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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국내 전체 절화류 생산량의 약 28%를 차지하고 있 는 3대 절화이며 총 생산면적(337ha)의 96%가 시설재배를 통 해 연중 생산된다(MAFRA 2014).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로 하절기(8월)는 평균 기온 23~26℃로 고온다습 한 반면 동절기(1월)에는 영하 6~3℃로 춥고 건조하다(KMA 2017). 계절적 기후의 큰 변동은 재배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궁 극적으로 불균등한 절화품질을 초래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 시 장뿐만 아니라 수출 현지 시장에서 품질의 저평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루어진 장미 품질 연구는 절화수명 증진 에 대한 보존용액 효과(Lim et al. 2016; Serek et al. 1995; Zamani et al. 2011), 장미 잿빛공팡이 발병 억제(Kwon et al. 2014; Lee et al. 2016; Lee et al. 2016) 등과 같이 주로 수확 후 관리에 대한 내용으로 재배단계에서의 절화 품질 및 수명 증진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Mortensen and Fjeld(1998)은 과도한 보광 및 고습한 장미 재배환경이 절화수 명을 단축한다고 보고하였다. 국내에서도 여름과 겨울철 시설 내 높은 상대습도가 절화장미의 수명을 단축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In et al. 2016; Yeon and Kim 2016). 부적절한 재배 환경은 품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시설 내 기 온이 높을수록 꽃이 작아지고 화색 발현이 저하되거나 꽃목굽 음 현상(bent peduncle phenomenon)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Lee and Kim 2015; Seo and Kim 2013; Yeon and Kim 2016). 특히 겨울철에는 시설 내 일 평 균 온도가 낮고 상대습도가 높아지면서 ‘Fuego’의 경우 절화 길이, 꽃 크기, 엽록소 함량 등이 감소하면서 품질이 저하되고 수명 또한 단축된다는 보고가 있다(In et al. 2016).
따라서 본 연구는 겨울철 시설 내 재배 환경이 절화장미 수 체품질 및 수명에 대한 영향을 알아보고 고품질 절화장미 생 산을 위한 최적의 겨울철 재배환경 관리 방안을 제안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재배환경 특성
12월 수확(환경자료 수집기간 : 2016.11.20.~12.19), 1월 수확 (2016.12.18-2017.1.16), 2월 수확(2017.1.22.~2.20)을 기준으로 파주시 소재 한 농가의 시설 내 기온, 배지 온도, 상대습도(relative humidity, RH), 포화수증기압차(vapor pressure deficit, VPD), 광량을 조사하였다(Watchdog-1450, Spectrum Technologies, England).
절화품질 특성
파주시 소재 절화장미 재배 농가에서 ‘Antique Curl’과 ‘Beast’ 두 품종을 2016년 12월 20일(12월 수확), 2017년 1월 17일(1월 수확), 2월 21일(2월 수확) 오전에 각각 채화한 다음 서울 소재 서울시립대학교 환경화훼연구실까지 약 4시간 동안 습식 수송 하였다. 수송 후 절화품질을 절화장, 절화 생체중과 건물중, SPAD(SPAD-502 plus, Minolta, Japan), 엽수(5~7매엽), 꽃잎수 로 구분하여 조사하였다. 절화수명은 절화 10송이를 유통규격 (60cm)에 따라 다시 절단한 다음 수돗물(pH 7.0, EC 0.2dS・m-1) 700mL가 든 유리병에 2송이씩 꽂아 조사했다. 절화수명을 조사 환경은 기온 23.0±1.8℃, RH 25.0±3.0%, 24시간 명조건(형광 등, 19.6±5.8μmol・m-2 ・s-1)으로 유지하였다. 절화수명 종료시점 은 꽃목굽음(bent neck), 꽃잎 탈리, 꽃잎 3장 이상 잿빛곰팡이 발병을 기점으로 하였다. 개체 별 나타나는 절화수명 종료 원인 현상을 모두 조사하였다.
통계분석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AS package(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각 처리간 의 유의성은 DMRT(Duncan’s new multiple range test) 5% 수준으로 하였다.
