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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화(國花)인 무궁화(Hibiscus syriacus L.)는 한여름에는 드물게 7월 초에서 9월 말까지 아름답고 화 려한 꽃을 피우는 관상수로 세계 50여 개국에서 재배되 고 있다(Lee 2013). 세계적으로 무궁화 품종은 약 300 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중 국내에서 육 성된 품종은 100여 종 이상으로 1960년대 이후 주로 국 공립 연구기관 및 대학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다(Park 2005; Song 2004).
그러나 최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무궁화에 대한 국민 인식이 여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꽃이 작고 색이 아름답지 않다’거나 ‘병충해 가 많아 심고 가꿀 나무가 못 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 형태가 고급화• 다양 화 되면서 무궁화의 경우에도 다른 화훼식물들처럼 실생 활에서 가깝게 활용될 수 있는 실내 재배용, 절화용 등 맞춤형 품종에 대한 요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 이다(KFS 2008).
육종 재료로서 무궁화의 장점은 꽃이 아름답고 개화기 간이 길어 관상가치가 높고 인공교배가 비교적 잘 되며, 무성증식이 쉽다는 점 등이다. 반면 목본식물로 초본류 에 비해 세대가 길어 육종 기간이 길게 소요되며, 자가 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이 강하여 순계(純系) 육성이 어려 운 것은 단점이라 할 수 있다(Kwon et al. 2012; Song 2004). 또 국내 자생 집단이 없고 장기간 꽃 색과 형태 위주의 반복 선발로 인한 유전다양성 감소로 기존 품종 간 교배를 통해 무궁화 육종의 주된 목표인 진딧물 저항 성 및 내한성 증진, 꽃 수명 연장, 잎의 조기 황화(黃化) 방지 등을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KFS 2012). 이에 근연종 간 인공교잡이나 방사선• 화학물질을 이용 한 돌연변이, 배수체 유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량 품종을 획득하는 한편 육종 집단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KFS 2012; Kyung 2001; Shim et al. 1993; Tachibana 1971).
일본의 Tachibana는 1950년대 후반부터 Hibiscus속 내 종간 교잡 관련 연구를 시작하여 무궁화와 H. sinosyriacus 또는 H. paramutabilis와의 교잡을 통해 다수의 신품종을 개발하였다(Tachibana 1971; Tachibana and Ihara 1968; Tachibana et al. 1957). 그 중 우리나라에서 ‘무지개’로 재명명된 ‘七彩(Shichisai)’ 일본 육성 청단심계 무궁화 ‘夏空(Natsuzora)’ 무궁화와 근연종인 중국 원산 노산부용 (H. paramutabilis)의 교잡을 통해 선발된 품종으로, 기존 무궁화 품종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꽃 색깔을 나타 내며 개화기간이 100일 안팎으로 길다(Tachibana 1971; Yu and Yeam 1987). 한편 ‘개량단심’은 1977년 임목육 종연구소(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에서 육성한 4배체 홍단심계 홑꽃 품종으로, 수세가 강하며 가지가 예 각으로 뻗어 수형이 퍼지지 않는 특성을 나타낸다(Song 2004).
