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주요 도시들의 열섬 현상이 뚜 렷해짐에 따라 도시녹화, 대규모 녹지조성을 통한 열섬 현상의 완화가 중요한 상황이다(Yoon et al. 2013). 도시녹화와 녹지 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화훼작물의 필요도가 상승하고 있으 며, 그에 따라 정원 및 도시녹화에 식재되는 화훼작물의 환경 조건에 대한 적응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기후 변화에 의한 고온, 저온, 가뭄과 같은 이상기온이 빈번하게 발생 하고(Lagiotis et al. 2023), 특히 야외에 식재되는 정원 식물은 이와 같은 환경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환경스트 레스는 식물의 생육 저하 및 고사, 병충해 취약 등의 피해를 일으켜 녹지 관리에 어려움을 야기하므로 정원 및 화훼작물을 대상으로 한 환경스트레스 내성 증진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식물이 열악한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후에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증진된다는 보고(Merewitz. 2016)가 있으며 이를 통해 식물이 스트레스를 기억하고 내성을 높이는 체계(stress priming and memory system)를 갖추었다는 가 설이 제기되고(Liu et al. 2022;Pissolato et al. 2024), 최근 여러 작물을 통해 프라이밍 기작이 밝혀지고 있으며, 건조스트 레스-회복을 반복적으로 받은 식물이 이후 발생하는 건조스트 레스에 대한 내건성이 높아졌다는 보고가 있다(Aswathi et al. 2022;Jacques et al. 2021). 본 연구의 목표는 스트레스 메모 리 기작을 활용하여 환경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 는 프라이밍 기술 개발이며, 이를 위하여 건조 프라이밍 처리 및 처리 강도가 식물의 내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 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에 사용한 페튜니아(Petunia×hybrida Pretty Flora™ Rose)는 발아 후 4주간 재배한 모종을 10cm 화분에 이식하여 추가적으로 온실에서 4주간 재배하였다. 온실의 환경조건은 주 간 평균 온도 33℃, 야간 평균 온도 25℃, 주간 평균 상대습도 64.5%, 야간 평균 상대습도 88.7%로 측정되었으며, 광은 차광 을 하지 않은 자연광을 이용하였다. 부피가 334.75mL인 10cm 비닐 포트에 ‘시골풍경’(SeoulBio, Eumseong, Korea) 상토 를 충전하여 사용하였고, 비료는 15N-2.18P-12.45K(Peters Excel 15-5-15 Cal-Mag Special; Everris NA, Marysville, OH)을 200mg N·L-1 농도로 3일 간격으로 관주 하였다. 8주차 페튜니아에 48시간 동안 관수를 중단한 후 포화 관수하여 24시 간 회복시키는 과정을 4회 반복하여 프라이밍 처리를 실시하였 다. 관수 중단 전 마지막 관수량을 다르게 하여 프라이밍 처리의 강도를 조절하였다. 예비 실험을 통해 페튜니아에 2일간 건조 처리를 했을 때, 위조가 발생하지 않는 최소 관수량이 50mL임 을 확인하였다. 이에 본 실험에서 물 100mL과 50mL을 각각 처리하여, 처리군을 Priming1과 Priming2로 명명하고 실험을 진행하였다. 대조구는 프라이밍 처리를 하지 않고, 매일 관수하 여 건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조건으로 설정하였다. 프라이밍 처리 중 회복시기에 100mg N·L-1 농도로 관주하였으며, 프라 이밍 처리 후에는 모든 처리구의 식물에 관수를 중단하여 건조 스트레스 환경을 조성하였다. 페튜니아의 내건성 변화를 조사하 기 위하여, 매일 8시, 13시, 18시에 식물의 시듦 정도인 wilt status를 조사하였다. 시듦 정도의 판단을 위한 기준은 식물의 잎이 정상적인 시점(5), 잎이 시들지 않았지만 부드러워지는 시 점(4), 잎이 시들기 시작하는 시점(3), 대부분의 잎이 시들어진 시점(2), 잎이 말라 건조되는 시점(1)으로 각 5에서1 단계로 구 분 하였다(Waterland et al. 2010). 건조스트레스를 시작한 시점부터 식물이 시들기 시작하는 시점(wilt status 3)까지 소요 된 시간을 계산하여 식물의 수명(shelf life)으로 나타내었다. 난괴법을 적용하여 처리당 1개체로 총 9반복(9개체) 실험을 진 행하였으며, 실험 결과는 SAS(SAS Institute Inc. USA) 통계프 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산분석과 Tukey의 다중검정을 5% 수준 으로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프라이밍 처리 4회 실시 후 페튜니아의 내건성 증진을 관찰한 결과, 무처리 73.8, Priming1 77.4, Priming2 102.1 시간으 로 관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더 강한 건조 스트레스가 발생하 여 프라이밍 강도가 높게 처리된 Priming2 처리구에서 대조구 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명을 나타냈다(Table 1). Priming2 처리 구의 수명이 대조구와 Priming1 처리구에 비해 25시간으로 하루 이상 연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조구에서 건조 스트 레스 처리 48시간 후 wilt status가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82시 간 후에는 wilt status가 3에 도달하였다(Fig. 1). Priming1 처 리구에서도 대조구와 유사한 수준의 결과가 나타났다(Fig. 1). 반면, Priming2 처리구의 식물은 대조구에 비해 약 10시간 늦 게 시들기 시작하였다(Fig. 1). 건조 스트레스 후 58시간에서 106시간 동안, Priming2 처리구의 wilt status는 대조구와 Priming1 처리구에 비해 매우 유의하게 높은 값을 유지하였다 (Fig. 1). 건조 스트레스 처리 5일 후 식물의 상태는 Priming2 처리구가 가장 양호하였으며(Fig. 2),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강 도의 프라이밍 처리가 페튜니아의 시듦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화훼작물의 내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 메모리 기작을 활용한 프라이밍 재배 기술의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페튜니아를 대상으로 건조-회복 과정을 4회 반복 한 결과, 프라이밍 강도가 높은 Priming2 처리구에서 대조군에 비해 내건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페튜니아가 스트레스 메모리 기작을 통해 반복적인 환경스트레스에 적응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프라이밍 기술이 다양한 식물 종에서 내건 성 증진에 효과적임을 확인한 기존 연구들과 일치한다(Jacques et al. 2023;Liu et al. 2022). Liu et al.(2022)의 연구에서도 반복적인 건조 스트레스가 오디나무의 뿌리 생장을 촉진하고 항산화 반응, 호르몬 생성, 삼투 조절 등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기작을 조절하여 식물의 내성을 증진시킨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환경스트레스 내성에 대한 프라이밍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작물 도 보고된 바 있는데(de la Fuente et al. 2023), 본 연구에서도 프라이밍 강도가 약한 Priming1 처리구에서는 내건성 증진 효 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식물의 스트레스 메모리 기작을 가동시키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건성 증진 효과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효과적인 프라이밍 기술 개발을 위하여 작물별 효과적인 프라이밍 요인, 강도, 횟수 등과 같은 처리법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건조-회복 프라이밍 처리로 시듦이 지연되어 내성이 발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프라이밍 기술이 식물의 생리적 반응을 개선하여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 및 식물 생리학 및 분자생물학적 반응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