‘Harmony’, ‘Sunshine’, ‘Pink Melody’대상으로 화 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절화의 수분흡수 및 생체 중 변화가 절화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현미경 검경을 통해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물올림 특 성 차이를 구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수확 후 물올림 시 기에 따른 절화수명을 비교함으로써 거베라의 유통시스 템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본 실험의 재료는 수원시 탑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Harmony’, ‘Sunshine’, ‘Pink Melody’등 3 품종을 이용하였으며, 수술이 1-2줄 개약 된 꽃을 수확하여 실험에 이용하였다.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생체중 변화 및 수분 흡수 특성 구명

화경 기부로부터 각각 1, 3, 5, 10cm 절단한 처리구와 절단하지 않은 무처리구를 증류수 150mL가 담긴 메스 실린더에 꽂아 습도 30-40%의 24℃ 항온실에 두고 일 별 수분흡수량 및 생체중 변화율을 조사하였다. 생체중 변화율(%)은 당일 절화 생체중(g) ÷최초 절화 생체중 (g) × 100(%)으로 하였고 수분흡수량(g)은 전일 용액 무 게(g)-당일 용액 무게(g)-자연증발량(g)으로 하였다(Kim et al. 2004). 절화수명은 실험 시작일로부터 꽃목굽음, 화경 꺾임, 탈색, 위조 등의 노화 증상이 보이는 날까지로 하 였으며, 물올림 후 10일까지 조사하였다(De Jong 1978). 실험은 처리 당 5본씩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현미경 검경을 통한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물 올림 특성의 차이를 구명하기 위하여 기부로부터 3cm를 절단한 처리구와 절단하지 않은 무처리구를 식용색소청 색 제2호를 10%로 희석한 용액으로 물올림하고, 24시간 후에 화경 끝으로부터 3cm 윗부분의 도관 단면을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수확 후 물올림 시기에 따른 생체중 변화 및 수분흡수

50.0 ± 2.0cm의 화경장을 갖는 ‘Harmony’품종을 동일 한 시간에 채화하였다. 화경 기부를 절단하지 않고 습도 30-40%의 24℃ 항온실에서 각각 0, 6, 12, 24, 36시간 동안 물올림을 지연시킨 후, 화경 기부를 5cm 절단한 처 리구와 절단하지 않은 무처리구의 물올림 시기에 따른 수 분흡수량, 생체중 변화율, 절화수명을 조사하였다. 실험은 처리 당 5본씩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결과 및 고찰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수분 흡수, 생체중 변화 및 절화수명

절화 거베라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에 따른 품종별 절 화수명은 전반적으로 기부로부터의 절단 길이가 증가할 수록 절화수명이 연장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절단 정도 에 따른 절화수명 연장 효과에는 품종별로 차이를 보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Harmony’품종은 무처리구와 절 단 1cm, 3cm 처리구의 절화수명이 각각 7.5일, 7.0일, 7.5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절단 5cm와 10cm처리 구는 모두 10.0일로 평균 2.5-3.0일 정도 절화수명이 연 장되었다. ‘Sunshine’과 ‘Pink melody’품종은 ‘Harmony’품종보다 무처리구의 절화수명이 평균 3.5-4.0일정도 짧았 으나, ‘Sunshine’품종은 기부로부터 3cm 이상 절단한 처 리구에서 절화수명이 평균 4.5-6.0일 정도 연장되었고, ‘Pink Melody’품종은 절단 1cm 처리구부터 절화수명이 연장되기 시작하여 3cm 이상 절단한 처리구에서는 평균 5.5-6.0일 정도 절화수명이 연장되었다(Table 1)