본 연구는 상기 두 품종의 인공교배를 통해 보다 꽃 이 아름답고 인상적이며 수세가 강하고 재배가 용이한 신 품종 무궁화를 개발함으로써 무궁화의 일상 속 활용범위 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나라꽃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육성 경위
나라꽃 무궁화 우량품종 육성을 위하여 2003년 8월 경기 도 수원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무궁 화 품종보존원에서 ‘七彩(무지개, H. syriacus × paramutabilis cv. Shichisai)’를 모본으로, ‘개량단심(H. syriacus cv. Kaeryangtansim)’을 화분친으로 한 인공교배를 수행하였다. 그 해 11월 결실된 삭과 40개 중 종자 50립을 2004년 4월 초에 해당기관 야외포장에 파종하였으며, 여기서 획 득한 실생묘 45주를 2005년 4월 m2당 16본 간격으로 포 지 이식하였다. 2006년 8월초 개화된 차대묘를 대상으로 무궁화 품종 육성 시 주요개량 대상형질인 생장 및 수 형, 꽃모양, 꽃크기, 꽃잎색, 단심 존재여부와 크기, 엽특 성, 수형특성, 생장량 등을 조사하여 생장이 우수하고 화 색이 특이한 10개체를 1차 선발하였으며, 이들을 삽목 증 식하여 2007 ~ 2008년까지 2년 동안 생육시키며 국립종 자원의 신품종 심사를 위한 특성조사요령(KSVS, 2004) 에 의거, 계통별 특성조사를 수행하였다. 2009년 4월 1차 선발 개체 중 꽃이 크고 단심선 길이가 길며 수형 이 곧고 절간 생장이 빠른 ‘KFRI-SK16’ 1개체를 2차 삽목 증식하였으며, 동시에 선발개체의 화분친이며 수형 및 엽과 꽃의 형태적 특성이 유사한 ‘개량단심’을 대조 품종으로 선정하여 동일 포지에 삽목증식하였다. 육성계 통과 대조품종에 대한 생육 및 개화 특성검정은 2009년 부터 2011년 늦가을까지 3년간 각각 20주씩을 대상으 로 시행되었으며, 주요 표현형 안정성 및 이형주 발생여 부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개체를 최종 선발하 여 ‘근형’으로 명명하였다(Fig. 1).
주요 특성
신품종 ‘근형’은 교목성 품종으로 수세가 강하고 가지 는 다소 곧추 서서 주간(主幹)과 예각을 이루며 분지밀 도가 빽빽한 편이다. 당년지 길이생장은 5년생 삽목묘에 서 평균 64.0cm로 교배 모본인 ‘七彩’의 48cm, 화분친 이며 대조품종인 ‘개량단심’의 40cm보다 컸으며, 5년생 삽목묘 평균 수고 역시 ‘근형’이 189.2cm로 ‘七彩’의 148.7cm 및 ‘개량단심’의 126.2cm 보다 각각 1.3배, 1.5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나 독립수 또는 가로수로 재 배하기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Table 11).
꽃의 전체적 모양은 꽃잎이 조금 안으로 모이는 깔대 기형으로 꽃잎이 5장인 홑꽃이다. 꽃잎 바탕색은 보라색 이 섞인 분홍색(RP65B)으로 화분친(花粉親)이자 대조품 종인 ‘개량단심’의 WN155B보다 다소 진하며, 진한 붉 은색(RPN66A) 단심과 단심선이 꽃 중심부로부터 꽃잎 길 이의 약 3/4까지 매우 넓고 길게 퍼져 독특한 모양을 나타 낸다(Fig. 2, Table 2). 화관(花冠)의 평균 직경은 108.6mm 로 대조품종 ‘개량단심’의 89.7mm 보다 크며, 꽃잎 길이 는 64.8mm, 꽃잎폭은 35.2mm로 꽃잎 길이/너비 비율이 1.84에 이르는 I-b형이다. 대조품종인 ‘개량단심’과 비교 할 때 꽃잎 길이는 비슷한 반면 꽃잎 너비는 작아 꽃잎 간 겹침이 상대적으로 덜하다(Table 3).Fig. 3
2011년 조사된 개화 시작일은 7월 10일이며 같은 해 9월 30일에 개화가 종료되어 개화기간은 총 82일이었다. 대조품종인 개량단심의 경우 개화 시작일은 7월 13일로 3일 정도 늦었으나, 개화 종료일은 다소 빨라 총 개화 기간은 69일이었다.
잎의 전체적인 모양은 다소 긴 형으로 잎몸의 길이/너 비 비율은 2.12였으며, 잎몸 기부 모양은 끝으로 갈수록 점차 뾰족해져 전체적으로 대조품종 ‘개량단심’과 유사하 나 길이와 폭이 각각 71.1mm, 33.5mm로 ‘개량단심’의 58.3mm, 21.4mm보다 다소 컸다(Table 4). 잎몸의 열편 은 없거나 미미하고 잎몸 가장자리 물결 정도는 중간으 로 결각이 적은 편이며, 엽병 길이는 12.9mm로 대조품 종 ‘개량단심’의 6.37mm 보다 약 2배 길었다.