결과 및 고찰
재배환경 특성
겨울철 시설 내 보온을 위해 일몰 전부터 일출 후까지 피복 자재로 온실을 덮기 때문에 농가의 일조시간은 약 6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절화장미 광포화도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1,000μmol・m-2 ・s-1이며(Kwon et al. 2014) 30일 요구 적산광량은 6시간의 일조시간기준으로 648.0mol・m-2 ・month-1이다. 12월과 1월 시설 내 적산광량은 기준치보다 각 165.6, 216.6mol・m-2 ・month-1 낮았지만 2월에 는 666.4mol・m-2 ・month-1로 높은 광량을 유지했다(Table 1). 평균 기온은 22.3~23.5℃ 범위로 소폭 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야간 보광 설정 기준 온도가 23℃였기 때문이다. 적상광량보 다 상대적으로 일정한 평균 기온으로 인해 배지 온도 또한 20.6~21.0℃를 유지했다(Fig. 1). RH 범위는 79.2~82.7%로 2월에 가장 낮았지만 2월의 VPD는 유의적으로 가장 높았다. 절화장미 재배 농가는 겨울철 시설 내 가온 및 보광을 위하여 고압나트륨등(high pressure sodium lamp)을 사용하며 생산 량 증가를 위해 CO2 가스 시비를 한다(RDA 2001). 본 연구의 절화장미 재배환경 조사 대상 농가는 일몰 전 약 오후 4시부 터 오전 9시까지 17시간동안 시설 내 기온 23℃로 설정하여 보광을 실시했다.
절화품질 특성
‘Antique Curl’과 ‘Beast’ 두 품종 모두 절화장, 건물중, 절화 수명에서 월별 유의적 차이가 나타났다(Table 2). ‘Antique Curl’ 절화장은 1월에 가장 짧았지만 이는 농가에서 이미 선별 해 놓은 절화(70cm 기준)를 이용했기 때문에 환경요소에 의 한 영향이라고 할 수 없다. 반면 ‘Beast’의 2월 절화장이 유의 적 차이를 보이며 가장 길었다. 건물중 또한 ‘Antique Curl’과 ‘Beast’ 두 품종 모두 2월에 유의적으로 가장 컸다. 일정 온· 습도 조건에서 광도에 따른 칼랑코에(Kalanchoe) 생장 반응 연구결과에 따르면, 광도가 높을수록 개화소요일수는 감소하 지만 꽃 수와 건물중은 증가한다(Currey and Erwin 2011). 식 물의 건물량은 양적 생장을 해석할 수 있는 요소(Nam et al. 2009)로 적산광량이 가장 많았던 2월에 절화장미 생장량 또한 가장 컸던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호광성 식물인 장미는 수광 량이 낮으면 엽록소 형성이 불량하여 궁극적으로 생육이 저하 된다(Kwon et al. 2014). 하지만 ‘Antique Curl’과 ‘Beast’의 상 대적 엽록소 함량을 나타내는 SPAD값은 월별 차이 없었다 (Table 2). 이는 겨울철 짧은 일장으로 인해 부족한 광을 보충 하기 위해 야간 보광을 실시함으로써 광합성 효율을 증가시켰 기 때문이다(Kwon et al. 2014). 일정 온도 범위(17~25℃)에 서는 재배환경 요소 중 온도가 광합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 기 때문에(Dieleman and Meinen 2007) 약 23℃로 유지되는 온실 환경에서 재배된 두 품종의 생체중, 엽수, 꽃잎 수 또한 월별 차이가 없었다(Table Table 2).