절화 거베라의 생체중 변화율과 수분흡수량은 화경 기 부의 절단 정도에 따라 품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먼 저 생체중은 전반적으로 수확 후 물올림 시작 1일 후 최 고치까지 증가하였다가 노화까지 계속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절화수명이 길었던 절단 3cm, 5cm, 10cm 처 리구의 최종 생체중 감소율은 ‘Harmony’품종의 경우 평 균 17%, ‘Sunshine’15%, ‘Pink Melody’4% 정도로 적었던 반면, 절화수명이 비교적 짧았던 무처리구와 절 단 1cm 처리구의 최종 생체중 감소율은 각각 ‘Harmony’27%, ‘Sunshine’52%, ‘Pink Melody’31%로 최초 생 체중에 비하여 감소 폭이 매우 컸다. 수분흡수량 역시 물 올림 시작 1일째 ‘Harmony’, ‘Sunshine’, ‘Pink Melody’의 절단 10cm 처리구의 수분흡수량이 각각 8.82g/day, 10.31g/day, 6.74g/day로 가장 높은 초기 흡수량을 보인 반면, 절화수명이 짧았던 무처리구의 초기 흡수량은 각 각 4.38g/day, 4.13g/day, 4.49g/day로 가장 낮았다. 특히, 무처리구의 경우에는 수분의 흡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 시작일로부터 생체중 증가가 거의 없이 계속 감소 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절화가 기초 대사를 유지하 기 위해 필요한 수분흡수량 보다 호흡과 증산으로 인한 수분의 소모가 더 많아 생체중 증가 없이 감소하는 것 으로 생각된다(Fig. 1).

화경 기부의 절단 유무에 따른 수분흡수량 차이의 원 인을 구명하기 위해 광학현미경을 이용하여 청색 식용색 소를 물올림하고 수분의 이동 경로를 관찰한 결과, 화경 기부를 절단하지 않고 물올림 할 경우에는 유관속 조직 중에서 목부만 염색이 되는 반면, 화경 기부를 절단한 경 우에는 목부 뿐만 아니라 목부섬유, 사부섬유, 수조직의 주변 세포까지 염색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Fig. 2). 거베라의 수분흡수 경로는 도관을 통해 이동하는 직접경 로와 동공의 주변조직을 통해 흡수된 물이 도관으로 다 시 흡수되어 이동하는 간접경로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 다(Marousky 1986; Van Meeteren 1978). 화경 기부를 절단한 절화의 경우에는 목부는 물론 주변 조직을 통해 직간접으로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절단하지 않은 절화 보다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Sun Shine’과 ‘Pink Melody’품종의 경우 3cm 이상 절단한 절화의 수분흡수량이 다른 처리에 비해 많 은 반면, ‘Harmony’품종의 경우에는 5cm 이상 절단했 을 때의 수분흡수량이 더 많았고, 이러한 차이는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 이 는 ‘Harmony’품종의 기부 수조직의 치밀도가 다른 품종 에 비해 높아 간접경로를 통한 수분흡수를 위해 상대적으 로 더 많은 절단길이가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된다(Fig. 3). 또한 수분이동의 직접경로인 도관은 증식된 세균에 의해 쉽게 막히는 반면 간접경로를 통한 수분흡수는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절단길이에 따른 일일수분 흡수량의 차이가 점차 커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확 후 물올림 시기에 따른 수분 흡수, 생체중 변화 및 절화수명

‘Harmony’품종의 수확 후 물올림 시작 시기에 따른 절화수명은 화경의 기부를 절단한 처리구와 절단하지 않 은 무처리구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채화 후 0, 6, 12, 24, 36시간 후 화경 기부를 절단하고 물올림을 시작한 절 화의 절화수명은 각각 9.4일, 8.8일, 8.8일, 7.4일, 7.2일 로 물올림 시작 시기를 지연하였더라도 절화수명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화경의 기부를 절단하지 않은 무처리구에서는 각각 7일 5.8일, 5.8일, 5.0일, 3.4일로 물 올림 시작 시기를 지연할수록 절화수명이 짧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2).