품종의 주요 조사특성은 당대에 충분히 균일하게 발현 하였으며 수령 증가에 따라 변화하지 않았다. 또 삽목증 식 하여 조사한 결과 대조 품종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 성을 지속적으로 발현하는 동시에 균일성을 유지하였으 며, 삽목 1세대와 2세대 시험에서 균일성 판정 결과가 각 각 다르지 않았다.
재배상 유의점
품종 고유의 형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삽목 또는 접 목 등 영양 번식법을 통해 증식되어야 한다. 수세가 강 하고 가지 절간 생장이 빠른 품종이므로 번식 초기에 집 중적인 전정을 수행하여 원하는 용도에 알맞게 수형을 만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가로수로 이용하기 위해 주 간형으로 유도하려면 처음 4 ~ 5년 동안 수간 정단부 절 단과 가지 솎음전정을 병행해서 실시하도록 하며, 수형 정돈과 양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근원부에서 발생하는 가지는 수시로 제거하도록 한다. 토질에 대한 적응성이 강한 편이나 양호한 생장을 위해서는 사질양토나 양토로 비옥하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식재하여야 한다. 병과 충 및 생리장해에 대한 저항성은 기존 품종과 큰 차이가 없다. 개화량과 관련하여 태양 광선 요구도가 크므로 성 목의 경우 3 ~ 5m 정도 충분한 간격을 두고 식재하며, 매 년 전정을 통한 가지밀도 조절을 수행하도록 한다.
유용성
종자산업법 제26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28조에 의하 여 본 품종에 대한 품종보호권을 출원하였고(출원번호: 제 2011-576호), 2013년 2월 18일 품종보호등록원부에 품종 보호 제 4358호로 등록되었다.
초 록
무궁화 ‘근형’은 2003년 무궁화속 종간교잡 품종으로 꽃 색이 독특하고 개화기간이 긴 ‘七彩(무지개)’(H. syriacus × paramutabilis cv. Shichisai)를 모본으로, 4배체 무궁화로 수세가 강건한 ‘개량단심’(H. syriacus cv. Kaeryangtansim) 을 화분친으로 인공교배 후 양묘된 실생묘로부터 선발되 었다. 2006년 1차 선발 후 형질 안정성 검정을 수행 한 뒤, 2011년 ‘KFRI-SK16’를 최종 선발하여 ‘근형’으로 명명하였다. 해당 품종은 직립형으로 가지가 곧추 서며 연간 신초 길이생장이 평균 64.0cm이고 5년생 삽목묘 평균 수고가 189.2cm에 달하므로 교목형으로 유도하여 가 로수 또는 조경수로 이용하기 적당하다. 전체적인 꽃의 형 태는 깔대기형으로 평균 직경이 108.6mm에 이르는 홍단 심계 홑꽃이며, 꽃잎 길이/너비 비율은 약 1.84로 꽃잎 이 다소 겹치는 I-b형이다. 꽃잎색은 RP65B으로 보라색 이 섞인 분홍색이며, 진한 붉은색의 단심과 단심선이 꽃 잎 길이의 약 3/4까지 매우 넓고 길게 퍼져 있다. 2011년 조사된 개화 시작일은 7월 10일, 개화 종료일은 9월 30일 로 총 개화기간은 82일에 달하였다. 잎의 전체적인 모양 은 다소 긴 형으로 잎몸의 길이/너비 비율은 2.12이며, 엽 병 길이는 12.9mm로 긴 편이다. 잎몸의 열편은 없거나 미 미하고 잎몸 가장자리 물결 정도는 중간으로 결각이 적은 편이다.
추가 주요어:
인공교배, ‘칠채’, ‘개량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