한편, 절화수명은 낮은 수분 포텐셜과 빛에 대한 기공 개폐 반응의 품종적 차이뿐만 아니라 생육환경, 수확 후 관리 등과 같은 복합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Fanourakis et al. 2013). 재 배 환경 중 높은 상대습도(90%)가 절화장미 ‘Baroness’의 초장, 엽수 및 엽면적, 꽃잎수와 같은 생장과 시각적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Torre and Fjeld 2001) ‘First Red’, ‘Kardinal’, ‘Orange unique’, ‘Amadeus’, ‘Prophyta’ 등 14품종의 절화수명 을 약 12~75%까지 감소시켰다(Mortensen and Gislerød 1999). 90% 이상의 높은 상대습도에서 재배된 절화장미는 수분스트레 스와 기공 폐쇄 반응 저하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분 손실이 크며 결국 절화수명이 단축된다(Fanourakis et al. 2013; In et al. 2016). 광주기와 광도 또한 절화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고압나 트륨등을 이용하여 24시간 지속적인 명주기에서 재배된 절화장 미 ‘Souvenir’의 수명은 16시간 광주기의 절화수명 보다 약 50% 저하되었는데 이는 과도한 광주기로 인해 기공이 닫히지 않아 잎의 기공확산저항이 감소되고 증산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Mortensen and Fjeld 1998). Fjeld et al.(1994)는 보광도 증가 (130μmol・m-2 ・s-1에서 370μmol・m-2 ・s-1)에 따라 장미 절화수명 이 9~30%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보광 없이 44mM의 수크로오스가 함유된 절화 보존용액을 이용하여 장미의 수명 연장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광도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 이 아니라 당에 의해 노화와 시듦의 지연 효과라고 제안되었다 (Fanourakis et al. 2013; Fjeld et al. 1994; Oren-Shamir et al. 2001). 12월 절화수명은 ‘Antique Curl’ 10.4일, ‘Beast’ 6.6일로 유의적으로 가장 길었던 반면 1월의 절화수명은 ‘Antique Curl’ 5.0일, ‘Beast’ 3.0일로 가장 짧았다(Table 2). 2월의 절화수명은 12월의 절화수명과 유의적 차이가 없었고 ‘Antique Curl’ 8.2일, ‘Beast’ 5.4일이었다. 두 달간 평균 광량과 상대습도 차이 또한 없었으며(Table 1) 부족한 광량은 보광에 의해 해소되었기 때문 에(Kwon et al. 2014) 월별 절화수명 차이는 조사된 재배 환경 중 시설 내 기온에 의해 가장 크게 영향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두 품종의 주요 절화수명 종료 현상은 달랐다(Fig. 2). 절화수명 종료 시점에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꽃목굽음이 며(Fanourakis et al. 2013; Mortensen and Gislerød 1999) 개화 가 진행됨에 따라 화경장에 함유된 수분과 에너지가 꽃으로 이 동하기 때문에 화경 내 수분 부족으로 인하여 발생한다(Roberts et al. 2003). 꽃잎 시듦 현상 또한 관상가치 손실로 인한 절화 수명 종료 주요 현상이다(Fanourakis et al. 2013). 두 현상 모두 ‘Antique Curl’과 ‘Beast’ 수명 종료 시점에서 발생했으며 ‘Antique Curl’은 세 달 동안 70% 이상 꽃잎탈리에 의해 절화수명이 종료 된 반면에 ‘Beast’는 꽃목굽음(bent neck)과 꽃잎탈리 현상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두 품종 모두 1월에 꽃목굽음 발생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1월의 짧은 절화수명은 화경 내 수분 함량 부족에 의한 결과로 판단된다.
절화품질과 재배환경 상관성
재배환경과 절화품질의 정확한 관계 분석을 위해 상관분석 을 실시한 결과(Table 3), 겨울철 재배환경은 절화장미 품질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 앞서 설명한 월별 환경특성에 따 른 절화품질 차이와는 상반된 결과이다(Table 2). 이는 환경 요소 수치의 통계 분석 방법(평균과 누적 값)에 대한 차이라 고 판단된다. 반면 절화수명은 시설 내 기온과 연관있는 것으 로 생각된다(r = 0.5***). 주로 시각적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 해 온도 조건을 설정하기 때문에 절화수명을 감소시키는 재배 온도 범위는 피해야 한다(Fanourakis et al. 2013). 절화수명과 재배온도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양하다. 일시적인 저온 (12℃)은 장미의 절화수명을 단축시켰던 반면 상대적 저온(2 1℃)에서 재배된 장미의 수확 후 수분흡수량 증가는 지속되었 다는 보고가 있다(Fanourakis et al. 2013; Moe 1975). 하지만 온도가 절화수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 적절 온도범위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다. 따라서, 재배온도 범위에 따른 장미 절 화수명 예측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동일한 분석방법을 통해 보다 더 정확한 환경과 품질과의 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