물올림 시작 전 시간 경과에 따른 생체중 변화를 조 사한 결과, 채화 직후의 생체중 대비 6시간 후에는 93%, 12시간 90%, 24시간 79%, 36시간 71%로 물올림이 지 연되는 동안 생체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이에 따 라 화경이 굽어지거나 꽃잎이 위조되는 현상도 두드러지 게 나타났다. 그러나 일정 시간 동안 물올림이 지연된 절 화는 화경 기부의 절단 유무에 따라 물올림 24시간 후의 수분흡수량 및 생체중 증가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0, 6, 12, 24, 36시간 동안 물올림을 지연한 절화의 화경 기 부를 절단한 처리구의 생체중은 채화 직후의 생체중 대 비 각각 104, 105, 105, 103, 100%까지 회복한 반면, 화경 기부를 절단 하지 않은 무처리구의 생체중은 각각 98, 93, 91, 86, 73%에 그쳐 물올림이 지연된 시간이 길 어질수록 최초 생체중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였다. 수분 흡수량은 화경 기부를 절단한 처리구의 경우 물올림을 지 연시킨 시간이 길수록 감소된 절화의 수분을 보충하기 위 하여 물올림 첫 날까지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였으나, 채 화 직후의 생체중을 회복한 이후에는 수분흡수량이 급속 히 감소하였고 물올림 이틀째부터는 지연된 시간이 짧을 수록 수분흡수량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화경 기부 를 절단하지 않은 무처리구에서는 물올림 지연시간이 짧 을수록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였는데, 이는 오랜 시간 물 올림이 지연된 절화의 수분 요구량이 상대적으로 큼에도 불구하고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 에 나타난 결과라고 판단된다(Fig. 4).

국내에서 생산되는 거베라는 유통과정 중 화경 끝부분 이 갈라지거나 물러지는 것을 우려하여 기부를 절단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플라스틱 캡을 씌우고 테이 핑을 하는 등의 절화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물올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동안 물올림이 지연되는 경 우가 많다. 이는 거베라의 원활한 수분흡수를 저해하여 절화의 생체중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된다(Sang et al. 1998). 본 실험의 결과, 절화 거베라는 채화 직후 의 생체중 대비 75% 전후에서 꽃잎위조 및 꽃목굽음 현 상이 심해져 관상가치를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 경 기부를 절단했을 때, 수확후 물올림이 36시간까지 지 연된 경우에는 7일, 12시간 지연된 경우에는 8일 이상 80% 이상의 생체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화경의 절 단유무가 수확후 물올림 지연시간보다 절화수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Table 2 and Fig. 3). 따 라서 절화 거베라의 원활할 수분흡수 및 선도유지를 위 해서는 12시간 이내에 채화된 절화의 화경 기부를 5cm 절단하여 물올림 한 후 유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 단된다.

초 록

본 연구는 거베라 ‘Harmony’, ‘Sunshine’, ‘Pink melody’를 대상으로 화경 기부의 절단 정도와 수확 후 물올림 시 기에 따른 수분 흡수 및 생체중 변화가 절화수명에 미치 는 영향을 알아보자 수행되었다. 실험 결과 3 품종 모 두 수분흡수, 생체중, 절화수명 및 수분 이동에서 비슷 한 경향을 보였다. 화경 기부를 각각 3cm, 5cm, 10cm 절단한 절화는 무절단과 절단 1cm 처리구에 비해서 일 일수분흡수량은 더 많았고, 최초 생체중 대비 생체중 감 소율은 더 낮았으며, 이로 인해 절화수명은 2-5일 연장 되었다. 화경 기부의 절단 유무에 따른 수분흡수량 차이 의 원인을 구명하기 위하여 현미경 검경을 통해 수분의 이동 경로를 관찰한 결과, 화경 기부를 3cm 절단한 경 우에는 목부 뿐만 아니라 목부섬유, 사부섬유, 수조직의 주변 세포 등을 통해 수분이 이동하는 반면, 화경 기부 를 절단하지 않은 경우에는 목부로만 수분이 이동하는 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수확 후 물올림 시작 시기 의 지연이 거베라의 절화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 과, 화경 기부를 절단하지 않고 물올림 시작 시기를 지 연한 절화는 지연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화경굽음 및 꽃 잎위조 현상이 점차 증가하였으며 절화수명도 짧아진 반 면, 화경 기부를 절단한 경우에는 수확 후 12시간 까지 물올림을 지연 했음에도 불구하고 절화수명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물에 침지한 후 물관을 포 함한 다양한 유관속 조직을 통하여 흡수된 많은 양의 수 분이 화경과 꽃잎세포의 팽압을 회복하는데 조력했기 때 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추가 주요어:

생체중, 거베라, 화경굽음, 수분흡수, 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